2023년 12월 17일 일요일

최근 들은 음악들 단평 (6) – ‘Arghoslent-like’ 밴드들 몇 개

  Arghoslent는 미국 버지니아 주 출신의 멜로딕 데스 메탈 밴드로, 극단적인 인종차별주의 행보로 악명이 높다. 이들의 “인종차별주의 행보”에 대해 여기에 상세히 적지는 않겠지만, 궁금한 이라면 이들이 쓴 곡들의 가사들을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그리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굳이 글로 남기는 바, 나는 이들의 인종차별적 의견들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문제는, 한국 땅에 살며 방구석에서나 음악을 듣는 나조차 알게 될 정도로 이들의 음악이 나름 독창적인 스타일을 지니고 있고, 이에 따라 나름 추종까지 받는다는 점이다. 멜로딕 데스 메탈로 분류되는 대부분의 밴드들이 그렇듯, 이들 역시 헤비 메탈이나 스피드 메탈, 때론 스래시 메탈처럼 들리는 리프들을 중심으로 곡을 쓰되, 프로덕션과 보컬 톤에 있어 데스 메탈의 그것들을 사용하는 식의 음악을 한다. 다만 이들이 다른 멜로딕 데스 메탈 밴드들(고텐버그 쪽 밴드들이라든지)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인 것으로 보이는데, 1) 이들이 사용하는 멜로디 중 제법 여럿이 포크 음악의 영향 하에 있다는 것과, 2) 리프 스타일과 곡 구성에 있어 다른 멜로딕 데스 메탈 밴드보다 ‘올드스쿨’ 메탈 밴드들에 가까운 접근을 한다는 점이다. 거창하게 썼지만, 쉽게 이야기하자면 ‘트루’ 메탈이니 ‘폴스’ 메탈이니 구별하는 이들이 ‘트루’로 인정하고 용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멜로딕 데스 메탈을 한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그러니까, Dissection은 싫어하지만 Sacramentum은 참고 들을 수 있는 이들을 위한 멜로딕 데스 메탈로 이해하면 된다, 하하).

 사실, 이들의 스타일이 매우 독창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위에 적은 두 가지 지점 중 첫 번째 지점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감상이다. 인종차별에 미친 남부 백인들답게, 이들이 종종 사용하는 포크 음악적인 멜로디라는 것은 사실 컨트리 음악에서 나온 것처럼 들린다. (제대로 확인하지는 못 한 내용이다만) 지나가면서 본 유튜브 댓글에는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이 나름 유명한 밴조 연주자이기도 하다는 내용마저 있었다. 결국, 이들 음악의 매력은 독특한 멜로디를 메탈 외골수들이 좋아할 만한 리프들에 잘 결합시킨 것에 있다 하겠다. 사실 하기의 밴드들이 Arghoslent의 영향을 받아 이들의 작법을 상당 부분 베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조의 맛을 살리지 못 하는 것 같은 부분도 있을 정도이니, 음악적으로 실로 흥미로운 밴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족이지만, 1980년대 이후 메탈에서 새로운 장르, 또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가진 밴드들 중 극단적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사례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은, 메탈이 사실 그냥 집합적으로 문제 있는 문화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노르웨이 쪽에서 시작한 세컨드 웨이브 블랙메탈 전반은 말할 것도 없고, 멜로딕 데스 메탈의 경우에도 위에 언급한 Arghoslent가 있으며, 멜로딕 블랙 메탈 같은 경우에도 Dissection 같은 밴드는 네오 나치와 관련이 있었다. 가만 따져보다 보면 결국 정치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적은 씬으로 뉴욕 데스 메탈 씬 정도만 남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닌가? Suffocation만 남는 건가?


1. House of Atreus

 House of Atreus는 인터넷에서 Arghoslent와 비슷한 밴드를 원한다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답변에 등장하는 밴드이다. 그리고 이 밴드의 음악을 들어보면 왜 그런지 바로 알 수 있다. 듣는 내내 무언가 Arghoslent가 썼을 법한 리프, 무언가 들어본 것 같은 멜로디들이 튀어 나온다. 물론 Arghoslent보다 훨씬 ‘모던’한 밴드이며, 중간중간 적당히 블랙 메탈 같은 부분들도 있고 그렇다. 잘 하는 밴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무언가 원조의 정수를 완전히 베끼는 데엔 실패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밴드이기도 한 느낌이다. 재미있는 점은, 백인들로 가득한 주 출신 밴드가, 백인우월주의에 미친 밴드의 영향을 숨기지 않는 음악을 하며, 무려 그리스 비극만을 주제로 한다는 점이다. PC를 지지한다면 무언가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 Grenadier

 

 Grenadier 역시 위에 적은 House of Atreus처럼 Arghoslent로부터 받은 영향을 숨기지 않는 밴드이다. 아니, 오히려 House of Atreus보다 재현도가 높을 정도라 하겠다. 애초에 이들의 밴드명부터 Arghoslent의 Hornets of the Pogrom 앨범의 마지막 곡에서 따왔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이 들 정도이다. 심지어 2022년 첫 풀렝쓰도 Arghoslent가 앨범들을 내었던 Drakkar Productions에서 내었다. 다만 Grenadier는 Arghoslent에서 전쟁과 관련된 테마만을 따온 것처럼 보이며, 이 덕에 사상적인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워 보인다. 전쟁에 대한 묘사는 메탈 장르 전반을 볼 때에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은, 흔한 주제이니 말이다. 곡들도 전반적으로 호방한 느낌으로, 좋게 들린다. 아마 이들의 2022년도 첫 앨범이 Arghoslent의 이름 아래 나왔다면, 인터넷 메탈 관련 포럼의 백인우월주의자들 모두 눈물을 흘리며 찬양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Arghoslent의 2023년 앨범은 *매우* 별로였다).


3. Bogside Sniper Squadron

 이 밴드는 2023년에 데모 하나 낸 밴드이지만, 어떻게 보면 위 두 밴드들보다 Arghoslent를 더 잘 재현했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이유는 없고, 데모 하나만 있다 보니, 프로덕션이 좀 더 안 좋아 무언가 더 밑바닥 느낌이 나게 들리기에 그렇다. 음악 자체는 포크스러운 멜로디를 제법 많이 쓰기에 매우 Arghoslent처럼 들린다. 다만 트레몰로 리프를 굉장히 많이 쓴다는 차이 정도가 있지 않나 싶고, 그래서 그런지 Metal Archives에서도 블랙/데스 메탈로 분류해놓았다. 곡 주제는 아일랜드 민족주의 관련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가사가 공개된 것이 없어 잘 모르겠다. 그것보다 유일한 멤버인 Friancis Kano는 이력을 보니 블랙 메탈+펑크 쪽 밴드만 했었고, 무려 그 Integrity의 라이브 앨범에 참가한 이력이 있다. 다른 밴드들은 내 취향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전념하길 희망해 본다.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말이다.


2023년 9월 4일 월요일

기록 기준 – 러시아의 Sports Classification System을 참고하여

 하기는 파워리프팅 합계, 역도 합계, 바벨 프레스, 그리고 스트릭트 컬과 관련된 러시아의 Sports Classification System 표이다. 가로축은 순서대로, MSIC(Master of Sport, International Class), MS(Master of Sport), CMS(Candidate for Master of Sport), First-Class Sportsman, Second-Class Sportsman, Third-Class Sportsman을 가리킨다(역도 표엔  MSIC가 누락되어 있다). MS는 대략 전국 단위 시합 (“National” 수준) 참가 제한선으로, MSIC는 국제 시합 수준(“International” 수준) 참가 제한선으로 보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출처가 없어 자신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아울러 이 번역글에서도 이 개념을 언급한 바 있다: https://aliftingnerdfromthelandofkimchi.blogspot.com/2016/07/alexander-faleev.html

 사실, 하기 표의 출처 자체가 크게 신뢰는 가지 않으니, 재미 삼아 보면 될 것 같다.

 (출처: http://frs24.ru/biblioteka/#7)


1) 파워리프팅, RAW, 합계, 도핑 테스트 진행


2) 파워리프팅, IPF 싱글플라이, 합계


3) 역도


4) 스탠딩 바벨 프레스


5)스트릭트 컬, 도핑 테스트 진행




2023년 8월 17일 목요일

Dan John의 EASY STRENGTH OMNIBOOK 감상평

1. 서론

 이 글은 Dan John의 EASY STRENGTH OMNIBOOK(이하 OMNIBOOK, 아울러, 이하에서 인용 내용 옆에 괄호와 페이지 번호만이 적혀있는 경우, 해당 내용은 OMNIBOOK에서 인용한 것임)에 대한 감상평이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책은 기존 Dan John이 Pavel Tsatsouline과 함께 내었던 EASY STRENGTH: How to Get a Lot Stronger Than Your Competition-And Dominate in Your Sport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일단은 말이다. 개인적으로 John이 Tsatsouline과 공저한 책의 경우 번역본을 도서관에서 빌려보았었는데, 별 다른 깊은 감상이 있진 않았었다. 하지만, OMNIBOOK의 경우, 궤를 같이 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 큰 감명을 받았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론 Tsatsouline의 글 쓰는 방식과 영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OMNIBOOK의 가장 훌륭한 점은, John이 “EASY STRENGTH”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데에만 시간을 쏟지 않고, 오히려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경험과, 영향 받은 책과 문구들, 그리고 기존 스스로의 저작들을 모두 인용해가며, Dan John이라는 사람이 운동 선수의 근력 훈련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는가를 여러 에세이들을 통해 풀어냈다는 점이다. 여러 주제들이 적절한 인용, 유비들과 함께 몇 페이지의 에세이들의 연속을 통해 설명되며, 이것이 독서하는 시간을 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어준다. 심지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독자를 대상으로도 말이다.

 이에 더해, OMNIBOOK에 담긴 정보들은 실로 실용적인 것으로, 설령 “EASY STRENGTH”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을 이들도 스스로의 훈련에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정도임을 이야기해야겠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경험 중 하나는, OMNIBOOK에 있는 여러 정보들과 제언들이 쇠질에 미친 사람이 아닌, 말 그대로 건강을 목적으로 운동을 하는(또는, 건강을 목적으로 운동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놀랍도록 알맞게 적용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독서 내내 지속적으로 얻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소위 “리프터”가 아닌, 주변 지인, 친구, 부모, 형제, 파트너의 건강을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들 중 최고의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에 더해, John이 사이사이 적어놓은 일종의 삶에의 지혜, 교훈, 또는 조언 같은 것도 매우 훌륭하다. 

 이 글에서는 OMNIBOOK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개인적 소견을 덧붙일 것이다(소개할 때에 OMNIBOOK의 일부분을 발췌하여 번역할 것이나, 의역이 심하게 섞인, 실로 꼴불견인 번역이 될 것이니 미리 양해를 구한다). 이 글을 읽은 독자가 OMNIBOOK을 읽고 싶어졌다면, Dan John의 웹사이트에서 OMNIBOOK의 E-Book을 구매해 읽길 바란다. “EASY STRENGTH” 프로그램을 쓰지 않거나, OMNIBOOK의 다른 정보들을 직접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 하더라도, 독서 경험 자체만으로도 US$ 29.99 의 가격이 아깝지 않은 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감상평은 최대한 쇠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만 기재할 것이다. 어쨌거나, 블로그 제목부터가 “쇠질덕후”이니 말이다.



2. Dan John의 사분면Quadrant, 그리고 일반적 근력General Strength에 대한 생각

 우선, Dan John의 사분면Quadrant 개념부터 보자. 사실 이 개념은 John의 전작에서 이미 등장한 개념이기도 하다. 이 사분면의 X축은 “필요한 자질Qualities들의 수”를, Y축은 “자질들의 수준Level”를 나타낸다. 1사분면은 여러 자질들이 필요하지만 그 자질들이 필요한 수준은 낮은 훈련자들이, 2사분면은 여러 자질들이 필요하며, 동시에 그 자질들이 필요한 수준이 높은 훈련자들이, 3사분면에는 필요한 자질의 수는 많지 않으면서 그 자질들이 필요한 수준이 아주 높지 않은 훈련자들이, 그리고 4사분면에는 필요한 자질의 수가 적지만, 그 자질이 필요한 수준이 매우 높은 훈련자들이 포함되게 된다(p.136). 이는 전혀 엄밀하지는 못한 분류이나, John 스스로 밝히는 바 근력 코치가 훈련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스스로 반성할 때에, 전체 훈련자들을 대략 네 분류로 나누어 그 “영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John 개인의 의견이며, 여러 사람들의 직관과 어느 정도 통하는 면이 있을 것 같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1사분면을 통해 John은 학교 체육 시간 수준의 훈련이 필요한 훈련자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 1사분면은 흔히 “GPP”로 이야기되는 자질들을 기르는 훈련자들이 포함되는 것이다. 적당히 걷고, 달리고, 기고, 타고 오르고, 균형을 잡고, 점프를 하고, 수영을 하며, 던지고, 무언가를 드는 방법을 알고, 싸우는 방법을 아는 정도가 이야기된다(p.141).

 2사분면에는 미식축구, 럭비, 또는 특수 부대에 소속된 군인들과 같은 이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온갖 활동들을 모두 잘 해야 한다. 이들은 “올림피언처럼 빠르거나 힘이 세진 않을 수도 있으나, 심지어 잘 훈련된 사람과 비교해도 온갖 영역에서 빠르고 강하다. 높은 수준의 럭비 선수는 크고, 빠르고, 힘이 세며, 몸에 군살이 없고, 사실상 당신이 시도하려고 하는 모든 것에서 당신보다 낫다.” (p.146)

 3사분면은 소위 “신체 문화Physical Culture”, 또는 “피트니스” 관련 목표를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John은 여기에 (자신을 포함한) 여러 트랙 앤 필드 종목 선수들도 함께 넣는다. John 스스로의 언어가 3사분면의 성격을 매우 잘 표현한다: 

 “이제, 이것이다. 이게 3사분면이다. 당신은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이벤트 하나를 하면서, 당신의 근력 수준을 살살 높여본다, 그리고 시간이 점차 흐르며 적절한 긴장과 흥분을 통해, 여러 가지가 빨라지고, 높아지고, 더 멀리 가게 된다.

 아니, 당신은 엘리트 파워리프터나 역도 선수 수준의 중량을 들진 못 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이 앞으로 만날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교할 때엔 이상하게 힘이 셀 것이다. 물론, 역도 리프터와 파워리프터는 테이프나 타이머로 측정을 받지 않는다, 단지 드는 중량으로만 측정을 받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론 나는 “다른 이들 모두”를 사분면들에 포함시켰다만 – 기본적으로 이것은 운동선수들에게 있어 근력 코치가 가지는 역할을 구상하기 위한 것이다 –, 목표와 관련해서, 그리고 목표를 세우는 것과 관련해서 “QIII”를 생각해야 한다.” (pp.148~149)

 그리고 4사분면은 100m 달리기 선수, 파워리프터, 역도 선수 같은 이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한정된 자질을 매우 높은 수준까지 단련하는 것이 요구된다.

 상기한 것처럼, 이 사분면 개념은 엄밀한 분류가 아닐지라도, 근력 코치, 또는 스스로의 피트니스 목표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지식들에 기초한 직관과 합치하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라 느낀다. 1사분면은 위에 적은 것처럼 GPP를 의미한다. 1사분면의 대척점에는 4사분면이 있다. 한 두 가지 자질에만 극한으로 특화를 거친 이들 말이다. 2분면은 모든 것을 압도적으로 잘 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3분면에는... 나머지 전부가 모여 있다.

 이에 더해 John은 사분면 관련 논의에 한 가지 추가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바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운동 선수들”과 “그 외 모두”이다(p.167). 이 부분은 John의 노골적이라고까지 할 솔직함이 드러나는 부분이기에 직접 옮길 가치가 있다:

“이제, 이렇다: 만약 당신이 만 22세가 넘었는데, 당신이 고른 스포츠에서 프로페셔널이 아니거나, 높은 수준에 있지 않은 경우, 아마 당신은 영원히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 할 것이다.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 진실이 섞여 있기에, 난 이걸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고인이 된 Juri Sedych(역주: 소련의 해머던지기 선수였던 유리 세디흐를 가리키며, Yuriy Sedykh라는 영어 표기도 사용된다)는, 여전히 해머던지기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언젠가 나와 점심 식사를 하던 중 엘리트 운동선수는 매년 계속해서 발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난 내 노력들을 회상하고, 조용히 마음 속으로 울었다.

원반던지기 선수인 John Powell은 내 마음을 더 찢어놨다. 그는 말하길 만약 당신이 당신이 고른 스포츠에서 3 년 내에 세계적 수준이 되지 못 한다면, 아마 영원히 될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이건 내가 지금까지 본 것들 중, 조기에 특화 훈련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가장 최선의 반론이기도 하다!

이제, 이렇다: 그렇다.” (pp.167~168)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John의 사분면 논의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운동 선수”와 “그 외 모두” 구분을 함께 생각하는 것을 통해, 비로소 흔히 이야기하는 일반적 근력General Strength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일반적 근력 훈련이란 가능하며, 이는, John의 표현을 빌릴 때에, 3사분면의 “그 외 모두”가 소위 “쇠질”이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이전에 나는 일반적 근력이 공허한 개념일 수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https://aliftingnerdfromthelandofkimchi.blogspot.com/2017/11/general-strength.html), 이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운동 선수”의 훈련을 고려할 때엔 일리가 있겠지만, 3사분면의 “그 외 모두”에겐 여전히 일반적 근력이 훈련 목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만날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교할 때엔 이상하게 힘이 셀 것”을 목표로 쇠질을 하는 이들은 일반적 근력을 위해 훈련한다고 말해도 될 테니 말이다.



3. 310파운드(140.6kg) 바벨 세트와 중량 들고 나르기(“Loaded carry”)

 이제, 위 문단을 읽고 득의양양해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Mark Rippetoe의 영향을 지나치게 많이 받아 “스트렝스 훈련”을 한다고 뻗대어 대는 이들 말이다. 일반적 근력을 목표로 하는 “스트렝스 훈련”은 실재하며, 바벨로 하는 스쾃, 벤치 프레스, *컨벤셔널* 데드리프트, 프레스, 그리고 파워 클린과 로우의 중량을 모두가 열심히 올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John이 이야기하는 일반적 근력(그리고 내가 납득하게 된 일반적 근력)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를 테면, John의 다음과 같은 말을 보라:

 “표준 바벨(310-파운드/140-킬로그램 세트)만 있으면, 만약 당신이 역도 동작들의 기초들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경우, 당신은 거의 일평생 훈련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나에게 이메일로 그 바벨 세트 이상의 중량이 필요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하는 경우, 난 이렇게 답장할 것이다:

그러니까, 클린 앤 프레스 310, 스내치 310, 클린 앤 저크 310을 했다고요???

왜냐면… 그건 정말 좋은 기록이니까.

만약 당신이 저 무게로 데드리프트나 스쾃을 하더라도, 글쎄, 그 정도면 괜찮다.” (p.62)

 내가 “스트렝스 훈련”에 집착하는 이들과 관련해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이들이 일반적 근력을 주장하면서, 사실상 (때때로는 벤치 프레스를 프레스로 대체한) 유사-파워리프팅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아마 이들은 140 킬로그램 바벨로 평생 운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정색을 하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 많은 수는 그러한 주장을 하는 시점에, 스내치 140 킬로그램은커녕, 100 킬로그램도 버거워 할 것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바벨 운동의 1RM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는 훈련은 “일반적” 훈련이 되기 어렵다. John은 이러한 훈련이 필요한 훈련자들을 아예 4사분면에 포함시키고, “QIV의 훈련은 읽으면 매우 재미있고, 보면 멋지”며, “QIV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몇몇 교훈은 가치가 있”으나, “여러 자질이 필요한 여러 스포츠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p.153). 그리고, 본인 스스로 파워리프터가 아니면서 로우바 스쾃 자세에 대해 과한 분석을 하거나, 역도에서 경쟁하지 않으면서 역도 동작에 대해 과한 분석을 하는 이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만 하는 말도 한다:

 “당신은 중량을 들기 위해 태어나야만 하며, 리프팅을 지지해주는 장소에서 태어나야만 한다: 유전자와 지리 말이다.

만약 단거리 달리기가 국기인 경우, 우리는 여러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을 볼 수 있게 된다. 만약 역도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있으면, 당신은 여러 역도 선수들 사이에서 살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해, 만약 당신이 좋지 못한 유연성과, 나쁜 테크닉을 가지고 600파운드 클린 앤 저크를 한다 하더라도, 당신은 여전히 그것을 달성한 최초의 사람일 것이다.

최근, 올림픽 이후에, 온라인 전문가 중 하나가 세계 최고 리프터의 테크닉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글을 올렸다. 나는 그런 멍청한 짓을 저지르진 않을 것이다.” (p.153)

 John이 강조하는 것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enough”) 강해지는 것이다. 풋볼 팀 코치라면 35번째 선수의 강함 정도에 초점을 맞추고(p.160), 만 50세가 넘은 이들에겐 “밀기, 당기기, 스쾃 동작을 주 3일 하는 것을 추천”하며, “겉보기 좋아지고, 이를 통해 기분이 좋게 되”어 “잘 움직이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 정도를 이야기한다(p.220). 애초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EASY STRENGTH” 프로그램 자체가 현재 사용하는 무게가 너무 쉬워지면 중량을 올리는 정도를 이야기하지, 바벨 리프팅 기록에 목을 매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동작으로, 파워리프팅 동작, 역도 동작, 케틀벨을 사용한 동작 모두를 추천하며, 각각을 사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강해지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John의 표현은 이렇다

 “우리 모두 “필요한 만큼” 필요하다. 

필요한 만큼의 근력

필요한 만큼의 지구력

필요한 만큼의 균형

필요한 만큼의 단백질, 야채, 그리고 물

필요한 만큼의 수면

그리고…이 정도면 필요한 만큼이다..” (pp.248~249)

 이에 더해, John이 “스트렝스 훈련”을 주장하는 이들과 대비되는 것 또 한 가지는 John의 중량을 들고 나르는 운동(“Loaded Carry”)들에 대한 사랑이다. “중량을 손에 들”고 하든, “가방, 배낭, 그리고 조끼”를 쓰든, “썰매”를 쓰든 중량을 들고 나르는 운동이 일반적 근력을 키우는 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책 전반에서 꾸준히 이야기한다. John 스스로의 경험과 자신이 가르친 운동 선수들 관련된 일화들을 근거로 제시하며 말이다. 그리고, 사실 이건 매우 직관적으로 맞는 말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들어서 나르는 것이야말로, 근력이 필요한, 근력이 길러지는 행위이지 않은가. 5/3/1의 Jim Wendler가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한데, Wendler는 언제나 모든 프로그램에 점프와 던지기, 프로울러나 썰매를 이용한 “Hard Conditioning”과 중량 조끼를 입고 걸어다니는 것과 같은 “Easy Conditioning”을 추천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나는 당장 중량 조끼를 주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여러 동작들을 해서 건강하게 살 만큼 적당히 강해지자는 것은 FOMO를 일으킬 수 없고, 결국 팔리지 않을 것이니 계속 유사-파워리프팅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의 상황은 이해가 간다. 아니, 이 문장은 틀렸다. Dan John이 이미 이 책을 통해 팔고 있다. 문제는 John과 경쟁하려 하면, 고등학교 시절부터 40대를 넘어 60대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간 미국 전국 단위 던지기 시합들과 역도 시합들에서 경쟁력을 유지한 진짜 운동 선수 출신의 경험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제공하려면 말이다. 상기한 사람들은, 그저, 유사-파워리프팅을 계속 파는 게 나을 것이다. 

 사족이지만, 독자들은, 본인의 목적이 “3대 운동”의 1RM이 목적인 경우엔, “스트렝스 훈련”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돈을 쓸 바엔, 그냥 그 돈을 성적 좋은 파워리프터나 파워리프팅 코치들에게 주고 배우는 게 낫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적어도, 거의 언제나 유사품보다는 진품이 나으니 말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기재하는 것도 웃기긴 하지만, 한글로 되어 있는 매체에는 여전히 파워리프터로서, 또는 파워리프팅 코치로서 경쟁력이 없는 이들이 정색하고 3대 운동 1RM을 올리는 훈련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종종 보이니, 다시 한번 적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4. 요리사와 주방장 (“Cooks and Chefs”)

 물론, 만년 중급자(영어권 웹에서 흔히 농담 삼아 말하는 “Lifetime Intermediate”의 번역이다)인 내가 위와 같은 것을 감히 왈가왈부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그렇기에,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겸하는 의미에서, 내 생각에 OMNIBOOK에서 나와 같은 만년 중급자들이 가장 집중해서 읽고 마음 깊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부분을 옮기려 한다. 요리사와 주방장의 유비 말이다:

 “수년 전, 나의 멘토 중 하나인 Tim Carr는 요리사(역주: 원문은 “cooks”)와 주방장(역주: 원문은 “chefs”)의 차이를 말한 적이 있다. 요리사는 레시피를 보고, 선반에서 재료들을 꺼내어, 무언가 근사한 것을 만들 수 있다. 주방장은 식품 저장실에 들어가, 냉장고 안을 확인하고, 무언가 근사한 것을 만들어낸다. 레시피 없이… 그냥 있는 것을 섞어서 무언가 근사한 것을 만든다는 것이다

내가 Chris Shugart의 Velocity Diet를 따랐을 때에, 나는 쓰여져 있는 것을 *그대로* 했다. Atkins의 Two-Week Induction? 쓰여 있는 그대로 했다. X, Y, 그리고 Z에 대해서도: 나는 레시피를 따랐다.

그 때까지 나는 레시피를 직접 만들 정도로 잘나진 않았으니까

그 때가 언제냐면...

그 때가 언제냐 하면…

내가 실제 해봤을 때까지 말이다. 난 이걸 끝내보고, 이에 대해 반성을 한다. 그리고, 개선한다. 만약 할 수 있으면 말이다. 꽤 자주, 개선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내가 코치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법은, 만약 이런 게 있긴 하다면, 내가 요리사였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작성된 그대로 따라라. 일단 끝내라. 그 후에 보다 낫게 만들어라.” (pp.169~171)

 나를 포함한 많은 만년 중급자들이 “요리사” 노릇도 제대로 못 하면서, 그러니까, 이미 검증된 프로그램이나 프로토콜을 따르는 것도 못 하면서, “주방장”이 되려 하는 것, 스스로의 오리지널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잘못임을 실로 통렬하게 지적하는 유비라고 하겠다. 

 일단 검증된 프로그램이나 프로토콜이 있다면, 그대로 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에서 교훈을 얻으면 되는 것이다. John의 말대로, 대부분의 경우엔 “개선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기에, 검증된 프로그램과 프로토콜을 묵묵히 따르면 된다. 적어도 이 경우에, “주방장”은 못 되어도 “요리사”는 될 테니 말이다.

 스스로의 경험에 비추어봐도 그렇다. 난 Pavel Tsatsouline의 Simple and Sinister를 쓰여 있는 그대로 반 년 간 따른 뒤 난생 처음 스내치 100kg를 했었다(사족이지만, 이와 관련해 재미 있는 사실은, 정작 역도 동호회에 상주하던 역도 코치의 말을 따를 때엔 100kg 근처도 들지 못 했었다는 것이다). 실제 처음으로 그나마 “다이어트”라고 할 것을 성공했을 때는 Jamie Lewis의 Apex Predator Diet를 그대로 따랐을 때였다. 내가 평생 한 “Gym Lift”들 중 그나마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할 유일한 리프트인 600파운드 데드리프트의 경우, Jim Wendler의 Building the Monolith와 Jamie Lewis의 Destroy the Opposition을 그대로 따라 달성한 것이었다. 스트랩을 차고 들었던 280kg 데드리프트의 경우도, Janae Kroc의 16주 데드리프트 프로그램을 쓰여 있는 그대로 따라서 가능했던 것이었다. 그나마 겉으로 보았을 때 가장 근육량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였을 때는 Dr. Scott Stevenson의 Fortitude Training을 그대로 따랐을 때였다. 물론 “그 질병”, 또는 “그 백신” 부작용으로 온 것이라 의심되는 신경근병증으로 오른쪽 광배근은 다 날려먹었지만 말이다. 

 반면에 내가 직접 무언가를 하려 했을 때, 혹은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이나 프로토콜에 홀려 되도 않게 시도했을 때에는? 매번 목표 달성에 실패했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다른 만년 중급자들도 다들 비슷한 경험들을 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요리사”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OMNIBOOK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라 하겠다.



5. “EASY STRENGTH” 프로그램

 OMNIBOOK은 “EASY STRENGTH” 프로그램에 대한 책인데, 프로그램 이야기를 아예 안 하는 것도 문제일 것이다. 기존에 있던 “EASY STERENGTH” 프로그램이나 “EVEN EASIER STERENGTH” 프로그램 같은 경우, 약간의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EASY STRENGTH FOR FAT LOSS”를 발췌하여 적겠다. 위의 프로그램들의 규칙(이를 테면, 사용하는 중량은 절대 무겁게 느껴져서는 안 되고,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 들 때만 사용 중량을 올린다)들이 하기 프로그램에도 적용된다:

“주 당 5 일, 다음을 추천한다:

밤에 잘 자라. 일어나서, 커피나 차를 마셔라. 훈련할 때까지는 공복을 유지하라. 훈련은:

적당한 산책, 약간의 고블릿 스쾃, 그리고 Original Strength (https://www.youtube.com/watch?v=BmGBpeYMGRQ) 로 워밍업을 진행하라.

1. 앱 휠 1*10

2. 수직 프레스 3*3

3. 수직 당기기 3*3 또는 여섯 번의 싱글 (계속 무게를 늘리거나, 같은 중량을 사용)

4. 데드리프트 변형 동작 3*3

5. 케틀벨 스윙: 75회까지… 심박수를 올려라

6. 마지막 횟수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 심박수가 (180-나이)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45분 간 산책을 하라. (목표는 한 시간 동안 운동하는 것이다… 주 당 5 일 말이다)

또는:

적당한 산책, 약간의 고블릿 스쾃, 그리고 Original Strength 로 워밍업을 진행하라.

1. 케틀벨 스윙: 75회 까지 (15회 5세트를 하든, “까지” 하든 하라, 이는 피로가 쌓이거나, 테크닉 문제가 나타나기 전까지 연속해서 횟수를 진행하고, 벨을 내려놨다가 다시 시작하는 식으로 목표 횟수를 채우는 것이다)

2. 수직 프레스 3*3

3. 수직 당기기 3*3 또는 여섯 번의 싱글 (계속 무게를 늘리거나, 같은 중량을 사용)

4. 데드리프트 변형 동작 3*3

5. 앱 휠 1*10

6. 마지막 횟수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 심박수가 (180-나이)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45분 간 산책을 하라. (목표는 한 시간 동안 운동하는 것이다… 주 당 5 일 말이다)

식사 때는 야채와 단백질을 챙겨라; 하루 종일 적절한 양의 물을 마셔라” (pp.387~388)

 우선, 위의 프로그램으로는 절대, 결코, 바벨 리프팅에서 인생 1RM 기록을 세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함을 밝힌다. John은 자신이 “EASY STRENGTH”를 통해 인클라인 벤치 프레스 개인 기록(315파운드 2회)을 세웠음을 이야기하나, 또한 자신이 고등학교 마지막 해에 162파운드 체중으로 350파운드 벤치프레스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들어 코치를 놀라게 했다는 이야기도 한다(p.306).하지만, 위에 계속 적었듯, OMNIBOOK은 일반적 근력에 대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약간만 상상해봐도 위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경우들에 완벽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1. 풀 타임 커리어와 육아로 바쁜 사람들

2. 은퇴 후 건강을 위해 운동하려는 사람들

3. 훈련 계획에 약간의 근력 운동을 포함시키려 하는, 유산소/지구력 중심 운동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

 그리고 1~3의 합집합만으로도 사실상 1세계 인구 중 운동을 할 여유가 있는 인구의 집합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더해 John은 만 16세~35세, 만 36세~55세, 만 55세 이상의 일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어 “EASY STRENGTH”를 적용한다든지(pp.221~229), 본인 스스로 마스터스 급 투척 시합이나 역도 시합 준비에 “EASY STRENGTH”를 적용한 경험이라든지(p.75), 스포츠에의 적용(pp.156~168) 등도 논의하고 있다.

 John의 표현대로 “모두를 위한 시스템A System for EVERYbody” (p.15) 라 하겠다.



6. 결론

 감상문을 쓸데없이 길게 썼지만, 사실 결론은 단순하다.

 Dan John의 EASY STRENGTH OMNIBOOK은, 취미로 운동을 하는 누구든 사서 읽었을 때 그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을 책이라는 것이다.

 진심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꼭 사서 읽어보길 바란다.


2023년 7월 14일 금요일

Inch, Thomas, 1932, “THE BENT PRESS”, THOMAS INCH ON STRENGTH, pp.102~107. 의 번역

 비밀이라 할 것도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벤트 프레스에 비정상적인 애정과 집착을 가지고 있으며, 죽기 전까지 적어도 체중만큼의 벤트 프레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현재는 연습하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는 다시 시작하려 한다). Inch Dumbbell로 유명한 Thomas Inch는 전반적으로 놀라운 리프터였으며, 벤트 프레스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전에 번역한 Harold Ansorge의 추천 사항과 차이는 있으나, 여러 좋은 팁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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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프트는 많은 연습을 할 가치가 있다. 이 동작은 BAWLA 챔피언십에서 종종 등장하곤 하는데, 투 덤벨스 애니하우, 덤벨 원 핸드 애니하우, 원 핸드 클린, 벤트 프레스 그 자체, 그리고 바벨과 링 웨이트를 사용하는 투 핸즈 애니하우 종목에서 그러하다. 이 리프트를 마스터한 리프터는 흥미롭고도 충격적인 시연을 펼칠 수 있게 되는데, 사람 한 명을 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든지, 커다란 글로브 바벨을 한 손으로 든다든지 하며, 관객들에게 도전해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스타일이 있으며, 나는 이미 알려진 최고의 방식을 설명할 것이고, 개인의 체격에 맞춘 실험이 행해져야 한다. 

 첫 번째 포지션은 아서 색슨Arthur Saxon 스타일을 보여주며 팔꿈치가 뒤에 위치하고, 몸이 약간 앞으로 나가있다.


 모든 벤트 프레스에서 팔꿈치를 가능한 한 몸 옆에 붙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당신이 보다 무거운 무게를 덜 위험한 방식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만약 팔꿈치가 이를 벗어나 삼각근이 모든 힘을 쓰게 된다면 겪을 힘듦 없이 말이다. 손목은 항상 충분히 세워져 있어야 하며, 이것이 팔을 락아웃하게 해주고, 바벨이 당신 위로 떨어지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

 모든 리프트들에서 그러하듯, 벤트 프레스에서도 위급 상황을 위해 보조자들이 있어야 한다. 뒤에서 본 모습(두 번째)은 독자들이 우리가 색슨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를 도울 것이다.


 간단히, 이 방법은 무거운 무게를 프레스 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며, 우선 중량을 어깨로 올린 뒤, “어깨로 드는 동작Shoulder hoist”을 사용하며, 중량를 최대한 멀리 돌아가게 하여, 프레스를 시작하고 바벨을 돌리는 것으로 지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어깨 쪽에서 몸을 튕겨 바벨을 멀리 위치시키는 한 편 팔꿈치를 고관절에 탄탄하게 붙이며, 바벨이 당신으로부터 멀리 있는 것은 바로부터 멀어질 때 당신이 균형을 유지하게끔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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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Inch가 이 문단, 그리고 다음 문단에서 “Shoulder hoist”라는 동작으로 의미 하는 것은, 바벨을 어깨로 올린 뒤, 프레스 하기 전 바벨을 제대로 된 위치에 놓기 위해 몸을 튕겨, 바벨을 돌려 놓으라는 것이다(Inch는 최대한 “swing around”하라고 적어놓았다. 이 블로그에 이미 번역해놓은 Ansorge의 벤트 프레스 관련 설명에서 “바를 어깨와 평행이 되게 두어야 하나, 어깨와 바는 두발의 엄지 사이에 그려진 가상의 선과 수직을 이루어야 한다”는 설명과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스 시작 전에 바벨 포지션을 먼저 잡으라는 것이다(물론 Ansorge와는 다른 스타일을 설명 중이긴 하다만, 원하는 효과가 비슷하다는 말이다). 이에 더해 Inch는 바벨 중량의 중심이 최대한 뒤로, 그러니까 리프터의 고관절과 가까이 실려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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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 중 하나이다; 무거운 무게, 실제 자신이 프레스할 수 있는 무게를 가용해, 바벨을 어깨로 올려, 어깨로 드는 동작을 통해 바벨을 돌리는 것(후자의 동작은 당신이 팔과 어깨를 락아웃하는 것을 도울 것이다), 그리고 바벨을 튕겨 멀리, 편안한 곳에 위치시키는 것-스스로 힘을 너무 쓸 필요 없다-은 팔꿈치가 고관절 위에 놓이게 하고, 근육의 힘을 쓰기도 전에 이미 당신이 반쯤 몸을 굽히게 해준다.

 보조자들의 당신의 시도 중 안전한 위치에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흔히 말하는 것처럼 바벨을 “목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 만약 혼자 운동하는 경우, 무게를 들기 어려울 때엔, 머리를 뒤로 빼며 바벨을 앞으로 내던지고 뒤로 점프해라. 

 당신은 무거운 무게를 다루는 것에 익숙해질 것이며, 자신감을 얻고, 어깨로 드는 동작을 통해, 고관절, 팔꿈치, 광배근까지로 이어지는 미세한 조정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는 무거운 무게를 가지고 연습을 해야만 가능해진다. 

 벤트 프레스의 중요한 지점은 팔꿈치가 몸의 옆 부분에서 떨어지는 때이다. 이때 당신은 무게를 매우 강하게 밀어내며 하강해야 한다. 너무 느리지 않게, 더 내려가 팔을 펼 수 있는 위치로 가야 한다. 이 지점에서 삼두근이 강하게 사용되며, 삼두근, 삼각근, 그리고 광배근에 대한 특수한 훈련이 “벤트 프레서”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위에서 말한 중요 지점에서 근육을 강하게 수축시킬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한다. 시원하고 자신감 있게 프레스하며, 당황하지 말아라. 이건 중량에 전달될 것이고, 돌아가거나 흔들린다면, 바벨을 떨어뜨려 실패하게 될 것이다.

 오른손으로 프레스하는 경우 프레스 중 왼손의 위치 관련해서는 두 가지 위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왼쪽 무릎에 손을 둘 수도 있고, 아니면 오른쪽 무릎에 두고, 팔이 펴지기 전 왼쪽 어깨를 왼쪽 무릎에 닿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것은 후자의 경우 매우 견고하고 낮은 자세를 가능케 하지만, 색슨은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색슨의 왼손은 왼쪽 무릎 위에 놓여, 일어날 때 스스로를 밀어내는 식이었다.

 그림(세 번째)은 독자들이 후면을 볼 수 있게 넣었다. 팔이 펴진 상태에서, 왼손이 왼쪽 무릎에 있는 모습이다. 눈은 계속 중량을 보고 있음을 확인하고, 결코 눈을 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라. 이 후면 사진에서 확인한 포지션에서, 오른쪽 다리를 굽히며 앉는 동작을 하고, 당신을 무게 아래 위치시킨 뒤 일어난다. 똑바로 일어나는 동작을 사실상 동시에 행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너무 깊이 앉아 별도의 동작으로 일어나야 할 수도 있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다리 근육과 전체적인 균형을 잡는 것에 부담을 준다.


 만약 바벨이 올라가다가 “멈춘”다면, 손목을 약간 기울여 중량이 앞에 실리게 하는 것이 보다 많은 중량을 프레스하게 해준다: 손목을 기울여 앞에 무게가 실리게 하는 것이 중량을 들고 일어나는 것도 도울 수 있다. 몇몇 리프터들은 무게가 뒤에 실리게 하는 가상의 자세를 쓰곤 하는데, 시작 자세에서 바벨의 무게가 뒤에 실린 것 같아도, 반쯤 프레스를 한 뒤엔 앞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이 균형과 무게를 “실리게 하는 것hangs”와 관련해 당신 스스로 실험들을 해보길 바란다. 그리한다면 벤트 프레스가 얼마나 과학적이고 재미있는 리프트인지 알게 될 것이다.

 “사이드 프레스”라고 알려진 프레스가 있으며, 이는 몇몇 체형에 적합하고, 사진이 이를 보여준다. 그러니 두 가지 스타일 중 하나를 고르길 바란다.


 사이드 프레스 “A”는 고관절이 뒤로 뻗어져 나가고, 바벨을 돌리지 않은 상태로 시작하며, 프레스가 완전히 옆으로 몸을 굽히게 한다. 이를 하기 위해서는 바벨이 어깨로 올려졌을 때,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최대한 가슴을 부풀려서 가능한 한 등에 힘쓰며 몸을 기울여야 한다. 당신은 강하게, 부드럽게, 그리고 꾸준히 밀어내야 하며, 실제 근육을 사용하기 전까지 가능한 한 몸을 낮추어야 한다: 오른쪽 어깨를 가능한 한 목과 가까이 하며, 손목은 세우고, 바벨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바벨은 프레스가 진행되면서 계속 돌아가야 한다. 이게 맞는 시작 자세이긴 하나, 해당 자세에서는 결코 리프트를 끝낼 수 없다).


 사이드 프레스 “B”는 리프터가 색슨 포지션으로 손을 두고, 가능한 한 내려간 자세를 보여준다. 손이 오른쪽 무릎을 가로질러, 오른쪽 어깨와 오른쪽 무릎이 닿는 것을 막지 않으며 말이다. 이 스타일은 나와 W.L. Carquest가 사용하는 자세이다.

 “B”자세에서는 바벨이 부드럽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오른 다리를 굽히며 팔이 펴지고, 색슨 프레스처럼 일어서면서 말이다. 왼손이 오른쪽을 가로지를 때, 약간 튕기는 움직임을 하는 것이 허용되며, 왼손을 왼쪽 넓적 다리에 두며 일어나는 것을 보조하라.

 벤트 프레스를 위한 특별한 운동들은, 머리 위에서 무거운 바벨을 양손 간 옮기기, 무거운 바벨을 어깨로 올린 뒤 몸을 숙이기, 팔로 미는 연습을 하며 삼두근, 삼각근, 광배근을 위한 일반적 운동을 하는 것이다.

 무거운 체스트 익스팬더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의자 두 개를 두고 하는 딥 동작, 한 손만을 사용하여 턱을 바닥에 찍고 올라오는 푸쉬업도 그러하다. 물구나무서기도 벤트 프레스에 도움이 된다. 이 필자(역주: Inch 본인)의 벤트 프레스 기록은 오른손 304.5 파운드이며, 322 파운드를 들고 팔을 편 적이 있다.


2023년 7월 5일 수요일

블록 주기화 활용 예제 – “Tested” 파워리프팅을 위해 생애 최초 “코스”로 디아나볼 사용하기

1. 서론

 이 글은 “Tested” 파워리프팅에서 경쟁하고자 하는 리프터를 상정하고, 그가 생애 최초로 PED ”코스”를 단 한번만 진행하되, 가장 유명한 AAS라고 할 수 있는 디아나볼Dianabol만을 사용한다는 것을 가정하여, 간단한 블록 주기화 활용 예제를 작성해본 것이다. 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이 그렇듯, 이 글 역시 소위 “덕질”이라고 할 것의 연장선으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권유하려는 목적이 아닌, 순수하게 이 글의 필자가 읽고 들은 것들을 기초로 하여, 취미로서의 정보 공유만을 목적으로 한다.

 누군가, 그러니까 PED 사용에 있어 나름 전문성을 가진 이라면 상기의 전제를 비웃을 것이다. “첫 번째 사이클로 경구제, 그것도 디볼만 쓴다고? 대체 뭐 하는 거냐”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모두가 당신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로에게 주사를 놓진 않는다는 것이다. 설령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만약 계속해서 테스토스테론이든 AAS든 사용할 의향이 있다면 첫 번째 “사이클”로 적당한 용량의 테스토스테론부터 쓰는 것이 낫다는 것을 현대인이라면 다 안단 말이다. 이 글에서 굳이 디아나볼 사용을 가정한 이유는 1) 경구제로서 심리적인 장벽이 낮고, 2) 디아나볼, 그러니까 Methandrostenolone이 역사가 가장 오래된 AAS이기에, 여러 문헌들을 기초로 가상의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쇠질을 향유하는 많은 이들이, 사실 계속해서 약물을 쓰기보다는 딱 한 “사이클”만을 진행하고, 이를 유지하고 싶은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러한 편견이 반영된 가정이기도 하다.

 이제, 또 누군가는 굳이 “Tested” 파워리프팅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이유를 물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나의 답변은 이것이다: “Tested”이지 “Lifetime natural”이 아니지 않나? 누군가가 도핑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다면, 그, 또는 그녀는 “Tested” Powerlifting에서 경쟁할 정당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이에 더해, 생애 최초로 약물 “코스”를 단 한번만 진행한 리프터가 “Untested” 스포츠에서 경쟁하는 것은 오히려 불리한 입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되는 것 아닐까? 

 끝으로, 어째서 굳이 “블록 주기화”인지 묻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는 생각보다 간단한 이유가 있다. Issurin 본인이 밝히는 바, 블록 주기화가 Matveyev 등의 고전적 주기화와 구별되는 것 중 하나는 훈련의 “Cumulative effect”외에, “Residual effect”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블록 주기화는 위에 적은 전제들(디아나볼 단독의 생애 최초 약물 코스이며, 단 한번만 진행)에 가장 부합하는 주기화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스를 통해 얻은 효과들을 지속적으로 시합당일까지 끌고 가는 것이 이 글에서 가정한 리프터의 목적이 될 테니 말이다.



2. 코스에 대한 가정

 유감스럽게도, 이 글의 필자는 AAS를 사용한 경험이 없으며, 사용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알지도 못 한다. 그렇기에, 이 글에 기재된 “코스”는 딱히 실용성이 없는 것이 될 것이라 본다. 아울러, 위에 이미 적었듯, 이 글은 어떠한 추천이나 처방이 아니며, 단지 문헌에 기초한 정보 공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굳이 디아나볼을 고른 것은 해당 약물이 가장 오래된 AAS이며, 심지어 개발된 이유조차 운동 선수의 퍼포먼스 개선을 위해 만들어졌던 약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Dr. Zigegler가 CIBA와 협력해 만든 약물은, Bill March와 Louise Ricke를 내셔널 수준의 리프터에서 순식간에 월드 클래스 리프터로 만들어줬다. 심지어 겨우 일별 15mg 수준의 복용량으로 말이다(물론 당연히 이후에는 모든 약물이 그렇듯 남용되었으며, Dr. Zigeler는 이를 후회하는 글을 남긴다) (Lewis, 2020).

 이에 더해, 이미 이 글에서 가정한 리프터는 주사를 놓는 것에 공포를 느끼기에, 경구제만으로 구성된 가벼운 첫 코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여러 경구제 중 방향족화되어 Estrogen 부족 관련 문제가 없는 선택지 중 대표적인 것은? 당연히 디아나볼이 될 것이다. 

 그리고, Dianabol은 워낙 유명한 약물이기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에서도 여러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이를 테면, Duchaine의 설명을 보자(Duchanie, 1989):

 “CIB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아나볼의 최소 일일 복용량은 10mg로, 이 정도 양이 질소 보유에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일 10mg는 남성의 자연 테스토스테론 공급과 동일한 남성화 효과를 가지게 된다. 대부분의 남성 운동 선수들은 20mg 미만으로는 결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에 4정이 평균 복용량이 된다(역주: Duchaine은 5mg 단위 알약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나, 현대에 구할 수 있는 형태들은 5mg 외에 다양한 단위를 가지고 있다). 높은 용량은 하루 10정(아직 흔하지는 않지만) 이상을 의미한다. 디볼은 크기와 힘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키는데 탁월하며, 시도해 본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간에 유독성이 있다는 평판이 있지만, 일일 20mg에서는 거의 부작용이 없다. 하루 50mg 이상 복용할 경우 고혈압과 여드름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공격적인 성향이 증가할 수도 있다. 디볼은 또한 정신적인 행복감을 유발한다. 여성들은 남성화 효과 때문에 디아나볼을 두려워하지만, 여성 파워리프터들은 자주 사용한다. 여성들은 하루 10mg를 복용하며 근육량에서 놀라운 효과를 얻게 된다. 일부는 과도한 수분 보유를 경험하기도 한다. 연속해서 몇 주 이상 사용할 경우, 남성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디아나볼은 데카에 비해 에스트로겐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높지만, 아나드롤보다는 낮다. 또한, 아나드롤보다 더 높은 수용체 친화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필요한 밀리그램 양이 적다. 과학적 연구는 디아나볼이 특출한 스테로이드가 아니어야만 한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증거는 그 반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예전에 한 보디빌더는 언젠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데카와 디볼을 써서 안 커진다면, 어떤 것을 사용하더라도 커질 수 없다." 그는 옳은 말을 했다. 남성들에게 최대한의 결과를 제공하는 가장 안전한 스테로이드 조합은 하루에 20mg의 디볼과 주당 200mg의 데카이다. 선수 수준의 경우 더 많이 복용하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이는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 Llewellyn의 설명을 보라(Llewellyn, 2006):

 “디아나볼은 중간 정도의 남성화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남성들 사이에서만 인기 있는 스테로이드이다. 여성이 사용할 경우, 강력한 남성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여성들은 실험을 통해, 이 스테로이드의 낮은 용량(5mg)이 근육 성장에 극도로 강력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디아나볼은 언제 사용하더라도 뛰어난 근육량과 힘의 증가를 가져온다. 그 효과는 종종 테스토스테론이나 아나드롤50과 같은 강력한 스테로이드와 비교되며, 벌킹을 위한 인기 있는 선택지로 여겨진다. 하루에 4~5정(20~25mg)의 용량은 거의 누구에게나 놀라운 결과를 줄 수 있다. 일부는 훨씬 높은 용량을 시도하지만, 이러한 관행은 일반적으로 부작용의 심각한 발생을 유발할 뿐이다. 디아나볼은 많은 다른 스테로이드와도 잘 어울려 사용된다. 특히 아나볼릭 효과가 보다 완만한 데카-듀라볼린과는 잘 혼합된다고 알려져 있다. 함께 사용하면 탁월한 근육과 힘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부작용 역시 디아나볼 하나만 사용할 때보다 딱히 더 심하지 않다. 더욱 다량의 근육을 원한다면, 장기 작용성 테스토스테론 에스터인 에난테이트 같은 것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남성화/여성화 특성이 비슷한 성분이 혼용됨으로 인해 이와 같은 조합으로 인한 부작용이 극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얻는 이득도 크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수적인 약물을 추가하여 이러한 주기와 관련된 부작용을 줄일 수도 있다.”

 이에 더해, Llewellyn은 친절하게도,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을 사용하는 첫 사이클에 대한 조언도 해주고 있다(ibid):

 “선수들은 종종 사용 가능한 양이 100정(5mg)뿐인 경우에 어떻게 100정의 사이클을 진행해야 하는지 묻는다. 대부분은 적어도 200정의 사이클을 선호하지만, 이 양의 절반인 100정으로도 작은 "미니" 사이클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목표는 효과적인 양을 섭취하는 동시에 가능한 오랜 기간을 끌고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중(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에는 하루에 4정을 복용하고 주말에는 복용을 멈춘다. 이렇게 하면 주간 총 20정을 섭취하게 되며, 100정으로 사용자는 총 5주 동안 약물 사용 가능하다. 이는 해당 약물로부터 뚜렷한 효과를 얻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특히 이전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비록 통상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사이클 동안 알약 복용량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 이 방법은 용량 조절 중에 알약 대부분을 소비하는 복잡한 피라미드 일정보다 더 일관된 효과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이전 장에서 언급한 대로, 마지막에 용량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은 실제로 어떠한 이점도 제공하지 않는다.”

 이미 적은 바, 이 글의 필자가 약물 사용 경험이 없기에, 이 글에서는 가상의 리프터가 Llewellyn이 제공한 5주 간의 “”미니” 사이클”을 첫 약물 코스로서 사용할 것이라 가정하겠다. 일별 20mg 정도 용량의 적절함에 대해서는 Duchaine도 동의하고 있으니,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3. 블록 주기화의 맥락에서 코스 적용

 위에 가정한 코스를 “Tested” 파워리프팅 시합을 위한 블록 주기화 모델에 적용하는 것은 제법 단순하다: 그저, 소위 “근비대” 블록이라고 불리는 블록의 길이를 약물 코스에 맞추어 진행하면 될 것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근비대” 블록을 실제 근비대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흔히 파워리프팅 커뮤니티에서 블록 주기화를 이야기할 때, 근비대 블록, 근력 블록 등의 말을 사용하지만, 이는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고, 대부분의 근비대 블록은 축적Accumulation 블록으로서 기능한다. 특히, 어느 정도 훈련 경력이 쌓인 리프터의 경우 PED 사용없이는 5~6주 간 유의미한 수준의 근비대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둘째, 강도를 제한하는 것이, 생애 첫 약물 사용과 관련해 어느 정도 안전을 보장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비대 블록에서 리프터는 사용 중량을 어느 정도 제한하게 되며, 이는 약물 사용으로 인한 근력 증가와, 이로 인해 무리한 리프트를 시도하다가 부상을 당하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 가능하게 해준다.

 셋째, “Tested” 시합의 관점에서, 시합일에서 한참 먼 시점에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확실하게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게 해줄 것이라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리프터가 참가를 원하는 시합이 시합 당일 도핑 테스트만을 진행한다면, 수개월 전 섭취한 디아나볼을 검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시합 당일 외 도핑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만약 당신이 시합 외 도핑 테스트를 받는 경우라면, 당신은 리프팅으로 돈을 벌고 있을 것이다. 상위권 리프터라는 의미이며, 이를 통해 소셜 미디어로 돈을 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를 통해 얻은 가처분 소득으로 진짜 도핑 컨설턴트들을 고용하길 바란다(당연히 디아나볼 단독 사이클보단 훨씬 멋진 것을 계획해줄 것이다). 만약 이것이 귀찮다면? 그냥 단체 등록을 하지 않고, 도핑 테스트 풀에 들어가지 않으면 될 일이다. 올림픽 출전 선수가 아닌 이상 말이다.

 한 가지 고민해볼 만한 것은 이것이다. 기왕에 약물을 사용하는데, 볼륨이나 강도를 늘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개인적인 의견은, 이미 약물이라는 변수를 추가하였는데, 이에 더해 추가적으로 훈련 자극을 늘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특히, 진지한 파워리프터라면 이미 자신에게 효과가 있던 근비대 블록의 구성을 알고 있을 것이며, 심지어 MRV(Maximum Recoverable Volume) 가까운 수준의 볼륨을 기용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저, 지금까지 훈련 과정을 보고 자신에게 효과가 있었던 근비대 블록을 골라, 기존 방식을 유지하며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이제, 근비대 블록에서 약물을 사용한 효과를 그 이후 블록들까지 끌고 가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자. 사용하는 약물의 양이 적고, 기간도 길지 않기에, 소위 “약쟁이”처럼 보이게 될 정도의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유의미한 근비대는 일어날 정도는 될 것이다(생애 최초 코스이니 말이다). 이제, 그 이후 “근력” 블록, “피킹” 블록까지 기존에 얻은 근비대 효과를 계속 이어가는 방안은 어떤 것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저, 다음 블록들에서도 파워리프팅 종목들에 영향을 주는 근육군들에 대한 근비대 목적 보조 운동들을 이어가면 된다(볼륨은 조절되겠지만).

 모든 파워리프팅 프로그램들이 그리 하고 있지 않냐고 허탈해하는 이도 있겠지만, 바로 그것이 요점이다. 근비대 블록에서 약물만 추가했을 뿐 다른 것(리프터가 이미 효과가 있다고 아는 것)은 건드리지 않는 것 말이다, 하하.

 그리고 그걸 아는가? AAS가 이리도 광범위하게 유명해진 이유는 이들 전반이 굉장히 ‘유저-프렌들리’하기 때문이다. 보디빌더들이 집합적으로 정말 똑똑한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AAS가 오남용을 극한까지 해도 생각보다 사람들을 많이 안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4. 생각해야만 하는 것

 앞서 반복적으로 적은 것처럼, 이 글은 어떤 추천이나 처방, 권유가 아니고, 단지 “덕질”의 연장선으로 정보 공유만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더해, 금지 약물은 금지 약물인 이유가 있고, 공식적으로는 당연히 사용해서는 안 된다(법적인 문제도 있고 말이다).

 약물 부작용 역시 걱정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간독성, 여드름, 탈모 등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라 더 이상은 적지 않겠다(물론 용량을 생각했을 때는 심할지 의문이다).

 내인성 호르몬 분비가 멈추는 것 관련해서는, 해당 코스를 시작하고 몇 주가 지나면 내인성 호르몬 분비가 멈출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으나, 코스 자체가 짧게 끝났다는 점에서 과연 이것이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줄 것인가는 모르겠다. 물론 나는 어떤 의학적 지식도 없는 사람이기에, 위험이 따른 것은 스스로 하지 않으며,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규 제약회사에서 만든 AAS라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디아나볼의 미국 생산이 멈춘 것이 무려 1985년의 일이다. 당신이 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AAS는 제약회사 수준은커녕, 제대로 된 품질 검수 자체를 거치지 않은 것일 확률이 매우 높으며, 성분을 믿을 수도 없다. 이에 더해, “유통망”이라고 할 것이 불법적이니,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과장해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만약 당신에게 AAS를 판 누군가가 그 사이에 펜타닐 알약을 숨겨놓는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5. 결론

 사실 이 글의 목적은 다음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스포츠에서의 결과를 목표로 하는 이라면, 훈련 계획을 작성할 때에(또는 자신의 코치와 훈련 계획을 상의할 때에), 적어도 이 글에서 간략하게나마 제시한 것들을 보다 심화하여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약물을 사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훈련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되는, 가능한 한 모든 요인에 대해 가볍게라도 연구를 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상기한 글 정도의 고려도 없이 스포츠에 임한다면, 타고난 것이 정말 좋지 않은 이상 별 볼일 없는 결과만 얻게 될 테니 말이다. 물론 취미인 경우엔 별 상관이 없겠지만 말이다.



Duchaine, Daniel, 1989, UNDERGROUND STEROID HANDBOOK II.

Lewis, Jamie, 2020, “NOTHING NEW UNDER THE SUN: ISOMETRICS, PART 1- THE OLDEST “NEW” TRAINING METHOD YOU’VE NEVER TRIED”, Web. https://plagueofstrength.com/nothing-new-under-the-sun-isometrics-part-1-the-oldest-new-training-method-youve-never-tried/

Llewellyn, William, 2006, ANABOLICS 2006.


2023년 6월 28일 수요일

“Trainability” – 피트니스 산업 종사자들이 당신에게 결코 언급하지 않을 개념

 Trainability! “훈련 가능성”이라 번역해야 할 것 같은 이 용어는, 적어도 피트니스 산업 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사용이 뜸한 말이다. 무려 Supertraining의 제 1장에 나오는 용어인데도 말이다. Trainability란 “특정 훈련 체제에 대한 근력 발달 잠재력을 가리키며, 주로 유전적 요인과 사전 훈련 상태에 의존한다. 유전적 요인은 근비대 발달의 잠재력, 각 관절의 레버리지 특성, 다양한 근육 군에 있는 빠른 섬유와 느린 섬유의 분포, 대사 효율성을 결정”한다. Block Peridization을 쓴 Issurin은 Trainability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강하게 말하자면, 훈련 가능성은 특별히 조직된 목적지향적인 훈련을 통해 선수의 작업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능력으로 특징 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Issurin은 Trainability에 대해 세 가지 방면에서 탐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 Trainability에 대해 주는 영향, 운동 선수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Trainability가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성별이 Trainability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이 글에서는 앞선 두 가지에 집중할 것이다(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정상급의 여성 운동 선수의 퍼포먼스는 남성 호르몬이나 그 유도체들의 사용을 통해 여성 선수들을 어느 정도  “남성화”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니 말이다; 물론 당신이 프로 스포츠 관련 지분,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여성 선수를 코칭 하는 것이 직업이라면 성별 차이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나에게 쇠질은 순전히 “덕질”의 대상에 불과하며,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 운동 선수나 리프터, 그리고 이들이 남성 운동 선수나 리프터와 다른 점에 대해서는 도무지 관심을 가질 수 없다).

 우선, 유전적인 것에 대한 Issurin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결론적으로, 최고의 선수들은 몇 가지 신체적 및 생리학적 이점과 함께 훈련에 잘 반응하는 능력을 물려받은 개인들이다. 이 두 가지 요소의 조합이 스포츠 기술의 마스터 수준에 도달하는 가능성을 결정하며, 스포츠 재능의 주요한 선천적 요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스포츠 훈련의 최종 결과(기술 및 운동 숙련도)는 주로 장기적인 준비에 달려 있다. 이는 코치들의 창의력에 많은 자유를 부여하며, 유전적 한계를 (부분적으로라도) 보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또한, 훈련 가능성을 지원하는 관련 요인으로서 생활 조건도 언급되어야 한다: 영양, 충분한 휴식, 생체 회복, 전문적인 활동을 위한 정상적인 환경, 적절한 심리적 분위기 및 사회적 조건 등 말이다.”

 그리고, 운동 선수의 훈련 수준에 따른 Trainability에 대해, 훈련 초창기에는 다양한 훈련 자극이 모두 새로운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Trainability가 높게 나타나나, 이 조차도 개인차가 있어, high-responder와 low-responder로 나뉨을 이야기한다. 이에 더해 이런 말도 한다: “실제로, 장기간의 조사 결과는 성인 선수들의 성취에 있어, 훈련 초기 단계의 준비로부터 받은 데이터가 높은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내용들을 요약하면, 사실 다음과 같다: Trainability는 우리가 흔히 쇠질을 하며 “유전자”가 타고났다고 표현하는 것을 세련되게 쓴 말이다. 기술적인 부분, 그리고 운동 스킬에서의 숙련도는 “장기적인 준비”, 즉 훈련 계획에 따라 개선시킬 수 있지만, “스포츠 재능의 주요한 선천적 요인”을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이 용어가 어째서 피트니스 산업 내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지 알 수 있다. 당연하게도, 타고난 것으로 상방이 결정된다는 것을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발달 이후, 모두가 “시합”에 나가고, 이에 대한 코칭이 피트니스 산업의 주요 돈벌이 중 하나가 된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코치들의 창의력”으로 개선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 않겠나.

 “타고난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수십 번 써놓지 않았는가? 이제 와서 다시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도대체 이게 “개인화”와는 무슨 관계란 말인가? 오히려 사람마다 타고난 역량이 다르기에 “개인화”를 옹호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선, 맞다. 이미 “의식의 흐름”에서 적었듯, 나는 PED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소위 “생물학적 개별성biological individuality”이라 할 것이 더 중요해지기에, Tuchscherer의 Emerging Strategies가 훌륭한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그리고 이 주장에 있어 사실 내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도핑 테스트를 진행하는 파워리프팅 단체들의 거의 모든 상위권 리프터들과 그 코치들은 사실상 Emerging Strategies 개념의 영향 하에서 프로그래밍을 진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좀 더 강하게, 과장되게 말한다면, Trainability의 차이는 결국 어느 정도 개인화를 오히려 강제한다는 말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Trainability가 낮은 개인에게 있어, 개인화의 효용이, 그에 대한 비용보다 클 수 있는가?

 Emerging Strategies의 멋진 점은, 아예 훈련 계획 자체를 개인화시킨다는 점이다. Tuchscherer는 Bondarchuk로부터 영감을 얻어 해당 개념을 만들었고, Bondarchuk의 주기화 모델은 개인화된 주기화로서 특징지어지는 것이니 당연하다 하겠다. 이에 더해, 현대 파워리프팅의 사회적 특수성(시합이 매우 자주 있어, 리프터의 일정에 시합 일정을 맞출 수 있음)에 부합하기까지 한다(개개인의 TTP-Time to Peak에 기초해, 블록 한 두 개만 넣는 것을 통해 시합을 나갈 수 있음 – 사실 이는 “블록 주기화”가 전통적인 주기화에 비해 가진 강점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현대 리프터들은 각자에게 개인화된 발달 “블록”들을 여럿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이게 쌓여 이전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상기한 “멋진 점”은 운동 선수로서의 재능이 있는 리프터들에게 국한되어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당연하게도, 훈련에 대한 반응이 적은 경우(그러니까, Trainability가 낮은 경우) 애초에 리프터 본인과 코치 모두 무언가 개인화된 패턴을 끌어내는 것이,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훨씬 어려울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개인화된 패턴을 이끌어낸 이후에도, 이것의 효용은 실로 별볼일 없을 것임을 짐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 경우에 만약 당신이 재능이 없는데 개인화에 비용을 크게 들이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물론 흔히 말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에는 돈 많은 사람이 넘쳐나며, 나만 가난한 것임을 알지만, 제한된 가처분 소득으로 생활하는, 재능이 없는 이에게 비용이 수반되는 개인화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것 아닐까?

 “아님 말고”이지만 말이다.


2023년 6월 14일 수요일

"피킹"과 "Long-term Delayed Training Effects"에 대한 소고

 쇠질 관련한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에서 항상 보게 되는 질문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피킹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질문은 사실 답변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피킹” 블록, 또는 사이클에 대한 계획은 전적으로 “피킹” 전까지 어떻게 훈련해왔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우선, “블록 주기화”라는 표현은 쇠질 커뮤니티에서나 흔히 쓰이는 말이며(물론, Issurin의 책도 있지만), 결국, 여러 저자들의 언급들을 볼 때에, Dr. Verkhoshansky의 “Block Training System”의 영향 하에서 나온 것임을 지적해야겠다. 이는 지나친 단순화이긴 하나(이를 테면, 엄밀히 따졌을 때, 대부분의 파워리프팅 “프로그램”들은 “Concurrent Training”이나, Dr. Verkhoshansky의 “Block Training System”과 “Conjugate Sequence System”은 그렇지 않다), 쇠질 커뮤니티는 “지나친 단순화”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하하. 어찌 되었든, 이 맥락에서 결국 “피킹”, 또는 “피킹 블록/사이클은 결국 Long-term Delayed Training Effects(LDTE) 개념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집중적인 근력 부하는 최대 근력과 폭발적인 근력 패러미터들의 일시적인 감소를 야기하고, 집중적 부하의 사용이 끝난 이후, 근력 패러미터들은 최초 수준으로 돌아왔다가, 이후에 운동 선수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 했던 새로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LDTE의 기간은 집중적인 근력 부하의 볼륨과 길이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다. 결국 “피킹” 블록/사이클은 그 전까지 훈련해 온 볼륨과 기간에 따라 계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만약 훈련자가 쿠키-커터 프로그램을 가지고 훈련해왔다면, 그 쿠키-커터 프로그램의 저자가 그에 맞추어 계획한 “피킹”이 필요하며, 만약 훈련자가 특정 코치와 함께 계속 훈련해왔다면, 그 코치로부터 지금까지의 훈련 내용에 맞춘 “피킹” 계획을 제공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피킹”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훈련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를 테면, 가장 유명한 쿠키-커터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5/3/1에도 나름의 “피킹” 템플릿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Strength Challenge”라는 이름으로,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1RM 기록 측정을 목표로 하는 12주 계획이 존재한다(그렇다, “Strength Challenge”는 프레스 1RM 기록 측정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Wendler의 말에 따르면, 하기 템플릿은 3개월 간의 5/3/1 훈련(3번의 사이클) 이후 시작하는 것을 가정한다. 이를 테면, “Boring But Big” 같은 것을 3개월 간 진행 후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이 경우에, 총 24주 간 훈련 계획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쇠질 커뮤니티” 식 “지나친 단순화”를 기초로 이야기하자면, 12주 간의 “Accumulation” 후, 다시 12주 간의 “Intensification”(혹은, “Realization”), “Transformation” (혹은, “Peaking”)을 거쳐 기록을 측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 년 동안 이러한 일종의 "매크로 사이클”을 두 번 반복하는 것을 상정하면, 일 년 간의 훈련 계획을 얻게 된다.

**사족이지만, 5/3/1 관련하여 한국어로 검색을 하며 “야들러”라는 표현을 계속 발견하였는데, Wendler의 특정 템플릿만을 맥락 생략 후 엑셀로 만들어 배포한 것이었다. 무려 자신의 닉네임을 붙여서 말이다. 참으로 진정성 있는 일이라 하겠다, 하하. “맥락 생략” 덕에 훈련자들은 겨우 “메조 사이클”이라 할 것  몇 가지를 별 다른 장기적 계획 없이 반복하는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 무리 없이 가정할 수 있다.


///

**”Main lifts”만 옮김. Assistance는 생략.


1주차 – TM70%*3, TM80%*3, TM90%*3+, TM100%*1(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0%*3+까지만 진행함)


2주차 – TM65%*5, TM75%*5, TM85%*5


3주차 – TM75%*5, TM85%*3, TM95%*1+, TM100%*1(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5%*1+까지만 진행함)


4주차 – 디로드 5회 3세트


5주차 - TM70%*3, TM80%*3, TM90%*3, TM100%*1+(TM100% AMRAP 세트는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0%*3까지만 진행하되, AMRAP 가능)


6주차 – TM65%*5, TM75%*5, TM85%*5


7주차 – TM75%*5, TM85%*3, TM95%*1, TM100%*1+(TM100% AMRAP 세트는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5%*1까지만 진행하되, AMRAP 가능)


8주차 – 디로드 5회 3세트


9주차 - TM70%*3, TM80%*3, TM90%*3, TM100%*1, TM110%*1(마지막 싱글 세트 두 세트는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0%*3까지만 진행하되, AMRAP 가능)


10주차 – TM65%*5, TM75%*5, TM85%*5


11주차 – TM75%*5, TM85%*3, TM95%*1 (Assistance 수행 하지 않음)


12주차 – 훈련일마다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1RM 측정, 또는 11주차에 측정해도 무관(개인의 느낌에 달려 있음)

///


 물론, 프레스 동작을 “Main Lifts”로 끼워 넣고, 심지어 스모 데드리프트보다는 컨벤셔널 데드리프트 사용을 추천하는 쿠키-커터 프로그램을 파워리프팅 목적으로 하는 이는 없겠지만, 적어도 참고할 만한 정보는 될 것이다. 특히, 딱히 코칭을 받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느껴, 쿠키-커터 프로그램들을 따라 운동하는 이의 경우에, 이 글을 통해 쿠키-커터 프로그램 사용 시에도 해당 훈련법에 맞춘 "피킹" 및 제법 장기적(적어도 0.5~1년 단위의)인 계획이 중요함을 상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23년 5월 31일 수요일

최근 들은 음악들 단평 (5)

 Ares Kingdom – In Darkness at Last


 Ares Kingdom은 이 블로그에 별도의 글까지 썼을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제법 좋아하는 밴드이다. 초장기 데스, 블랙 메탈 언저리에 있을 법한 느낌의 리프들이 섞인 스래시 메탈을 하는 밴드로, 리프 하나하나가 좋은 데다가, 곡들도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서사성을 살리면서 지루하진 않게 하되, 가능한 한 직선적이고 직관적인 곡들(그러니까, 그냥 생각 없이 들어도 좋은 곡들)을 쓴다. 사실 이들의 커버 앨범인 Veneration의 곡 리스트들을 보면 이들의 되도 않는 메탈 덕력을 확인 가능할 정도이니, 이들이 메탈에 통달한 게 딱히 놀랍진 않다. 진짜로, 한번 확인해보라. 그리고 해당 앨범에서 커버한 곡들의 원곡들을 기존에 알고 있었다고 거짓말은 하지 말길 바란다. 

 이번 앨범은 묘하게 더 헤비 메탈스러운 곡들, 그러니까 리프는 헤비 메탈과 별 관련이 없지만, 리듬이나 곡들의 구조가 묘하게 헤비 메탈스러운 곡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한데, 전반적인 곡들의 수준은 꾸준하게 좋으니 별 상관은 없다.



Burzum – Hvis Lyset Tar Oss


 최근 웹 서핑을 하다가 Burzum 음악에 대한 혹평들을 몇 번 마주한 바 있어 다시 들어봤는데, 여전히 좋았다. Hvis Lyset Tar Oss의 가장 놀라운 점은 앨범 전체가 마치 한 곡처럼 응집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메탈이라는 장르 내에 컨셉 앨범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나, Burzum의 이 앨범처럼 실제 일관성이 있게 들리는 앨범들이 몇 개나 있나 싶다. 

 어렸을 때는 Tomhet이 너무 긴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나이 먹고 다시 들으니 오히려 첫 곡인 Det som en gang var와 근사한 수미상관을 이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더해 2번 트랙과 3번 트랙이 그저 Det som en gang var로 다채롭고 화려하게 시작해서, Tomhet으로 약간은 허전하게 끝내는(곡 제목부터 “공허”이지 않나, 하하), 앨범 전체의 전개에 있어 중간 지점들에 불과한 것 같기도 하고?



Revenge – Attack. Blood. Revenge, Superion. Command. Destroy


 Revenge는 캐나다의 워 메탈 밴드로, 심지어 그 Order from Chaos와 Angelcorpse로 유명한 Pete Helmekamp도 잠깐 소속되었던 밴드이다. 물론 Revenge 자체는 James Reed 개인이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프로젝트인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원래도 증오와 악에 받친 밴드로, 커리어 내내 전쟁과 폭력, 반기독교와 인간 혐오 그 자체인 음악만 만드는 밴드이긴 하다만, 이 초기 EP 2 장의 곡들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프로덕션마저 딱히 좋은 편이 아닌지라, 거의 소음에 가까운 것 같다가도, 메탈 돼지들이 환장하는 포인트들(그래봐야 리듬 패턴 바뀌는 것이나, 정신 나간 솔로 정도지만)이 군데군데 등장해서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해준다. 어찌 되었든 스타일 하나는 확고한 밴드인지라, 심지어 Bathory 커버곡이 있는데, 전혀 Bathory 곡 같지가 않을 정도다.



Omerta – Antiamorous


 앞서 Revenge를 언급하며 “증오”를 이야기했지만, Omerta도 결만 다를 뿐 한 “증오”하는 밴드임은 틀림없다. 굳이 따지자면 Revenge가 틀니 딱딱거리는 “증오”고, Omerta는 약물 중독인 밀레니얼식 “증오”라고 해야겠다.

 2020년 풀렝쓰를 낸 뒤 간헐적으로 싱글들만(그래봐야 두 곡) 내고 있는데, 이 곡은 듣다보면 어처구니가 없어서 오히려 좋게 들린다. 아무 맥락도 없이 온갖 요소들을 섞어놓았는데, 이게 오히려 이들의 정체성에 부합한다는 느낌이다. 제발… 풀렝쓰도 이런 곡으로만 채워서 내줘…


2023년 5월 30일 화요일

Louie Simmons의 70~80년대 훈련법

 최근 Jamie Lewis의 Westside Connection을 읽었다. 해당 서적은 Culver City Westside Barbell과 관련된 문헌들을 정리한 책으로, 딱히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이미 쇠질 관련 “덕질”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내용이었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를 끈 것은 Lewis의 개인적 의견 중 하나였다. 옮기자면: “요약하자면, Louie Simmons는 엿이나 먹으라고 해라. 그 인간은 저주 받을 멍청이고, 약과 메스를 빨면서도 이해할 수 없이 살이나 쪄서는, 딱히 대단한 리프터조차 아니었다. 진짜(the real) Westside Barbell의 개쩌는 방법론을 확인하라 – 주기화도 없고, 개소리도 없고, 살찐 인종주의자도 없으며, 남부 연합 깃발도 없고, 지하실에서 블랙메탈이나 듣는 음모론에 미친 터프가이도 없다.”

 이 견해가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이 틀린 내용이라는 것이다. Simmons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리프터”였다. 이를 테면, 1980년 YMCA 내셔널에서 우승하며 기록한 1,950파운드 토탈은 (Simmons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220파운드 체급 Top3에 해당하는 토탈이었다. Openpowerlifting을 통해 확인해보아도, 그 해에 6번째로 높은 토탈이다. 그리고 Simmons는 2000년에 920파운드 스쾃(멀티플라이)을 기록하기도 하는데, 2000년에 242파운드 체급에서 Simmons보다 무거운 스쾃을 기록한 사람은 Ed Coan 한 명뿐이었다.

 이에 더해 Simmons는 딱히 “멍청이”도 아니었다. 만약 Simmons가 없었다면, 미국의 리프터들 대부분은 소비에트 문헌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번역을 주도한 Charniga와 몇몇 역도 리프터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리고, Simmons와 Westside Barbell이 인종 차별과 연관되어 있다는 지적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

 하지만, 적어도 Lewis가 나름 정확하게 지적한 지점은 Culver City Westside Barbell이 “진짜”라는 점이다. 왜나고? 심지어 Simmons 본인도 인정하는 바, Simmons가 젊은 시절 훈련한 방식은 거의 대부분이 Culver City Westside Barbell에서 베껴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아는 Conjugate(“칸쥬게이트”라고 부르고 싶다면 그리 하길 바란다, 하하) 방식의 훈련 시스템이 Simmons의 Westside Barbell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80년대 중반 이후이며, Simmons가 신체적으로 가장 강했던 시절(1980년 1,950파운드 토탈의 경우, ACE 붕대와 초기 스쾃 수트만 가지고 달성한 기록으로, 사실상 현대의 무장비+니랩 수준이라고 보아야 한다)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렇다. 정작 파워리프팅과 관련한 Conjugate System을 창시한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이, 정작 본인 스스로 무장비로 가장 강했던 시절엔 그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당시 Simmons는 건설 현장에서 육체 노동을 하며 훈련을 하고 상기 기록을 세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Wenning에 따르면, Simmons가 재정적으로 여유로워진 것은 1991년 의료 사고 후 보험금을 받은 이후라고 한다).

 이에 더해, Greg Panora에 따르면, Louie Simmons는 사적인 자리에서 때때로, 스쾃 700파운드, 벤치 프레스 450파운드, 데드리프트 700파운드 정도 기록을 세운 사람이 아닌 이상 자신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의미 없다고 비웃곤 했다고 한다(물론, 장비 파워리프팅 기준이다).

 물론 나는 여기에서 Conjugate System이 무장비 리프터에게 의미가 없다거나, 기록이 낮은 경우에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두 경우 모두와 관련해서 이미 탁월하게 해당 시스템을 변형, 적용하고 있는 Matt Wenning 같은 인물이 있음을 생각할 때엔 더더욱 그렇다. 내가 여기에서 간접적으로 주장하고 싶은 바는 이것 하나이다: 언제나, 맥락이 설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Simmons가 70~80년대에 훈련한 방식을 “템플릿”으로 정리하면(물론, 하기 종목들 외에 여러 보조 운동들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이를 테면 Simmons 본인부터가 Larry Pacifico의 조언에 따라 삼두 운동을 매우 많이 했었다는 일화를 항상 이야기하곤 했다) 이하와 비슷했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http://ditillo2.blogspot.com/2018/10/single-door-garage-training-early.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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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쾃


스쾃에 있어 사용되는 방법은 박스 스쾃이라 불리는 것이다. 박스 스쾃을 하기 위해서, 훈련자는 스스로를 패러렐보다 약 2인치 정도 높은 박스에 몸을 낮춰 앉게 된다. 이건 사실상 거의 완전한 정지이나, 등 하부의 아치는 유지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훈련자는 몸을 뒤로 기울였다가 즉시 고관절을 앞으로 펴며 위로 일어나게 된다. 싱글들을 사용하는 것을 통해, 훈련자는 매우 무거운 무게를 다룰 수 있다.


이것이 완료된 이후에, 또 다른 높이의 박스, 패러렐보다 약 1/2 인치 낮은 박스가 사용되며, 같은 절차가 반복된다.


모든 중량은 넓은 스탠스로 다루어지며, 이를 통해 고관절을 신전하는 강한 근육군들을 사용하게 된다.

때때로, 패러렐보다 약 2인치 낮은 박스가 사용되기도 하며, 이는 깊이와 근력을 보강하기위해쓰인다.


박스 스쾃은 주 당 한 번 사용되며, 매주 새로운 개인 기록을 시도하게 된다.



벤치 프레스

 

벤치 프레스는 일주일에 한 번 파워랙에서, 가슴으로부터 2인치, 그리고 4인치 떨어진 구간에서 싱글들을 통해 훈련된다. 그 주의 두 번째 벤치 프레스 훈련일에는 와이드 그립을 사용해, 5회 1세트까지 중량을 올려가며, 시합 때까지 매주 10파운드씩 중량을 올린다. 시합 4주 전에는 그 주에 중량을 20파운드 올리고, 그 후에는 3주 연속으로 매주 10파운드씩 중량을 올려가되, 3회 세트를 사용한다. 와이드 그립 벤치를 수행하는 날에, 리프터는 클로즈 그립 벤치 프레스도 5회 1세트까지 중량을 올려가며, 벤치 프레스 근력보다 팔의 근력이 앞설 수 있도록 노력한다.



데드리프트


데드리프트는 일주일에 한 번 훈련된다. 파워랙에서 여러 핀 높이를 돌아가며, 무거운 무게로 싱글들을 훈련하게 된다. 첫 주에는 핀 4와 핀 3에서, 두 번째 주에는 핀2와 핀1에서, 세 번째 주는 바닥에서, 그리고 4인치 박스 위에 서서 훈련한다.


하지만, 가장 알려지지 않은 운동은 리버스 하이퍼익스텐션이다. 이 운동은 상체를 레그 익스텐션 머신에 기대어 놓거나, 파워랙을 사용하여, 지상으로부터 3피트 정도 높이에 판자를 올려놓고 누워서 진행하게 된다. 허리에서부터 몸을 굽혀, 다리가 지상에서부터 움직이게 한다. 리프터는 이제 그의 다리와 엉덩이를 뒤쪽으로 가능한 한 높게 들며, 등 하부 근육과 둔근을 수축한다. 가능한 한 많은 횟수를 반복하며 말이다. 중량은 발목에 붙여 저항을 제공하게끔 한다. 우리는 개목줄을 사용한다.


한 주간 훈련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월요일 -

핀 DL, 4/3 핀, 또는 2/1핀, 또는 바닥과 4인치 디피싯에서 싱글들 수행

리버스 하이퍼익스텐션.


수요일 -

파워랙 BP 싱글들


금요일 -

박스 스쾃, 싱글들, 박스 2 와 1.

리버스 하이퍼익스텐션


일요일 -

와이드 그립 BP

클로즈 그립 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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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10일 수요일

의식의 흐름 #31

 - 나는 쇠질과 관련해 스스로가 “과학적”임을 뻗대어 대는 이들을 증오한다.


- 대부분은 “과학”이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 하는 이들로, 그저 당대에 유행하는 학자 몇몇의 논문 몇 편, 책 한 두 권을 인용하는 것이 자신들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는 자들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이를 테면, “과학적”인 근비대 관련 컨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Brad Schoenfeld를 인용하곤 한다.


- 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자신들이 숭배하다시피 하는 Schoenfeld가 2019년 논문(PMID: 30153194)에서 체성분 초음파 검사를 모두 본인이 직접(!) 수행해서 맹검법 따위를 아예 무시해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는 몇이나 되는가?


- 그리고 사람들이 이에 대해 지적하자, 자신은 “믿을 만한” 연구자이기에, 괜찮다고 답변했었다는 것은 아는가? 맹검법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믿을 만한” 연구자라! 실로 대담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 물론 상기한 건 하나만으로 Schoenfeld의 모든 연구와 저작들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참고할 만한, 활발히 활동하는 저자임을 안다.


- 하지만, 진정으로 “과학적”인 것을 추구한다면, 비판적으로 보아야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 “과학적”인 움직임을 이끄는 “핏플루언서”들부터가 사업과 관련해서는 자신들이 학위를 딸 때엔 절대 하지 않았을 짓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 “과학적”, “근거-기반”을 외치면서, 결국 자신의 방법이 가장 좋다고 단언해야 하는 모순을 껴안고 사는 것이 그들 “핏플루언서”들이니 말이다.



- 나는 아직까지도 이들 “핏플루언서”들이, 그리도 “과학”을 좋아하면서, 교과서를 강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흥미롭지 않나? 모두들 Kuhn을 읽어보긴 한 걸까?


- 물론 나도 이런 말을 할 처지는 안 되는 걸 알지만 말이다.


- 사실, “과학적” 마케팅을 하는 심리를, 한편으로는,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 대부분은 그저, 너무 약한 것이다. 본인은 약한데, 지금까지 쇠질에 들인 시간은 아깝고, 그러니 돋보이고 싶을 때 찾는 것이 “과학적” 컨텐츠인 것이다(물론 소수의 예외들은 있다 – Dr. Hatfield나 Nuckols가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 하지만, 본인 스스로 잘 하지 못 하는 것을 잘 하는 “척”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 Aristotle은 아니라고 할 것 같은데 말이다, 하하.


- 스스로 구원할 수 없는데 남을 구원할 수 있는가?


- 이 글은 사실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조차 아니다. 오히려 자기반성에 가깝다.


- 모든 게 효과가 있다, 모든 게 좋다(“Anything goes”). 무언가를 더 많이 안다고, 그것이 근육량을 늘려주지도, 근력을 올려주지도 않는다.


- 기록을 갱신하는 것은 정말 특출난 아웃라이어들이며, 20세기 중반부터 평균적인 리프터들의 수준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파워리프팅의 예시를 들어보자.


- 60년대 파워리프팅이 시작될 무렵, 주 2회 운동을 하며, 그 중 하루는 거의 1rm 근처를 꾸준히 훈련하는 식이었던 초창기 파워리프터들도 어느 정도는 다들 강해졌다.


- 70년~80년대에 러시아의 “주기화”를 오해한, 선형 주기화와 오프 시즌, 시즌 블록으로 이루어진 미국의 파워리프팅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만한 리프터들을 만들었음은 물론, 중급자 수준의 파워리프터들에게도 좋은 성과를 가져다 주었다.


- 80년대 이후에 Westside Barbell은 동시적 주기화를 유명하게 만들었고, 이 역시 엘리트 리프터들 뿐 아니라, 여러 다른 리프터들에게 효과가 있었다.


- 90년대에는 역도 프로그램에 기초한 접근법을 통해 유럽 쪽의 여러 IPF 리프터들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 러시아를 위시한 구소련 국가들은 이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데, 1980년대 후반 파워리프팅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러시아 리프터들은 모두 하이바 스쾃과 컨벤셔널 데드리프트만 수행하고 있었다고 한다(Coan의 말이다). 역도 시스템에 기초해 불과 수 년 내에 파워리프팅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뜻이 된다(Boris Sheiko는 애초에 역도 코치였다).


- 2000년대엔 어떤가? 5/3/1을 위시해 E-Book과 소위 “쿠키-커터” 프로그램들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엘리트 리프터들은 몰라도 일반적인 리프터들은 충분히 효과를 봤다.


- 2010년대 초~중반에는? 유튜브 중심의 피트니스 문화가 활발해지기 시작하며, 특수성을 극한까지 강조하는 DUP가 유행했고, 여전히 엘리트 리프터들이든 보통의 리프터들이든 강해졌다.


- 그 이후, 현재에는? “Accessory” 운동이 보다 강조되고, 소위 “개인화”가 강조되며, 여전히 엘리트 리프터들이든 보통의 리프터들이든 열심히 하면 강해진다.


- 언제나, 모든 것이 효과가 있었다.


- 약한 것은 나의 잘못이다. 유전자, 그러니까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그걸 확인하려면 결국 실제 쇠질을 계속 해봐야 하는 것이다.


- 미국의 “Physical Culture”의 대부라고 할, Bernarr Macfadden은 실로 탁월한 말을 남겼다.


- “Weakness is a crime.”


- 약함은 범죄이며, 적어도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이 시리즈는 당초에 이 필자 스스로 읽어보고 싶은 글을 아무도 쓰지 않아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의식의 흐름”이라는 제목답게 실로 일관성이 없는 시리즈였음을 안다.


- 그리고 나의 “의식의 흐름”은, 이 시점에서 이 시리즈를 마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단락 지어지는 것 같다.


2023년 5월 3일 수요일

의식의 흐름 #30

 - 나는 코칭을 혐오하지 않는다.


- 오히려, 일정 이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리프터라면 “코칭”이 있는 것이 낫다고도 생각한다.


-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코치가 아니더라도, 같이 훈련하는 파트너들이 있어, 제 3자의 시선으로 훈련을 평가 받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기객관화이니 말이다.


- 혼자 운동해서 챔피언 리프터가 된다는 발상이 몇몇에게 가지는 매력은 이해하나, 적어도 실제 퍼포먼스 기반의 쇠질 챔피언들 중에는 코치나 훈련 파트너가 없었던 사람을 찾기 어렵다.


- 애초에, 인터넷 이전 시기 사람들이 어떻게 쇠질을 배웠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체육관에서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을 통해 배웠을 것 같지 않나?


- 혼자서, 아무런 사회적 교류 없이, SNS와 인터넷만으로 쇠질을 배운 뒤, 고립된 채 쇳덩이를 들었다 내려놓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지극히 21세기적 현상이라는 것이다(그렇다, 나는 지극히 21세기적 인간인 것이다, 하하).


- 쇠질은 문화이며, 문화는 당연하게도 여러 사람이 공유해야 성립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팀”이나 동호회도 혐오하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적으로 쇠질을 하며 가장 즐거웠던 순간들을 생각해보면, “팀”이나 동호회에 소속되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했던 것들이 우선적으로 떠오를 정도다.


-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코칭”보다는 “팀”이나 동호회, 그러니까 클럽 단위로 서로 운동하는 것을 봐주며 쇠질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훈련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 아무래도,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코칭”이라고 하면 묘한 상하관계라고 해야 할지… 글로 쓰기도 낯부끄러운 “스승과 제자”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기에 그렇다.


- “스승과 제자”! 하긴, 스승의 날에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선물을 주는 사람들도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하하.


- 심지어 대한민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Westside Barbell을 인용하길 좋아하지만, 정작 Louie Simmons의 다음 발언을 언급하는 것을 본 기억은 별로 없다.


- Westside Barbell은 단순한 체육관(Gym)이 아니라 모임(Club)에 가깝다는 발언 말이다.


- 그리고 언제나 같이 언급되는 것이 Simmon는 (Westside Barbell이 한창 유명해지기 시작했던 20세기 후반에) 코치가 아니라 훈련 파트너이자 리프터라는 내용도 별로 인용되지 않는다.


- Dave Tate는 Simmons가 50이 넘은 나이에 다시 파워리프팅을 시작하고, 같이 운동하는 젊은 리프터들을 Max Effort 훈련에서 앞지르는 것을 보고, 한층 더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내용의 글을 적은 적이 있다.


- 그리고 이것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가장 이상적인 훈련 환경이다. “Club”으로서, 리프터들이 서로 돕는 것 말이다. 물론 경험이 많거나, 지식이 많은 이가 다른 이들을 더 도울 수 있고, 이것은 분명 일종의 “코칭”이다. 하지만 “스승과 제자” 같은, 역겨운 것은 아니지 않나.


- 이번 글은 그 어떤 정보 공유도 없이 사견으로만 가득하기에, 실로 “의식의 흐름”이라 하겠다.


2023년 4월 28일 금요일

의식의 흐름 #29

 - Dave Tate는 어떤 코치가 좋은 코치인지 판단하기 위해 다음의 기준들을 사용하라 조언한 바 있다:

1) 교육 받은 배경, 수준은 어떠한지?

2) 코치의 멘토가 누구인지?

3) 이 코치가 누굴 지도해왔는지?

4) 실제 직업, 스포츠 상 무엇을 이뤘는지?

5) 실제 자신이 코칭하는 사람들을 이전보다 힘이 세지게 만들었는지?

6) 코치가 자신이 설파하는 것에 있어 본인이 잘 하고 있는지?


- 1번부터 4번까지는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5번과 6번이 특히 중요한 지점들이라고 느끼는 바다.


- 우선, 코칭을 통해 “이전보다 힘이 세지게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 Tate가 파워리프팅에 미쳐있었던 저자임을 고려할 때에, 숨겨진 전제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이를 테면, 이미 제법 훌륭한, 근거가 있는 훈련법(Tate의 경우를 예시로 들면, 그가 Westside Barbell에 가서 운동 하기 전 따랐던, 파워리프팅을 위한, Linear Progression을 따르는 오프시즌/시즌 블록 주기화)을 진행해왔으며, 어느 정도 테크닉이 갖추어져 있고, 영양과 휴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는, 평범한 리프터를 가정해보라.


- 그리고 이 리프터를 “이전보다 힘이 세지게 만”드는 것이 쉬울지 어려울지 생각해보라.


- 대신 답변을 하자면, (당연히) 어렵다.


- 훈련법이 엉망이라거나, 영양과 휴식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거나, 테크닉에 큰 문제가 있는 훈련자의 기록을 올리는 것은 쉽다.


- “이전보다 힘이 세지게 만”들 필요 없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개입만으로도 기록이 오를 테니 말이다.


- 그러나, 훈련법, 영양, 휴식, 테크닉 등 모든 부분이 완벽하진 않아도(사실, 완벽할 수는 없다), 나쁘지 않는 수준인 리프터를 대상으로 할 때에는 아무래도 여러 지식들이 필요해지기 마련이지 않겠나?


- 그리고 이 때의 “지식”은 문헌에 기초한 지식뿐 아니라, 경험적인 지식도 포함하는 것이 될 것이다.


- 내가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문헌에 기초한 지식”이 바벨 무게를 대신 들어주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 하나는 내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하하.


- 그리고 “경험적인 지식”은 결국 Tate가 언급한 6번 내용과 연결된다.


- 자신이 가르치는 것을 스스로 “잘” 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코치”는 “경험적인 지식” 없이 공허한 말만을 하고 있을 공산이 큰 것이다.


- 코치가 훌륭한 선수Competitor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는 결국 유전자의 영역이니까.


- 하지만 적어도 “잘” 하긴 해야 한다. 실로 모호한 말이지만, 적어도 자신이 가르치는 분야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방식을 따라 어느 정도 결과를 스스로 내봤어야 한다는 것이다.


-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소셜 미디어에 자칭 코치가 넘쳐나는 것을 약간은 이해할 수 없다. 스스로 생각해볼 때, 저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3~5년 간은 쇠질 종목 중 하나를 골라 꾸준히 시합을 나가보아야 할 것 같단 말이다. 3~5년이라고 해봐야, 1년에 시합을 두 번 가지는 경우, 매크로 사이클 6~10번에 불과하다.


- 스스로 그러한 “경험적인 지식”을 쌓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효과적인 코칭이 가능하단 말인가?


- 이것은 내가 코칭을 하고자 해서 쓴 글이 아니다. 오히려 소비자의 입장에서 쓴 글이다. 적어도 나는 내가 누군가를 “코칭”해줄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그런 능력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을 안다.


2023년 4월 27일 목요일

최근 들은 음악들 단평 (4)

 1. Wayfarer – Vaudevile

 악곡의 서사, 구조에 기초해 곡을 평가하며 “트루 메탈”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기겁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블랙 메탈을 블랙 메탈답게 하는 요소들에는 악곡 외에도 음향과 곡들을 둘러싼 문화적 맥락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테면, 소위 블랙게이즈(Blackgaze) 같은 장르를 생각해보면, 음향적인 부분이 블랙-메탈-스러움이라고 할 것을 구성하는 요소임을 부정할 수 없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만들어진 전통”이라고 해야 할까.. 고대~중세 인종/문화 집단에 과하게 집중하는 것, 또는 그것에서 영감을 받은 창작물에 과하게 집중하는 것 역시 블랙-메탈-스러움의 일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얼마나 많은 밴드들이 바이킹이니, 아리안 문화니 하는 것에 집중하는지 생각해보면, 이 주장도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왜 이리 서론을 길게 썼는고 하니, 미국의 Wayfarer가 음향적인 부분, 그리고 문화적 배경에서 실로 미국적이라고 할 블랙 메탈을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 그랬던 것이다. 기본적으로 악곡 자체는 블랙 메탈다운 서사성에 집중하지만, 음향적 부분에서는 미국 포크, 컨트리 음악의 영향이 느껴지고, 심지어 밴드가 다루는 주제는 미국 서부 개척 시대, 그러니까 실로 미국적인 신화를 다루고 있다. 바이킹이니 아리아인의 영광이니 하는 것보다 실제 더 직접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주제라는 점도 정말 좋다. 언제나 그렇듯, 유럽 대륙에서 나온 무언가는 영미권을 통해야만 더 멋진 것이 되며, 블랙 메탈도 예외가 아님을 Wayfarer가 보여준다는 게 개인적 감상이다.


2. Vektor – LCD (Liquid Crystal Disease)

 물론 내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메탈이라는 장르 자체가 한 하위 장르 내에서 가장 잘 하는 밴드 한 둘을 들으면, 그 하위 장르의 다른 밴드들은 딱히 들을 필요가 없어지는… 그런 성격이 있지 않나 싶다.

 Vektor는 너무 유명한 밴드이고, 소위 테크니컬 스래시/프로그레시브 스래시라고 할 장르에서 현대에 “가장 잘 하는 밴드 한 둘”에 들어갈 밴드라 하겠다. “LCD”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인데, 다른 이유는 없고, 브레이크 다운과 그 이후 곡이 끝날 때까지가 너무 내 취향에 맞기 때문이다. 사실 여러 곡 들으면 좀 지치는 밴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3. Despised Icon – Warm Blooded

 개인적으로는 90년대생답게 2000년대 후반에 나온 앨범들을 가장 많이 들었고(그 때 십대 후반이었으니 말이다), 그 중 하나가 Despised Icon의 2007년 앨범 The Ills of Modern Man이었던 기억이 있다. 십대 찐따가 데스코어를 싫어하기는 어려우니 말이다. Despised Icon은 그런 의미에서 정말 완벽한 밴드였는데, 데스 메탈 부분과 하드코어 브레이크 다운 부분이 적당히 섞여 있어, 이 쪽으로도, 저 쪽으로도 “빡센”, 실로 즐기기 좋은 음악을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사족은 여기까지 하고, 최근 스포티파이로 이 곡을 듣게 되었을 때 처음 들은 생각은 ‘무슨 2022년에 이런 곡을 내냐’였는데, 알고 보니 2004년에 쓴 곡이었다(그냥, 내가 이 밴드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곡이 좋다는 것이다. 너무 단순무식한 것 같기도 한데, 또 생각해보면 데스코어가 그러면 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4. Lesbian Tribbing Squirt – Covered with The Juices of Youth

 Gorepot을 너무 즐겁게 들어서 Larry Wang의 다른 프로젝트들도 찾아보는데, 이 프로젝트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음악이 우습다.”


2023년 4월 20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28

 - 맥락의 중요성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자.


- Dr. Verkhoshansky는 자신의 포럼에서 누군가가, “역도 시합 동작의 speed (“Rate of Force Development”)를 위해 매 세션 마지막 1RM의 35%로 3회 3 세트를 수행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인가” 라고 질문했을 때, 실로 탁월한 문장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해당 훈련 수단Training mean이 포함된 훈련 절차Training process 전체의 관점에서 벗어나 하나의 훈련 수단의 효용에 대해 의견을 가질 수 없다”라고 말이다.


- 이제, 위의 문장을 읽고 의기양양해져, 나 같은 소위 “안락의자 평론가”들이 사소한 것을 물고 늘어지는 것을 비판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만약 현실에 있다면) 알아야 하는 것은, 누군가가 자신이 홍보하고 싶은훈련 수단을 떠들어대기 위해선, 우선 그 수단이 적용되는 전체 맥락을 설명해야 하는 (논리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 “의무”는 너무 강한 표현이니, 본인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 수단이 적용되는 전체 맥락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하자.


- 최근 내가 전해 들은 “훈련 수단”의 예시를 이야기해보겠다.


- 근력 증가가 목표인 훈련자에게 처방되는 20~30회 이상의 고반복 세트(때론, 부분반복을 더해)가 그것이다.


- 사실, 소위 “Concurrent” 한 방식의 프로그래밍을 선호하는 리프터/코치들을 볼 때 해당 훈련 수단을 적용하는 경우를 찾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 Matt Wenning이 대표적으로, 그의 “Wenning Warm-up”은 세 가지 종목을 25회 2~4세트 서킷으로 진행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 Swede Burns의 경우도, 벤치 프레스 근력 향상을 위해 와이드 그립 벤치 프레스 25회 2세트, 또는 인클라인 덤벨 프레스 30~35회 2세트를 처방한다.


- 그리고 둘의 공통점은, 해당 훈련 수단을 정당화하기 위한 맥락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 Wenning은 본인이 벤치 프레스 시합에서는 600파운드 벤치 프레스를 했지만, 그 이후 Raw 파워리프팅 시합에서는 스쾃 후 584파운드 벤치 프레스만이 가능했었고, 이것이 근력의 문제가 아니라 소위 “GPP”라 불리는 것의 문제임을 인식해 해당 훈련 수단을 고안해냈음을 항상 언급한다.


- 이에 더해, 리프터 개개인의 약점 부위 보강 및 각 세션의 주요 동작들에 사용되는 근육군에의 “Potentiation”을 위해 수행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 “약점 부위 보강”이라는 관점에서도, 단기간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세션마다 가벼운 고반복 동작(“워밍업”이므로, RPE는 매우 낮게 처방된다)을 수행하는 것이 연 단위로 쌓이는 것을 이야기한다.


- 그리고, 이러한 설명은, Wenning이 소비에트 시스템에 기초해 재구성한 Westside Barbell 방식을 따른다는 점에서 보다 설득력을 얻는다. 소비에트 시스템의 관점에서는 결국 사이클 내, 사이클 간 “Tonnage”를 쌓는 것이 필수적이며, “Wenning Warm-up”은 부상 위험을 줄이며 이를 이룰 수 있는 전략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 Burns의 경우는 보다 고전적인, 미국-적이라고 할 “파워빌딩” 방식에 가깝기에, 고반복 세트가 다른 맥락을 가진다. Burns의 처방에 따르면 고반복 세트는 마이크로 사이클 내에서 아예 별도의 훈련일을 가지며, RPE도 매우 높게 처방된다.


- 그리고 Burns가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당연히 동작에 특화된 근비대이다.


- 지나친 반복수와 RPE가 아니냐고? Burns는 상기 고반복 세션을 9일 마다 한 번씩 진행하도록 처방한다(이 9일 간, 벤치 프레스 세션은 총 두 번이며, 그 중 한 번이 고반복 세션이다). 회복 및 과부하가 가능한 빈도인 것이다.


- 위 두 가지 예시의 경우, 훈련 수단으로서 고반복 세트가 적절한지 아닌지 평가할 수 있다. 전체 훈련 절차와 맥락이 설명되기 때문이다(그리고 아마 두 경우 모두 “적절”할 것이다).


- 문제는, 이러한 맥락이 설명되지 않을 경우이다. 혹은 의도적으로 누락되거나.


- 만약 누군가가 기존 훈련하는 방식에 고반복 훈련을 얹는다고 생각해보자.


- 이건, 그냥 멍청한 짓이다. 


- 애초에 “디로딩”을 왜 하는가? 사이클 내에서 쌓인 피로를 관리하기 위함 아닌가?


- 사이클 내에서 피로가 왜 쌓이는가? 부분적으로는 근육 내 글리코겐이 힘든 훈련 사이클 내에서는 다 채워지지 못 하기 때문 아닌가?


- 그리고 사이클 내에서 일어나는 신경내분비계의 변화 역시 피로가 쌓이는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은가?


- 결국, 사이클 내에서의 “볼륨”이야말로 피로가 쌓이는 직접적인 원인이지 않나?


- 이를 고려할 때, 맥락 없이 볼륨을 늘리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 수 있나?


- 물론 6개월~1년 정도의 장기적인 적응이 있는 경우 효과가 있을 것이다. 


- 그러나 보다 목적에 특수한 훈련 수단을 사용하여 얻을 수 있는 훈련 효과(이를 테면 근지구력,또는 근비대)를 위해, 그다지 특수하지 못한 수단을 사용해, 그것에 적응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가?



- 그리고 제발 “GPP”를 주장하지 말아라. 애초에 쇠질과 관련해 “GPP”가 왜 유명해졌는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Louie Simmons가 A. S. Medvedyev의 “Multi-Year Training” 예제를 너무 감명 깊게 읽어서 그런 것이다. “Class III” 수준의 리프터로서, 여름철 몇 달 간 GPP를 위한 블록을 계획해 스프린트와 점프, 투포환을 할 것이 아니라면, 그냥 근육이나 붙여라(그렇다, “보디빌딩식” 운동이나 해라).


- 물론, 기존 운동하는 것에 고반복 세트를 더했을 때, 바로 효과를 보는 상황도 상정해볼 수 있다.


- 바로, 훈련자가 상대적으로 초보자이거나, 훈련 경력이 짧아, 기존에 하던 것과 다른 자극역을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새로운 자극에 적응하는 경우이다.


- 이 경우라면 어떤 훈련 수단을 추가하더라도 단기간에 훈련 효과를 볼 수 있다.


- 이에 더해, 가동 범위를 제한하는 경우, 실제 기록 측정에서도 불필요한 가동 범위를 줄이게 되어(일종의 테크닉 개선), 기록이 느는 것을 유도할 수 있다.


- 결국, 상대적으로 초보자이거나 훈련 경력이 짧은 사람에게 고반복 세트를 처방하는 경우, 1) 새로운 자극에 대한 (상대적으로) 빠른 적응, 2) 잠재적인 테크닉 개선을 통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 이것이 훈련자의 훈련 생애 전반에 걸쳐 유의미한가? 그렇지는 않다. 결국 늦든 빠르든 목표하게 될/얻게 될 훈련 효과이니까.


- 하지만 이것이 품팔이에 유의미한가? 그렇다. 단기간에 훈련 효과가 나와야 마케팅이 가능하니까.


- 그리고, 이 경우 맥락을 누락하는 것이 필요해지는가? 그렇다. 그래야 무언가 비밀이 있는 줄 알고 사람들이 돈을 낼 테니.


- 만약 이 글을 읽은 독자라면 하기를 명심하라:


- 어떤 훈련 수단을 보았을 때, 1) 그 훈련 수단이 적용되는 맥락이 우선 고려되어야 하며, 2) 이미 성공한 리프터/코치들이 해당 훈련 수단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


- 만약 상기의 과정에서 무언가 누락, 오류, 불일치 등이 있는 경우, 믿지 말아라.


- 쓰고 보니 중언부언이 지나친 글이 되었으나, 언제나 그래왔으니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2023년 4월 14일 금요일

의식의 흐름 #27

 - 쇠질 기록과 관련해 가장 의미 없는 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내 생각엔 시합 규칙 상 허용되는 특정 테크닉이 “치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가장 의미 없는 말인 것 같다.


- 벤치 프레스 아치가 치팅이니, 스모 데드리프트가 치팅이니 하는 말들 말이다.


- 우선, 그게 그렇게 “치팅”이라면, 그렇게 말 하는 사람들이 직접 벤치 프레스 아치와 스모 데드리프트 테크닉을 사용해 현재 있는 기록들을 깨면 될 것 아닌가? 


- 그리고, 기록 경쟁을 하는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쇠질 기록 경쟁도 보다 많은 중량을 들기 위한 자세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왜 이해하지 않는가? 


- 관련하여 역도의 예시를 들어보자.


- 프레스를 생각해보라. 1960년대 이후 동구권 리프터들은 사실상 프레스 대신 상체 저크라고 할 것을 고안해내었다. 무릎만 굽혔다 펴지 않으면 심판들이 흰 불을 줬으니까!


- 이런 상황이면 당연히 이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게 맞지 않나? 밀리터리 프레스를 하며, 합계에서 80kg 손해를 보는 게 현명한 선택인가?


- 그리고 쇠질 시합의 규칙이라는 것은 계속 바뀌기 마련이기에, 결국 반칙, “치팅”은 해당 시점의 특정 규칙을 어기는 것에만 적용될 수 있는 말임을 기억해야 한다.


- 애초에 스내치에 그립 너비 제한이 있었다는 것은 아는가?


- 영국과 프랑스에서 20세기 초반 적용하던 규칙에 따르면, 스내치에서 바벨을 잡는 그립 너비는 두 개의 덤벨을 잡고 프레스하는 너비를 넘을 수가 없었다. 1930~40년대 들어서야 그립 너비를 넓히는 룰 개정이 있었던 것이다.


- 1960년대 중반까지는 스내치나 클린을 할 때, 말 그대로 “Clean”한 방식이 강요되었다는 것, 그러니까 바벨이 머리 위로 들려 고정되거나, 어깨까지 올라가기 전에 몸에 닿는 경우 실격 처리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는가?


- 요즘 역도 선수들이 하는 동작들은, 20세기 중반까진 규정 상 모두 반칙이었단 말이다.


- 하지만, 현재 규정 상 “요즘 역도 선수들이 하는 동작들”은 반칙, “치팅”이 아니다. 이에 모두 동의하지 않나?


- 아치 벤치 프레스와 스모 데드리프트 모두 파워리프팅 “현재 규정 상” 반칙, “치팅”이 아니니, 같은 논리가 적용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 이제 누군가는 IPF의 벤치 프레스 규정 개정을 이야기할 것이다. 팔꿈치 깊이를 보는 그 규정 말이다.


- 그런데, IPF만 파워리프팅을 하는가?


- IPF를 제외한 다른 파워리프팅 단체들은 모두 “팔꿈치 깊이” 규정 따윈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그 다른 단체들에서 세운 기록도 여전히 파워리프팅 기록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 하긴, 소위 “Raw” 파워리프팅을 하는 사람들은 위와 같은 논리로 아치 벤치 프레스와 스모 데드리프트를 옹호하다가도, 장비 파워리프팅을 보면 또 거품을 물곤 한다.


- “진짜 힘”이 아니니 뭐니 하며 말이다.


- 그러나, 위에 계속 설명한 맥락에서, 장비 파워리프팅 역시 그들이 가진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며, 쇠질의 한 형태로서 인정되어야만 하는 것이지 않나?


- 사실 요즘 새로이 나오는 니 슬리브들이 혼자서도 서있다거나, 위에 원판을 올려도 눌리지 않는다고 광고하는 것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아님을 아는가?


- Inzer사의 Leviathan 스쾃 수트가 혼자서도 서있다는 것을 마케팅 요소로 삼았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 그리고 사실 파워리프팅은 그 시작부터 장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 60~70년대 파워리프터들이 무릎에 Ace밴드를 감으며, 무릎 뒤에 테니스 공을 반으로 잘라 넣었다는 것을 아는가?


- Anthony Fratto도 그런 방식으로 70년대 초반에 705파운드 스쾃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Fratto에게 아무 말도 못 했을 것이다. 왜냐고? Fratto는 마피아 어소시에이트라는 설이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이름도 “Anthony”이지 않나.


- 더 나아가, Tom Overholzer 같은 리프터는 60년대 후반에 이미 몸을 침대 시트로 감싸고, 그 위에 청바지 반바지를 입은 뒤, Ace 밴드를 두르고 그 위에 싱글렛을 입고 스쾃을 했다고 한다.


- 저런 노력 덕에 맨몸으론 500파운드 스쾃도 못 하던 사람이지만, 시합에서는 660파운드 이상의 스쾃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 이런 모든 것들이 금지된 이후로도, 파워리프터들은 기록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했다.


- Monolift 가 사용되기 전, 80년대에 Dr. Fred Hatfield는 1,000 파운드 스쾃을 하기 위해, 스쾃 랙에서 바벨을 들고 뒤로 걸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변 스파터들에게 랙을 앞으로 치우게 했다.


- 사실, 위에 언급한 Overholzer도 마찬가지로, 친구들이 랙을 앞으로 치워주었다고 한다.


- 그리고 저 모든 것이 기록으로 인정되었다! 왜냐고? 당시엔 저걸 금지하는 규칙이 없었으니까!


- 만약 IPF를 과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팔꿈치 깊이를 언급하며 어떤 리프트가 벤치 프레스 기록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무시해도 좋다는 것이다.


- 왜냐고?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한다고 주장하는 스포츠의 역사조차 모르는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 쓰고 보니, 정말 아무런 정리가 안 된 글이 되었는데, 제목이 “의식의 흐름”이니 괜찮을 것이다.


2023년 4월 6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26

 - 언제 늙었다고 느끼는가?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점점 속 좁은 사람이 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 사소한 것에도 불편함을 느낄 때에 자신이 늙었다는 느낌을 크게 받는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지 할 수도 있겠으나, 하기 글이 쓸데없이 사소한 것에 느꼈던 불편함의 집합이기에 적은 문장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읽고 괜히 혼자 기분 나빠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분만 읽기를 바란다.


- “세미 스모” – “스모 데드리프트”의 정의가 무엇인가? 바벨을 잡은 양 손의 바깥에 양 발이 놓이는 자세로 하는 데드리프트를 “스모 데드리프트”라고 부르지 않는가? “세미 스모”는 반쯤 “스모 데드리프트”라는 말일 터인데, 한 발은 한 손 바깥에, 다른 발은 다른 손 안 쪽에 놓는 것인가? 그냥 “내로우 스모”든 뭐든 다른 말, 보다 분명하게 이해되는 말로 부르면 안 되는 걸까?


- “린 벌크”, “린 매스업” – 만약 체중을 불리고 싶다면, 체지방도 함께 쌓일 각오를 하는 게 맞지 않나? 그게 싫다면 PED를 사용하면 된다. 복근을 유지하고 싶다면, 유지 칼로리 정도만 먹든, 조금 더 먹든 하면 된다. 무수히 많은 “스트렝스 애슬릿”들이 하고 있는 일이란 말이다.


- “키토 벌크”, “키토 매스업” – 지방과 관련해 지방산의 재에스터화(re-esterification)을 들어보셨는지? 소위 “칼로리 서플러스” 상태에서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여러분의 몸은 말 그대로 팔뚝의 지방을 분해시켰다가, 혈관을 통해 그걸 배로 이동 시켜 다시 저장시킬 수 있다. 


- “볼륨” – 제발 누구든 “볼륨”을 이야기할 때 어떤 방식으로 계산되는 “볼륨”을 말하는 건지 우선 이야기해줄 수는 없는 것일까? 역도 관련자들처럼 “Tonnage”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동구권이 역도든 파워리프팅이든 가리지 않고 쓰는 “Number of lifts”를 말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21세기 들어 유명해진, 세트 수를 말하는 것인지 말이다.


- “역도식 데드리프트” – 누군가는 이 글을 보고 경기를 일으킬 수 있겠지만, “역도식 데드리프트”라는 것은 실로 의미가 없다. 만약 당신이 역도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다양한 구간의 “클린 풀”만 있을 뿐이다(물론 “데드리프트”라는 용어를 쓸 수 있겠지만, 이게 파워리프팅 데드리프트인 것은 아니다). 애초에 역도 “클린 풀”처럼 흉추 신전을 하고 바벨을 드는 것은 파워리프팅 관점에서 딱히 똑똑한 짓은 아니다. 굳이 팔을 짧게 만들 이유가 있는가?


- “여러 장점만을 모은 훈련법” – 이전 글에서 지적했지만, 특정 훈련법은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저 당신 눈에 보기 좋은 것을 섞는다고 보다 나은 것이 되지 않는다. AMRAP과 Prilepin’s Chart를 섞지 말아라. Westside의 Conjugate method(동시적 주기화)를 Verkhoshansky의 Conjugate Sequencing(블록 주기화)와 섞지 말아라. 뭐라고? 5/3/1과 동구권 주기화를 섞겠다고? 나도 알고, 당신도 알 정도로 유명한 방법론들은, 다 유명해진 이유가 있다. 시스템으로서 효과가 있었으니 유명해진 것이다! 


- “스테로이드 이전 시기 훈련법” – 코카인이 들어간 와인을 팔던 시절 훈련법이 정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전보와 우편이 가장 빠른 정보 전달 수단이었던 시절에 살았음에도 현대의 우리가 알 정도인 리프터라면, 뭘 해도 강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Saxon을 생각해보라. 운동할 때마다 “부스터” 개념으로 술을 마셨고, 매일 벤트 프레스 중량을 쳤다. 그리고 옛날 기록들의 진위 여부는 또 어떤가? Hermann Goerner의 기록들 중 여럿이 가짜일 수 있다는 연구는 아는가(https://starkcenter.org/igh/igh-v9/igh-v9-n4/igh0904d.pdf)?


- “50~60년대 훈련법” – 이걸 파는 부류들은 2차 대전 직후 미국 역도 선수들과 함께 역도 자체를 신격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걸 아는가? 역도 시합의 규정도 계속해서 바뀌어왔다는 사실 말이다. 스내치나 클린 동작 중 바벨이 몸에 부딪히거나 쓸릴 수 있게 된 것이 60년대 중반이며, 그 이전에는 영국에서 유래한 “Clean” 방식만이 허용되었다. 사실상 50~60년대 역도 동작이라는 것은 요즘으로 따지면 “힘클린”, “힘스내치” 같은 것이란 말이다. 마치 요즘 파워리프터들처럼 흉추를 굽히고 드는 리프터들도 있던 시절이다(멀리 갈 것도 없이 소련의 Arkady Vorobyov도 그랬다).


- “스트렝스” – 제발 무엇을 위한 “스트렝스”인지 먼저 적길 바란다. 맹목적으로 “근력”을 늘린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대체 누가 어떻게 알아듣겠나? 그리고 만약 저 “스트렝스”가 그냥 헬스장에서 바벨 무게나 좀 더 드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그냥 시쳇말로 이야기하는 “보디빌딩식” 운동을 하며 점차적으로 중량이나 올려라. Kazmaier가 탁월하게 이야기한 바, 10회 세트에서 강해지는 것을 신경 쓰면 되는 일이다. 몸이 좋아지면, 헬스장에서 드는 중량도 어느 정도는 오르게 되어 있다.


- 난 너무 늙어버렸다.


2023년 3월 21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25

 - 이 시리즈에서 지속적으로 결국 타고나는 것이 전부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여전히 “노력”을 믿고 싶은 사람들, 또는 “노력”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은 불만을 가질 수 있겠다. 


- 사실, 후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빌어먹을 “스트렝스” 품팔이들 말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이 부류에 해당된다면, 당신이 인류에게 알려진 가장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길 기도 드리는 바다. 왜냐고? 당신은 역겨운 거짓말쟁이에 사기꾼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애초에 전혀 분명하지도 않은 "스트렝스" 운운이나 하고 있지 않은가?


- 이들 부류는 ‘“인자강”임을 어떻게 아나요?’ 이런 식의 질문이나 할 것이 뻔하다.


- 하지만 위의 질문만큼 답변이 간단한 것도 없다.


- 스스로 본인이 “인자강”이라면, 2~3년, 아니 0.5~1.5년만 쇠질을 해봐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 주변에 비슷한 훈련 경력이 있는 사람들보다 근력이든 근육량이든 훨씬 앞서가고 있을 테니 말이다.


- 물론, 이걸 깨달은 당사자가 겸손한 척, “누구나 할 수 있다” 라며 너스레를 떨기에, 우리는 “인자강”들의 진심 어린 자기 고백을 영원히 듣지 못한다. 하하.


- 많은 사람들이 “모든 사람이 달라요” 라고 하며 “biological interindividuality” 개념을 떠들어대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모두 애써 부정하지 않나.


- 근비대에 한정해서 생각해보자(하기 내용은 Dr. Scott Stevenson의 책을 적당히 베낀 것이라, 딱히 자신은 없다. 하하).


- 우선 사람마다 위성세포의 밀도라고 할 것이 다 다르다.


- 그리고 저항 운동의 결과로 위성 세포로부터 획득 되는 근핵의 규모라 할 것도 사람마다 다르다. 


- 근원성 유전자의 표현형이라 할 것도, 저항 운동에 대해 나타나는 micro RNA 표현도 다 다르다.


- 결국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해도 결과를 덜/못 얻는 “Low-responder”, “Non-responder”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 그리고, 아나볼릭 안드로제닉 스테로이드와 같은 PED도 이러한 상황을 크게 개선 시킬 수 없다.


- 여전히 위의 차이들은 남아 있으며, PED에 대한 반응 역시 개인차가 크기 때문이다.


- “Phosphodiesterase” 효소와 관련된 유전적 차이에 따라 에난데이트 에스터를 붙인 AAS의 생체이용률이 50%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 같은 양의 “에난”을 빨아도, 누군가는 다른 이보다 50% 이상 더 “약빨”을 잘 받는다는 소리다.


- 개개인마다 안드로겐 수용체에 차이가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모두 알 테니).


- 성장호르몬이라고 다를 거 같은가?


- 재조합 성장호르몬(rHGH)가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 만약 당신이 성장호르몬에 대한 면역 반응이 심한 경우라면? 과연 성장호르몬 사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까?


- 만약 운이 없는 경우, 쇠질을 아무리 해도 주변 다른 쇠질충들보다 근육질이 될 수도, 힘이 세질 수도 없으며, 이러한 상황이 PED를 사용해도 바뀌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냥, 키와 같은 것이다. 175cm 키로 농구선수를 꿈꾸지 않는 게 당연한 것과 같은 상황이다.


- 이렇기에 위의 “품팔이”들이 역겨운 것이다. 무엇을 바꾸든, 무엇을 고치든, 유전자를 바꿀 수 없으니 아무 소용이 없다.


- 체형의 문제? 프로그램의 문제? 테크닉의 문제? 이런 것은 모두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만약 당신이 충분히 근육질에 힘이 세질 유전자를 타고났다면, 말도 안 되는 테크닉과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프로그램을 가지고도 리프트 기록이든 몸이든 소위 “중급자”~”상급자” 수준에 3~5년 내에 도달하게 된다.


- 그렇지 않은 경우? 백날 고쳐봐라. 뭐가 얼마나 달라지나.


- 그렇기에, 위에 이야기한 “품팔이”들이 역겨운 사기꾼이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


- 진짜 “코치”들, 그러니까 우리가 이름을 알고 참고하는 “코치”들은 선별된 리프터들만을 다룬다. 그리고 이를 숨기지 않는다.


- 하지만 “품팔이”들은? 헛된 희망을 퍼뜨리며, 역겨운 거짓말을 판다. 적당히 타고난 범위 내에서 즐기고 치울 일을 굳이 더 어려운 일로 만들며, 사람들을 속여 타인들이 자원을 낭비하게 한다. 거의 "갈취"라고 할 수 있겠다.


- 그들에게 바칠 돈으로 스테이크나 사먹고, 유튜브 영상이나 찾아보길 바란다. 결국 1년 뒤 결과는 같을 테니 말이다.


2023년 3월 14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24

 - Wendler에 대해 지나친 고평가를 한 것 같기에, 균형을 위해 개인적으로 Wendler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내용도 적어야겠다.


- 우선, 나는 Wendler의 프레스 동작에 대한 사랑을 제법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 Wendler는 프레스 훈련을 통해 자신의 벤치 프레스 기록이 올랐다고 떠들지만, 이는 Wendler가 멀티 플라이 파워리프팅을 훈련했던 리프터이기에 그런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 멀티 플라이 파워리프팅 벤치 프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무장비 1RM보다 한참 높은 무게를 다루는 데에 필요한, 안정화를 위한 근육군들과, 락아웃을 위한 삼두근의 힘이니 말이다.


- 상대적으로 무장비 벤치 프레스의 바닥 구간에서 사용되는 근육들이 덜 훈련되었을 수밖에 없으며, 프레스는 그저 이 격차를 메워준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 사실, 75도 정도 인클라인 벤치에서 프레스를 했더라도, 거의 같은 효과를 얻었을 것이다.


- 두 번째로, 나는 Wendler의 “Assistance”와 “Conditioning” 처방에는 Wendler 개인의 선호가 지나치게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Wendler 본인이 (Westside Barbell에서 보낸 시기에 대한 반작용인지는 몰라도) 지나치게 “minimal”한 접근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 Wendler의 예전 훈련 기록 같은 것을 보면, 적당히 5/3/1 탑 셋을 한 뒤, 턱걸이와 딥스를 조금 하고, 프로울러를 몇 분 밀고 끝내는 식이다.


- 물론 이러한 훈련 방식이, 이미 온갖 방식으로 훈련해봤고, PED까지 이것저것 사용해본 뒤, 건강을 목적으로(TRT든, 보다 적은 용량의 PED 사용이든) 쇠질을 하는 이에겐 정말 훌륭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 그리고, 고등학생 풋볼 선수들의 리프팅 프로그램으로도 정말 훌륭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 관절에 큰 부하를 주는 일도, 과도한 볼륨으로 피로를 주는 일도 없이, 근력과 근비대, 심폐지구력을 위한 운동들을 한번에 할 수 있으니 말이다.


- 그런데, 헬스장을 다니며, 쇠질만을 목적으로 하는 이에겐 딱히 추천할 수 없는 방식이지 않을까.


- 5/3/1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턱걸이나 딥스를 하고, 프로울러를 밀거나 스프린트를 하는 것만으로는 쇠질을 위한 근비대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 언제든 훈련자가 쇠질과 관련된 목표만을 가진 경우에, 쇠질 생애의 어느 시점, 아니 더 쪼개서 매크로 사이클 내 어느 시점에는 소위 시쳇말로 “보디빌딩식”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필수이니 말이다.


- 상기한 내용 외에도 Wendler와 관련해 별로인 부분들이 있지만, 이 정도만 적어도 충분할 것이다.


- 그리고, 상기한 내용과 관련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쇠질 관련된 정보에 있어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 시리즈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바 중 하나이기도 하다.


- 역사적으로 이름을 날린 리프터들의 훈련법을 모아보라. 말 그대로 세상 모든 훈련법을 볼 수 있을 테니.


- (최소한의 논리가 뒷받침되는 경우에) 모든 것이 효과가 있다!


- 선형 주기화든, 동시적 주기화든, Westside Barbell 훈련법이든, 소련 역도 시스템이든, 70년대 보디빌더들의 펌핑과 볼륨 위주 훈련이든, HIIT든, 모든 것이 효과가 있다.


- 다만, 각각의 훈련법이 가진 맥락에 맞게 적용할 필요가 있을 뿐이다.


- 문제가 무엇인지 아는가?


- “맥락”을 설명하는 데에는 시간이 든다는 것이다. 구술로 설명을 하든, 글을 쓰든 말이다.


- 그리고, (나를 포함해서) 세상의 그 누구도 “헬스”와 관련된 것에 “시간이 든다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 결국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아니면, 마케팅 목적으로 일부러 누락한 – 이 경우가 사실 훨씬 많을 것이다) 정보들이 돌아다니게 되며, 이런 것들을 볼 때마다 내 눈에서는 피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2023년 3월 7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23

 - Louie Simmons는 여러 탁월한 문장들을 남겼지만, 만약 Simmons가 남긴 문장 중 단 한 가지만 남겨야 한다면, 단연 다음 문장이 될 것이다: “Everything works, but nothing works forever.”


- 그 말대로, 세상 모든 훈련법은 효과가 있다. 단지 영원히 효과가 있진 않을 뿐이다.


- 결국 언제나, 새로운 자극Novel Stimuli이 필요해지기 마련이니 말이다.


- 사족이지만, 이 시리즈를 읽어왔던 이들 중 몇몇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Westside Barbell의 훈련법에 대해 비판/비난을 해놓고 Simmons를 인용하는가?


- 그러나 나는 진심으로 Simmons가 위대한 리프터이며 코치라고 생각한다. 그의 방법론은 그가 스스로 훈련했던 당시의 조건과 맥락, 그리고 그가 훈련시켰던 이들이 가진 조건과 맥락을 고려할 때에 매우 훌륭한 것이며, 그가 남긴 지식과 유산, 미친 영향 모두 존경할 만한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Simmons의 방법론들이 맥락에서 벗어나 논의/적용되는 상황이다.


- 어찌 되었든, 다시 “새로운 자극”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자.


- 쇠질은 결국, 몸에 자극을 주고, 이에 대한 회복 과정에서의 적응을 노리는 것이다.


- 당연하게도, 같은 자극만을 계속 준다면, 결국 몸은 그 자극에만 적응한 채, 다시 그 상태에 대한 항상성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 그렇기에, 논리적인 결론으로서, 쇠질을 하는 경우에 계속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 여기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자극”의 새로움이 어느 정도여야 하냐는 것이 될 것이다.


- 아니, 그 이전에, “새로움”이 언제 필요해지는지부터 고민해봐야 하겠다.


- 우선 당연하게도, 현재 주고 있는 자극에의 적응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면, 굳이 “새로운 자극”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 근비대 목표로 훈련하는데, 같은 자세로 같은 횟수를 수행하면서 사용하는 중량이 계속 늘어난다면, 점진적 과부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며, 몸이 적응하는 것을 통해 원하는 훈련 효과를 얻고 있다는 뜻이다.


- 같은, 혹은 비슷한 구조의 훈련 블록들을 계속 수행하면서도 시합 때마다 파워리프팅 토탈이 늘어나고 있다면, 아니, 보다 트렌디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 “Developmental”, “Realisation”, 또는 “Strength” 블록 내에서 “e1RM”의 증가가 분명하다면, 이 역시 몸이 적응하는 것을 통해 원하는 훈련 효과를 얻고 있다는 뜻이 된다.


- 이 경우에는 아직 “새로운 자극”을 고민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 더 이상의 점진적 과부하가 일어나지 않을 때, 이 때 “새로운 자극”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 이제, “새로움”의 “정도”에 대해 생각해보자.


- 만약 훈련자가 분명한 훈련 목표가 있는 경우, “새로움”의 “정도”는, 당연하게도 다시 적응과 점진적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최소한으로 제한될 것이다.


- 왜냐고? “분명한 훈련 목표”는 훈련에서 특수성을 강제하니까.


- 근비대만을 목표로 하는 훈련자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1RM의 95% 이상 강도의 사용을 추천할 이유가 있을까?


- 아니면, 파워리프터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레그 프레스 트리플 드랍 세트 후 불가리안 스플릿 스쾃 트리플 드랍 세트와 바로 이어지는 아이소 홀드를 추천할 이유가 있을까?


- 분명, 위 두 가지 가정 모두에서, “새로운 자극”으로 인한 적응은 일어날 것이며, 이 적응은 결국 각 훈련자가 목표로 하는 훈련 효과에 긍정적 전이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그러나, 부정적 전이가 있을 확률도 낮지만은 않을 것이지 않나.


- 아주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움”을 제공할 수 있으며, 부정적 전이가 있을 확률도 크게 낮출 수 있음을 어렵지 않게 생각해낼 수 있다.


- 이를 테면, 근비대만을 목표로 하는 훈련자가,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볼륨이 높은, 피라미드 식 세트 구성의 5분할 훈련을 진행해왔다고 하자.


- 이 훈련자가 현재 훈련법에서 좋은 결과를 얻다가, 무언가 바꾸고 싶다고 느끼는 경우, 특정 요소를 약간만 바꾸는 것으로도 충분한 “새로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분할(그러니까 빈도)을 그대로 유지하되, Dorian Yates의 “Blood and Guts”처럼, 워밍업 후 1세트만 실패 지점으로 가는 식으로 바꾼다고 생각해보자. 


- 이 훈련자는 볼륨 한 가지만을 조정하게 되겠지만, 이 자체가 “새로움”이며, 이에 적응함으로 통해 다시 점진적 과부하를 맛보게 될 것이다.


- 이번에는, 파워리프터의 예시를 만들어보자.


- 이 리프터는 벤치 프레스와 데드리프트에서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스쾃에서 정체를 겪고 있으며, 소위 “힙슈팅”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해보자.


- 그리고 현재까지 사용한 볼륨 수준과 블록 구성 자체에서는 나름 좋은 성과를 거두어왔다고 해보자.


- 이 경우는, 볼륨(또는 리프터가 느끼는 피로도) 수준은 비슷하게 유지하며, 약점을 보완하는 보조 운동을 추가하면 해결될 것이다.


- 당연히, 이 경우에는 대퇴 사두 근력의 문제일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조, 이를 테면 벨트 스쾃 같은 것을 추가하면 될 것이다.


- 그 외에, 효과가 있었던 다른 부분들은 유지하며 말이다.


- 위의 예시가 작위적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Sean Noriega가 팟캐스트에서 밝힌 내용을 대략 옮긴 것이니, 하하.


- 결국 요점은 이것이다. 특수한 목표가 있는 경우, 특수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최소한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얻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 아예 훈련법을 완전히 바꾸는 것, 이를 테면 지금까지 Westside Barbell의 영향을 받은 “Conjugate” 방식으로 훈련해왔는데, 갑자기 RPE를 적극 활용하는 Block Periodization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하는 일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 물론, 상기한 내용은 모두 진지한 리프터들에 대한 것이다. 반대로, 개인적인 의견이다만, 순전히 취미로, 쇠질을 하며 얻는 도파민 분비를 참을 수 없어 계속 쇳덩이를 들었다 내려놓는 사람이라면, 아예 훈련 방식을 바꿔서, 완전히 “새로운 자극”을 통해 새로운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 본다.


- 애초에 큰 목표도 없는 사람들 아닌가? 그저 하루하루 조금 더 세지고 커지면 만족하는 사람들이지 않은가?


- 고빈도, 고강도, 저볼륨으로 훈련해왔다? 저빈도, 저강도, 고볼륨 방식을 시도해보라.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파워리프팅 토탈에 집중했었다고? 이제 흔히 이야기하는 “보디빌딩식” 운동을 몇 달 간 시도해보라. 이 역시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첫 몇 주는 토할 것 같거나, 근육통이 있겠지만, 몸은 금방 적응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적응”이야 말로, “도파민 분비를 참을 수 없”는 이들(이 글의 필자를 포함)이 중독된 대상이니 말이다.


2023년 2월 26일 일요일

의식의 흐름 #22

 - 지난 글에서 HRT 이야기를 잠깐 한 김에, 관련된 논의, 아니 약간의 농담을 적고자 한다.


- 우선,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난 Trans-gender들을 지지하며, 개인의 자유와, 사회 내의 다양성은 보장되어야 하고, 존중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함을 밝힌다 (그리고 이 부분은 농담이 아니다. 난 차별주의자들 전반을 혐오한다).


- 유감스럽게도, 쇠질을 하는, 특히 쇠질을 하며 인터넷에 상주하는 많은 이들은 트랜스포비아와 호모포비아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 그들이 다른 그 어떤 신체 활동보다 호모섹슈얼리티와 연관이 많은 활동인 쇠질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약간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말이다.


- 자, 이제 위에 적힌 것 중 몇 가지를 전제로 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 개인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고 존중 받아야 한다.


- 사회 내의 다양성 역시 보장되어야 하고 존중 받아야 한다.


- 여기에 한 가지 전제를 더하자. 위 두 가지 전제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회의 지속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적용된다고 해야 할 것이니…


- 이 경우에 우리는 Trans-gender 개념이 당연히 인정되어야 하며, 이에 따르는 모든 “성별 정정” 역시 정당한 것임에 동의해야 할 것이다.


- 그리고 이제, 반대 방향을 생각해보자.


- 무슨 “반대 방향”을 말하는 거냐고? Trans-gender라는 단어에서 “Trans”의 반대 방향 말이다.


- 우리가 Trans-gender들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에 적용하는 논리와 완전히 같은 논리를 적용하여, “Ultra-gender”, 또는 “Über-gender”라고 할 만한 것에 대한 인정도 해야만 하지 않을까?


- 무슨 말이냐고? 누군가가 태어날 때부터, 단순한 남성으로서 성별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남성적인 남성으로서 성별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 이 사람은 자라면서, 지정 성별에 따라 운동해봐야 80kg 전후의 근육질 몸밖에 못 만드는 것에 큰 불쾌함과 불편함을 느끼며, 이게 자신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하자.


- 이 경우에 우리는 이 사람에게 “supraphysiological” 수준의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놓아주어야만 하는 것 아닌가?


- “MTF” 그러니까, “Male to Female” “Trans-gender”를 인정하게 해주는 논리와 같은 논리를 사용해, 이를 테면 (가칭이다만) “MTFAM”, “Male to Fxxxing Alpha Male” “Ultra-gender”(또는 “Über-gender”) 역시 인정해주어야만 하는 것 아니냔 말이다.


- “MTFAM” 개념 관련해 예상치 못한 강점도 있다.


- 바로, 20세기 중반부터 무수히 많은 보디빌더들과 리프터들이 자발적으로 임상 실험들을 해주었다는 것이다.


- 그리하여 우리는, “MTFAM”의 경우에, 영화 배우가 되어 성공한 뒤 주지사가 된다거나, 프로레슬러로서 크게 성공한 뒤, 영화계에 진출, 유명세를 쌓아 정치까지 넘보는 인물이 된다거나 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 그리고 많은 보디빌더들과 리프터들이 “MTFAM”이 되는 경우에도 (기대 수명은 물론 좀 줄겠지만) 여러 사업에서 성공하고, 가정을 꾸리고,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다는 사례들을 이미 보여주었다는 것도 흥미롭다.


- 물론, 적절한 의료적 지원과 조언이 없는 데다가, 너무 성급하게 많은 양의 약물을 사용해 부작용을 겪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른 사례들도 있지만, 이는 우리가 “MTFAM”들을 위해, 그들이 주류 의료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지 않은가?


- 하하.


2023년 2월 23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21

 - 최근에 지인과 이야기하다 나온 농담 중 하나는, 20~30대 때 현재의 헬스 붐을 겪은 의사들이 40~50대가 되어 개업을 한다면, (한국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력이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TRT 용량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게 될 것이며, 몇몇은 HGH HRT까지도 팔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실손 처리를 할 수 있게, 지금부터 쇠질 하는 의사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 이미 해외에서는 TRT도 모자라, HGH HRT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 사실 이는 흥미로운 현상인데,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목적이면 딱히 현명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 Testosterone을 외부에서 추가적으로 주입한다면? 혈압이 올라간다.


- HGH를 쓰면? 소량이더라도, 혈당이 올라가고,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지며, 심장의 비대가 일어난다.


- 결국 약간 높은 혈압, 약간 높은 혈당, 심장에의 부하의 증가가 있게 된다.


- 이에 더해, 저런 식의 (상대적) 고용량 HRT를 받는 사람들은 운동도 한다. 체중이 늘어나고, BMI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 정말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두 피하고자 하는 것들이지 않나.


-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돈이 제법 있는, 부유한 사람들이 HRT를 받고 있는 것이다. “웰-다잉”의 일환인 것일까? 나 같은 평민은 알 길이 없다.


- “오래 살고 싶은”과 관련하여 좀 더 이야기해보자.


- 사실, 심지어 내추럴로 운동하더라도, 제법 나이가 있는 경우엔 체중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지 않나? 칼로리 섭취를 어느 정도 제한하며 말이다.


- BMI는 쇠질의 관점으로 볼 때는 매우 멍청한 지표지만, 기대수명의 관점에서는 진지한 고려가 필요한 지표이니 말이다.


- 칼로리 섭취 제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Warren Buffett은 햄버거에 소금을 뿌린 뒤, 콜라와 함께 먹지만, 그것은 Buffet이 초인이기 때문이며, 일반적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과한 칼로리 섭취는 안 좋은 것임을 우리 모두 안다.


- 문제는, 쇠질충들은 십여 년 이상을 BMI상 과체중 이상으로 사는 것과, 과한 칼로리 섭취가 필수인 취미를 하게 되며, 이것이 습관이 된다는 점이다.


- 결국,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쇠질충들은 자신들의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하는 시점을 맞이하지 않을까.


- 당장 떠오르는 것은 가정을 꾸리고 애를 낳는 경우이다. 정말 재능이 있는 리프터이며, 그 재능을 통해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이상, 쇠질은 차순위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 대신 건강과 장수, 시간 관리가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 Wendler의 프로그램들을 읽으면서 즐거웠던 부분 중 하나는, 위의 경우에 적용될 만한 것이 매우 많았다는 것이다(정작 나는 5/3/1을 제대로 한 경험이 평생 딱 6주, “Building the Monolith” 프로그램을 따랐을 때뿐임에도, 최근 Wendler를 지나치게 빨아주고 있다, 하하).


- 이를 테면, 그의 “Krypteia”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주 2일 프로그램을 보자.


- 바벨 운동(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프레스)는 5/3/1 “5’s Progression”과 “First Set Last”로 이루어지며, 한 주는 스쾃, 벤치 프레스, 다른 한 주는 데드리프트, 프레스를 해서 총 6주에 5/3/1 사이클이 한 번 돌아가는 식이다.


- 그리고 바벨 운동과 수퍼 세트로, 하체 리프트(스쾃, 데드리프트)를 할 때는 딥스와 친 업이 10회씩, 상체 리프트(벤치 프레스, 프레스)를 할 때는 고블릿 스쾃과 덤벨 루마니안 데드리프트가 10회씩 진행된다.


- 이를 테면 이런 식으로 말이다: 스쾃 TM 40%*5, 중량 딥스 10회, TM 50%*5, 중량 친 업 10회, TM 60%*5, 중량 딥스 10회, TM65%*5, 중량 친 업 10회... 이를 통해 총 11세트의 수퍼 세트를 한 세션에 수행하게 된다.


- 재미 있는 부분은? 수퍼 세트 11세트를 45분 내에 끝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 주 당 2 세션, 도합 90분으로 근력과 “컨디셔닝”, 어느 정도의 근비대까지 다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 전에 스트레칭이나 좀 하고, 가끔 회사든 어디서든 산책이나 좀 해주면서, 일상에서의 ‘활동’(“NEAT”라고 부르든 뭐하든 맘대로 하길 바란다)을 좀 늘리면 더더욱 좋을 것이고 말이다.


- 물론, 파워리프팅 토탈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6주에 한 번 “Training Max” 5~10 파운드 올리는 수준이니까(심지어 1RM도 아니고, 그냥 TM 말이다). 하지만, 바벨 리프팅과 보조 운동에서 점진적 과부하는 어느 정도 계속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 근비대에 있어서도, 보다 다양한 근육군들에 집중해서 운동하는 것에 비해서는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그래도 적어도 부정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 “컨디셔닝” (이게 뭔지는 사실 정의하기 어렵지만, 대충 우리 모두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는 안다, 하하)에 대해서도, 진지한 운동 선수 수준으로 기를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향상은 기대할 수 있다.


- 그리고 이게 건강을 위한 쇠질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하여, 가능한 한 점진적 과부하를 이끌어내는 것 말이다. 물론 특수한 훈련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는 부족할 수 있으나, 리프팅에 재능이 없고, 다른 책임질 것이 많은, 거기에 나이까지 들어버린 사람이라면, “특수한 훈련 목표”를 좇는 것 자체가 딱히 추천할 만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2023년 2월 16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20

 - 최근 Jim Wendler의 프로그램들을 다시 찾아보며, 내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Wendler가 훨씬 훌륭한 코치임을 느끼게 되었다.


- 특히 “5/3/1 FOREVER”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처음 보았을 때는 그저 여러 5/3/1 변형 프로그램을 담고 있는 책으로만 여겼던 것이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매우 충실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이를 테면, 그의 “Leader”와 “Anchor” 개념을 보자. 프로그램들에 있어 Wendler는 2~3 개의 “5/3/1 cycle”로 이루어진 “Leader”와, 다시 1~2개의 “5/3/1 cycle”로 이루어진 “Anchor”를 처방하고 있다.


- “Leader” 단계의 경우엔 바벨 리프트들에 대해 흔히 “PR set”이라 불리는 AMRAP 방식의 세트가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이 5회 반복으로 이루어진, 많은 수의 세트가 처방된다. Wendler는 “Training Max”가 실제 1RM의 80~90%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바, 이들 세트들은 결국 실패 지점에서 매우 먼, 일종의 연습으로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 그리고 “Anchor”에서는 바벨 리프트들의 세트 수가 줄어들며, 대신 “PR set”이나, 또는 Wendler가 “Joker sets”라고 부르는 고강도의 세트가 처방된다. 이를 통해 훈련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 이를 통해, 3~5 개의 “5/3/1 cycle”로 이루어진 프로그램 하나 내에서도, 일종의 축적Accumulation과 실현Realization을 명확히 구별하고 있는 것이다.


- 이에 더해 Wendler는 어떤 변형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근비대에 좋다거나, 다른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근력에 유리하다거나 하는 식으로 코멘트를 달아 놓았으며, 훈련자가 원하는 훈련 효과에 따라 여러 훈련 프로그램 템플릿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해놓았다. 이를 통해, 하나의 템플릿을 흔히 말하는 메조 사이클로 하여, 여러 템플릿을 이어 하는, 일종의 매크로 사이클을 만들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 아울러, Wendler는 말 그대로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보조 운동(Wendler는 “Assistance”라고 부른다)을 진행해야 하는지도 처방하고 있다. 그리고 사실 상 모든 훈련일에 “Push”, “Pull”, “Single leg/core” 운동을 하게 만든다(사실 “Single leg/core”는 이름만 그렇지, Wendler의 책에서는 그냥 하지나 몸통 근육군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들을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 또한, 많은 수의 프로그램들이 매 훈련일마다 바벨 운동조차 상체 운동 한 가지와 하체 운동 한 가지를 포함하는 식으로, 사실상 전신을 자주 훈련하게 하고 있다.


- 결국, “5/3/1 FOREVER”의 많은 프로그램들은 소위 우리가 이야기하는 ‘고빈도’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다.


- 약점 부위에 대한 보조 운동도 지속적으로 처방되며 말이다(볼륨은 사이클마다 달라진다).


- 그리고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한 가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 ‘이거 그냥 파워리프팅 프로그램이잖아?’


- 물론 2020년대 들어 유행하는 최첨단의 파워리프팅 프로그램과는 약간 다를 수도 있다. Micro-cycle 단위에서의 평가와 이에 따른 개입, “TTP” 등이 고려되는, 말 그대로 높은 수준의 시합에 참가하는 파워리프팅 ‘선수’들을 위한 프로그램과는 제법 차이가 있을 것이다.


- 그러나, 만약 당신이 소위 이야기 하는 ‘중급자’라거나, 딱히 파워리프팅에 재능이 없는 사람, 그리고 파워리프팅 종목들을 수행함에 있어 세련된 테크닉을 익히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프로그램을 처방할 때엔, 결국 Wendler의 프로그램과 흡사한 접근법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이에 더해, 만약 당신이 그저 적당히 건강을 목적으로, 바벨 운동 종목들에서 적당히 헬스장에서 꺼드럭댈 수준의 중량을 들며, 근육도 적당히 붙이는, 그 정도 수준의 목적만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 이 경우면, Wendler의 프로그램들을 도무지 이길 수 없다. 아무리 머리를 짜내어도, 그저 Wendler를 흉내 낸 것 같은 결과 밖에 안 나올 것이라 장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왜 한물간 피트니스 작가에 대해 이렇게 길게 적었냐고 묻는가? 다른 이유는 없고, 나 스스로 아무 생각 없이 Wendler의 훈련 템플릿들을 따라 운동해볼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의 제목은 “의식의 흐름”이다. 말 그대로 내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여지고 있는 것이란 말이다.


2023년 2월 6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19

 - 최근 주말 간 Jamie Lewis의 BITE-SIZE HISTORY를 읽었다. 가볍게 읽기에 매우 좋은 책이었다. Lewis의 저작들이 그렇듯 말이다.


- 하지만,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그의 쇠질 관련 시대 구분에 대한 것이었다. Lewis는 90년대 이후를 ‘The GH Era’로 규정한다. ‘인슐린, 성장호르몬, 그리고 신톨이 보디빌더들에게 완전히 다른 외형을 준’ 시대로서 말이다.


- 틀린 말은 아니나, 이 경우라면 내 생각에는 ‘성장호르몬의 시대’라기 보단 ‘인슐린의 시대’로 부르는 것이 맞다. 왜냐고? 다른 특별한 이유 없이, 성장호르몬이 이미 80년대 보디빌더들 사이에서도 활발히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 이를 테면, 80년대에 Mr. Olympia였던 Lee Haney와, 그의 훈련 파트너인 'Ropeman' Felder는 성장호르몬을 사용했고, 다른 프로 보디빌더들을 위해 성장호르몬을 구해다 주기도 했다고 한다.


- 참고로, Humatrope가 FDA 승인을 받은 게 1986년이다. 하하.


- Lee Haney를 구글에 검색해보라. 180cm 남짓한 키에, 시합 체중은 110kg 초~중반이었다.


- 그리고 저 정도 수준이, 최상위권 수준의 유전자를 갖춘 보디빌더가, 인류에게 알려진 모든 AAS에 더해 HGH까지 썼을 때 만들 수 있는 몸이다.


- 그럼에도 90년대 이후에 우리는 시합 체중이 120kg가 넘어가는 보디빌더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을 봐왔다.


- 이들과 90년대 이전 보디빌더들 간 차이는? 인슐린 사용 여부뿐이다.


- 이 시리즈에서 계속 언급되는 것처럼, 스포츠 결과의 발전, 그리고 훈련법, 영양 등의 발전은 PED를 빼놓고 도무지 설명될 수가 없으며, 위의 경우도 이러한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 그리고, 이미 이 시리즈 중 상당 부분에 거쳐 ‘내추럴 훈련법’을 설명했고, 이에서 유추할 수 있다시피, ‘내추럴 훈련법’은 보통 너무 지루하고 단순하며, 심지어 ‘개인화’의 필요성이 훨씬 크기에 마케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것이다(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 새로운, 재미 있는 훈련법은 오직 적절한 PED 사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거의 모든 피트니스 인플루언서들이 PED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 의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보디빌딩을 하는 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퍼포먼스 중심의 쇠질을 주력으로 팔로워 기반을 쌓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 실제 보디빌딩을 하는 이들은 Anavar 등 경구제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사이클’을 멍청한 짓이라고 비웃지만, 만약 당신이 ‘내추럴’인 척 하고 싶다면 제법 효과적인 전략이다.


- 약물은 약물이며, 저용량도 효과가 작을 뿐이지 분명히 있으니까.


- 굳이 AAS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퍼포먼스가 목적이라면 다른 약물들, 이를 테면 암페타민 계열을 사용해도 되니까


- 컬링이나 양궁 같은 스포츠에서도 도핑 적발 사례가 나온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약물로 적발되는지 확인해보라.


- PED는 ‘Performance Enhancing Drugs’니까 말이다. 스테로이드만 포함되는 게 아니란 말이다.


- 컨텐츠 크리에이팅의 맥락에서, 만약 당신이 n주 내에 어떤 퍼포먼스를 내야 한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에 맞추어 PED를 쓰는 것이다.


- Youtube가 도핑 테스트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하하.


- 그리고 사실,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잘못이 없다. 이들은 그저, 수요가 있는 시장에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이니까.


- 사실 우리 모두 ‘내추럴’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게 현실인 것이다. 그렇지 않나? 이 글을 쓰는 나도 실제로는 말도 안 되는 유전적 재능을 타고난 아웃라이어나 PED 사용자 외에 다른 이들의 퍼포먼스에는 정말 아무런 관심이 없단 말이다.


2023년 1월 30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18

 - ‘내추럴’ 훈련법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PED를 사용하는 트루 리프터들의 훈련법에 대해서도 적어야겠다.


- 사실, PED를 사용한다고 해서 훈련법이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결국, 자극에 대한 회복과 적응이 전부니까(‘SRA curve’를 모두 알지 않나? 하하).


- 그리고,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훈련법들 거의 모두는 PED를 사용하는 리프터들을 대상으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거나, PED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사용하여 효과를 보아 유명해진 것이다. Tuchscherer의 훈련법 정도를 제외하면 말이다.


- 이를 테면, 나는 아직도 왜 ‘Reps in Reserve(RIR)’와 메조 사이클 내에서 볼륨의 과부하를 강하게 추천하는 Renaissance Periodization 쪽의 훈련 방식이 ‘내추럴’ 훈련법으로 유명해졌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러한 훈련법을 진행하는 리프터나 인플루언서들 중 실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PED를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다.


- 반대로, Dorian Yates나 Jordan Peters와 같이 실패 지점을 강조하는 훈련은 어째서 ‘약쟁이’ 훈련법으로 인식되는 것일까? 영국의 ‘내추럴’ 보디빌딩 씬 전체가 사실상 Yates나 Peters처럼 운동을 하는데 말이다.


- Jim Wendler의 ‘5/3/1’ 덕에 유명해진 3주 ‘Wave’가 어디서 온 것인지 아는가? Westside Barbell에서 왔다.


- 그리고 Louie Simmons가 이 3주 Wave의 아이디어를 얻은 출처는 어딘지 아는가? 동독 올림픽 선수들이다.


- 왜 동독 올림픽 선수들이 3주 단위 ‘Wave’로 훈련했는지 아는가? Turinabol을 3주 복용, 1주 복용량 줄임, 이런 식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 흔히, 리프팅 시합 전 ‘Tapering’을 2~3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 왜 2~3주인지 아는가? 70~80년대 도핑 테스트는 테스트 21일 전 정도에 AAS 사용을 멈추면 걸리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 2~3주 동안은 약물을 사용할 수 없으니, 당연히 강도와 볼륨이 줄어야 하는 것 아니겠나.


- 소위 ‘3대 운동’으로 5회 반복수를 수행하는 것이야말로 ‘내추럴’ 운동법이라고 생각하나?


- 위의 방식은 60~80년대 미국 파워리프터들 덕에 유명해진 방식이다. 그리고 이들이 Dianabol과 Deca Durabolin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는가?


- ‘벌크업’? 1971년 세계 최초의 수퍼 헤비급 파워리프팅 챔피언이 되었던 Hugh Cassidy야말로 이 분야의 선구자 중 하나일 것이다. 180cm 남짓한 키에 샌드위치와 우유를 끝도 없이 먹어 130kg 정도까지 찌워 챔피언이 되었으니까.


- 그가 한 유명한 말 중 토요일에 벤치 프레스가 무겁게 느껴졌다면, 살을 더 찌워 수요일엔 그 무게가 가볍게 느껴지게 하란 식의 말이 있다.


- 고작 몇 일 내에 훈련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Dianabol의 빠른 효과를 연상시키지 않나?


- 체중을 불리고, 계속해서 고중량을 공격적으로 드는 것은 또 어떤가? Deca, 그러니까 Nandrolone이 주는 수분 보유 및 ‘Soft tissue’들에의 영향이 없인 힘들지 않겠나?


- ‘하지만 Cassidy 이전 Joseph Hise나 Bruce Randall 같은 리프터들의 사례가 있지 않나요’ 라고 묻는가?


- Hise는 그저 비만이었고, Randall은 ‘보디빌더’였다지만 1950년대의 보디빌더, 그러니까 체지방률 10퍼센트 초반조차 보디빌더로 대접 받았던 시대였기에 보디빌더로서 대접 받았을 뿐이다. Youtube에 Randall을 검색해서 그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과연 당신이 생각하는 ‘보디빌더’의 모습인지 확인해보길 바란다.


- 애초에, 이 시리즈에서 이전에 언급했듯, PED 사용이 활성화되기 이전 시대의 보디빌딩은 그저 미인 대회에 불과했다. 흔히 John Grimek 이 Mr. America를 유일하게 두 번 수상한 것으로 몇몇 변태들의 극찬을 받지만, 1940년대 Mr. America는 실제 미인대회 수준이었고, 심지어 Grimek 에 대해 주류 스포츠 잡지는 진정 ‘Mr. America’로 불릴 만한 사내라면 무대 복도를 그런 식으로 걸어나가지 않았을 것이라 비꼬았다.


- 그저, 요점은 이것이다. 여러분이 아는 거의 모든 ‘훈련법’은 PED와 함께 나온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위에 언급한 것처럼, Tuchscherer의 훈련법을 제외하곤 말이다. 개개인마다 시합 때까지 ‘피크’에 이르는 기간도 다 달리 설정(‘Time To Peak’를 찾아서 말이다)되고, 심지어 시합 전까지 계속 무겁게 운동하거나, 8회 세트를 수행하거나 하기도 한다. 개개인에 맞춰 말이다.


- 90% 이상을 다루는 것에 Louie Simmons나 소련 역도 코치들처럼 벌벌 떨지도 않는다. 프랑스 파워리프팅 팀의 경우, Panagiotis Tarinidis가 Tuchscherer와 한 인터뷰에 따르면 고강도 싱글을 매우 적극적으로 훈련하는 식으로 Micro cycle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이제, 다시 최초의 주제로 돌아가, PED를 사용하는 트루 리프터들의 훈련법에 대해 말해볼 수 있겠다: 그저, 유명한 훈련법 중 스스로 가장 즐길 수 있고, 훈련 효과가 충분히 있는 것을 아무 것이나 고르면 된다.


- PED 코스나 똑똑하게 쓰길 바란다. 훈련법을 이에 맞추며 말이다.


2023년 1월 27일 금요일

의식의 흐름 #17

 - 앞선 글에 이어, 근력Strength를 목적으로 훈련하는 것과 관련해 좀 더 이야기해보자.


- 혹자는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껏 PED 사용 없이는 훈련이고 뭐고 별 것 없다고 해놓고, 내추럴 근력 훈련법 따위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 유감스럽게도, 이 필자의 기준에 ‘훈련법’이라고 할 수조차 없는 것들이 횡행하고 있기에 그렇다.


- 기억하라: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훈련법’을 이야기할 때에, 세션 내, 세션 간, 그리고 훈련이 지속되는 일정 기간(마이크로, 메조, 매크로 사이클)들이 훈련 목표를 이루는 데에 미칠 영향에 대해, 그리고 훈련자가 가진 조건들이 이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리적 설명을 제공하지 못 한다면, 그것은 ‘훈련법’이 아니다.


- 이에 더해 해당 ‘훈련법’의 목적이 근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근력’을 목표로 하는 훈련이 일반적인 ‘근비대’(보디빌딩이 아닌, ‘헬스’ 수준의 근비대)를 목표로 하는 훈련과 가장 다른 부분이 무엇인지 아는가? 근력은 특정 과제에 특수성을 띤다는 것이다(‘Task-specific’하다는 말이다).


- (다시 강조하지만, 보디빌더가 아닌 이상) 근비대는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근비대가 일어나길 원하는 근육군이 사용되는 동작들 몇 가지에서 계속 점진적 과부하가 있다면, 근비대가 일어날 것이다. 이를 테면, 대흉근의 근비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대흉근이 사용되는 동작들의 점진적 과부하를 통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킬 수 있다.


- 이제, 근력 향상의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심지어 ‘근비대’조차 더 복잡해진다. 훈련자 A의 목표가 벤치 프레스 150kg라고 가정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근비대 전략을 세우는 것은, 위 문단의 시나리오보다 복잡한 사고를 요하게 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


- 그저 대흉근의 근비대만이 목적이라면, 이를 테면, Hammer Strength의 체스트 프레스 머신들을 사용하여, 이 동작들에서 점진적 과부하를 계속 진행한다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것이다.


- 그러나, 훈련자의 훈련 목적이 벤치 프레스 1RM으로 측정되는 근력인 경우에, 위와 같이 운동하는 것은 딱히 현명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다. 훈련에 체력은 쓰지만, 훈련하는 동작의 ‘Strength curve’가 훈련 목적이 포함하는 동작과 많이 다르니 말이다.


- 벤치 프레스 1RM으로 측정되는 근력이 목적인 경우라면, 근비대 훈련도 벤치 프레스 1RM과 유사한 동작으로 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지가 되는 것이다.


- 당연한 이야기를 왜 하냐고?


-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많은 이들이 무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애초에, 대체 왜 Westside Barbell 훈련법이 인기가 있을지 생각해보라.


- 물론 진지한 리프터들이거나, 장비 파워리프팅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Westside Barbell 훈련법’과 관련된 돈벌이가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어떤 ‘마법 같은 비법’을 찾는 사람들일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만약 당신의 목적이 근력이라면, 특수성이 전부다.


- 근력엔 근비대가 중요하지 않냐고? 당연하다. 그리고 근력 목표에 특화된 근비대가 가능함을 언제든 기억하라.


- 다시 벤치 프레스의 예시로 돌아와서, 만약 벤치 프레스 1RM에 도움이 되는 근비대 훈련을 하고 싶다면, 벤치 프레스 변형 동작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 위의 이야기가 ‘내추럴 근력 훈련법’과 무슨 관계가 있냐고? 


- 적어도 쇠질로 한정했을 때, PED를 사용하면 훈련 특수성을 약간이나마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필자의 머릿속에서는 관계가 있다.


- 우선, 상대적으로 특수성에 덜 신경 쓰는 훈련법들을 생각해보면, 거의 무조건 PED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Westside Barbell은 언급할 필요 없을 것이다.


- C.A.T.(Compensatory Acceleration Training) 같은 것도 그렇지 않나?


- 역도와 파워리프팅을 다 훈련한 리프터들의 경우도 그렇지 않던가?


- 그리고 PED를 사용하는 경우엔 사실 지나치게 특수성을 높이는 것이 해가 되기도 한다. 인위적으로 얻은 근육량과 근신경계의 근력을 가지고 있으니, 부상의 위험이 더 크니 말이다.


- 현대의 유명한 리프터들은 약물 사용을 하면서도 다 특수성을 높게 가져가지만, 이는 성장호르몬과 펩타이트 호르몬들의 사용이 80년대 중후반 이후 본격화되어 비로소 가능해진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 반대로, 내추럴의 경우, 인위적으로 근육을 추가로 붙일 수도, 근신경계의 효율을 올릴 수도 없다.


- 이로 인해, PED 사용을 하는 리프터들보다 특수성을 올렸을 때에 부상 확률이 적다(물론 과사용으로 인한 부상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 그리고, 효율이 좋지 못하기에, PED를 사용하는 리프터들보다 ‘연습’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 결국, 내추럴 훈련자가 특정 동작으로 측정되는 근력을 목표로 훈련할 때에는, 특수성을 최대한 신경 쓰는 것이 강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선 글에서 지적한, ‘Bottom-up’ 방식의 컨디션 조절에 더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