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8일 월요일

최근 들은 음악들 단평 (2)

1. Dark Tranquillity - ATOMA


 볼 때마다 이해가 안되는 평들 중 하나는 멜로딕 데스 메탈을 팝 메탈/비(非) 메탈이라고 하는 평가이다. 왜 굳이 자명한 사실을 작성하는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팝'이라는 게 부정적으로 쓰이는 것조차 이해할 수 없다. 그런 평을 작성하는 사람들은 대중 음악이 직업인 밴드들이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 작법을 고수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어찌되었든, Dark Tranquillity는 언제나 안정적인 퀄리티를 제공해온 밴드이며, 2016작인 ATOMA 역시 적당히 듣기 좋다. 개인적으로는 Fiction 때부터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멜로디든 곡 구성이든 미니멀하게 가져가며 공간감을 강조하는 (그러면서도 리듬 파트 등에서 어느 정도 역동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곡들이 특히 좋게 들린다.



2. Blasphemy - Desecration of São Paulo: Live in Brazilian Ritual - Third Attack



 Blasphemy는 메탈 듣는 넘들 사이에서는 별도 설명이 필요 없을 밴드이고... 2016년에 나온 이 라이브 앨범의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첫번째 풀렝쓰 곡 모두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의 1집은 워메탈의 효시로서 추앙 받으나, 말도 안되는 레코딩 상태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질이 나쁜 것은 문외한인 내가 들어도 이들의 1집은 그냥 레코딩을 제대로 못한 게 뻔하게 들린다는 점이다(블랙 메탈은 음질이 안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Darkthrone처럼 음향적인 효과를 고려한 레코딩과 그냥 잘못된 레코딩은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 라이브 앨범은 일종의 재녹음반으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하겠다. 곡들은 뭐... 고전이 고전인 이유가 있다. 애초에 워메탈이 그냥 얘들 복제품들의 향연에 불과하다.



3. Impaled - The Last Gasp



 Carcass 2집으로 시작된 고어 그라인드 식 데스 메탈이라 해야 할 장르는 사실상 Carcass가 너무 잘해서 나중에 나온 밴드들이 할 게 없는 장르에 가깝다고 봐야할 것이다. 해당 장르 극렬 보수 리스너라면 Carcass를 그대로 재현하는 밴드들을 높게 평가하겠지만, 나같은 라이트 리스너들은 오히려 Carcass로부터 몇 가지 요소들만 빌려와 듣기 쉬운 음악을 하는 밴드들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
 Impaled는 Carcass 2집으로부터 고어 컨셉, 트윈 보컬, 몇 가지 멜로디만 빌려 와서, 이를 기초로 보다 대중적인 데스 메탈 곡을 쓰는 밴드라고 할 수 있다. 스래시나 멜데스 사이 어딘가에 끼어 있는 요소들도 보이고.. 아무튼 다채롭고 듣기 쉬운 곡들을 쓴다. 이들 2007년작 The Last Gasp는 사실상 듣기 쉽게 쓰다 못해 리프하고 솔로 들으면서 머리나 흔들면 좋겠다 라는 밴드의 단순무식한 의도가 그대로 보이며, 매우 좋다.



4. Nasum - Grind Finale



 Nasum 해체 후 발매된 기존 EP와 Split 등의 컴필레이션 앨범. 1CD에 들어있는 곡들은 재밌게 들었고, 2CD는 솔직히 대충 들어서 기억안난다. 근데 종합적으로 Nasum 중후기 풀렝쓰보다는 낫다. 솔직히 예전에 Nasum 들을 때 그라인드코어에 멜데스 비스무리한 멜로디 넣어서 뭐하자는 건지 싶었었기 때문에....

2020년 6월 2일 화요일

최근 들은 음악들 단평


1. Sabbat - 20 Years of Blokula



















 1995년 Sabbat 결성 10주년 기념 라이브 앨범의 재발매반. 초기 베스트 앨범 격이라 할 수 있겠다. 스튜디오 앨범 곡들 발업 버젼으로 수록되어 있는 게 좋았다. 특히 초기 EP 곡들과 1집 곡들 라이브가 훌륭하다.



2. The Black Dahlia Murder - Everblack













 벌써 틀니 딱딱 거리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요즘 십대 때에나 듣던 멜데스 밴드들을 추억팔이할 겸 다시 듣는데, 그 중 베스트는 단연 TBDM이다. 기억 속에는 2007년작 Nocturnal 정도가 좋았었지~ 정도였는데... 2013년 나온 Everblack이 얘들 커리어 하이인 것 같다. At the Gates든 Dissection이든 얘들 못 이긴다. 끝.



3. Hoods - The King is Dead













 하드코어에 대해서는 유명한 밴드들만 알고, 장르의 역사든 소위 '철학'이든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인지라, 오히려 '터프가이 하드코어'니 '빗다운 하드코어'니, 무식한 하위 장르를 하는 밴드들이 더 좋게 들리는 경우가 많다. 본토에서야 씬 내에서 뭉쳐서 사회 운동 비스무리하게 하고 그런다지만, 솔직히 조선 반도 방구석 리스너에겐 스트레이트 엣지니 비거니즘이니 뭐니 하는 노래들은 하나도 안 와닿는다. 적당히 DIY 투어하면서 곡에 센 척하는 가사와 빗다운 떡칠하면 그게 하드코어 아니냐..? 그리고 Hoods는 이 점에서 완벽하다. 이거말고 다른 앨범도 좀 찾아 들어야겠다.



4. Shining - IX - Everyone, Everything, Everywhere, Ends












 2007년작 'V - Halmstad (Niklas angående Niklas)'를 실시간으로 접했었기에, Shining은 언제나 훌륭한 밴드로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사실 열심히 들어본 앨범은 4번째 풀렝쓰와 5번째 것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모두 알겠지만,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놓아야 하는 법이다. 이들의 2015년작은 여러 매체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전성기 시절 본인들의 마이너 카피에 불과한 것으로 밖에 안 들린다. 사골을 우려도 정도가 있다.



5. Infester - To the Depths, in Degradation













(대충 고전인데다 트루하다는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