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7일 일요일

최근 들은 음악들 단평 (6) – ‘Arghoslent-like’ 밴드들 몇 개

  Arghoslent는 미국 버지니아 주 출신의 멜로딕 데스 메탈 밴드로, 극단적인 인종차별주의 행보로 악명이 높다. 이들의 “인종차별주의 행보”에 대해 여기에 상세히 적지는 않겠지만, 궁금한 이라면 이들이 쓴 곡들의 가사들을 한번 찾아보길 바란다(그리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굳이 글로 남기는 바, 나는 이들의 인종차별적 의견들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문제는, 한국 땅에 살며 방구석에서나 음악을 듣는 나조차 알게 될 정도로 이들의 음악이 나름 독창적인 스타일을 지니고 있고, 이에 따라 나름 추종까지 받는다는 점이다. 멜로딕 데스 메탈로 분류되는 대부분의 밴드들이 그렇듯, 이들 역시 헤비 메탈이나 스피드 메탈, 때론 스래시 메탈처럼 들리는 리프들을 중심으로 곡을 쓰되, 프로덕션과 보컬 톤에 있어 데스 메탈의 그것들을 사용하는 식의 음악을 한다. 다만 이들이 다른 멜로딕 데스 메탈 밴드들(고텐버그 쪽 밴드들이라든지)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인 것으로 보이는데, 1) 이들이 사용하는 멜로디 중 제법 여럿이 포크 음악의 영향 하에 있다는 것과, 2) 리프 스타일과 곡 구성에 있어 다른 멜로딕 데스 메탈 밴드보다 ‘올드스쿨’ 메탈 밴드들에 가까운 접근을 한다는 점이다. 거창하게 썼지만, 쉽게 이야기하자면 ‘트루’ 메탈이니 ‘폴스’ 메탈이니 구별하는 이들이 ‘트루’로 인정하고 용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멜로딕 데스 메탈을 한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그러니까, Dissection은 싫어하지만 Sacramentum은 참고 들을 수 있는 이들을 위한 멜로딕 데스 메탈로 이해하면 된다, 하하).

 사실, 이들의 스타일이 매우 독창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위에 적은 두 가지 지점 중 첫 번째 지점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감상이다. 인종차별에 미친 남부 백인들답게, 이들이 종종 사용하는 포크 음악적인 멜로디라는 것은 사실 컨트리 음악에서 나온 것처럼 들린다. (제대로 확인하지는 못 한 내용이다만) 지나가면서 본 유튜브 댓글에는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이 나름 유명한 밴조 연주자이기도 하다는 내용마저 있었다. 결국, 이들 음악의 매력은 독특한 멜로디를 메탈 외골수들이 좋아할 만한 리프들에 잘 결합시킨 것에 있다 하겠다. 사실 하기의 밴드들이 Arghoslent의 영향을 받아 이들의 작법을 상당 부분 베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조의 맛을 살리지 못 하는 것 같은 부분도 있을 정도이니, 음악적으로 실로 흥미로운 밴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족이지만, 1980년대 이후 메탈에서 새로운 장르, 또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가진 밴드들 중 극단적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사례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은, 메탈이 사실 그냥 집합적으로 문제 있는 문화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노르웨이 쪽에서 시작한 세컨드 웨이브 블랙메탈 전반은 말할 것도 없고, 멜로딕 데스 메탈의 경우에도 위에 언급한 Arghoslent가 있으며, 멜로딕 블랙 메탈 같은 경우에도 Dissection 같은 밴드는 네오 나치와 관련이 있었다. 가만 따져보다 보면 결국 정치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적은 씬으로 뉴욕 데스 메탈 씬 정도만 남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닌가? Suffocation만 남는 건가?


1. House of Atreus

 House of Atreus는 인터넷에서 Arghoslent와 비슷한 밴드를 원한다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답변에 등장하는 밴드이다. 그리고 이 밴드의 음악을 들어보면 왜 그런지 바로 알 수 있다. 듣는 내내 무언가 Arghoslent가 썼을 법한 리프, 무언가 들어본 것 같은 멜로디들이 튀어 나온다. 물론 Arghoslent보다 훨씬 ‘모던’한 밴드이며, 중간중간 적당히 블랙 메탈 같은 부분들도 있고 그렇다. 잘 하는 밴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무언가 원조의 정수를 완전히 베끼는 데엔 실패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밴드이기도 한 느낌이다. 재미있는 점은, 백인들로 가득한 주 출신 밴드가, 백인우월주의에 미친 밴드의 영향을 숨기지 않는 음악을 하며, 무려 그리스 비극만을 주제로 한다는 점이다. PC를 지지한다면 무언가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 Grenadier

 

 Grenadier 역시 위에 적은 House of Atreus처럼 Arghoslent로부터 받은 영향을 숨기지 않는 밴드이다. 아니, 오히려 House of Atreus보다 재현도가 높을 정도라 하겠다. 애초에 이들의 밴드명부터 Arghoslent의 Hornets of the Pogrom 앨범의 마지막 곡에서 따왔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이 들 정도이다. 심지어 2022년 첫 풀렝쓰도 Arghoslent가 앨범들을 내었던 Drakkar Productions에서 내었다. 다만 Grenadier는 Arghoslent에서 전쟁과 관련된 테마만을 따온 것처럼 보이며, 이 덕에 사상적인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워 보인다. 전쟁에 대한 묘사는 메탈 장르 전반을 볼 때에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은, 흔한 주제이니 말이다. 곡들도 전반적으로 호방한 느낌으로, 좋게 들린다. 아마 이들의 2022년도 첫 앨범이 Arghoslent의 이름 아래 나왔다면, 인터넷 메탈 관련 포럼의 백인우월주의자들 모두 눈물을 흘리며 찬양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Arghoslent의 2023년 앨범은 *매우* 별로였다).


3. Bogside Sniper Squadron

 이 밴드는 2023년에 데모 하나 낸 밴드이지만, 어떻게 보면 위 두 밴드들보다 Arghoslent를 더 잘 재현했다는 느낌이 든다. 다른 이유는 없고, 데모 하나만 있다 보니, 프로덕션이 좀 더 안 좋아 무언가 더 밑바닥 느낌이 나게 들리기에 그렇다. 음악 자체는 포크스러운 멜로디를 제법 많이 쓰기에 매우 Arghoslent처럼 들린다. 다만 트레몰로 리프를 굉장히 많이 쓴다는 차이 정도가 있지 않나 싶고, 그래서 그런지 Metal Archives에서도 블랙/데스 메탈로 분류해놓았다. 곡 주제는 아일랜드 민족주의 관련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가사가 공개된 것이 없어 잘 모르겠다. 그것보다 유일한 멤버인 Friancis Kano는 이력을 보니 블랙 메탈+펑크 쪽 밴드만 했었고, 무려 그 Integrity의 라이브 앨범에 참가한 이력이 있다. 다른 밴드들은 내 취향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에 전념하길 희망해 본다.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말이다.


2023년 9월 4일 월요일

기록 기준 – 러시아의 Sports Classification System을 참고하여

 하기는 파워리프팅 합계, 역도 합계, 바벨 프레스, 그리고 스트릭트 컬과 관련된 러시아의 Sports Classification System 표이다. 가로축은 순서대로, MSIC(Master of Sport, International Class), MS(Master of Sport), CMS(Candidate for Master of Sport), First-Class Sportsman, Second-Class Sportsman, Third-Class Sportsman을 가리킨다(역도 표엔  MSIC가 누락되어 있다). MS는 대략 전국 단위 시합 (“National” 수준) 참가 제한선으로, MSIC는 국제 시합 수준(“International” 수준) 참가 제한선으로 보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출처가 없어 자신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아울러 이 번역글에서도 이 개념을 언급한 바 있다: https://aliftingnerdfromthelandofkimchi.blogspot.com/2016/07/alexander-faleev.html

 사실, 하기 표의 출처 자체가 크게 신뢰는 가지 않으니, 재미 삼아 보면 될 것 같다.

 (출처: http://frs24.ru/biblioteka/#7)


1) 파워리프팅, RAW, 합계, 도핑 테스트 진행


2) 파워리프팅, IPF 싱글플라이, 합계


3) 역도


4) 스탠딩 바벨 프레스


5)스트릭트 컬, 도핑 테스트 진행




2023년 8월 17일 목요일

Dan John의 EASY STRENGTH OMNIBOOK 감상평

1. 서론

 이 글은 Dan John의 EASY STRENGTH OMNIBOOK(이하 OMNIBOOK, 아울러, 이하에서 인용 내용 옆에 괄호와 페이지 번호만이 적혀있는 경우, 해당 내용은 OMNIBOOK에서 인용한 것임)에 대한 감상평이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책은 기존 Dan John이 Pavel Tsatsouline과 함께 내었던 EASY STRENGTH: How to Get a Lot Stronger Than Your Competition-And Dominate in Your Sport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일단은 말이다. 개인적으로 John이 Tsatsouline과 공저한 책의 경우 번역본을 도서관에서 빌려보았었는데, 별 다른 깊은 감상이 있진 않았었다. 하지만, OMNIBOOK의 경우, 궤를 같이 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 큰 감명을 받았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론 Tsatsouline의 글 쓰는 방식과 영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OMNIBOOK의 가장 훌륭한 점은, John이 “EASY STRENGTH”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데에만 시간을 쏟지 않고, 오히려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경험과, 영향 받은 책과 문구들, 그리고 기존 스스로의 저작들을 모두 인용해가며, Dan John이라는 사람이 운동 선수의 근력 훈련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는가를 여러 에세이들을 통해 풀어냈다는 점이다. 여러 주제들이 적절한 인용, 유비들과 함께 몇 페이지의 에세이들의 연속을 통해 설명되며, 이것이 독서하는 시간을 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어준다. 심지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독자를 대상으로도 말이다.

 이에 더해, OMNIBOOK에 담긴 정보들은 실로 실용적인 것으로, 설령 “EASY STRENGTH”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을 이들도 스스로의 훈련에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정도임을 이야기해야겠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경험 중 하나는, OMNIBOOK에 있는 여러 정보들과 제언들이 쇠질에 미친 사람이 아닌, 말 그대로 건강을 목적으로 운동을 하는(또는, 건강을 목적으로 운동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놀랍도록 알맞게 적용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독서 내내 지속적으로 얻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소위 “리프터”가 아닌, 주변 지인, 친구, 부모, 형제, 파트너의 건강을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들 중 최고의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에 더해, John이 사이사이 적어놓은 일종의 삶에의 지혜, 교훈, 또는 조언 같은 것도 매우 훌륭하다. 

 이 글에서는 OMNIBOOK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개인적 소견을 덧붙일 것이다(소개할 때에 OMNIBOOK의 일부분을 발췌하여 번역할 것이나, 의역이 심하게 섞인, 실로 꼴불견인 번역이 될 것이니 미리 양해를 구한다). 이 글을 읽은 독자가 OMNIBOOK을 읽고 싶어졌다면, Dan John의 웹사이트에서 OMNIBOOK의 E-Book을 구매해 읽길 바란다. “EASY STRENGTH” 프로그램을 쓰지 않거나, OMNIBOOK의 다른 정보들을 직접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 하더라도, 독서 경험 자체만으로도 US$ 29.99 의 가격이 아깝지 않은 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감상평은 최대한 쇠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만 기재할 것이다. 어쨌거나, 블로그 제목부터가 “쇠질덕후”이니 말이다.



2. Dan John의 사분면Quadrant, 그리고 일반적 근력General Strength에 대한 생각

 우선, Dan John의 사분면Quadrant 개념부터 보자. 사실 이 개념은 John의 전작에서 이미 등장한 개념이기도 하다. 이 사분면의 X축은 “필요한 자질Qualities들의 수”를, Y축은 “자질들의 수준Level”를 나타낸다. 1사분면은 여러 자질들이 필요하지만 그 자질들이 필요한 수준은 낮은 훈련자들이, 2사분면은 여러 자질들이 필요하며, 동시에 그 자질들이 필요한 수준이 높은 훈련자들이, 3사분면에는 필요한 자질의 수는 많지 않으면서 그 자질들이 필요한 수준이 아주 높지 않은 훈련자들이, 그리고 4사분면에는 필요한 자질의 수가 적지만, 그 자질이 필요한 수준이 매우 높은 훈련자들이 포함되게 된다(p.136). 이는 전혀 엄밀하지는 못한 분류이나, John 스스로 밝히는 바 근력 코치가 훈련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스스로 반성할 때에, 전체 훈련자들을 대략 네 분류로 나누어 그 “영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John 개인의 의견이며, 여러 사람들의 직관과 어느 정도 통하는 면이 있을 것 같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1사분면을 통해 John은 학교 체육 시간 수준의 훈련이 필요한 훈련자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 1사분면은 흔히 “GPP”로 이야기되는 자질들을 기르는 훈련자들이 포함되는 것이다. 적당히 걷고, 달리고, 기고, 타고 오르고, 균형을 잡고, 점프를 하고, 수영을 하며, 던지고, 무언가를 드는 방법을 알고, 싸우는 방법을 아는 정도가 이야기된다(p.141).

 2사분면에는 미식축구, 럭비, 또는 특수 부대에 소속된 군인들과 같은 이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온갖 활동들을 모두 잘 해야 한다. 이들은 “올림피언처럼 빠르거나 힘이 세진 않을 수도 있으나, 심지어 잘 훈련된 사람과 비교해도 온갖 영역에서 빠르고 강하다. 높은 수준의 럭비 선수는 크고, 빠르고, 힘이 세며, 몸에 군살이 없고, 사실상 당신이 시도하려고 하는 모든 것에서 당신보다 낫다.” (p.146)

 3사분면은 소위 “신체 문화Physical Culture”, 또는 “피트니스” 관련 목표를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John은 여기에 (자신을 포함한) 여러 트랙 앤 필드 종목 선수들도 함께 넣는다. John 스스로의 언어가 3사분면의 성격을 매우 잘 표현한다: 

 “이제, 이것이다. 이게 3사분면이다. 당신은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이벤트 하나를 하면서, 당신의 근력 수준을 살살 높여본다, 그리고 시간이 점차 흐르며 적절한 긴장과 흥분을 통해, 여러 가지가 빨라지고, 높아지고, 더 멀리 가게 된다.

 아니, 당신은 엘리트 파워리프터나 역도 선수 수준의 중량을 들진 못 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이 앞으로 만날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교할 때엔 이상하게 힘이 셀 것이다. 물론, 역도 리프터와 파워리프터는 테이프나 타이머로 측정을 받지 않는다, 단지 드는 중량으로만 측정을 받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론 나는 “다른 이들 모두”를 사분면들에 포함시켰다만 – 기본적으로 이것은 운동선수들에게 있어 근력 코치가 가지는 역할을 구상하기 위한 것이다 –, 목표와 관련해서, 그리고 목표를 세우는 것과 관련해서 “QIII”를 생각해야 한다.” (pp.148~149)

 그리고 4사분면은 100m 달리기 선수, 파워리프터, 역도 선수 같은 이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한정된 자질을 매우 높은 수준까지 단련하는 것이 요구된다.

 상기한 것처럼, 이 사분면 개념은 엄밀한 분류가 아닐지라도, 근력 코치, 또는 스스로의 피트니스 목표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지식들에 기초한 직관과 합치하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라 느낀다. 1사분면은 위에 적은 것처럼 GPP를 의미한다. 1사분면의 대척점에는 4사분면이 있다. 한 두 가지 자질에만 극한으로 특화를 거친 이들 말이다. 2분면은 모든 것을 압도적으로 잘 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 그리고 3분면에는... 나머지 전부가 모여 있다.

 이에 더해 John은 사분면 관련 논의에 한 가지 추가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바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운동 선수들”과 “그 외 모두”이다(p.167). 이 부분은 John의 노골적이라고까지 할 솔직함이 드러나는 부분이기에 직접 옮길 가치가 있다:

“이제, 이렇다: 만약 당신이 만 22세가 넘었는데, 당신이 고른 스포츠에서 프로페셔널이 아니거나, 높은 수준에 있지 않은 경우, 아마 당신은 영원히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 할 것이다.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어느 정도 진실이 섞여 있기에, 난 이걸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고인이 된 Juri Sedych(역주: 소련의 해머던지기 선수였던 유리 세디흐를 가리키며, Yuriy Sedykh라는 영어 표기도 사용된다)는, 여전히 해머던지기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언젠가 나와 점심 식사를 하던 중 엘리트 운동선수는 매년 계속해서 발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난 내 노력들을 회상하고, 조용히 마음 속으로 울었다.

원반던지기 선수인 John Powell은 내 마음을 더 찢어놨다. 그는 말하길 만약 당신이 당신이 고른 스포츠에서 3 년 내에 세계적 수준이 되지 못 한다면, 아마 영원히 될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이건 내가 지금까지 본 것들 중, 조기에 특화 훈련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가장 최선의 반론이기도 하다!

이제, 이렇다: 그렇다.” (pp.167~168)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John의 사분면 논의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운동 선수”와 “그 외 모두” 구분을 함께 생각하는 것을 통해, 비로소 흔히 이야기하는 일반적 근력General Strength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일반적 근력 훈련이란 가능하며, 이는, John의 표현을 빌릴 때에, 3사분면의 “그 외 모두”가 소위 “쇠질”이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된다! 이전에 나는 일반적 근력이 공허한 개념일 수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https://aliftingnerdfromthelandofkimchi.blogspot.com/2017/11/general-strength.html), 이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운동 선수”의 훈련을 고려할 때엔 일리가 있겠지만, 3사분면의 “그 외 모두”에겐 여전히 일반적 근력이 훈련 목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만날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교할 때엔 이상하게 힘이 셀 것”을 목표로 쇠질을 하는 이들은 일반적 근력을 위해 훈련한다고 말해도 될 테니 말이다.



3. 310파운드(140.6kg) 바벨 세트와 중량 들고 나르기(“Loaded carry”)

 이제, 위 문단을 읽고 득의양양해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Mark Rippetoe의 영향을 지나치게 많이 받아 “스트렝스 훈련”을 한다고 뻗대어 대는 이들 말이다. 일반적 근력을 목표로 하는 “스트렝스 훈련”은 실재하며, 바벨로 하는 스쾃, 벤치 프레스, *컨벤셔널* 데드리프트, 프레스, 그리고 파워 클린과 로우의 중량을 모두가 열심히 올려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John이 이야기하는 일반적 근력(그리고 내가 납득하게 된 일반적 근력)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를 테면, John의 다음과 같은 말을 보라:

 “표준 바벨(310-파운드/140-킬로그램 세트)만 있으면, 만약 당신이 역도 동작들의 기초들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경우, 당신은 거의 일평생 훈련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나에게 이메일로 그 바벨 세트 이상의 중량이 필요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하는 경우, 난 이렇게 답장할 것이다:

그러니까, 클린 앤 프레스 310, 스내치 310, 클린 앤 저크 310을 했다고요???

왜냐면… 그건 정말 좋은 기록이니까.

만약 당신이 저 무게로 데드리프트나 스쾃을 하더라도, 글쎄, 그 정도면 괜찮다.” (p.62)

 내가 “스트렝스 훈련”에 집착하는 이들과 관련해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이들이 일반적 근력을 주장하면서, 사실상 (때때로는 벤치 프레스를 프레스로 대체한) 유사-파워리프팅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아마 이들은 140 킬로그램 바벨로 평생 운동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정색을 하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 많은 수는 그러한 주장을 하는 시점에, 스내치 140 킬로그램은커녕, 100 킬로그램도 버거워 할 것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바벨 운동의 1RM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는 훈련은 “일반적” 훈련이 되기 어렵다. John은 이러한 훈련이 필요한 훈련자들을 아예 4사분면에 포함시키고, “QIV의 훈련은 읽으면 매우 재미있고, 보면 멋지”며, “QIV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몇몇 교훈은 가치가 있”으나, “여러 자질이 필요한 여러 스포츠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p.153). 그리고, 본인 스스로 파워리프터가 아니면서 로우바 스쾃 자세에 대해 과한 분석을 하거나, 역도에서 경쟁하지 않으면서 역도 동작에 대해 과한 분석을 하는 이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만 하는 말도 한다:

 “당신은 중량을 들기 위해 태어나야만 하며, 리프팅을 지지해주는 장소에서 태어나야만 한다: 유전자와 지리 말이다.

만약 단거리 달리기가 국기인 경우, 우리는 여러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을 볼 수 있게 된다. 만약 역도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있으면, 당신은 여러 역도 선수들 사이에서 살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해, 만약 당신이 좋지 못한 유연성과, 나쁜 테크닉을 가지고 600파운드 클린 앤 저크를 한다 하더라도, 당신은 여전히 그것을 달성한 최초의 사람일 것이다.

최근, 올림픽 이후에, 온라인 전문가 중 하나가 세계 최고 리프터의 테크닉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글을 올렸다. 나는 그런 멍청한 짓을 저지르진 않을 것이다.” (p.153)

 John이 강조하는 것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enough”) 강해지는 것이다. 풋볼 팀 코치라면 35번째 선수의 강함 정도에 초점을 맞추고(p.160), 만 50세가 넘은 이들에겐 “밀기, 당기기, 스쾃 동작을 주 3일 하는 것을 추천”하며, “겉보기 좋아지고, 이를 통해 기분이 좋게 되”어 “잘 움직이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 정도를 이야기한다(p.220). 애초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EASY STRENGTH” 프로그램 자체가 현재 사용하는 무게가 너무 쉬워지면 중량을 올리는 정도를 이야기하지, 바벨 리프팅 기록에 목을 매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동작으로, 파워리프팅 동작, 역도 동작, 케틀벨을 사용한 동작 모두를 추천하며, 각각을 사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강해지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John의 표현은 이렇다

 “우리 모두 “필요한 만큼” 필요하다. 

필요한 만큼의 근력

필요한 만큼의 지구력

필요한 만큼의 균형

필요한 만큼의 단백질, 야채, 그리고 물

필요한 만큼의 수면

그리고…이 정도면 필요한 만큼이다..” (pp.248~249)

 이에 더해, John이 “스트렝스 훈련”을 주장하는 이들과 대비되는 것 또 한 가지는 John의 중량을 들고 나르는 운동(“Loaded Carry”)들에 대한 사랑이다. “중량을 손에 들”고 하든, “가방, 배낭, 그리고 조끼”를 쓰든, “썰매”를 쓰든 중량을 들고 나르는 운동이 일반적 근력을 키우는 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책 전반에서 꾸준히 이야기한다. John 스스로의 경험과 자신이 가르친 운동 선수들 관련된 일화들을 근거로 제시하며 말이다. 그리고, 사실 이건 매우 직관적으로 맞는 말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들어서 나르는 것이야말로, 근력이 필요한, 근력이 길러지는 행위이지 않은가. 5/3/1의 Jim Wendler가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한데, Wendler는 언제나 모든 프로그램에 점프와 던지기, 프로울러나 썰매를 이용한 “Hard Conditioning”과 중량 조끼를 입고 걸어다니는 것과 같은 “Easy Conditioning”을 추천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나는 당장 중량 조끼를 주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여러 동작들을 해서 건강하게 살 만큼 적당히 강해지자는 것은 FOMO를 일으킬 수 없고, 결국 팔리지 않을 것이니 계속 유사-파워리프팅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의 상황은 이해가 간다. 아니, 이 문장은 틀렸다. Dan John이 이미 이 책을 통해 팔고 있다. 문제는 John과 경쟁하려 하면, 고등학교 시절부터 40대를 넘어 60대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 간 미국 전국 단위 던지기 시합들과 역도 시합들에서 경쟁력을 유지한 진짜 운동 선수 출신의 경험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제공하려면 말이다. 상기한 사람들은, 그저, 유사-파워리프팅을 계속 파는 게 나을 것이다. 

 사족이지만, 독자들은, 본인의 목적이 “3대 운동”의 1RM이 목적인 경우엔, “스트렝스 훈련”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돈을 쓸 바엔, 그냥 그 돈을 성적 좋은 파워리프터나 파워리프팅 코치들에게 주고 배우는 게 낫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적어도, 거의 언제나 유사품보다는 진품이 나으니 말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기재하는 것도 웃기긴 하지만, 한글로 되어 있는 매체에는 여전히 파워리프터로서, 또는 파워리프팅 코치로서 경쟁력이 없는 이들이 정색하고 3대 운동 1RM을 올리는 훈련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종종 보이니, 다시 한번 적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4. 요리사와 주방장 (“Cooks and Chefs”)

 물론, 만년 중급자(영어권 웹에서 흔히 농담 삼아 말하는 “Lifetime Intermediate”의 번역이다)인 내가 위와 같은 것을 감히 왈가왈부하는 것도 웃긴 일이다. 그렇기에,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겸하는 의미에서, 내 생각에 OMNIBOOK에서 나와 같은 만년 중급자들이 가장 집중해서 읽고 마음 깊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부분을 옮기려 한다. 요리사와 주방장의 유비 말이다:

 “수년 전, 나의 멘토 중 하나인 Tim Carr는 요리사(역주: 원문은 “cooks”)와 주방장(역주: 원문은 “chefs”)의 차이를 말한 적이 있다. 요리사는 레시피를 보고, 선반에서 재료들을 꺼내어, 무언가 근사한 것을 만들 수 있다. 주방장은 식품 저장실에 들어가, 냉장고 안을 확인하고, 무언가 근사한 것을 만들어낸다. 레시피 없이… 그냥 있는 것을 섞어서 무언가 근사한 것을 만든다는 것이다

내가 Chris Shugart의 Velocity Diet를 따랐을 때에, 나는 쓰여져 있는 것을 *그대로* 했다. Atkins의 Two-Week Induction? 쓰여 있는 그대로 했다. X, Y, 그리고 Z에 대해서도: 나는 레시피를 따랐다.

그 때까지 나는 레시피를 직접 만들 정도로 잘나진 않았으니까

그 때가 언제냐면...

그 때가 언제냐 하면…

내가 실제 해봤을 때까지 말이다. 난 이걸 끝내보고, 이에 대해 반성을 한다. 그리고, 개선한다. 만약 할 수 있으면 말이다. 꽤 자주, 개선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내가 코치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법은, 만약 이런 게 있긴 하다면, 내가 요리사였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작성된 그대로 따라라. 일단 끝내라. 그 후에 보다 낫게 만들어라.” (pp.169~171)

 나를 포함한 많은 만년 중급자들이 “요리사” 노릇도 제대로 못 하면서, 그러니까, 이미 검증된 프로그램이나 프로토콜을 따르는 것도 못 하면서, “주방장”이 되려 하는 것, 스스로의 오리지널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잘못임을 실로 통렬하게 지적하는 유비라고 하겠다. 

 일단 검증된 프로그램이나 프로토콜이 있다면, 그대로 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 경험에서 교훈을 얻으면 되는 것이다. John의 말대로, 대부분의 경우엔 “개선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기에, 검증된 프로그램과 프로토콜을 묵묵히 따르면 된다. 적어도 이 경우에, “주방장”은 못 되어도 “요리사”는 될 테니 말이다.

 스스로의 경험에 비추어봐도 그렇다. 난 Pavel Tsatsouline의 Simple and Sinister를 쓰여 있는 그대로 반 년 간 따른 뒤 난생 처음 스내치 100kg를 했었다(사족이지만, 이와 관련해 재미 있는 사실은, 정작 역도 동호회에 상주하던 역도 코치의 말을 따를 때엔 100kg 근처도 들지 못 했었다는 것이다). 실제 처음으로 그나마 “다이어트”라고 할 것을 성공했을 때는 Jamie Lewis의 Apex Predator Diet를 그대로 따랐을 때였다. 내가 평생 한 “Gym Lift”들 중 그나마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할 유일한 리프트인 600파운드 데드리프트의 경우, Jim Wendler의 Building the Monolith와 Jamie Lewis의 Destroy the Opposition을 그대로 따라 달성한 것이었다. 스트랩을 차고 들었던 280kg 데드리프트의 경우도, Janae Kroc의 16주 데드리프트 프로그램을 쓰여 있는 그대로 따라서 가능했던 것이었다. 그나마 겉으로 보았을 때 가장 근육량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였을 때는 Dr. Scott Stevenson의 Fortitude Training을 그대로 따랐을 때였다. 물론 “그 질병”, 또는 “그 백신” 부작용으로 온 것이라 의심되는 신경근병증으로 오른쪽 광배근은 다 날려먹었지만 말이다. 

 반면에 내가 직접 무언가를 하려 했을 때, 혹은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이나 프로토콜에 홀려 되도 않게 시도했을 때에는? 매번 목표 달성에 실패했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다른 만년 중급자들도 다들 비슷한 경험들을 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요리사”가 되는 것, 이것이 내가 OMNIBOOK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라 하겠다.



5. “EASY STRENGTH” 프로그램

 OMNIBOOK은 “EASY STRENGTH” 프로그램에 대한 책인데, 프로그램 이야기를 아예 안 하는 것도 문제일 것이다. 기존에 있던 “EASY STERENGTH” 프로그램이나 “EVEN EASIER STERENGTH” 프로그램 같은 경우, 약간의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EASY STRENGTH FOR FAT LOSS”를 발췌하여 적겠다. 위의 프로그램들의 규칙(이를 테면, 사용하는 중량은 절대 무겁게 느껴져서는 안 되고,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 들 때만 사용 중량을 올린다)들이 하기 프로그램에도 적용된다:

“주 당 5 일, 다음을 추천한다:

밤에 잘 자라. 일어나서, 커피나 차를 마셔라. 훈련할 때까지는 공복을 유지하라. 훈련은:

적당한 산책, 약간의 고블릿 스쾃, 그리고 Original Strength (https://www.youtube.com/watch?v=BmGBpeYMGRQ) 로 워밍업을 진행하라.

1. 앱 휠 1*10

2. 수직 프레스 3*3

3. 수직 당기기 3*3 또는 여섯 번의 싱글 (계속 무게를 늘리거나, 같은 중량을 사용)

4. 데드리프트 변형 동작 3*3

5. 케틀벨 스윙: 75회까지… 심박수를 올려라

6. 마지막 횟수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 심박수가 (180-나이)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45분 간 산책을 하라. (목표는 한 시간 동안 운동하는 것이다… 주 당 5 일 말이다)

또는:

적당한 산책, 약간의 고블릿 스쾃, 그리고 Original Strength 로 워밍업을 진행하라.

1. 케틀벨 스윙: 75회 까지 (15회 5세트를 하든, “까지” 하든 하라, 이는 피로가 쌓이거나, 테크닉 문제가 나타나기 전까지 연속해서 횟수를 진행하고, 벨을 내려놨다가 다시 시작하는 식으로 목표 횟수를 채우는 것이다)

2. 수직 프레스 3*3

3. 수직 당기기 3*3 또는 여섯 번의 싱글 (계속 무게를 늘리거나, 같은 중량을 사용)

4. 데드리프트 변형 동작 3*3

5. 앱 휠 1*10

6. 마지막 횟수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 심박수가 (180-나이)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45분 간 산책을 하라. (목표는 한 시간 동안 운동하는 것이다… 주 당 5 일 말이다)

식사 때는 야채와 단백질을 챙겨라; 하루 종일 적절한 양의 물을 마셔라” (pp.387~388)

 우선, 위의 프로그램으로는 절대, 결코, 바벨 리프팅에서 인생 1RM 기록을 세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함을 밝힌다. John은 자신이 “EASY STRENGTH”를 통해 인클라인 벤치 프레스 개인 기록(315파운드 2회)을 세웠음을 이야기하나, 또한 자신이 고등학교 마지막 해에 162파운드 체중으로 350파운드 벤치프레스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들어 코치를 놀라게 했다는 이야기도 한다(p.306).하지만, 위에 계속 적었듯, OMNIBOOK은 일반적 근력에 대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약간만 상상해봐도 위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은 경우들에 완벽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1. 풀 타임 커리어와 육아로 바쁜 사람들

2. 은퇴 후 건강을 위해 운동하려는 사람들

3. 훈련 계획에 약간의 근력 운동을 포함시키려 하는, 유산소/지구력 중심 운동을 취미로 삼는 사람들

 그리고 1~3의 합집합만으로도 사실상 1세계 인구 중 운동을 할 여유가 있는 인구의 집합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더해 John은 만 16세~35세, 만 36세~55세, 만 55세 이상의 일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어 “EASY STRENGTH”를 적용한다든지(pp.221~229), 본인 스스로 마스터스 급 투척 시합이나 역도 시합 준비에 “EASY STRENGTH”를 적용한 경험이라든지(p.75), 스포츠에의 적용(pp.156~168) 등도 논의하고 있다.

 John의 표현대로 “모두를 위한 시스템A System for EVERYbody” (p.15) 라 하겠다.



6. 결론

 감상문을 쓸데없이 길게 썼지만, 사실 결론은 단순하다.

 Dan John의 EASY STRENGTH OMNIBOOK은, 취미로 운동을 하는 누구든 사서 읽었을 때 그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을 책이라는 것이다.

 진심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꼭 사서 읽어보길 바란다.


2023년 7월 14일 금요일

Inch, Thomas, 1932, “THE BENT PRESS”, THOMAS INCH ON STRENGTH, pp.102~107. 의 번역

 비밀이라 할 것도 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벤트 프레스에 비정상적인 애정과 집착을 가지고 있으며, 죽기 전까지 적어도 체중만큼의 벤트 프레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현재는 연습하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는 다시 시작하려 한다). Inch Dumbbell로 유명한 Thomas Inch는 전반적으로 놀라운 리프터였으며, 벤트 프레스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전에 번역한 Harold Ansorge의 추천 사항과 차이는 있으나, 여러 좋은 팁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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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프트는 많은 연습을 할 가치가 있다. 이 동작은 BAWLA 챔피언십에서 종종 등장하곤 하는데, 투 덤벨스 애니하우, 덤벨 원 핸드 애니하우, 원 핸드 클린, 벤트 프레스 그 자체, 그리고 바벨과 링 웨이트를 사용하는 투 핸즈 애니하우 종목에서 그러하다. 이 리프트를 마스터한 리프터는 흥미롭고도 충격적인 시연을 펼칠 수 있게 되는데, 사람 한 명을 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든지, 커다란 글로브 바벨을 한 손으로 든다든지 하며, 관객들에게 도전해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스타일이 있으며, 나는 이미 알려진 최고의 방식을 설명할 것이고, 개인의 체격에 맞춘 실험이 행해져야 한다. 

 첫 번째 포지션은 아서 색슨Arthur Saxon 스타일을 보여주며 팔꿈치가 뒤에 위치하고, 몸이 약간 앞으로 나가있다.


 모든 벤트 프레스에서 팔꿈치를 가능한 한 몸 옆에 붙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당신이 보다 무거운 무게를 덜 위험한 방식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만약 팔꿈치가 이를 벗어나 삼각근이 모든 힘을 쓰게 된다면 겪을 힘듦 없이 말이다. 손목은 항상 충분히 세워져 있어야 하며, 이것이 팔을 락아웃하게 해주고, 바벨이 당신 위로 떨어지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

 모든 리프트들에서 그러하듯, 벤트 프레스에서도 위급 상황을 위해 보조자들이 있어야 한다. 뒤에서 본 모습(두 번째)은 독자들이 우리가 색슨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를 도울 것이다.


 간단히, 이 방법은 무거운 무게를 프레스 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며, 우선 중량을 어깨로 올린 뒤, “어깨로 드는 동작Shoulder hoist”을 사용하며, 중량를 최대한 멀리 돌아가게 하여, 프레스를 시작하고 바벨을 돌리는 것으로 지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어깨 쪽에서 몸을 튕겨 바벨을 멀리 위치시키는 한 편 팔꿈치를 고관절에 탄탄하게 붙이며, 바벨이 당신으로부터 멀리 있는 것은 바로부터 멀어질 때 당신이 균형을 유지하게끔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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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Inch가 이 문단, 그리고 다음 문단에서 “Shoulder hoist”라는 동작으로 의미 하는 것은, 바벨을 어깨로 올린 뒤, 프레스 하기 전 바벨을 제대로 된 위치에 놓기 위해 몸을 튕겨, 바벨을 돌려 놓으라는 것이다(Inch는 최대한 “swing around”하라고 적어놓았다. 이 블로그에 이미 번역해놓은 Ansorge의 벤트 프레스 관련 설명에서 “바를 어깨와 평행이 되게 두어야 하나, 어깨와 바는 두발의 엄지 사이에 그려진 가상의 선과 수직을 이루어야 한다”는 설명과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스 시작 전에 바벨 포지션을 먼저 잡으라는 것이다(물론 Ansorge와는 다른 스타일을 설명 중이긴 하다만, 원하는 효과가 비슷하다는 말이다). 이에 더해 Inch는 바벨 중량의 중심이 최대한 뒤로, 그러니까 리프터의 고관절과 가까이 실려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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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 중 하나이다; 무거운 무게, 실제 자신이 프레스할 수 있는 무게를 가용해, 바벨을 어깨로 올려, 어깨로 드는 동작을 통해 바벨을 돌리는 것(후자의 동작은 당신이 팔과 어깨를 락아웃하는 것을 도울 것이다), 그리고 바벨을 튕겨 멀리, 편안한 곳에 위치시키는 것-스스로 힘을 너무 쓸 필요 없다-은 팔꿈치가 고관절 위에 놓이게 하고, 근육의 힘을 쓰기도 전에 이미 당신이 반쯤 몸을 굽히게 해준다.

 보조자들의 당신의 시도 중 안전한 위치에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흔히 말하는 것처럼 바벨을 “목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 만약 혼자 운동하는 경우, 무게를 들기 어려울 때엔, 머리를 뒤로 빼며 바벨을 앞으로 내던지고 뒤로 점프해라. 

 당신은 무거운 무게를 다루는 것에 익숙해질 것이며, 자신감을 얻고, 어깨로 드는 동작을 통해, 고관절, 팔꿈치, 광배근까지로 이어지는 미세한 조정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는 무거운 무게를 가지고 연습을 해야만 가능해진다. 

 벤트 프레스의 중요한 지점은 팔꿈치가 몸의 옆 부분에서 떨어지는 때이다. 이때 당신은 무게를 매우 강하게 밀어내며 하강해야 한다. 너무 느리지 않게, 더 내려가 팔을 펼 수 있는 위치로 가야 한다. 이 지점에서 삼두근이 강하게 사용되며, 삼두근, 삼각근, 그리고 광배근에 대한 특수한 훈련이 “벤트 프레서”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위에서 말한 중요 지점에서 근육을 강하게 수축시킬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한다. 시원하고 자신감 있게 프레스하며, 당황하지 말아라. 이건 중량에 전달될 것이고, 돌아가거나 흔들린다면, 바벨을 떨어뜨려 실패하게 될 것이다.

 오른손으로 프레스하는 경우 프레스 중 왼손의 위치 관련해서는 두 가지 위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왼쪽 무릎에 손을 둘 수도 있고, 아니면 오른쪽 무릎에 두고, 팔이 펴지기 전 왼쪽 어깨를 왼쪽 무릎에 닿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것은 후자의 경우 매우 견고하고 낮은 자세를 가능케 하지만, 색슨은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색슨의 왼손은 왼쪽 무릎 위에 놓여, 일어날 때 스스로를 밀어내는 식이었다.

 그림(세 번째)은 독자들이 후면을 볼 수 있게 넣었다. 팔이 펴진 상태에서, 왼손이 왼쪽 무릎에 있는 모습이다. 눈은 계속 중량을 보고 있음을 확인하고, 결코 눈을 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라. 이 후면 사진에서 확인한 포지션에서, 오른쪽 다리를 굽히며 앉는 동작을 하고, 당신을 무게 아래 위치시킨 뒤 일어난다. 똑바로 일어나는 동작을 사실상 동시에 행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너무 깊이 앉아 별도의 동작으로 일어나야 할 수도 있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다리 근육과 전체적인 균형을 잡는 것에 부담을 준다.


 만약 바벨이 올라가다가 “멈춘”다면, 손목을 약간 기울여 중량이 앞에 실리게 하는 것이 보다 많은 중량을 프레스하게 해준다: 손목을 기울여 앞에 무게가 실리게 하는 것이 중량을 들고 일어나는 것도 도울 수 있다. 몇몇 리프터들은 무게가 뒤에 실리게 하는 가상의 자세를 쓰곤 하는데, 시작 자세에서 바벨의 무게가 뒤에 실린 것 같아도, 반쯤 프레스를 한 뒤엔 앞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이 균형과 무게를 “실리게 하는 것hangs”와 관련해 당신 스스로 실험들을 해보길 바란다. 그리한다면 벤트 프레스가 얼마나 과학적이고 재미있는 리프트인지 알게 될 것이다.

 “사이드 프레스”라고 알려진 프레스가 있으며, 이는 몇몇 체형에 적합하고, 사진이 이를 보여준다. 그러니 두 가지 스타일 중 하나를 고르길 바란다.


 사이드 프레스 “A”는 고관절이 뒤로 뻗어져 나가고, 바벨을 돌리지 않은 상태로 시작하며, 프레스가 완전히 옆으로 몸을 굽히게 한다. 이를 하기 위해서는 바벨이 어깨로 올려졌을 때,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최대한 가슴을 부풀려서 가능한 한 등에 힘쓰며 몸을 기울여야 한다. 당신은 강하게, 부드럽게, 그리고 꾸준히 밀어내야 하며, 실제 근육을 사용하기 전까지 가능한 한 몸을 낮추어야 한다: 오른쪽 어깨를 가능한 한 목과 가까이 하며, 손목은 세우고, 바벨이 너무 빠르게 돌아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바벨은 프레스가 진행되면서 계속 돌아가야 한다. 이게 맞는 시작 자세이긴 하나, 해당 자세에서는 결코 리프트를 끝낼 수 없다).


 사이드 프레스 “B”는 리프터가 색슨 포지션으로 손을 두고, 가능한 한 내려간 자세를 보여준다. 손이 오른쪽 무릎을 가로질러, 오른쪽 어깨와 오른쪽 무릎이 닿는 것을 막지 않으며 말이다. 이 스타일은 나와 W.L. Carquest가 사용하는 자세이다.

 “B”자세에서는 바벨이 부드럽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오른 다리를 굽히며 팔이 펴지고, 색슨 프레스처럼 일어서면서 말이다. 왼손이 오른쪽을 가로지를 때, 약간 튕기는 움직임을 하는 것이 허용되며, 왼손을 왼쪽 넓적 다리에 두며 일어나는 것을 보조하라.

 벤트 프레스를 위한 특별한 운동들은, 머리 위에서 무거운 바벨을 양손 간 옮기기, 무거운 바벨을 어깨로 올린 뒤 몸을 숙이기, 팔로 미는 연습을 하며 삼두근, 삼각근, 광배근을 위한 일반적 운동을 하는 것이다.

 무거운 체스트 익스팬더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의자 두 개를 두고 하는 딥 동작, 한 손만을 사용하여 턱을 바닥에 찍고 올라오는 푸쉬업도 그러하다. 물구나무서기도 벤트 프레스에 도움이 된다. 이 필자(역주: Inch 본인)의 벤트 프레스 기록은 오른손 304.5 파운드이며, 322 파운드를 들고 팔을 편 적이 있다.


2023년 7월 5일 수요일

블록 주기화 활용 예제 – “Tested” 파워리프팅을 위해 생애 최초 “코스”로 디아나볼 사용하기

1. 서론

 이 글은 “Tested” 파워리프팅에서 경쟁하고자 하는 리프터를 상정하고, 그가 생애 최초로 PED ”코스”를 단 한번만 진행하되, 가장 유명한 AAS라고 할 수 있는 디아나볼Dianabol만을 사용한다는 것을 가정하여, 간단한 블록 주기화 활용 예제를 작성해본 것이다. 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이 그렇듯, 이 글 역시 소위 “덕질”이라고 할 것의 연장선으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권유하려는 목적이 아닌, 순수하게 이 글의 필자가 읽고 들은 것들을 기초로 하여, 취미로서의 정보 공유만을 목적으로 한다.

 누군가, 그러니까 PED 사용에 있어 나름 전문성을 가진 이라면 상기의 전제를 비웃을 것이다. “첫 번째 사이클로 경구제, 그것도 디볼만 쓴다고? 대체 뭐 하는 거냐”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모두가 당신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로에게 주사를 놓진 않는다는 것이다. 설령 경험이 없다 하더라도, 만약 계속해서 테스토스테론이든 AAS든 사용할 의향이 있다면 첫 번째 “사이클”로 적당한 용량의 테스토스테론부터 쓰는 것이 낫다는 것을 현대인이라면 다 안단 말이다. 이 글에서 굳이 디아나볼 사용을 가정한 이유는 1) 경구제로서 심리적인 장벽이 낮고, 2) 디아나볼, 그러니까 Methandrostenolone이 역사가 가장 오래된 AAS이기에, 여러 문헌들을 기초로 가상의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쇠질을 향유하는 많은 이들이, 사실 계속해서 약물을 쓰기보다는 딱 한 “사이클”만을 진행하고, 이를 유지하고 싶은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러한 편견이 반영된 가정이기도 하다.

 이제, 또 누군가는 굳이 “Tested” 파워리프팅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이유를 물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나의 답변은 이것이다: “Tested”이지 “Lifetime natural”이 아니지 않나? 누군가가 도핑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다면, 그, 또는 그녀는 “Tested” Powerlifting에서 경쟁할 정당한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이에 더해, 생애 최초로 약물 “코스”를 단 한번만 진행한 리프터가 “Untested” 스포츠에서 경쟁하는 것은 오히려 불리한 입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되는 것 아닐까? 

 끝으로, 어째서 굳이 “블록 주기화”인지 묻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는 생각보다 간단한 이유가 있다. Issurin 본인이 밝히는 바, 블록 주기화가 Matveyev 등의 고전적 주기화와 구별되는 것 중 하나는 훈련의 “Cumulative effect”외에, “Residual effect”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블록 주기화는 위에 적은 전제들(디아나볼 단독의 생애 최초 약물 코스이며, 단 한번만 진행)에 가장 부합하는 주기화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스를 통해 얻은 효과들을 지속적으로 시합당일까지 끌고 가는 것이 이 글에서 가정한 리프터의 목적이 될 테니 말이다.



2. 코스에 대한 가정

 유감스럽게도, 이 글의 필자는 AAS를 사용한 경험이 없으며, 사용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알지도 못 한다. 그렇기에, 이 글에 기재된 “코스”는 딱히 실용성이 없는 것이 될 것이라 본다. 아울러, 위에 이미 적었듯, 이 글은 어떠한 추천이나 처방이 아니며, 단지 문헌에 기초한 정보 공유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굳이 디아나볼을 고른 것은 해당 약물이 가장 오래된 AAS이며, 심지어 개발된 이유조차 운동 선수의 퍼포먼스 개선을 위해 만들어졌던 약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Dr. Zigegler가 CIBA와 협력해 만든 약물은, Bill March와 Louise Ricke를 내셔널 수준의 리프터에서 순식간에 월드 클래스 리프터로 만들어줬다. 심지어 겨우 일별 15mg 수준의 복용량으로 말이다(물론 당연히 이후에는 모든 약물이 그렇듯 남용되었으며, Dr. Zigeler는 이를 후회하는 글을 남긴다) (Lewis, 2020).

 이에 더해, 이미 이 글에서 가정한 리프터는 주사를 놓는 것에 공포를 느끼기에, 경구제만으로 구성된 가벼운 첫 코스를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여러 경구제 중 방향족화되어 Estrogen 부족 관련 문제가 없는 선택지 중 대표적인 것은? 당연히 디아나볼이 될 것이다. 

 그리고, Dianabol은 워낙 유명한 약물이기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에서도 여러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이를 테면, Duchaine의 설명을 보자(Duchanie, 1989):

 “CIB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아나볼의 최소 일일 복용량은 10mg로, 이 정도 양이 질소 보유에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일 10mg는 남성의 자연 테스토스테론 공급과 동일한 남성화 효과를 가지게 된다. 대부분의 남성 운동 선수들은 20mg 미만으로는 결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에 4정이 평균 복용량이 된다(역주: Duchaine은 5mg 단위 알약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나, 현대에 구할 수 있는 형태들은 5mg 외에 다양한 단위를 가지고 있다). 높은 용량은 하루 10정(아직 흔하지는 않지만) 이상을 의미한다. 디볼은 크기와 힘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키는데 탁월하며, 시도해 본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간에 유독성이 있다는 평판이 있지만, 일일 20mg에서는 거의 부작용이 없다. 하루 50mg 이상 복용할 경우 고혈압과 여드름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공격적인 성향이 증가할 수도 있다. 디볼은 또한 정신적인 행복감을 유발한다. 여성들은 남성화 효과 때문에 디아나볼을 두려워하지만, 여성 파워리프터들은 자주 사용한다. 여성들은 하루 10mg를 복용하며 근육량에서 놀라운 효과를 얻게 된다. 일부는 과도한 수분 보유를 경험하기도 한다. 연속해서 몇 주 이상 사용할 경우, 남성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디아나볼은 데카에 비해 에스트로겐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높지만, 아나드롤보다는 낮다. 또한, 아나드롤보다 더 높은 수용체 친화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필요한 밀리그램 양이 적다. 과학적 연구는 디아나볼이 특출한 스테로이드가 아니어야만 한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증거는 그 반대라는 것을 보여준다. 예전에 한 보디빌더는 언젠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데카와 디볼을 써서 안 커진다면, 어떤 것을 사용하더라도 커질 수 없다." 그는 옳은 말을 했다. 남성들에게 최대한의 결과를 제공하는 가장 안전한 스테로이드 조합은 하루에 20mg의 디볼과 주당 200mg의 데카이다. 선수 수준의 경우 더 많이 복용하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이는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 Llewellyn의 설명을 보라(Llewellyn, 2006):

 “디아나볼은 중간 정도의 남성화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남성들 사이에서만 인기 있는 스테로이드이다. 여성이 사용할 경우, 강력한 남성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여성들은 실험을 통해, 이 스테로이드의 낮은 용량(5mg)이 근육 성장에 극도로 강력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디아나볼은 언제 사용하더라도 뛰어난 근육량과 힘의 증가를 가져온다. 그 효과는 종종 테스토스테론이나 아나드롤50과 같은 강력한 스테로이드와 비교되며, 벌킹을 위한 인기 있는 선택지로 여겨진다. 하루에 4~5정(20~25mg)의 용량은 거의 누구에게나 놀라운 결과를 줄 수 있다. 일부는 훨씬 높은 용량을 시도하지만, 이러한 관행은 일반적으로 부작용의 심각한 발생을 유발할 뿐이다. 디아나볼은 많은 다른 스테로이드와도 잘 어울려 사용된다. 특히 아나볼릭 효과가 보다 완만한 데카-듀라볼린과는 잘 혼합된다고 알려져 있다. 함께 사용하면 탁월한 근육과 힘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부작용 역시 디아나볼 하나만 사용할 때보다 딱히 더 심하지 않다. 더욱 다량의 근육을 원한다면, 장기 작용성 테스토스테론 에스터인 에난테이트 같은 것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남성화/여성화 특성이 비슷한 성분이 혼용됨으로 인해 이와 같은 조합으로 인한 부작용이 극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얻는 이득도 크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시도가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부수적인 약물을 추가하여 이러한 주기와 관련된 부작용을 줄일 수도 있다.”

 이에 더해, Llewellyn은 친절하게도,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을 사용하는 첫 사이클에 대한 조언도 해주고 있다(ibid):

 “선수들은 종종 사용 가능한 양이 100정(5mg)뿐인 경우에 어떻게 100정의 사이클을 진행해야 하는지 묻는다. 대부분은 적어도 200정의 사이클을 선호하지만, 이 양의 절반인 100정으로도 작은 "미니" 사이클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목표는 효과적인 양을 섭취하는 동시에 가능한 오랜 기간을 끌고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중(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에는 하루에 4정을 복용하고 주말에는 복용을 멈춘다. 이렇게 하면 주간 총 20정을 섭취하게 되며, 100정으로 사용자는 총 5주 동안 약물 사용 가능하다. 이는 해당 약물로부터 뚜렷한 효과를 얻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특히 이전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비록 통상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사이클 동안 알약 복용량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 이 방법은 용량 조절 중에 알약 대부분을 소비하는 복잡한 피라미드 일정보다 더 일관된 효과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이전 장에서 언급한 대로, 마지막에 용량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것은 실제로 어떠한 이점도 제공하지 않는다.”

 이미 적은 바, 이 글의 필자가 약물 사용 경험이 없기에, 이 글에서는 가상의 리프터가 Llewellyn이 제공한 5주 간의 “”미니” 사이클”을 첫 약물 코스로서 사용할 것이라 가정하겠다. 일별 20mg 정도 용량의 적절함에 대해서는 Duchaine도 동의하고 있으니,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3. 블록 주기화의 맥락에서 코스 적용

 위에 가정한 코스를 “Tested” 파워리프팅 시합을 위한 블록 주기화 모델에 적용하는 것은 제법 단순하다: 그저, 소위 “근비대” 블록이라고 불리는 블록의 길이를 약물 코스에 맞추어 진행하면 될 것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근비대” 블록을 실제 근비대를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흔히 파워리프팅 커뮤니티에서 블록 주기화를 이야기할 때, 근비대 블록, 근력 블록 등의 말을 사용하지만, 이는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이고, 대부분의 근비대 블록은 축적Accumulation 블록으로서 기능한다. 특히, 어느 정도 훈련 경력이 쌓인 리프터의 경우 PED 사용없이는 5~6주 간 유의미한 수준의 근비대를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둘째, 강도를 제한하는 것이, 생애 첫 약물 사용과 관련해 어느 정도 안전을 보장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비대 블록에서 리프터는 사용 중량을 어느 정도 제한하게 되며, 이는 약물 사용으로 인한 근력 증가와, 이로 인해 무리한 리프트를 시도하다가 부상을 당하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 가능하게 해준다.

 셋째, “Tested” 시합의 관점에서, 시합일에서 한참 먼 시점에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확실하게 도핑 테스트를 통과하게 해줄 것이라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리프터가 참가를 원하는 시합이 시합 당일 도핑 테스트만을 진행한다면, 수개월 전 섭취한 디아나볼을 검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시합 당일 외 도핑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만약 당신이 시합 외 도핑 테스트를 받는 경우라면, 당신은 리프팅으로 돈을 벌고 있을 것이다. 상위권 리프터라는 의미이며, 이를 통해 소셜 미디어로 돈을 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를 통해 얻은 가처분 소득으로 진짜 도핑 컨설턴트들을 고용하길 바란다(당연히 디아나볼 단독 사이클보단 훨씬 멋진 것을 계획해줄 것이다). 만약 이것이 귀찮다면? 그냥 단체 등록을 하지 않고, 도핑 테스트 풀에 들어가지 않으면 될 일이다. 올림픽 출전 선수가 아닌 이상 말이다.

 한 가지 고민해볼 만한 것은 이것이다. 기왕에 약물을 사용하는데, 볼륨이나 강도를 늘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것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개인적인 의견은, 이미 약물이라는 변수를 추가하였는데, 이에 더해 추가적으로 훈련 자극을 늘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특히, 진지한 파워리프터라면 이미 자신에게 효과가 있던 근비대 블록의 구성을 알고 있을 것이며, 심지어 MRV(Maximum Recoverable Volume) 가까운 수준의 볼륨을 기용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저, 지금까지 훈련 과정을 보고 자신에게 효과가 있었던 근비대 블록을 골라, 기존 방식을 유지하며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이제, 근비대 블록에서 약물을 사용한 효과를 그 이후 블록들까지 끌고 가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자. 사용하는 약물의 양이 적고, 기간도 길지 않기에, 소위 “약쟁이”처럼 보이게 될 정도의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유의미한 근비대는 일어날 정도는 될 것이다(생애 최초 코스이니 말이다). 이제, 그 이후 “근력” 블록, “피킹” 블록까지 기존에 얻은 근비대 효과를 계속 이어가는 방안은 어떤 것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저, 다음 블록들에서도 파워리프팅 종목들에 영향을 주는 근육군들에 대한 근비대 목적 보조 운동들을 이어가면 된다(볼륨은 조절되겠지만).

 모든 파워리프팅 프로그램들이 그리 하고 있지 않냐고 허탈해하는 이도 있겠지만, 바로 그것이 요점이다. 근비대 블록에서 약물만 추가했을 뿐 다른 것(리프터가 이미 효과가 있다고 아는 것)은 건드리지 않는 것 말이다, 하하.

 그리고 그걸 아는가? AAS가 이리도 광범위하게 유명해진 이유는 이들 전반이 굉장히 ‘유저-프렌들리’하기 때문이다. 보디빌더들이 집합적으로 정말 똑똑한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AAS가 오남용을 극한까지 해도 생각보다 사람들을 많이 안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4. 생각해야만 하는 것

 앞서 반복적으로 적은 것처럼, 이 글은 어떤 추천이나 처방, 권유가 아니고, 단지 “덕질”의 연장선으로 정보 공유만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더해, 금지 약물은 금지 약물인 이유가 있고, 공식적으로는 당연히 사용해서는 안 된다(법적인 문제도 있고 말이다).

 약물 부작용 역시 걱정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간독성, 여드름, 탈모 등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라 더 이상은 적지 않겠다(물론 용량을 생각했을 때는 심할지 의문이다).

 내인성 호르몬 분비가 멈추는 것 관련해서는, 해당 코스를 시작하고 몇 주가 지나면 내인성 호르몬 분비가 멈출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으나, 코스 자체가 짧게 끝났다는 점에서 과연 이것이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줄 것인가는 모르겠다. 물론 나는 어떤 의학적 지식도 없는 사람이기에, 위험이 따른 것은 스스로 하지 않으며,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규 제약회사에서 만든 AAS라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디아나볼의 미국 생산이 멈춘 것이 무려 1985년의 일이다. 당신이 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AAS는 제약회사 수준은커녕, 제대로 된 품질 검수 자체를 거치지 않은 것일 확률이 매우 높으며, 성분을 믿을 수도 없다. 이에 더해, “유통망”이라고 할 것이 불법적이니,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과장해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만약 당신에게 AAS를 판 누군가가 그 사이에 펜타닐 알약을 숨겨놓는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5. 결론

 사실 이 글의 목적은 다음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스포츠에서의 결과를 목표로 하는 이라면, 훈련 계획을 작성할 때에(또는 자신의 코치와 훈련 계획을 상의할 때에), 적어도 이 글에서 간략하게나마 제시한 것들을 보다 심화하여 고려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약물을 사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훈련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되는, 가능한 한 모든 요인에 대해 가볍게라도 연구를 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상기한 글 정도의 고려도 없이 스포츠에 임한다면, 타고난 것이 정말 좋지 않은 이상 별 볼일 없는 결과만 얻게 될 테니 말이다. 물론 취미인 경우엔 별 상관이 없겠지만 말이다.



Duchaine, Daniel, 1989, UNDERGROUND STEROID HANDBOOK II.

Lewis, Jamie, 2020, “NOTHING NEW UNDER THE SUN: ISOMETRICS, PART 1- THE OLDEST “NEW” TRAINING METHOD YOU’VE NEVER TRIED”, Web. https://plagueofstrength.com/nothing-new-under-the-sun-isometrics-part-1-the-oldest-new-training-method-youve-never-tried/

Llewellyn, William, 2006, ANABOLICS 2006.


2023년 6월 28일 수요일

“Trainability” – 피트니스 산업 종사자들이 당신에게 결코 언급하지 않을 개념

 Trainability! “훈련 가능성”이라 번역해야 할 것 같은 이 용어는, 적어도 피트니스 산업 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사용이 뜸한 말이다. 무려 Supertraining의 제 1장에 나오는 용어인데도 말이다. Trainability란 “특정 훈련 체제에 대한 근력 발달 잠재력을 가리키며, 주로 유전적 요인과 사전 훈련 상태에 의존한다. 유전적 요인은 근비대 발달의 잠재력, 각 관절의 레버리지 특성, 다양한 근육 군에 있는 빠른 섬유와 느린 섬유의 분포, 대사 효율성을 결정”한다. Block Peridization을 쓴 Issurin은 Trainability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강하게 말하자면, 훈련 가능성은 특별히 조직된 목적지향적인 훈련을 통해 선수의 작업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능력으로 특징 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Issurin은 Trainability에 대해 세 가지 방면에서 탐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 Trainability에 대해 주는 영향, 운동 선수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Trainability가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성별이 Trainability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이 글에서는 앞선 두 가지에 집중할 것이다(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정상급의 여성 운동 선수의 퍼포먼스는 남성 호르몬이나 그 유도체들의 사용을 통해 여성 선수들을 어느 정도  “남성화”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니 말이다; 물론 당신이 프로 스포츠 관련 지분,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여성 선수를 코칭 하는 것이 직업이라면 성별 차이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나에게 쇠질은 순전히 “덕질”의 대상에 불과하며,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 운동 선수나 리프터, 그리고 이들이 남성 운동 선수나 리프터와 다른 점에 대해서는 도무지 관심을 가질 수 없다).

 우선, 유전적인 것에 대한 Issurin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결론적으로, 최고의 선수들은 몇 가지 신체적 및 생리학적 이점과 함께 훈련에 잘 반응하는 능력을 물려받은 개인들이다. 이 두 가지 요소의 조합이 스포츠 기술의 마스터 수준에 도달하는 가능성을 결정하며, 스포츠 재능의 주요한 선천적 요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스포츠 훈련의 최종 결과(기술 및 운동 숙련도)는 주로 장기적인 준비에 달려 있다. 이는 코치들의 창의력에 많은 자유를 부여하며, 유전적 한계를 (부분적으로라도) 보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또한, 훈련 가능성을 지원하는 관련 요인으로서 생활 조건도 언급되어야 한다: 영양, 충분한 휴식, 생체 회복, 전문적인 활동을 위한 정상적인 환경, 적절한 심리적 분위기 및 사회적 조건 등 말이다.”

 그리고, 운동 선수의 훈련 수준에 따른 Trainability에 대해, 훈련 초창기에는 다양한 훈련 자극이 모두 새로운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Trainability가 높게 나타나나, 이 조차도 개인차가 있어, high-responder와 low-responder로 나뉨을 이야기한다. 이에 더해 이런 말도 한다: “실제로, 장기간의 조사 결과는 성인 선수들의 성취에 있어, 훈련 초기 단계의 준비로부터 받은 데이터가 높은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내용들을 요약하면, 사실 다음과 같다: Trainability는 우리가 흔히 쇠질을 하며 “유전자”가 타고났다고 표현하는 것을 세련되게 쓴 말이다. 기술적인 부분, 그리고 운동 스킬에서의 숙련도는 “장기적인 준비”, 즉 훈련 계획에 따라 개선시킬 수 있지만, “스포츠 재능의 주요한 선천적 요인”을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이 용어가 어째서 피트니스 산업 내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지 알 수 있다. 당연하게도, 타고난 것으로 상방이 결정된다는 것을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발달 이후, 모두가 “시합”에 나가고, 이에 대한 코칭이 피트니스 산업의 주요 돈벌이 중 하나가 된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코치들의 창의력”으로 개선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 않겠나.

 “타고난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수십 번 써놓지 않았는가? 이제 와서 다시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도대체 이게 “개인화”와는 무슨 관계란 말인가? 오히려 사람마다 타고난 역량이 다르기에 “개인화”를 옹호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선, 맞다. 이미 “의식의 흐름”에서 적었듯, 나는 PED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소위 “생물학적 개별성biological individuality”이라 할 것이 더 중요해지기에, Tuchscherer의 Emerging Strategies가 훌륭한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그리고 이 주장에 있어 사실 내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도핑 테스트를 진행하는 파워리프팅 단체들의 거의 모든 상위권 리프터들과 그 코치들은 사실상 Emerging Strategies 개념의 영향 하에서 프로그래밍을 진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좀 더 강하게, 과장되게 말한다면, Trainability의 차이는 결국 어느 정도 개인화를 오히려 강제한다는 말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Trainability가 낮은 개인에게 있어, 개인화의 효용이, 그에 대한 비용보다 클 수 있는가?

 Emerging Strategies의 멋진 점은, 아예 훈련 계획 자체를 개인화시킨다는 점이다. Tuchscherer는 Bondarchuk로부터 영감을 얻어 해당 개념을 만들었고, Bondarchuk의 주기화 모델은 개인화된 주기화로서 특징지어지는 것이니 당연하다 하겠다. 이에 더해, 현대 파워리프팅의 사회적 특수성(시합이 매우 자주 있어, 리프터의 일정에 시합 일정을 맞출 수 있음)에 부합하기까지 한다(개개인의 TTP-Time to Peak에 기초해, 블록 한 두 개만 넣는 것을 통해 시합을 나갈 수 있음 – 사실 이는 “블록 주기화”가 전통적인 주기화에 비해 가진 강점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현대 리프터들은 각자에게 개인화된 발달 “블록”들을 여럿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이게 쌓여 이전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상기한 “멋진 점”은 운동 선수로서의 재능이 있는 리프터들에게 국한되어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당연하게도, 훈련에 대한 반응이 적은 경우(그러니까, Trainability가 낮은 경우) 애초에 리프터 본인과 코치 모두 무언가 개인화된 패턴을 끌어내는 것이,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훨씬 어려울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개인화된 패턴을 이끌어낸 이후에도, 이것의 효용은 실로 별볼일 없을 것임을 짐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 경우에 만약 당신이 재능이 없는데 개인화에 비용을 크게 들이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물론 흔히 말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에는 돈 많은 사람이 넘쳐나며, 나만 가난한 것임을 알지만, 제한된 가처분 소득으로 생활하는, 재능이 없는 이에게 비용이 수반되는 개인화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것 아닐까?

 “아님 말고”이지만 말이다.


2023년 6월 14일 수요일

"피킹"과 "Long-term Delayed Training Effects"에 대한 소고

 쇠질 관련한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에서 항상 보게 되는 질문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피킹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질문은 사실 답변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피킹” 블록, 또는 사이클에 대한 계획은 전적으로 “피킹” 전까지 어떻게 훈련해왔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우선, “블록 주기화”라는 표현은 쇠질 커뮤니티에서나 흔히 쓰이는 말이며(물론, Issurin의 책도 있지만), 결국, 여러 저자들의 언급들을 볼 때에, Dr. Verkhoshansky의 “Block Training System”의 영향 하에서 나온 것임을 지적해야겠다. 이는 지나친 단순화이긴 하나(이를 테면, 엄밀히 따졌을 때, 대부분의 파워리프팅 “프로그램”들은 “Concurrent Training”이나, Dr. Verkhoshansky의 “Block Training System”과 “Conjugate Sequence System”은 그렇지 않다), 쇠질 커뮤니티는 “지나친 단순화”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하하. 어찌 되었든, 이 맥락에서 결국 “피킹”, 또는 “피킹 블록/사이클은 결국 Long-term Delayed Training Effects(LDTE) 개념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집중적인 근력 부하는 최대 근력과 폭발적인 근력 패러미터들의 일시적인 감소를 야기하고, 집중적 부하의 사용이 끝난 이후, 근력 패러미터들은 최초 수준으로 돌아왔다가, 이후에 운동 선수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 했던 새로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LDTE의 기간은 집중적인 근력 부하의 볼륨과 길이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다. 결국 “피킹” 블록/사이클은 그 전까지 훈련해 온 볼륨과 기간에 따라 계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만약 훈련자가 쿠키-커터 프로그램을 가지고 훈련해왔다면, 그 쿠키-커터 프로그램의 저자가 그에 맞추어 계획한 “피킹”이 필요하며, 만약 훈련자가 특정 코치와 함께 계속 훈련해왔다면, 그 코치로부터 지금까지의 훈련 내용에 맞춘 “피킹” 계획을 제공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피킹”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훈련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를 테면, 가장 유명한 쿠키-커터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5/3/1에도 나름의 “피킹” 템플릿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Strength Challenge”라는 이름으로,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1RM 기록 측정을 목표로 하는 12주 계획이 존재한다(그렇다, “Strength Challenge”는 프레스 1RM 기록 측정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Wendler의 말에 따르면, 하기 템플릿은 3개월 간의 5/3/1 훈련(3번의 사이클) 이후 시작하는 것을 가정한다. 이를 테면, “Boring But Big” 같은 것을 3개월 간 진행 후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이 경우에, 총 24주 간 훈련 계획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쇠질 커뮤니티” 식 “지나친 단순화”를 기초로 이야기하자면, 12주 간의 “Accumulation” 후, 다시 12주 간의 “Intensification”(혹은, “Realization”), “Transformation” (혹은, “Peaking”)을 거쳐 기록을 측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 년 동안 이러한 일종의 "매크로 사이클”을 두 번 반복하는 것을 상정하면, 일 년 간의 훈련 계획을 얻게 된다.

**사족이지만, 5/3/1 관련하여 한국어로 검색을 하며 “야들러”라는 표현을 계속 발견하였는데, Wendler의 특정 템플릿만을 맥락 생략 후 엑셀로 만들어 배포한 것이었다. 무려 자신의 닉네임을 붙여서 말이다. 참으로 진정성 있는 일이라 하겠다, 하하. “맥락 생략” 덕에 훈련자들은 겨우 “메조 사이클”이라 할 것  몇 가지를 별 다른 장기적 계획 없이 반복하는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 무리 없이 가정할 수 있다.


///

**”Main lifts”만 옮김. Assistance는 생략.


1주차 – TM70%*3, TM80%*3, TM90%*3+, TM100%*1(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0%*3+까지만 진행함)


2주차 – TM65%*5, TM75%*5, TM85%*5


3주차 – TM75%*5, TM85%*3, TM95%*1+, TM100%*1(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5%*1+까지만 진행함)


4주차 – 디로드 5회 3세트


5주차 - TM70%*3, TM80%*3, TM90%*3, TM100%*1+(TM100% AMRAP 세트는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0%*3까지만 진행하되, AMRAP 가능)


6주차 – TM65%*5, TM75%*5, TM85%*5


7주차 – TM75%*5, TM85%*3, TM95%*1, TM100%*1+(TM100% AMRAP 세트는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5%*1까지만 진행하되, AMRAP 가능)


8주차 – 디로드 5회 3세트


9주차 - TM70%*3, TM80%*3, TM90%*3, TM100%*1, TM110%*1(마지막 싱글 세트 두 세트는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0%*3까지만 진행하되, AMRAP 가능)


10주차 – TM65%*5, TM75%*5, TM85%*5


11주차 – TM75%*5, TM85%*3, TM95%*1 (Assistance 수행 하지 않음)


12주차 – 훈련일마다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1RM 측정, 또는 11주차에 측정해도 무관(개인의 느낌에 달려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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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프레스 동작을 “Main Lifts”로 끼워 넣고, 심지어 스모 데드리프트보다는 컨벤셔널 데드리프트 사용을 추천하는 쿠키-커터 프로그램을 파워리프팅 목적으로 하는 이는 없겠지만, 적어도 참고할 만한 정보는 될 것이다. 특히, 딱히 코칭을 받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느껴, 쿠키-커터 프로그램들을 따라 운동하는 이의 경우에, 이 글을 통해 쿠키-커터 프로그램 사용 시에도 해당 훈련법에 맞춘 "피킹" 및 제법 장기적(적어도 0.5~1년 단위의)인 계획이 중요함을 상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