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30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18

 - ‘내추럴’ 훈련법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PED를 사용하는 트루 리프터들의 훈련법에 대해서도 적어야겠다.


- 사실, PED를 사용한다고 해서 훈련법이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결국, 자극에 대한 회복과 적응이 전부니까(‘SRA curve’를 모두 알지 않나? 하하).


- 그리고,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훈련법들 거의 모두는 PED를 사용하는 리프터들을 대상으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거나, PED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사용하여 효과를 보아 유명해진 것이다. Tuchscherer의 훈련법 정도를 제외하면 말이다.


- 이를 테면, 나는 아직도 왜 ‘Reps in Reserve(RIR)’와 메조 사이클 내에서 볼륨의 과부하를 강하게 추천하는 Renaissance Periodization 쪽의 훈련 방식이 ‘내추럴’ 훈련법으로 유명해졌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러한 훈련법을 진행하는 리프터나 인플루언서들 중 실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PED를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다.


- 반대로, Dorian Yates나 Jordan Peters와 같이 실패 지점을 강조하는 훈련은 어째서 ‘약쟁이’ 훈련법으로 인식되는 것일까? 영국의 ‘내추럴’ 보디빌딩 씬 전체가 사실상 Yates나 Peters처럼 운동을 하는데 말이다.


- Jim Wendler의 ‘5/3/1’ 덕에 유명해진 3주 ‘Wave’가 어디서 온 것인지 아는가? Westside Barbell에서 왔다.


- 그리고 Louie Simmons가 이 3주 Wave의 아이디어를 얻은 출처는 어딘지 아는가? 동독 올림픽 선수들이다.


- 왜 동독 올림픽 선수들이 3주 단위 ‘Wave’로 훈련했는지 아는가? Turinabol을 3주 복용, 1주 복용량 줄임, 이런 식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 흔히, 리프팅 시합 전 ‘Tapering’을 2~3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 왜 2~3주인지 아는가? 70~80년대 도핑 테스트는 테스트 21일 전 정도에 AAS 사용을 멈추면 걸리지 않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 2~3주 동안은 약물을 사용할 수 없으니, 당연히 강도와 볼륨이 줄어야 하는 것 아니겠나.


- 소위 ‘3대 운동’으로 5회 반복수를 수행하는 것이야말로 ‘내추럴’ 운동법이라고 생각하나?


- 위의 방식은 60~80년대 미국 파워리프터들 덕에 유명해진 방식이다. 그리고 이들이 Dianabol과 Deca Durabolin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는가?


- ‘벌크업’? 1971년 세계 최초의 수퍼 헤비급 파워리프팅 챔피언이 되었던 Hugh Cassidy야말로 이 분야의 선구자 중 하나일 것이다. 180cm 남짓한 키에 샌드위치와 우유를 끝도 없이 먹어 130kg 정도까지 찌워 챔피언이 되었으니까.


- 그가 한 유명한 말 중 토요일에 벤치 프레스가 무겁게 느껴졌다면, 살을 더 찌워 수요일엔 그 무게가 가볍게 느껴지게 하란 식의 말이 있다.


- 고작 몇 일 내에 훈련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Dianabol의 빠른 효과를 연상시키지 않나?


- 체중을 불리고, 계속해서 고중량을 공격적으로 드는 것은 또 어떤가? Deca, 그러니까 Nandrolone이 주는 수분 보유 및 ‘Soft tissue’들에의 영향이 없인 힘들지 않겠나?


- ‘하지만 Cassidy 이전 Joseph Hise나 Bruce Randall 같은 리프터들의 사례가 있지 않나요’ 라고 묻는가?


- Hise는 그저 비만이었고, Randall은 ‘보디빌더’였다지만 1950년대의 보디빌더, 그러니까 체지방률 10퍼센트 초반조차 보디빌더로 대접 받았던 시대였기에 보디빌더로서 대접 받았을 뿐이다. Youtube에 Randall을 검색해서 그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이 과연 당신이 생각하는 ‘보디빌더’의 모습인지 확인해보길 바란다.


- 애초에, 이 시리즈에서 이전에 언급했듯, PED 사용이 활성화되기 이전 시대의 보디빌딩은 그저 미인 대회에 불과했다. 흔히 John Grimek 이 Mr. America를 유일하게 두 번 수상한 것으로 몇몇 변태들의 극찬을 받지만, 1940년대 Mr. America는 실제 미인대회 수준이었고, 심지어 Grimek 에 대해 주류 스포츠 잡지는 진정 ‘Mr. America’로 불릴 만한 사내라면 무대 복도를 그런 식으로 걸어나가지 않았을 것이라 비꼬았다.


- 그저, 요점은 이것이다. 여러분이 아는 거의 모든 ‘훈련법’은 PED와 함께 나온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위에 언급한 것처럼, Tuchscherer의 훈련법을 제외하곤 말이다. 개개인마다 시합 때까지 ‘피크’에 이르는 기간도 다 달리 설정(‘Time To Peak’를 찾아서 말이다)되고, 심지어 시합 전까지 계속 무겁게 운동하거나, 8회 세트를 수행하거나 하기도 한다. 개개인에 맞춰 말이다.


- 90% 이상을 다루는 것에 Louie Simmons나 소련 역도 코치들처럼 벌벌 떨지도 않는다. 프랑스 파워리프팅 팀의 경우, Panagiotis Tarinidis가 Tuchscherer와 한 인터뷰에 따르면 고강도 싱글을 매우 적극적으로 훈련하는 식으로 Micro cycle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이제, 다시 최초의 주제로 돌아가, PED를 사용하는 트루 리프터들의 훈련법에 대해 말해볼 수 있겠다: 그저, 유명한 훈련법 중 스스로 가장 즐길 수 있고, 훈련 효과가 충분히 있는 것을 아무 것이나 고르면 된다.


- PED 코스나 똑똑하게 쓰길 바란다. 훈련법을 이에 맞추며 말이다.


2023년 1월 27일 금요일

의식의 흐름 #17

 - 앞선 글에 이어, 근력Strength를 목적으로 훈련하는 것과 관련해 좀 더 이야기해보자.


- 혹자는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껏 PED 사용 없이는 훈련이고 뭐고 별 것 없다고 해놓고, 내추럴 근력 훈련법 따위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 유감스럽게도, 이 필자의 기준에 ‘훈련법’이라고 할 수조차 없는 것들이 횡행하고 있기에 그렇다.


- 기억하라: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훈련법’을 이야기할 때에, 세션 내, 세션 간, 그리고 훈련이 지속되는 일정 기간(마이크로, 메조, 매크로 사이클)들이 훈련 목표를 이루는 데에 미칠 영향에 대해, 그리고 훈련자가 가진 조건들이 이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리적 설명을 제공하지 못 한다면, 그것은 ‘훈련법’이 아니다.


- 이에 더해 해당 ‘훈련법’의 목적이 근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근력’을 목표로 하는 훈련이 일반적인 ‘근비대’(보디빌딩이 아닌, ‘헬스’ 수준의 근비대)를 목표로 하는 훈련과 가장 다른 부분이 무엇인지 아는가? 근력은 특정 과제에 특수성을 띤다는 것이다(‘Task-specific’하다는 말이다).


- (다시 강조하지만, 보디빌더가 아닌 이상) 근비대는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근비대가 일어나길 원하는 근육군이 사용되는 동작들 몇 가지에서 계속 점진적 과부하가 있다면, 근비대가 일어날 것이다. 이를 테면, 대흉근의 근비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대흉근이 사용되는 동작들의 점진적 과부하를 통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킬 수 있다.


- 이제, 근력 향상의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심지어 ‘근비대’조차 더 복잡해진다. 훈련자 A의 목표가 벤치 프레스 150kg라고 가정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근비대 전략을 세우는 것은, 위 문단의 시나리오보다 복잡한 사고를 요하게 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


- 그저 대흉근의 근비대만이 목적이라면, 이를 테면, Hammer Strength의 체스트 프레스 머신들을 사용하여, 이 동작들에서 점진적 과부하를 계속 진행한다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것이다.


- 그러나, 훈련자의 훈련 목적이 벤치 프레스 1RM으로 측정되는 근력인 경우에, 위와 같이 운동하는 것은 딱히 현명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다. 훈련에 체력은 쓰지만, 훈련하는 동작의 ‘Strength curve’가 훈련 목적이 포함하는 동작과 많이 다르니 말이다.


- 벤치 프레스 1RM으로 측정되는 근력이 목적인 경우라면, 근비대 훈련도 벤치 프레스 1RM과 유사한 동작으로 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지가 되는 것이다.


- 당연한 이야기를 왜 하냐고?


-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많은 이들이 무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애초에, 대체 왜 Westside Barbell 훈련법이 인기가 있을지 생각해보라.


- 물론 진지한 리프터들이거나, 장비 파워리프팅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Westside Barbell 훈련법’과 관련된 돈벌이가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어떤 ‘마법 같은 비법’을 찾는 사람들일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만약 당신의 목적이 근력이라면, 특수성이 전부다.


- 근력엔 근비대가 중요하지 않냐고? 당연하다. 그리고 근력 목표에 특화된 근비대가 가능함을 언제든 기억하라.


- 다시 벤치 프레스의 예시로 돌아와서, 만약 벤치 프레스 1RM에 도움이 되는 근비대 훈련을 하고 싶다면, 벤치 프레스 변형 동작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 위의 이야기가 ‘내추럴 근력 훈련법’과 무슨 관계가 있냐고? 


- 적어도 쇠질로 한정했을 때, PED를 사용하면 훈련 특수성을 약간이나마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필자의 머릿속에서는 관계가 있다.


- 우선, 상대적으로 특수성에 덜 신경 쓰는 훈련법들을 생각해보면, 거의 무조건 PED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Westside Barbell은 언급할 필요 없을 것이다.


- C.A.T.(Compensatory Acceleration Training) 같은 것도 그렇지 않나?


- 역도와 파워리프팅을 다 훈련한 리프터들의 경우도 그렇지 않던가?


- 그리고 PED를 사용하는 경우엔 사실 지나치게 특수성을 높이는 것이 해가 되기도 한다. 인위적으로 얻은 근육량과 근신경계의 근력을 가지고 있으니, 부상의 위험이 더 크니 말이다.


- 현대의 유명한 리프터들은 약물 사용을 하면서도 다 특수성을 높게 가져가지만, 이는 성장호르몬과 펩타이트 호르몬들의 사용이 80년대 중후반 이후 본격화되어 비로소 가능해진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 반대로, 내추럴의 경우, 인위적으로 근육을 추가로 붙일 수도, 근신경계의 효율을 올릴 수도 없다.


- 이로 인해, PED 사용을 하는 리프터들보다 특수성을 올렸을 때에 부상 확률이 적다(물론 과사용으로 인한 부상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 그리고, 효율이 좋지 못하기에, PED를 사용하는 리프터들보다 ‘연습’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


- 결국, 내추럴 훈련자가 특정 동작으로 측정되는 근력을 목표로 훈련할 때에는, 특수성을 최대한 신경 쓰는 것이 강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앞선 글에서 지적한, ‘Bottom-up’ 방식의 컨디션 조절에 더해 말이다.


2023년 1월 18일 수요일

의식의 흐름 #16

 - ‘내추럴 운동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특히, 근력Strength를 목표로 하는 경우에 대해 말이다. 근비대Hypertrophy가 목적인 경우는, 유감스럽게도, ‘내추럴 운동법’을 구별할 의미가 별로 없다는 것이 개인적 의견이기에 그렇다.


- 우선, 이 시리즈의 지난 글들에서 밝힌 바, 나는 고전적인 ‘주기화’라는 것 자체가 PED의 사용과 함께 성립한 개념이라 생각한다. 소위 ‘Top-down’ 형태의 계획에 따른 훈련은 훈련자 개개인 간의 차이를 전제로 한다기보단,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계획(이를 테면, 올림픽이라고 하는 경우 시합 일자, 그리고 이에 맞춘 훈련 ‘블록’들, 그리고 역시 이에 맞추어져 있는 약물 사용 코스)를 전제로 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니 말이다.


- 애초에 ‘주기화’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 활발히 논의된 것을 기초로 하는 개념인 것을 다시 상기하라.


- 이는 새로운 지적이 아니다. Tuchscherer가 그리도 목을 매는 것이 ‘Top-down’에의 거부, 그리고 (Tuchscherer가 한 말은 아니다만) ‘N=1’이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훈련자 개개인에 대한 경험적 근거 기초, 사후 대응적 훈련 시스템의 개발 아닌가?


- 그리고 Tuchscherer와 RTS가 소셜 미디어 시대를 사는 파워리프터들에게 가지는 의미와 지위는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종이 잡지 시대의 파워리프터들에게 Westside Barbell이 가졌던 의미와 지위에 견줄 만한 것이 현실이다. 당연하게도,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 Tuchscherer는 ‘Top-down’ 대신, ‘Bottom-up’ 방식의 훈련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 거의 병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애초에 RPE 방식이 왜 나왔겠는가?


- 그리고, 그의 ‘Emerging Strategy’ 개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Tuchscherer는 Wave-loading 등, 일종의 ‘Wave’를 주는 것은 훈련자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게 한다고 보며, 강도와 볼륨을 고정한 ‘블록’을 진행하는 것을 통해 훈련자 개개인이 훈련으로 인한 피로를 어느 정도 속도로 쌓아가는지를 진단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Time To Peak’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 Tuchscherer는 RPE 개념으로 강도(그리고, RPE 기초로 한 피로도 산정을 통해 볼륨)에 대한 ‘Bottom-up’ 접근을 가능케 한 것에 더해, 위 개념으로 블록 주기화를 ‘Top-down’이 아닌 ‘Bottom-up’ 방식으로 가능케 한 것이다.


- 이것이 ‘내추럴 훈련법’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물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Bottom-up’ 방식의 블록 주기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PED를 사용하지 않는 훈련자에게 가지는 의미는 크다.


- 이미 70년대에 파워리프터 John Kuc은 PED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 훈련 사이클 내에서 훈련자 개인의 컨디션이 PED를 사용할 때보다 들쭉날쭉하게 됨을 경고했다. 스스로의 경험에 비추어 말이다.


- ‘Top-down’ 방식의 계획을 따르는 경우, 이러한 ‘들쭉날쭉’함은 계획을 따르는 것을 크게 방해하며, 극단적인 경우, 계획 자체를 진행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


- ‘PED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그렇지 않나?’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PED를 충분히 합리적인 코스 하에서 사용하는 경우 이러한 ‘들쭉날쭉’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우리가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한 사이클 내에서 2주 차에 Test C 200mg만 주사하고 있는 훈련자 A보다 6주 차에 Test C 200mg에 Primobolan Depot 200mg까지 함께 주사하고 있는 훈련자 A가 보다 ‘아나볼릭’한 상태에 있을 것이라는 점일 테니 말이다.


- 이에 더해 사이클 중간에 훈련자와 코치가 보기에 분명한 ‘정체기’가 온 경우에도 수용체 결합 경로가 다른 다른 아나볼릭 약물을 추가함으로써 이를 뚫어낼 수 있다.


- 이를 테면 (물론 보디빌더이다만) Jordan Peters는 Dianabol을 평소에 전혀 사용하지 않으나, 사이클 중간에 근력에 정체기가 오는 경우, 짧은 기간 동안만 약물 코스에 Dianabol을 추가하여 정체기를 뚫는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 하지만 ‘내추럴’ 훈련자의 경우 이러한 옵션들이 아예 없다!


-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Tuchscherer가 소개한 개념들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 물론, ‘내추럴’ 훈련자라고 ‘Top-down’ 방식의 훈련 계획을 못 할 것은 없다. 


- 다만, ‘내추럴’ 훈련자가 의존할 수 있는 ‘아나볼릭’한 것이라곤 칼로리 섭취를 늘리는 것뿐이라는 게 문제다.


- ‘Top-down’ 방식의 훈련 계획을 통해 근력을 늘리고 싶은 ‘내추럴’ 훈련자에게는 결국 칼로리 서플러스 상태가 강제, 아니 이것은 너무 강한 표현이니 바꾸자면, 매우 강하게 추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문제는, 우리 모두 비만아가 되길 원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하하.


- 그러니, ‘내추럴’ 훈련자라면 근력을 목표로 훈련할 때, 어떻게 하면 ‘Bottom-up’ 방식으로, 자신 스스로의 고유한 자극에 대한 반응과 그에 대한 피로에 대해 민감하게 사후적 대응을 하는 것이 강력히 추천될 것이며, ‘내추럴 훈련법’을 PED 사용자의 그것과 대비되는 것으로서 강조하고 싶다면, 이 지점에서의 보다 깊은 논의가 함께 따라야만 할 것이다.


2023년 1월 9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15

 - 쇠질을 즐기는 인간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첫째는 훈련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둘째는 시합에서 결과를 얻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 이는 머릿속 보상 체계와 연관이 될 것인데, 첫째 부류는 매일 훈련을 하며 단기적인 목표를 이루는 것에 대해 도파민이든 뭐든 조건 형성이 되어 있는 것이고, 둘째 부류는 이러한 보상을 뒤로 미룰 수 있는 것이라 거칠게 말할 수 있겠다.


- 이제 쇠질을 오래 한 경우를 상정해 내 편견을 말해보겠다: 쇠질을 오래 한 인간 중 첫째 부류는 보통 유전자, 그러니까 타고난 재능이 영 별로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둘째 부류는 대부분 타고난 것이 좋은 경우가 많다.


- 당연하게도, 타고난 것이 부족하면 아무리 체계적으로 훈련한다고 해도 승리할 수 없으며, 타고난 것이 부족함에도 둘째 성향과 같은 것을 가진 사람들은 도무지 쇠질을 오래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 그 누구도 패배를 좋아하진 않으니까.


- 그리하여 쇠질을 오래 한 사람들은 결국 두 부류가 남게 되는 것 같다. 타고난 재능이 별 것 없는, 그저 하루하루 훈련에서 조그마한 목표들을 충족시키는 것에 중독된 도파민 중독자와, 체계적인 훈련을 하는 상위권의 ‘Competitor’ 말이다.


-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쇠질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극도로 혼란스럽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 설령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도, 오래 했다는 이유 하나로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충분히 몸이 좋아보이거나 강해보이니 말이다.


- 거기에, 도파민 중독자가 쾌락을 위해 짜낸 훈련법으로 운동을 하고 있으니, 더 쉽게 홀리기 마련이다.


- 문제는, 첫째 부류가 즐기는 훈련법은 절대 좋은 훈렵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 ‘좋은 훈련법’들이 가지는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더럽게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고작 몇 주 재미없는 훈련을 하는 정도가 아니다. 못 해도 2~3개월은 아무런 즐거움도, 새로움도 없는 방식의 훈련을 출근하듯 이어가는 것이 ‘좋은 훈련법’들이 요구하는 바이다.


- 이를 테면, 파워리프팅을 잘 하기 위한 근비대 블록을 생각해보자.


- Dr. Israetel의 책에서 부끄러움 없이 베껴오자면, 근비대 블록은 60~75%(특수한 경우 80%까지도)의 강도 구간에서, 부위 당 15~30 세트, 주 당 강도 증가 시 2.5%~5% 증가, 세트 볼륨 증가 시 0~1세트씩 증가, 4주 축적과 1주 디로드(상급자 수준일 경우 3:1 비율) 등이 추천 된다.


- 이제, 주 4일 운동한다면, 매일 체육관에서 가서,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의 가동범위를 증가시킨 변형 동작들을 중심으로 해서 60~75% 구간에서 4~6세트씩 하고 나오면 된다.


- 이것을 4주 동안 했다고? 이제 1주 디로드를 하고, 다시 4주를 반복한다. 이렇게 3개월을 보낸다.


- 이젠 무얼 할 거냐고? 당연히 근비대 구간에서 쌓은 볼륨에의 소화 능력과 근육량을 기초로 근력을 쌓아야 할 것이다.


- 75%~90% 강도로, 주 당 10~20 세트, 강도 증가 시 주당 2.5%~5% 증가, 세트 증가는 자제, 3주 축적, 1주 디로드(상급자 수준일 경우 2:1 비율) 등의 추천 사항을 고려해보자.


- 처음 85% 넘는 무게를 짊어졌을 때 생각보다 무거워서 당황했다고? 괜찮다. 근비대 블록에서 상대적으로 저강도의 무게만 다루어 그런 것이지 금방 적응이 될 것이다. 정 불안하면, 다음 매크로 사이클을 계획할 때엔 근비대 블록에서도 탑 싱글을 조금 넣으면 될 문제다.


- 다시, 주 4일 운동을 하며, 시합에서 쓰이는 자세나 최대한 가까운 자세로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를 2~4 세트씩 하고 나오면 된다.


- 3주 진행 했으면 이제 1주 디로드를 하고 계속 반복해라. 못 해도 2개월 정도는.


- 세진 것 같은데 시합을 나갈 정도 실력은 아닌 것 같다고? 그럼 적당히 1rm을 재고, 다시 근비대 블록으로 돌아가라.


- 시합을 나가고 싶다고? 피킹 블록에의 추천 사항들을 찾아 읽고, 이에 따라 훈련을 진행 후 시합에 나가라. 그리고 그 기록을 가지고 다시 근비대 블록으로 돌아가라.


- 위의 과정을 5년 반복하면, 스스로 ‘내추럴’ 상태의 파워리프터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을 거의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변형 동작을 쓸 것인지, 어떤 액세서리 운동을 할 것인지, 어떤 부위를 추가로 운동해줄 것인지 같은 소소한 것들은 계속 바뀌겠지만, 이 역시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구글링에 20분 정도 시간을 들이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 아, 물론, RPE에는 신경을 써라. 만약 당신이 최대 근력을 목적으로 한다면, 훈련 중 의도적으로 실패 지점을 갈 이유가 없으니…


- 읽기만 해도 숨이 막히지 않나?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여러분이 ‘파워리프터’가 되고 싶은 경우라면, 자신이 저걸 즐길 수 있을지 질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 다른 쇠질도 마찬가지이다. 한 두 세션 만에 힘듦을 느끼게 하는 훈련법은 도파민 중독자들이나 하는 짓이고, 당신이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피해야 하는 짓이다. 좋은 훈련법은 지속적으로 과제를 수행해나가며, 계속 꾸준히 하는 것이 힘든 것이지, 한 두 세션 내에서 ‘조진다’든지, 매일 끝없이 열심히 한다든지 해서 힘든 게 아니다.


- 그리고 아무리 ‘좋은 훈련법’으로 해도, 결국 유전자가 허락한 수준까지만 가게 된다.


- 이에 더해, 유전자가 좋은 경우에는 ‘좋은 훈련법’까지도 필요가 없다.


- Doug Miller를 보라, 노망난 Poliquin이 유명하게 만든 GVT를 따라 운동했어도, 내추럴 보디빌딩 역사에 남을 몸을 만들었다.


- 이것은 사족이지만, 적어도 T-nation 등이 유명해진 시대 이후 Poliquin발 조언들은 하나 같이 Poliquin이 노망이 나서 아무 근거 없이 이야기한 것들뿐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어깨 건강을 위해 미는 운동 볼륨의 두 배를 당기는 운동에 투자하라는 것인데, 이게 어떻게 논리적인 결론이 될 수 있는지 나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 쓰고보니 여전히 아무 맥락이 없는 글이 되어 이만 줄여야겠다.


2023년 1월 4일 수요일

2022년 들은 음악 #1

 



 대륙 사상가들 중 몇몇은 음악이 ‘순수한’ 예술로서, 그게 ‘시대정신’이 되었든 무엇이든, 음악이 보다 관념적인 것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접근 했다. 물론 나야 대단한 사상가도 아니고, 학사 나부랭이나 들고 있는 사람이다만(그나마도 21세기에 Liberal Arts를 전공했으니, 사실상 고졸이나 다름 없다, 하하), 아무래도 몇 안 되는 취미가 음악인데다가, 교육 받은 배경도 배경이다 보니, 음악을 들을 때에 좀 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만의 GOREPOT이 2022년에 낸 위 앨범은 그야말로 21세기 초반, 나와 같은 일반 대중의 ‘시대정신’이라고 할 것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에 요구하는 모든 논리와 조화, 원칙을 다 해체한 것도 모자라, 사이사이 인터넷 밈Meme 샘플링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극한까지 왜곡되어 있는 보컬 때문에 당연히 들리진 않지만, 가사도 변태 성욕과 마약, 어처구니 없는 성적 농담 등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그 어떤 깊이도 없이, 즉발적인 웃음이나 역겨움만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1인 밴드이니 당연히 많은 악기들이 프로그램으로 짜인, 사실 상 전자 음악 비슷한 것이라는 것은 덤이다.

 그리고, 이러한 음악이야말로, 2010년대와 2020년대 극초반까지의 기간이 가지는 성격을 성공적으로 요약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