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최근 들은 음악들 단평 (3)

1. Omerta- Hyperviolence


 
 무려 뉴메탈도 이제 고전이 되어 리바이벌 밴드들이 나오기 시작한지 좀 되었다. Omerta의 Hyperviolence는 2020년에 나온 EP인 주제에 Slipknot 1집과 2집을 섞은 뒤 발업 시킨 것 같은 음악을 들려준다. '응애 나 아기 자기 혐오'라고 요약할 만한, Korn에서 베껴온 듯한 정서를 기초로 패륜, 마약, 폭력에 과하게 집착하는 등 중 2병을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90년대 뉴메탈의 어떤 정수라 할 것까지 그대로 재현한다.  

 음악적으로도 아무런 근본 없이 뉴메탈식 랩, 하드코어식 브레이크 다운, 심지어 유사 스래시 메탈식 솔로까지 넣어 버무린 상태... 결론은? 쇠질 BGM으로 최고라는 거다.



2. Porcupine Tree - Sleep Together (from Fear of a Blank Planet)

 메탈돼지로서 Steven Wilson과 Porcupine Tree의 작업 전체를 들어본 적은 당연히 없고... Wilson이 Opeth의 작업 몇 가지의 프로덕션을 담당하였다고 하여 2000년대 창작물 몇 개를 들어본 게 전부다. 그 중에서도 (당연하게도) Fear of a Blank Planet이 가장 귀에 잘 들어왔었다. 

 Sleep Together는 해당 앨범 마지막 곡이며, 딱히 어렵지도 않게 여러 파트를 소개하고 쌓아가다가 코다 부분에서 다시 모두 불러들여 터뜨리는, 나 같은 무지렁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어떤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가사도 무언가 자살을 암시하는 것 같아 좋다.



3. Goatmoon - Death Before Dishonour


 핀란드 원맨밴드인 Goatmoon의 2004년 첫번째 풀렝쓰. 소위 'Raw Black Metal'로서 장르 내에서 제법 좋은 평을 받아온 작업이다.

 일단 매우 무난하고, 몇몇 부분은 좋게 들린다. 그러나, 흔히 'Raw Black Metal'로 묶이는 밴드들이 보여주는, 좋은 아이디어 한 두 가지로 적당히 곡 하나를 써내고 이를 묶어 앨범으로 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언제나 느끼지만, 이 소위 'Raw Black Metal' 밴드들은 장르 전체가 총체적으로 Darkthrone을 도무지 넘어서질 못한다. Darkthrone이라는 팔색조 같은 밴드의 커리어 중 극히 일부분만을 카피하는 장르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4. Darkthrone - In the Shadow of the Horns (from A Blaze in the Northern Sky)

 Darkthrone이 팔색조 같다는 얘기가 나온 김에, 그들의 첫번째 블랙메탈 앨범의 두번째 트랙을 들어보라. 그리고 퍼스트웨이브 블랙메탈, 세컨드웨이브 블랙메탈, 그 외 여러 요소들을 한 곡에 녹여내는 이들의 능력에 감탄하면 된다. 물론 저 곡이 너무 Celtic Frost를 베껴온 게 아니냐고 하면 크게 할 말은 없겠지만... 적어도 Darkthrone은 어느 정도 수준의 독창성을 언제나 보여주어 왔다고 변호하고 싶다.



5. Pet Shop Boys - How can you expect to be taken seriously (from Behaviour)

 솔직히 Pet Shop Boys 싫어하면 그게 사람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