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9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14

 - 중국 역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물론 개인적인 주장에 그치겠지만, 단언하건대, 중국 역도 훈련법의 독창성이든, 특별함이든 파는 자가 있다면, 무시하길 바란다. 그저 마케팅에 지나지 않으며, 당신의 역도 기록이든 다른 리프트 기록이든 그 자가 말하는 것을 듣든 안 듣든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니 말이다.


- 개인적으로는 중국 역도의 ‘시스템’이라는 것은 Westside Barbell이 파워리프팅에 대해 가진 ‘시스템’ 정도 수준일 것이라 생각한다.


- 이것저것 성공 사례들에서 따온 요소들이 마치 키메라처럼 섞여, 일관된 논리나 과학이 없는 상태로서 말이다.


- 일단, 기록에 기초할 때에, 중국이 그나마 수용한 ‘체계’는 Medvedev를 위시한 소비에트의 역도 시스템으로 보인다. 그 이전에도 중국이 역도에서 메달을 얻은 적은 있었으나, 문화대혁명 등 여러 일들이 있었으니 제대로 된 스포츠 육성은 90년대 들어서야 가능했으며, 본격적으로 시스템이 들어선 것은 90년대 이후 Medvedev 초청 전후인 것이다.


- 그러나, 중국 선수들의 훈련에 대해 알려진 것을 종합해보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명 블록 주기화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시합 준비 블록에서조차 최대 근력과 근비대에 대한 집착 역시 함께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Louie Simmons가 흥분에 가득 차서, 중국 역도팀이 나처럼, Westside Barbell처럼 훈련한다고 외쳤던 이유가 있는 것이다.


- 이에 더해, 중국 역도 훈련법을 강조하는 자들의 또 다른 역겨운 부분 중에 하나는 중국 역도만의 특별한 테크닉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 정말 특별한 테크닉이 있다면, 훨씬 많은 인구와 보다 나은 도핑 시스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현대의 중국 리프터들이 80년대 동구권 리프터들의 기록을 넘지 못 하는가?


- 중량급은 말할 것도 없고, 경량급조차 불가리아나 불가리아-화되었던 지중해권 리프터들의 기록을 넘지 못하지 않나?


- 내 생각에, 중국 리프터들이 2000년대 들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 국가 차원의 지원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압도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 보다 많은 후보들 중 선수를 고르고,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보다 많은 약물을 사용하고, 도핑 테스트를 국가 단위에서 최대한 피한 것이 성적으로 나타났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 그리하여, 내 개인적 결론은 이것이다: 중국 역도 훈련법에서는 아무 것도 배울 것이 없다. 새로워 보인다면 당신이 멍청한 것이며, 80~90년대에 찾을 수 있는 자료들에도 이미 다 나와 있는 것이라 장담한다.


- 흥미로운 것은 중국 역도에 대한 숭상의 배경이 되는 멘탈리티이다.


- 중국 역도 훈련법이 특별한 양 포장해서 파는 입장의 멘탈리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 쪽은 전형적인 피트니스 시장에서의 마케팅이니까. FOMO를 자극하는 방향의 모범적인 사례이니 말이다.


- 물론 개인적인 편견이지만, 한국인 리프터들의 중국 역도 훈련법에 대한 숭상은 실로 역겨운 내셔널리즘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 ‘어째서 중국에 대한 숭상에 있어 내셔널리즘을 지적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20세기 초반에 이미 아시아 단위의 내셔널리즘이 성행했음을 지적하고 싶다. 그리고 이에 기초한 멘탈리티가 부분적이나마 현대 한국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


- 흔히 ‘서양 코쟁이’로 표상되는 집단을 타자화하는 성향 말이다.


- 여기에 더해, 현대 한국인들의 정신을 오염시킨 반미 사상과의 선택적 친화력도 지적할 만하다. 


- 애초에 마오이즘이 20세기 중후반에 국내 대학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보라. 이에 더해, 소련 붕괴 이후, 공교롭게도 중국이 부상하면서 반미 사상과 마오이즘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심어준 이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그리하여, 매우 유감스럽게도, 심지어 쇠질에서도 중국 역도를 숭상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과대망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 과대망상인 것을 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역도는 20세기 중반 이후 내셔널리즘에 경도된 스포츠가 된지 오래이니까 말이다. 역도가 그나마 사상적으로 순수했던 때는 다민족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미국 대표팀이 메달을 휩쓸 때가 아니었을까, 하하. 물론 그 때에도 냉전과 남성 중심적 세계관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 사족이지만, Chaves를 비롯한 PED 전문 코치들의 경험적인 구술에 따르면,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동양인 여성 운동 선수들이 백인 여성 운동 선수들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장기간 사용 시의 안드로제닉 부작용을 더 적게 겪는다는 주장이 있다.


- 그리고, 이 시리즈의 바로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세계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약물 사용이 필요하다.


- 올림픽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동양인 여성 리프터가 있다면, 여러분의 ‘로무새’적 감각을 잘 발휘해봐야 할 것이다. 하하.


2022년 12월 24일 토요일

의식의 흐름 #13

 - 최근 Lyu Xiaojun의 도핑 적발이 이슈가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발견된 약물이 EPO라는 것이다. 


- EPO는 적혈구 증가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며, 보통 지구력 중심의 스포츠에서 사용된다고 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EPO 사용 이유가 분명해진다.


- 왜냐하면, 2022년 역도 세계선수권이 Colombia의 Bogota  지역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 그냥, 고산지대이기에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게 논리적이다.


- 이 사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탑급 역도선수가 EPO를 사용할 만한 훈련법적인 요인이 있다'가 아닌, 국가 단위의 시스템적인 도핑을 하는 탑급 운동 선수들은 심지어 컨디션 조절 목적으로도 약물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 자신이 수행하는 종목과 직접 관련된 체력 요소 외의 목적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적인 약물까지 쓴다는 말이다.


- 사족이지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나 테스토스테론 사용도 적혈구를 늘린다. Boldenone 같은 것이 적혈구 증가가 두드러져, 한때 지구력이 많이 필요한 종목들에서 사용했었고, 흔히 '옥시'로 유명한 Oxymetholone 역시 적혈구를 많이 늘려, 펌핑에 미친 보디빌더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Anadrol말이다, 하하).


- 물론, EPO 사용이 활성화된 이후, 적혈구를 늘리는 목적으로 위의 약물을 빠는 건 딱히 똑똑한 짓이 아니게 되었지만 말이다.


- 그래도, 이 사건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이해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약물 사용이 필수라는 것이다.


- 이는 너무 자명한 것인데, 많은 이들이 부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 물론, 역도는 다른 쇠질들보다는 최적의 퍼포먼스를 위한 약물 사용의 절대량 자체는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스피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 말이다.


- 개인적으로는 70~80년대 불가리아의 역도 선수였던 Valentin Khristov의 사례에서 상위권 역도 선수들의 약물 사용량의 상방을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선수의 성적은 http://www.chidlovski.net/liftup/l_athleteResult.asp?a_id=94 를 참조하라).


- Khristov는 1976년 올림픽(이 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 도핑 테스트가 시작되었고, Khristov는 약물 중단 타이밍을 놓쳐 도핑 테스트에 적발 당한다) 전 주 당 5mg Dianabol을 180정, 그리고 주 당 Retabolil(이 약물은 Nandrolone 그러니까 흔히 'Deca Durabolin'으로 알고 있는 약물이다) 주사 한 번을 맞았다고 한다.


- '180정'이라는 것 때문에 양이 많아 보이지만, 합산해보라. 주 당 1,000mg 전후에 불과하다.


- 이 시리즈 중에 적었던 것처럼, 상위권 피지크 스포츠 선수들의 오프 시즌 최대 용량이 체중 1kg 당 10~12mg까지 가는 것을 생각할 때, 절대량 자체가 다른 쇠질들보다 많은 편은 아닌 것 아닌가? 물론 요즘 세상에는 저런 식으로 Metandienone과 Nandrolone만 1,000mg 씩 쓸 사람은 없겠지만, 하하.


- 멀리 갈 것도 없이, 70년대 보디빌더였던 Anold Schwarzenegger 는 Dianabol, Deca Durabolan, Primobolan을 사용했으며, 사용량을 합치면 주당 1,000mg을 넘게 사용하는 코스들도 충분히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니 말이다.


- 생각보다 불가리아가 별로 '하드코어'한 것 같진 않은데 말이다, 하하.


- 써놓고 보니 여전히 맥락 없는 글만 나오는데, 별 상관은 없을 것이다.

2022년 12월 22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12

 

- 위의 그림은 이미 쇠질을 어느 정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을 상정하고, 그가 쇠질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의 수준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중요도에 따라 피라미드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물론 정해진 것은 아니고 내 의견에 불과하지만…


- 당연하게도, 유전자, 그러니까 타고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피라미드의 바닥을 이룬다. 다른 모든 요인에서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해도, 타고난 것에 한계가 있으면 결코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할 수 없다. 마치 피라미드를 지을 때, 높게 짓기 위해서는 바닥이 넓어야 하는 것과 같다.


-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약물(PED)이다. 사용하는 약물의 종류와 양, 기간에 따라 훈련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은 약물 사용에 의해서만, 혹은 일정량 이상의 약물 사용, 혹은 일정 기간 이상의 약물 사용, 또는 이러한 것들의 조합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유전자 바로 위에 위치하게 된다.


- 그 위는 영양이 차지한다. 설령 PED 사용으로 신체가 섭취한 영양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영양 섭취가 부족해서는 안 되니 말이다.


- 훈련법이 약물과 영양보다 중요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약물이 없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열심히 하고, 지속적인 과부하와 회복만 있으면, 유전자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 금방 도달하게 되어있다.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결국 늦든 빠르든 사용하는 양과 기간 하에서 유전자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 도달하게 된다.


- 유전자로서 상방이 결정되는 이상, 훈련법이 주는 차이는 결국 3년이 걸리냐, 5년이 걸리냐 정도의 차이뿐인 것이다.


- 이 시리즈에서 계속 적었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훈련법’에 집중하는 마케팅이 결국 본질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내추럴’에게서 별로 배울 게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 ‘훈련법’이 어렵다고? 전혀 아니다! 당신에게 ‘훈련법’을 가르치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코치들의 9할 이상은 웹 서핑을 통해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사람들임을 장담할 수 있다.


- 세미나에 돈을 투자한 것을 어필한다고? 그 세미나를 연 사람도 그저 유전자가 좋아서 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딱히 특별한 것, 새로운 것을 할 것 같은가?


- 오히려 반대다. 누군가가 ‘특별한 것’, ‘새로운 것’을 팔려고 하는데, 그 어떤 챔피언이나 상위권 리프터들도 하지 않던 짓이다? 당연하게도 사기꾼이다.


- 그리고, 애초에 재능이 없는 경우, 어째서 코칭을 받는가? ‘코치’가 당신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적어도 나는 시합에서 나를 누르고 이길 사람에게 돈까지 바치고 싶진 않은데 말이다.


- 물론 개개인이 자신이 가진 자원을 어떻게 쓰는지는 각자의 자유이니 내가 간섭할 것은 없긴 하다. 딱히 똑똑한 짓은 아님을 지적할 뿐이지.


- 그나마도, 나 스스로도 쇠질에 시간을 허비하는 멍청한 사람이기에, 지적하는 것조차 부끄러워지지만 말이다.


2022년 12월 6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11

 - 도핑을 반대하는 논의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물론 이 시리즈를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할 지 알겠지만 말이다.


- 소위 ‘안티-도핑’, 그리고 도핑 테스트는 오히려 공정한 경쟁을 약화시키는 것 같지 않나?


- 어째서냐고? 스포츠에서 약물을 제거하는 순간, ‘공정한 경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리 좋아하는 ‘노력’의 중요성이 스포츠에서 더 낮아지게 되는 것 아닌가? 오히려 약물의 완전한 사용을 허가하는 것이 ‘노력’이 더 빛나게 한다.


- 우선, 머릿속 유토피아에 사는 사람들의 망상과는 다르게, 아무리 철저한 도핑 테스트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약물을 스포츠에서 완전히 없앨 수 없다.


- 사고실험을 해보자: 만약, 정말로 완벽한 도핑 테스트 방법을 만들어 모든 스포츠에 도입한다고 하자(예산은 고려하지 말자). 그리고 테스트가 적발되는 사례마다, 공급처를 발본색원해 스포츠 참가자들에 대한 약물 공급을 거의 완전히 차단할 수 있게 된다고 해보자.


- 이로 인해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 바로 안티-도핑을 기치로 하여 도핑 테스트를 주관하는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다. 


- 관료제의 속성을 상기하라. 안티-도핑 기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내에 항상 일정 수의 약물 사용자가 있어야만 한다. 관료제 기구는 필연적으로 유지를 위한 절차를 만들어내게 되어 있다.


- 어째서 몇몇 도핑 테스트들은 테스토스테론 양 자체를 검사하지 않고 T/E 비율을 검사하는가? 어째서 몇몇 에스터들만을 검사하는 식으로 도핑 테스트가 되어 있는가? 규정부터 적당히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 몇몇은 위의 사고실험에 이렇게 반박할 수 있겠다: 도핑을 완전히 차단하고, 이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기관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지 않냐고.


- 그 경우에도 관료제 하에 있는 사람들을 언제나 유혹해오던 고전적 악마가 있다: 뇌물말이다.


- 약간의 뇌물을 받고 샘플 검사를 하지 않거나 미루면 되지 않나? 이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부를 생각해보라. 


- 너무 악의적 생각 아니냐고? 이미 현실에 만연해왔던 일이다. 2020년 ‘McLaren Report’ 스캔들을 기억하는가? (https://iwf.sport/wp-content/uploads/downloads/2020/08/CORRECTED-300720-FULL-REPORT-MASTER-FINAL-FOR-PUBLICATION-v2.pdf)


-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었다만, 다시 이어가자면,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스포츠에서 약물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 그리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 도핑 테스트는 오히려 공정한 경쟁을 더 약화시킨다.


- 이를 테면 경제적 상황이 비슷한 국가 A와 B에서 각각 역도 선수 a와 b를 출전 시킨다고 생각해보라. 그리고 이 둘의 역도 관련 재능이 비슷하다고 가정하자.


- 그런데 국가 A는 엄격한 도핑 테스트를 진행하고, 여러 3rd party가 이를 감시한다고 하자. 아울러 선수 a도 우리가 흔히 생각할 만한 자유주의 국가 국민의 삶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 반면 국가 B의 경우 권위주의적 정부가 선수 b의 생활은 물론, 도핑 테스트 주관 단체를 통제할 수 있다고 하자.


- 이런 경우 우리 모두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선수 a가 아무리 얼마나 노력했든, 결코 선수 b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선수 b는 당연하게도 약물을 사용할 것이니까. 그렇지 않은가?


- 이전에 적은 바, 약물 사용은 어렵다. 각 스포츠의 특성 및 선수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코스 계획이 필요하며, 이것이 스포츠 훈련 계획에서 진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 그리고, 약물을 통해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도 ‘노력’을 통해 상위권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된다.


- Dorian Yates와 Nasser El Sonbaty를 생각해보라. 물론 El Sonbaty는 Mr. Olympia 무대에서 Yates를 단 한번도 꺾지 못 했지만, 만약 둘 다 ‘내추럴’이었다면 El Sonbary는 Yates 근처에도 가지 못 했을 것이다.


- Yates에 비해 압도적인 양의 약물을 사용함으로서, El Sonbary는 2위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 El Sonbaty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지 않았냐고? 그렇다. 그런데 이건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받은 것뿐 아닌가? 그는 그 선택 덕에 그는 심지어 2020년대 동북아 지역에서 이런 되도 않는 글줄을 쓰는 사람마저 아는 유명인이 되었단 말이다.


- 타인들이 왈가왈부할 만한 문제인가? 합리적 개인이 스스로에 대해 하는 선택은 가능한 한 존중 받아야 하지 않는가?


- 물론 약물 사용을 반대하는 쪽에서 또 하나의 근거 중 하나는 약물 사용이 타인의 이익에 해를 준다는 것이다.


- 이를 테면 약물 사용을 하는 이들 때문에 약물 사용을 안 한 사람들이 스포츠에서의 결과에서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은 나쁜 것이며, 이는 옳지 않는 것이 된다.


- 다른 모든 조건들을 배제하고 본다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에 적용은 불가능하다.


- 우선 위에 적은 것처럼, 약물이라는 것은 이미 쓰이기 시작한 순간, 완전히 없애는 것이 불가능한 것임을 상기하라.


- 그리고 현실에 적용되는 실천 윤리학적 명제로서 ‘약물 사용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다’라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 당연히 이는 입증이 불가능하다. 왜냐고? 스포츠에서 약물을 사용해 혜택을 보는 이들이 손해를 보는 이들보다 훨씬 많으니까!


- 대체 누가 내추럴 보디빌딩을 보고 싶겠는가? 그리고 보디빌딩이 약물을 사용해서 남성 동성애자들을 위한 미인 대회에서 드디어 벗어났을 때,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나 생각해본 적 있나?


- Mark Mcgwire나 Barry Bonds의 홈런 덕에 관련자들이 번 돈을 생각해본 적 있나? 이것의 경제적 효과는?


- 멍청해서 약물을 사용하지 못 하는 몇몇이 지는 것으로, 수없이 많은 가계가 행복해진다.


-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쉬쉬하는 것이 문제라고?


- 전적으로 동의한다. 스포츠에서 약물을 전적으로 허용하자. 그러면 더 이상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으니까.


- 사족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또 흥미롭게도 건강보험 관련해서 약물 사용자를 욕하는 사람들도 있다.


- 이런 사람들은 논리적 일관성을 위해 저소득층 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 고도비만으로 성인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 역시 건강보험에 기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하.


-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약물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서야!’


- 정말? 정말로?


- 펩타이드 계열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는 재활 코스를 생각해본 적 있나? 비효율의 극치 아닌가? 누군가의 인생이 걸려 있다! 똑바로 좀 하길 바란다.


- 그리고 애초에 스포츠 상위권에서 경쟁하는 것 자체가 건강에 좋은 짓이 아니다. 약물이 있든 없든 말이다.


- 오히려 약물 사용법의 발달로 선수 수명이 길어졌으면 길어졌지 않았을까?


- 이제 누군가는 약물 과용을 이야기할 것이다.


- 그렇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이미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무수히 본다. 스포츠에서의 약물 과용을 걱정해 약물 전면 금지를 주장하는 사람은 모든 위험자산에의 투자도 반대하는가?


- 물론 이 글은 약물 사용을 권장하는 글은 아니다. 우선 필자부터가 무능한 ‘내추럴’이니까. 다만 스포츠에서의 약물 사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논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이를 기술한 것뿐이다.


- 아무래도 쇠질충은 약물 사용 자체에 무감각해지기 마련이니 말이다.


2022년 11월 28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10

 - 크로스핏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나는 크로스핏을 좋아한다.


- 물론, 훈련 방법으로서 크로스핏을 좋아하진 않는다. 훈련 방법으로서의 크로스핏은 너무 멍청하니까.


- 내가 크로스핏에 대해 좋아하는 점은 피트니스 브랜드와 그에 따른 문화의 총체로서의 크로스핏이 쇠질 전반에 미친 영향력이다.


- 이를 다루기 전에, 우선 훈련 방법으로서의 크로스핏이 멍청하다는 점을 더 이야기해보자, 저 위의 문장을 보고 분노로 눈이 돌아간 크로스피터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 매일 무작위의 WOD를 진행하는 것으로는 근육질이 되지도, 힘이 세지지도, 빨라지지도 못 한다. 모든 체력 요소들은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결국 특화된 훈련을 통해서만 향상시킬 수 있으니까. 만약 WOD만으로 이를 이루었다고 이야기하는 코치가 있다면, 훈련에 대해서든, 약물 프로토콜에 대해서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 크로스핏의 가장 모순적인 부분은, 크로스핏 시합에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크로스핏 방식의, 여러 체력 요소들을 무작위로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각 체력 요소들을 블록 단위로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 시합에서 너무 여러 체력을 요구하니, 다른 종목들보다 더 복잡하고 정치한 블록 주기화가 필요해진다.


- 실제 상위권 크로스피터들의 훈련은 연 단위의 복잡한 블록 주기화가 필연적이다. 역도나 파워리프팅 같이 특정 체력 요소만이 필요한 종목들보다도 훨씬 복잡한 수준의 주기화가 말이다.


- 그리고 당연히 (이 시리즈를 지금까지 읽은 독자라면 알겠지만) 보다 복잡한 수준의 주기화는 당연히 보다 복잡한 수준의 약물 프로토콜을 필요로 한다. 


- 그냥,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라. 만약 당신이 파워리프터라고 하자.


- 당신이 약물 코스를 짤 때에 신경 써야 하는 목표는 단 세 가지에 불과하다. 1)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기록 향상 – 그러니까 1rm으로 표현되는 최대 근력의 향상, 2) 도핑 테스트 회피, 3) 스스로의 건강.


- 크로스피터의 경우는 어떠한가? 크로스핏의 맥락에서 위의 1)을 생각해보라! 스내치, 클린 앤 저크 등을 위한 파워와 스피드-스트렝스, 스쾃, 프레스, 데드리프트를 위한 근력, 고반복을 위한 근지구력, 다양한 이벤트를 위한 심폐지구력 등, 너무나 많은 체력 요소들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도핑 테스트까지 피해야 한다!


- 상위권 크로스핏이야말로 궁극의 두뇌전이며, 극한의 과학적 훈련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내 개인적인 지식은 이에 미치지 못하기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느슨한 추측만 가능할 뿐이지만 말이다.


- 참고로, 사족이 될 수 있으나, 이미 이 시리즈를 읽어온 독자라면 쇠질에서의 ‘과학적 훈련법’이라는 것은 약물을 사용할 때에나 적용될 수 있는 말임을 알 것이다.


- 이제, 크로스핏이 쇠질에 미친, 그리고 앞으로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기존에 미친 긍정적 영향의 핵심은 바로 중산층 출신 여성들이 가졌던 쇠질과 근육에 대한 거부감을 줄였다는 것이다.


- 당신이 역도를 하든 파워리프팅을 하든, 심지어 그냥 동네 헬스장을 다니든 관계 없이, 위에 적은 것이 쇠질을 하는 사람 모두에게 크로스핏이 미친 가장 긍정적인 영향임을 장담할 수 있다.


- 중산층 출신 여성들이 쇠질에 대해 거부감이 적어져, 주요 소비자 집단으로 올라왔기에, 이들의 소비력을 기초로 비로소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쇠질 인프라가 널리, 잘 구성될 수 있었던 것이니 말이다.


- 놀랍게도 중산층 출신 여성들은 그냥 쇳덩이를 들었다가 내려놓고 단백질 많이 먹으면 되는 일에도 ‘PT’니 ‘GX’니 ‘수업’이니 하는 명목 하에 돈을 막 써주니 말이다. 실로 감사한 일이다.


- 크로스핏이 앞으로 미칠 긍정적 영향 역시 이와 연관되어 있다.


-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나, 나는 크로스핏이 향후 아나볼릭 약품들의사용이 보다 널리 퍼지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 우선, 위에 말한 대로 크로스핏은 중산층 출신 여성들을 쇠질로 끌어들이는 데에 성공했다.


- 이는, 크로스핏이라는 브랜드 하에 중산층, 또는 그 이상 출신의 사람들이 계속 유입되게 한다. 피트니스 사업은 결국 여성 회원들을 유치하면 자연스레 남성 회원들을 유치하게 되는 것이다.


- 그리고, 쇠질이라는 것은 계속 하다 보면 더 잘 하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 크로스핏 덕에 중산층 이상 출신 사람들, 특히 중산층 이상 출신 여성들이 아나볼릭 약물 사용에 익숙해질 것이란 뜻이다.


- 상위권 크로스피터들을 본 적이 있는가? 다들 아나볼릭 제제들을 훈련 중 사용하고 있음이 자명하지 않던가?


- 약간은 사족일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의 대마초 합법화가 어떻게 진행된 것인지를 생각해보라.


- 충분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해서, 결국 사용자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지위까지 올라가면, 이전엔 마약으로 분류되던 것도 합법화될 수 있는 것이다.


- ‘하지만 코카인은?’ 코카인은 부자 백인 남성이 사용하는 이미지이지 않나? 반면 대마초는 미국 흑인 커뮤니티와 연관된 이미지가 강하다.


- 사실, 이건 내 개인적인(그래서 당연히 약간은 냉소적인) 생각이지만, 보디빌딩이나 쇠질이 철저히 미국 흑인 중심의 하위 문화였다면, 우린 이미 스테로이드 등 아나볼릭 제제들의 한정적인 합법화를 목도했을지도 모른다. 대마초처럼 말이다. 하하.


- 어쨌든, 다시 크로스핏으로 돌아와서, 누군가는 이렇게 반론을 제기할 수 있겠다. 중산층의 유입이 크로스핏의 장점인데, 그러면 네가 위에 쓴 코카인 관련 얘기와 비슷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주류의 문화니까 동력을 받을 수 없다고 말이다.


- 다시 봐라. 중산층 출신 ‘여성’이라고 적었다. 리버럴들이 가장 연대하고 싶어하는 집단이란 말이다.


- 사실 여성들이 테스토스테론이나 스테로이드, 또는 그 외에 다른 아나볼릭 제제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지지만 약간 늘어나도(거부감이 약간 더 줄어들어도), 아나볼릭 제제 전반에 대한 사회적 터부는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나의 (약간 망상 같은) 예측이다.


- 그리고 크로스핏을 통해 여성들은 아나볼릭 제제 사용 관련해서 보다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위권 여성 크로스피터들을 보며 말이다.


- 이에 더해, 여성들이 약간의 테스토스테론이나 그 외 아나볼릭 제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개선을 느낄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 근육 증가, 근력 증가는 물론, 우울감 감소, 운동 기술 등의 증가를 경험할 것이고, 이는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여성들에겐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시스젠더 남성이 이런 의견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요즘 시대엔 허락되지 않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하하.


- 상위권 크로스피터들이 약물 사용을 한다는 주장에 분노하는 크로스핏 팬보이들이 있을 것이기에 밝히는 것이나, 나는 충분한 보상이 걸려있는 모든 스포츠의 최상위권에서는 약물 사용이 필수일 것이라고 생각함을 밝힌다.


- 그리고, 한 가지 흔히 퍼져 있는 오해에 대한 내 생각을 밝히자면, 유전자가 따라주는 경우 약물을 상대적으로 적게 쓰는 것이지, 일정한 퍼포먼스(그러니까 상위권에 요구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한 최소한의, 절대적인 약물 양은 정해져 있으며, 이것이 전혀 적은 양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 이를 테면, 나는 Mr. Olympia 오픈 체급의 상위권 보디빌더들이 Mr. Olympia에 참가조차 하지 못 하는 오픈 프로 보디빌더들보다는 약물을 덜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순수하게 오픈 체급의 프로 보디빌더가 써야만 하는 절대적인 약물 양은 설령 최소치라고 해도 매우 고용량일 것이라 생각한다.


- 약간의 구글링과 웹서핑만으로, Chaves가 보디빌딩이나 다른 피지크 중심 스포츠의 프로 수준에서 추천하는 오프 시즌 용량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물론 점차적으로 용량을 올려 가는 것이지만, 오프 시즌 코스 막바지에 추천되는 용량은 체중 1kg 당 2mg의 테스토스테론과, 이에 더해 체중 1kg 당 10mg의 마스테론이나 프리모볼란이다. 체중 1kg 당 12mg의 테스토스테론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사용이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수준이란 말이다.


- 이에 더해 성장호르몬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며, 탄수 섭취량에 맞추어 메트포르민 섭취도 권장하고 있다.


- 다시 말하지만 저것이 일반적인 추천 용량이며, 모든 프로 레벨의 피지크 경기 참가자들은 저 정도 용량을 오프 시즌에 사용하고 있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시즌엔 선수 개개인의 필요에 맞춘 약물 코스를 더 공격적으로 돌릴 것이라고도 추정해볼 수 있다.


- 아울러 피지크 경기가 아닌, 다른 스포츠의 경우에도 상위권에서 경쟁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물 양이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 너무 ‘로무새’인 것 아니냐고?


- 인간의 유전자 풀은 20세기 중반 이후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 그리고 우리 모두 60년대~70년대에는 모든 운동 선수들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합법이었고, 가격도 비싸지 않았으니까.


- 그리고 우리 모두 현대의 운동 선수들이 60~70년대 운동 선수들과 비슷하거나 나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음을 안다.


- 이게 정말 훈련법과 영양 섭취에서의 개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 이번 글에서는 운동 얘기를 너무 덜 한 것 같지만, 말 그대로 ‘의식의 흐름’이니 괜찮을 것이다.


2022년 11월 21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9

사춘기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쇠질충들 모두가 한번쯤 겪는 시기들이 있다.

 

- 첫번째는 키토 숭배 시기이다.

 

- 쇠질충들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 인슐린 민감성에 과하게 집착한 나머지, 탄수화물을 아예 안 먹는 게 낫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 어쨌거나, 문과 출신이 더 많으니 말이다.

 

- 하지만 그렇게 인슐린을 소중히 여기면서, 내추럴이 유일하게 누릴 수 있는 인슐린 스파이크의 기회를 날린다는 점에서, 실로 멍청한 일이라 할 수 있다.

 

- 내추럴이 체내에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유일한 방법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것이다. 너무 당연하지 않나?

 

- 하지만 인슐린 민감성은 중요하지 않냐고 묻는가? 너는 쇠질을 한다.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그리고 당뇨등 지병이 없는 사람)이 인슐린 민감성을 걱정해야 하는 경우는 혐오스러울 정도로 비만에, 운동이라고는 스마트폰 스크롤이 전부인 경우이지, 4~5회 관절을 갈아 넣으면서 약도 안 빠는 너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다.

 

- 일반적인 건강 상식 기준으로는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것이고(그러니, 흔히 의사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운동 좀 하세요라는 조언은 당신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내추럴 쇠질을 하고 있으니 적어도 ‘fuckable’한 수준의 체지방이 유지될 것이니 말이다.

 

- 애초에 왜 인슐린이 중요한가? 왜 인슐린 민감성이 중요한가? 인슐린이 분비되어 근육에 글리코겐을 다시 저장해야 하니 중요한 것 아닌가?

 

- 내추럴이어서 자연스러운 수준의 근육만 간신히 몸에 붙이고 있는 사람이 대체 왜 근육 내에 글리코겐 저장이 덜 될까 걱정을 하는 것인가?

 

-  그리고 진짜 운동 선수라면, 당연히 인슐린을 투약해서 회복 능력을 높일 것이다. 당신이 트랙앤필드 운동 선수라고 생각해보라. 인슐린 사용으로 글리코겐 충전을 시키고, 회복 시간을 당겨 훈련 볼륨을 늘려야하지 않겠는가? 하하.

 

- 두번째 시기는 프리웨이트 숭배 시기이다.

 

- 왜인지 모르겠지만, 쇠질충들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 바벨과 덤벨, 케틀벨을 사용해 부하를 걸어서 관절의 굴곡과 신전을 수행하는 것이, 케이블, 스미스 머신, 그 외 머신들을 사용해 부하를 걸어 똑 같은 각도로 관절의 굴곡과 신전을 수행하는 것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 물론 파워리프팅이나 역도, 크로스핏을 하는 경우, 그리고 이들 종목 시합에 나가는 경우, 당연히 바벨을 사용하는 것이 훈련 효과 상 우월하다.

 

- 훈련 특수성이 있으니까.

 

- 하지만 그 외의 경우엔? 일반적인 체력 향상, 또는 쇠질 외 다른 스포츠를 위한 체력 훈련, 또는 근비대, 이들의 경우에 프리웨이트가 훈련 효과 측면에서 더 우월할 이유가 있는가? 나는 이에 대해 단 한 명도 논리적인 설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 안정화에 더 많은 근육을 동원한다? 특수한 운동 스킬 관련 안정성은 쇠질 말고, 다른 보다 훈련 특수성이 큰 훈련으로 단련하는 게 맞지 않나? 아예 체간이 흔들린다고? 그냥 사이드 플랭크나 좀 해라.

 

- 자연스러운 궤적? 요가맘들이나 드는 무게를 드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필자는 소위 패션 근육이나 간신히 만들 수 있는 중량 밖에 못 들어봤으나, 프리 웨이트 운동 역시 자연스러운 궤적이 아닌, 결국 중량을 가장 효율적으로 들 수 있는 궤적이 강제됨을 안다.

 

- 그리고 피로를 이야기 해야겠다. 이를 테면 서서 하는 프레스를 생각해보라. 대체 왜 상체 밀기 운동을 하면서 복근과 허리까지 피로를 느껴야 하는가?

 

- 인간의 몸은 하나의 유닛이라고? 맞다. 그리고 이 되도 않는 소리가 각 부위의 국지적인 발달이 필요한 무수한 경우들을 부정할 수 있는 마법의 문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 당신은 지진아다.

 

- 물론 프리웨이트의 장점이 있다. 타인과 비교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자의 PR로 대결하며, 인스타로 대단하십니다라는 댓글을 교환하고 싶다면, 꼭 프리웨이트를 사용해야만 할 것이다.

 

- 그리고 이 필자도, 훈련자의 훈련 초기에 프리웨이트 사용의 효용을 부정하지 않는다. 중량 운동 자체에 대한 연습으로써 프리웨이트 사용이 가지는 효용이 있다.

 

- 그러나, 우리가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프리웨이트 신봉자들이 그리 좋아하는 Dan john과 같은 코치들이 십대 운동 선수들이나 코칭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 약물을 사용한 진짜 운동 선수들에 대한 코칭들을 찾아보라. 과연 프리웨이트에 과하게 집착하는지. 하하.

 

- 세번째는 자신이 급격한 성장을 이룬 특정 프로그램/방법론이 다른 것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하지만 이는, 정확히 이야기하면 해당 훈련자가 최초로 제대로 된 훈련 계획을 접한 결과이지, 특정 프로그램/방법론의 우월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다.

 

-  이 시리즈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으나, 제대로 된 훈련을 시작한 첫 해, 길어야 3년 정도 성장이 가파를 뿐, 그 이후는 긍정적 훈련 효과가 점점 줄어들기 마련이다.

 

- 심지어 위의 내용은 인터넷 리프터들이 그리 좋아하는 논문으로도 나온 내용이다. Latella et. al., 2022. 를 참고하라 (https://www.sportrxiv.org/index.php/server/preprint/view/218)

 

- 게다가, 개인의 훈련 성과는 훈련법의 우월성을 뒷받침할 근거가 되기 어렵다. 여러분이 그리 좋아하는 과학적기준에서 n=1 이니까!

 

- 훈련법 간 우열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내추럴이라면 개인이 타고난 것에 맞추어, 진짜 리프터라면 사용하는 약물 코스에 맞추어 과부하와 그로 인한 피로, 이에서의 회복만을 고려하면 된다(그리고 이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훈련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하하). 훈련법 변화로 얻을 수 있는 훈련 효과의 변화란 결국 기존의 시간 낭비 같은 훈련법을 유전자 한계까지 안간힘 쓰며 가는, 시시포스와 같은 노동으로 바꾸어 주는 것 정도에 불과하다.

 

- 사족이지만 이 필자는 개인적으로 온갖 훈련법들을 다 읽어왔기에, 더 이상 새로운 훈련법을 볼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고 장담할 수 있다.

 

- 그리고, 이전에 이미 적은 바, 쇠질에 더 이상 새로운 약물이 소개되지 않기에, 새로운 훈련법 역시 소개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흥미로운 훈련법은 모두 약물과 연관되어 있다고도 적었다.

 

- 이 맥락에서 몇 가지 사례만을 적고 이 글을 마치겠다.

 

- 우선 맥락 상,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원하는 훈련 효과는 소위헬스를 잘 하는, 그러니까 적당히 근비대도 있고 힘도 세지는 것이라 가정하자.

 

- 만약 여러분이 1rm90% 이상을 1회씩만 다루고 싶다고 하자. 이런 훈련법을 즐긴다고 가정해보자. 성공한 보디빌더 중 이런 훈련법을 한 사람이 (놀랍게도) 있다.

 

- Mike MentzerRest-pause 훈련법을 검색해보라. 완벽한 자세로 1회만 들 수 있는 중량으로, 10~15초 간격 휴식을 하며 여러 번의 싱글을 수행하는 훈련법이다.

 

- 물론 Mentzer는 생각을 할 줄 아는 리프터였기에(적어도 마약 중독자가 되기 전까지, 몸 좋은 보디빌더였을 때는 말이다), 주로 머신을 사용했다.

 

- 아니면 고볼륨의 펌핑 운동을 선호하는가? Lee Haney의 운동법은 어떤가? 미리 단순 관절 운동으로 펌핑을 진행하고 복합 관절 운동을 진행하며, 중량을 올리기보단 계속해서 펌핑을 강조해보는 것은 어떤가?

 

-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둘 다 Deca Durabolin을 너무도 사랑했다는 것이다. 하긴, Nandrolone의 수분 보유 효과 없이 어떻게 70~80년대 특유의 볼륨감을 가진 근육을 만들 수 있겠는가?

 

- Frank Zane 같은 몸을 원한다고? 차분하게 적당히 자극을 느끼며 어느 정도 볼륨도 진행하고 싶은가? 그래도 된다. DbolPrimobolan이 추가로 필요하겠지만.

 

- 2분할로 빈도를 올려 근육을 빠르게 늘리고 싶은가? Pete Grymkowski처럼 하루는 Push, 다른 하루는 Pull로 나누어 운동하는 것은 어떤가? 가슴, 어깨, 삼두를 하체 전면과 묶고, , 이두를 하체 후면과 묶어서 말이다.

 

- 물론 근육을 빠르게 늘려야 하니 약물 복용은 필수다. Grymkowski처럼 일별 3,000~10,000mg을 쓸 필요는 없겠지만.

 

- 소위 미니멀리즘훈련은 어떤가? 심지어 최근에는 근거-기반피트니스 마케터들 사이에서도 ‘Minimal dose’를 이야기하는 유행이 있는데 말이다. 일주일에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1 1세트만 해보는 건 어떤가? Mark Chaillet처럼 말이다. 물론, 오프 시즌에는 ‘Cruise’를 하든 아예 약을 안 쓰든 하다가 12~16 주 단위의, 본인에게 맞는 점진적 과부하가 들어간 약물 코스가 필요할 것이다.

 

- ‘불가리안훈련법을 하고 싶은가? 그 전에 우선, 몇몇 한정된 리프트들에 집중해 빈도를 높이는 식의 훈련법은 불가리아 역도팀보다 훨씬 이전에도 있었음을 지적하고 싶다.

 

- 1930~40년대 영국 리프터인 Ronald Walker는 프레스 기록을 늘리기 위해 매일 프레스 훈련 세 션을 2~3회 진행 했었으니 말이다.

 

- 역시 1940년대의 Bob Peoples는 데드리프트를 거의 매일 훈련했다.

 

- Bob Peoples의 훈련에서 또 재미있는 점은, Peoples는 언제나 과부하를 하려 노력했다는 것이다. 데드리프트, 스쾃, 프레스, 스내치, 클린 앤 저크를 3rm 1세트로 시작해, 같은 중량으로 5회를 할 수 있도록 계속 횟수를 늘리다가, 5회가 가능하면 무게를 올려 다시 3회씩 진행했다.

 

- 사실 분할법 없이, 전신을 최대한 자주 회복 가능한 범위 내에서 훈련하는 것이 약물 이전 시대에 주로 사용된 훈련법이었다.

 

- Siegmund Klein의 훈련법이 대표적이다. Klein은 무려 벤트 프레스를 최초로 고안하고, Sandow를 가르치기까지 한 Attila의 딸과 결혼한 사람이다. 최후의 ‘Old-timer’라고 할 만한 리프터라 하겠다.

 

- Klein은 전신 무분할 운동을 각 부위 당 1 세트씩 주 3회 진행하고, 주말에 하루 자신이 기록을 깨고 싶은 리프트 연습을 하는 식으로 운동했다.

 

- 물론 나는 이미 Schoenfeld2019년 메타 연구를 인용하며, 주 당 훈련 빈도가 근비대에 종적으로 큰 영향이 없다는 관찰 결과가 있음을 지적했다.

 

-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Trudel의 영향이겠지만), 최대한 자주 근육을 훈련해, 계속해서 새로운 장력의 과부하를 자주 주는 것이 보다 빠르게 한계치까지 근육을 붙이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Trudel5년 걸릴 것을 3년 걸리게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 최근 Jordan Peters가 소개한 전신 루틴은 그런 면에서 훌륭한 접근법이 아닐까. 같은 맥락에서 Dr. StevensonFortitude Training도 그렇다.

 

- 특히 누군가가 아예 쇠질을 처음 시작한다거나, 첫 약물 사용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고빈도의 점진적 과부하가 매우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 실로 아무 맥락이 없는 글이 되었으나, 어쩔 수 없다. Covid-19에 당한 상태이니까. 아니, 미국 전 대통령의 표현대로 ‘Chinese Virus’라고 해야 할까. 하하

2022년 11월 13일 일요일

의식의 흐름 #8

 - 최근 John Meadows의 프로그램들을 보며 발견한 흥미로운 점이 있다. 바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Meadows의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변화해왔다는 것이다.


- 기본적으로 한 세션 내에서 운동을 배치하는 순서를 강조하는 것(Meadows는 관절에 부담이 적은 운동으로 펌핑을 우선 한 뒤 무거운 운동을 배치하고, 그 이후에 다시 펌핑 운동과 스트레치가 강조되는 운동을 배치하는 것을 강조한다)은 유지되며, 볼륨에 더해 소위 ‘Intensity technique’이라 불리는 것들의 사용에 있어 일종의 주기화를 적용하는 것은 그대로이나, 한 운동 내에서 세트 구성을 하는 부분에 있어 큰 변화가 보인다.


- 기존에 Meadows는 흔히 피라미드 세트라고 불리는 방식, 그러니까 최대 무게를 사용하는 세트 이전 세트들에서도 반복 횟수를 같거나 많이 진행하는 식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흔히 우리가 ‘보디빌딩식 운동’이라고 생각했을 때 생각하는 방식 말이다.


- 하지만 ‘Grandmaster’나 ‘High Evolutionary’, ‘Colossus’ 같은 프로그램들을 보면, 최대 무게를 사용하는 세트 이전 세트들의 반복수를 크게 낮추어 워밍업 정도로만 사용토록 처방하고 있다.


- 이에 더해, 메조 사이클 내(위의 프로그램들은 6 주 단위 프로그램으로 이렇게 불러도 큰 무리 없을 것이다)에서 복합 관절 운동 몇몇의 중량 증가를 보다 중시하여 강조하고 있다. 물론 사용하는 중량을 늘리는 것 외에 볼륨 증가나 ‘Intensity technique’을 더 많이 사용하는 방식도 함께 쓰고는 있지만, 중량 늘리는 것에 보다 초점이 가있다.


- 이는 40대 후반의, IFBB Pro 수준 보디빌더가 추가적인 정보들을 기초로 훈련에 대한 접근법을 조금이나마 바꾸었다는 뜻이다. 올드스쿨 보디빌더에게 피라미드 세트와 볼륨 과부하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게 쉬웠을 거라 생각하는가? 물론 경제적인 유인도 있었겠지만, 굳이 이걸 안 해도 이미 돈을 충분히 버는 사람이었을 것이란 말이다.


- 한국 쇠질충들의 태도와 비교한다면 실로 놀라운 일이 벌어진 것이라 하겠다.


- 하긴,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스쾃이 대퇴이두근 운동이 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코칭을 하면서 말이다.


-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대퇴이두근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말이다. 무릎을 굽히거나 고관절을 펴는 역할을 하는 근육아닌가?


- 그런데 스쾃은? 무릎을 굽힐 때는 고관절도 같이 굽히게 되고, 무릎을 펼 때 고관절도 같이 편다.


- 대체 어떻게 대퇴이두 운동이 잘 되겠나?


- ‘하지만 선수님이~’ 라고 말하지 말아라. 그 ‘선수님’이 뭐라고 말했던 위의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 위 문장이 지나치게 Ben Shapiro 같아서 적다가 손가락에 약간 알레르기 같은 것이 돋았지만, 이도 견뎌내야 할 것이다. 하하.


- 하긴, 벤치 프레스를 할 때 광배근을 써서 당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 우선, 중력과 같은 방향으로 힘을 가하라고 하는 놀라운 의견에 박수를 주자. ‘리프팅’과 정반대의 행위니까 말이다.


- 또한, 광배근의 길이가 줄어들도록 수축하면 상완이 어떻게 움직일지 생각해보라. 궤적만 생각해봐도 벤치 프레스를 위한 최악의 상완 궤적이 나오지 않겠나?


- 개인적으로는 Dr. Israetel과 그의 브랜드 Renaissance Periodization을 존경하긴 한다. 훌륭한 마케터로서, 그리고 현명한 마케팅 전략의 총체로서 말이다.


- 하지만 쇠질 관련해서는? 자신이 유리할 때만 과학을 인용하며, 대부분은 과학적이라기보다는 체육관에서 운동하며 관찰한 사실들에서의 연역만을 가지고 컨텐츠를 만들어, 박사 학위와 함께 만든 이미지로 팔아먹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귀납적으로 모은 경험 자료들에 대한 연역이 ‘과학’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경성 과학은 아니지 않나? 일상적으로 과학적 방법론과 흡사한 것을 적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 않나.


- 애초에 0~1RIR (Reps in Reserve) 세트에서도 동작 수행 속도가 전혀 줄지 않는 기적의 운동 방식을 영상으로 찍어 공유하는 사람 아닌가?


- 이에 더해, 이미 Lyle Mcdonald가 탁월하게 지적한 바, 볼륨을 주요한 과부하로 사용해 점진적 과부하Progressive overload를 진행한다는 주장은 근거-기반한 주장이 되기도, 과학적 주장이 되기도 어렵다.


- 한국에서 Schoenfeld를 신나게 인용하는 사람들 중 그의 2019년 볼륨 관련 연구(PMID: 30153194)가 얼마나 멍청한 연구인지 실제 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 하체 운동 주당 볼륨 그룹을 9 세트 그룹, 27 세트 그룹, 45 세트 그룹으로 나눈 뒤, 세트 간 휴식 시간을 90초씩으로 설정한 정신 나간 연구 말이다.


- 8~12RM 스쾃이나 레그 프레스를 90초 휴식만 가지고 5 세트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제발 보여주길 바란다.


- 아울러 Mcdonald가 지적한 바, Schoenfel는 의도적으로 Ostrowski의 1997년 연구를 왜곡해서 인용하기까지 한다. 참으로 훌륭하다고 하겠다.


- 볼륨이 근비대에 주요한 요인이라며 주장하며, 볼륨을 훈련 사이클 내에서 계속 늘려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약물을 쓰거나, 약물을 안 쓰는 경우 딱히 엄청난 근육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 하긴, 정작 볼륨이 중요하네 뭐네 하던 부류들도 결국 주 당 10~20 세트 내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점차 합의를 보는 상황이긴 하다. 볼륨이 근비대의 주요한 동인이라고 외치던 때와는 달라진 모습이라 하겠다.


- 위의 사실이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는 것, 90년대~2000년대에 있던 정보로도 충분히 연역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차치해두도록 하자.


- 어찌 되었든, Dr. Israetel은 적어도 진짜 리프터, 진짜 보디빌더이기라도 하다. 약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니까. 내추럴인데 근거-기반이니 과학적이니 떠드는 자들도 있으니 말이다. 이들은 정말 최악이다.


- 우선 이들이 추종하는 과학적 근거라는 것은, 위에 지적한 일례에서 보이듯, 실제 과학적이라기보다는 가장 마케팅이 잘 되어있는 정보들에 가깝다.


- 그리고 언제나 신나게 이것 저것 인용해 놓은 뒤 내는 결론이라는 것들이, 지금까지 모든 사람들이 해온 것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다.


- 가장 결정적인 건 내추럴인데 저런다는 것이다. 이전 글들에서 계속 언급한 바, 내추럴은 약물 사용자들보다 전반적으로 훈련과 관련된 모든 것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 뭘 하든 열심히만 하고, 점진적 과부하만 주면 결국 유전자 한계 내에서의 90% 정도는 시간이 지나면 성취할 수 있고, 이는 약물을 사용하는 진짜 리프터들에 비하면 별 것 없는 결과일 것이기 때문이다.


- 기회 비용이 너무나도 적은데, 굳이 효율적인 훈련 방법을 ‘과학’까지 들먹이며 찾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 이를 테면 약물을 사용하는 리프터가 연 간 10kg의 근육량 증가를 목표로 한다고 하자. 가장 효율적인 훈련 방법의 효과를 100%라고 하고,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방법의 효과를 87%라고 하자.


- 이 경우에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통해 10kg의 근육량을 얻을 것을, 비효율적 방법으로 8.7kg 얻게 된다면 제법 손해인 것 같다.


- 그러나 5년 가량 열심히 고강도로 훈련한 내추럴 훈련자를 생각해보자. 연 간 늘릴 수 있는 근육량은 이제 겨우 1kg 남짓에 불과하다.


- 100%가 1kg면 87%는 0.87kg이다. 무려 0.13kg 정도의 근육량을 못 얻게 된 것이다!


- 위의 내용의 연장선으로, 결국 쇠질 관련 ‘노력’ 운운하려면 최소한의 약물 사용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Dante Trudel은 탁월하게 말한 바, 주 당 250mg 정도의 테스토스테론만을 사용할 때의 모습이 보디빌더가 자신의 노력(Trudel이니, 당연하게도 운동 시 사용 중량의 증가를 말하는 것이다)을 통해서 성취한 모습이며, 그 이후는 추가되는 약물에 따라 더해지는 것이라고 한 바 있다.


- 공교롭게도 주 당 250mg의 테스토스테론은 흔히 이야기하는 ‘Sport TRT’ 용량과도 비슷한 수준이다(체중 1kg 당 최대 3mg 정도). Trudel은 훨씬 전부터 상기 용량 정도를 ‘Cruise’ 개념으로 이야기한 바도 있다. Chaves는 모든 ‘코스’를 짤 때에 이를 기본으로 깔고 들어간다고 한다.


- 위에 더해 Trudel은 40대를 넘은 진짜 보디빌더들에겐 스테로이드나 다른 약물 사용을 모두 멈추고, 테스토스테론만을, 아니면 이에 더해 성장호르몬 소량만을 사용하길 권고한다. 건강을 위해 말이다. 물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의미 있는 정보는 아니겠지만…


- Jordan Peters 같은 보디빌더도, 최초의 사이클은 Sport TRT 정도의 용량으로 할 것을 추천한다. 개인의 반응에 따라 방향족화가 적은 Primobolan 등으로 용량을 분산시킬 것을 아울러 추천하긴 하지만 말이다. 


- 주 당 250mg의 테스토스테론은 매 주 예나스테론 1cc 주사를 맞으면 되는 양이다.


- 고등학교 때 좀 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대를 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처방전이 절실하니 말이다.


- 물론 농담이다. 이전에 쓴 것처럼, 취미로 하는 경우에는 굳이 약물(심지어 테스토스테론이더라도)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애초에 취미에 ‘노력’을 들이는 순간 그게 취미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 그리고 너무 약물을 사용하는 진짜 리프터들을 옹호하는 것 같은 내용만 적어 첨언하자면, 아이러니하게도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훈련 시에 스스로에게 계속 자문을 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내가 내추럴일 때에도 이렇게 훈련할까?’ 하고 말이다.


- 이전에 적었듯, 내추럴과 약물 사용 시 훈련의 기본 원칙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내추럴이 신경 쓸 게 적을 뿐이다. 


- 유감스럽게도, 약물 사용을 함에도 불구하고 지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엔 훈련의 기본 원칙조차 잊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 언제든, 근비대엔 결국 지속적인 장력의 과부하가 있어야 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1970년대에도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을 굳이 강조해야 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운동 방식들이 넘쳐나니 말이다(PMID: 128681).


- 볼륨이든, 빈도든, 운동 세트 간 휴식 시간이든, 어떤 운동을 어떤 순서로 할 것이든, 이를 조정하여 성취하려고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언제나 지속적인 장력의 과부하여야만 할 것이다. 약물을 쓰든 안 쓰든 말이다.


2022년 11월 7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7

 - 거짓말! 거짓말의 흥미로운 점은 결국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진실을 모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하지만 쇠질과 관련된 거짓말은 약간만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거의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거짓말로 얻을 이익이 비용보다 큰 경우에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거의 맞을 테니 말이다.


- 쇳덩이 드는 놈들이 뻔하지 않나? 아님 말고.


- 예를 들어, 흔히 ‘로무새’라고 해야 할 사람들은 Ronnie Coleman이 29~30세 때부터 약물 사용을 시작했다는 것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 하지만 Coleman이 저런 거짓말을 해서 얻을 이익은 사실상 없다는 측면에서, 나는 Coleman의 주장을 믿는다.


- Coleman은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90년대 후반~2000년대에 Mr. Olympia를 8 번 우승했다. 약물 사용 시기로 거짓말을 할 유인 자체가 없다. 


- 왜냐고? Mr. Olympia는 사실상 모두가 약물을 최대한 사용하는 것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스포츠들에 비해서도 그나마 가장 공정한 경쟁의 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물론 보디빌딩은 스포츠이기보단 미인 대회에 가깝지만 말이다.


- 물론 Mr. Olympia도 소위 ‘정치’로 얼룩져있다. 마케팅적인 부분이 판정에 영향을 안 미친다고는 할 수 없고, 이전 Jay Cutler의 경우에서 보이듯 약물 관련 규정을 마음대로 적용해 정치적 공작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 그래도 올림픽보단 낫다. 올림픽에서 우승하려면 최상의 유전자에 열심히 훈련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라고, 약물 사용을 걸리지 않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로비와 정치를 진행해야 하니 말이다. 하하.


- 다시 Coleman의 경우로 돌아와서, 이미 Mr. Olympia에서 우승을 수 회 했다는 것에서 우리는 Coleman이 인류 역사상 알려진 보디빌딩을 위한 약물을 거의 전부 사용해봤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Coleman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데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지 않나.


- 반대로, 명목상 ‘아마추어’로 세계선수권을 나가는 보디빌더들은 약물 사용에 대해 일상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을 것이라 의심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중동이나 동북아에서의 ‘아마추어’ 보디빌딩은 돈까지 걸려 있다(국가에서 급여를 지급하니). 도핑테스트가 있는 시합에서의 성과를 통해 돈을 받는다? 테스트를 통과하고 약물 사용에 대해 거짓말을 할 유인이 이미 차고 넘친다.


- 피트니스 인플루언서의 경우는 어떠한가? 당연히 약물을 사용할 유인이 넘친다. 거짓말을 해도 다른 사람들이 알기는 어렵지만, 여러 인플루언서 워너비들 사이에서 운동 능력이든 몸이든 약간은 앞서나갈 수 있지 않나. 


- 거짓말을 할 유인이 없는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보겠다. John Haack은 -90kg 체급에서 1005.5kg 토탈 기록을 세우기 전 사용한 시합 전 12주 약물 코스를 공개한 바 있다.


- 재미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심지어 시합 4주 전 복용량을 최대한 올렸을 때조차 주 당 테스토스테론 시피오네이트 300mg, 일 별 아나드롤 25~50mg만을 썼다는 것이다. 합쳐서 많아 봐야 주당 600mg 정도만을 사용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주당 TB-500을 5mg씩 추가로 박았지만.


- 물론 저것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할 사람도 있겠지만, Haack에게 굳이 약물 복용량에 대해 거짓말을 할 유인이 있는가? Haack의 기록은 약물을 얼마나 사용했는가는 무관할 정도의, 실로 엄청난 기록이란 말이다.


-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것이다: 결국 쇠질은 유전자가 전부다. 


- 아니라고?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그러면 주당 예나스테론 1cc를 맞고, DHT 계열 경구제만 먹으며 -90kg급에서 900kg 토탈을 찍어보길 바란다. Haack의 90% 정도되는 기록이니 펩타이드까진 필요 없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하.


- 아니면 90kg 시합체중을 지닌 내추럴 보디빌더를 목표로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평균 신장을 가진 사람인 경우엔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해줄 수 있다.


- Mr. Olympia가 그나마 가장 공정하다고 적었지만, 이건 좀 틀린 말이다. IFBB는 이제 보디빌딩의 본산 같은 곳이 되었지만, 보디빌딩 역사 전체를 통틀어볼 때 딱히 도덕적으로 칭찬 받을 만한 단체는 아니니까 말이다. 사실 Mr. Olympia가 다른 단체들의 시합과 비교할 때 확실히 우월한 수준의 시합이 된 시점은 Lee Haney 시대를 전후한 기간이다.


- 단적으로, Arnold Schwarzenegger가 7번의 Mr. Olympia를 차지할 때의 시합 수준에 대해 찾아보라. 2~4 명을 상대로 이긴 게 대부분이다. Schwarzenegger는 키 크고 잘 생긴 오스트리아 청년이었으니 말이다. 


- 70년대엔 오히려 AAU가 더 수준이 높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 그건 그렇고, 보디빌딩은 놀라울 정도로 다른 스포츠들에 비해 공정한, 소위 말하는 ‘Level playing field’가 갖추어진 스포츠라고 주장할 수 있다.


- 왜냐고? 참가자와 소비자 모두가 약물의 전면적인 사용을 긍정하니까!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누가 더 훌륭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가, 누가 더 똑똑하게 약물 코스와 훈련, 영양 계획을 짜는가 하는 것으로만 경쟁하는 것이다.


- 반면 올림픽 역도를 보라. 약물이 없으면 불가능한 기록을 세운 리프터들 간 출신 국가에 따라 도핑 테스트 결과가 달라진다.


- 실로 공정한 스포츠라 하겠다. 하하.


- 보디빌딩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실제 훈련에서 하는 동작들이 실제 시합에서 하는 동작들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벤치 프레스를 아무리 섬세하게 잘한다고 하더라도 보디빌딩 시합 포징이 좋아지진 않지 않나.


- 그렇기에 ‘주기화’를 고려할 때에 보디빌딩의 시합 준비 블록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훈련보다는 약물 코스와 유산소, 영양 등이 훨씬 중요해지게 된다. 훈련의 경우 대부분의 코치들이 오프 시즌과 동일한 방식의 훈련을 이어가는 것 정도만을 추천하는 것을 이러한 점에 기인한다.


- 물론 70년대 Schwarzenegger가 했다고 흔히 알려진 방식, 그러니까 오프 시즌에는 약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시즌에만 약물을 쓰며 시즌 중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을 늘리는 방식을 진행하는 경우엔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현대에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긴 한가?


- 너무 약물 얘기만 해서 훈련에 대한 내용을 조금 적어야겠다.


- 흔히 근비대에 있어 Mechanical tension, Metabolic stress, Muscle damage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된다.


- 그런데 충분히 무거운 쇳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하면, Mechanical tension이 당연히 있게 되고, 이걸 좀 더 반복하면 Metabolic stress와 Muscle damage가 있기 마련이다.


- 이미 당연한 사실을 굳이 다시 적는 것이란 말이다.


- 사실 쇠질 훈련에 대한 서술의 대부분이 저렇다. 이미 쇳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사람들에게 당연한 사실들을 다시 적는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굳이 과학적 방법론으로 검증을 하려 노력하며 말이다.


- 진짜 과학적 지식이 필요한 부분(약물)에 대해 언급 안 하고 헛물만 켜는 짓인 것이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하겠다.


- 일전에 나는 머신 운동이 근비대에 있어 프리웨이트보다 낫다고 적었다. 당연하게도, 보다 안정성이 높기에 목표하는 근육군을 더 잘 동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나, 좋은 머신이 없는 경우에는 근비대가 어려운 것처럼 떠들어대는 의견은 헛소리라고 생각한다.


- 훈련자가 진짜 보디빌더, 그러니까 정상적인 수준에서 기를 수 있는 근육보다 훨씬 많은 근육을 기를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머신 사용이 의미가 있다.


- 예를 들어, Hammer Strength의 프레스 류 머신들은 사실 상 프레스 류 운동 중 유일하게 Shortened position을 강조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 말이다. 이를 통해 얻는 국지적인 근비대(‘Regional hypertrophy’의 번역이다) 효과가 있을 것이다.


- 그런데 ‘내추럴’ 훈련자라면? 저런 것을 걱정할 수준의 근육량을 애초에 가질 수가 없다! 머신 사용은 결국 훈련 다양성이나 관절 등의 건강을 위한 선택이 될 뿐, 독특한 근비대 훈련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니게 된다.


- 내추럴이면 그냥 월 2~3만원 수준의 동네 헬스장에서 프리 웨이트와 케이블 정도로 운동 해도 결국 결과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억울한가? 그럼 약물을 사용해 진짜 리프터가 되길 바란다.


- 물론 나는 내추럴과 진짜 리프터 간 훈련법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적어도 기본적인 원칙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긴 하다. 다만, 내추럴은 진짜 리프터들보다 훈련법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고 생각할 뿐이다. 상방이 정해져 있으니 말이다.


2022년 10월 31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6

 - 쇠질에서의 향상을 이루는 방법은 항상성을 깨기 위한 자극, 이로 인한 피로와 그것에서의 회복이 전부다.


- 다만 이 때의 ‘자극’에는 훈련법 관련된 요소들-강도, 볼륨, 빈도 등-의 변화 외에도 영양의 변화, 약물 사용의 변화 등도 포함된다.


- 일전에 나는 주기화가 약물 사용의 결과로 파생된 것이라 적었다. 이에 더해, 나는 쇠질을 하는 대중이 알고 있는 모든 훈련법은, 일종의 맥락으로서 해당 훈련법을 사용한 사람들의 약물 사용과 함께 고려될 때에, 진실로 이해될 것이라 생각한다.


- 예를 들어, 나는 Westside Barbell의 Louie Simmons가 동시적 주기화로 큰 효과를 본 것은, 그가 약물 사용에 대해 제법 멍청한 방식으로 접근해, 약물 사용량과 종류에 있어 주기화-적인 접근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 Greg Panora의 인터뷰를 보아도, Westside Barbell은 약물 사용에 있어 정립된 절차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Duchaine의 표현대로 ‘shotgunning’, 그러니까 그때 그때 가지고 있는 약물들을 몰아서 사용해버리는 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니 말이다.


- 이 경우엔 당연하게도, 12~16주 선형 주기화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계속 컨디션이 바뀌니까 말이다. 결국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어 가능한 한 훈련 자극을 얻는 수밖에 없는데, 이러니 동시적 주기화가 강제될 수밖에 없다.


-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아하는 저자이지만, Jamie Lewis가 주기화 무용론을 펼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을 것이다. 애초에 Lewis는 공공연하게 아나볼릭 약물들을 ‘shotgunning’ 방식으로, 적은 용량만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당연하게도 몇 주 간에 걸친 훈련 계획을 짜는 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 다시, 약물 사용도 자극이라는 관점에서 다른 운동법들도 점검해보자.


- Pavel Tsasouline이 떠들고 다니는 내용 중 ‘Step-load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메조 사이클 내에서 강도를 유지하며 볼륨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 이 방식은 Tsasouline이 소련 역도 매뉴얼에 나온 수치들을 기초로 매우 단순화해서 주장하는 것인데, 당연히 역도 선수들이 실제 훈련하던 방식과는 거리가 있을뿐더러(역도 선수들은 메조 사이클 내에서 일정 강도 구간을 고정하여 사용하는 것도 맞고, 볼륨을 늘려가는 것도 맞지만, 언제나 같은 강도를 사용하진 않는다-구간을 사용하지), 숨겨진 전제가 있다.


- 바로, 메조 사이클 내에서 볼륨의 증가를 주요한 자극과 피로의 기준으로 삼는 프로그래밍 자체가 메조 사이클 내에서 아나볼릭 사용량의 점진적인 증가를 전제하는 프로그래밍 방식이라는 점을 말이다. 이건 나의 개인적 주장이 아니며, 약물 사용하는 훈련자만을 대상으로 코칭을 진행하는 Broderick Chaves의 주장에 기초한다.


- 어째서 강도 구간을 고정하는가? 이는 소련 역도팀의 훈련 방식과 연관되어 있다. 주요한 시합 이후엔 훈련 캠프를 진행하지 않으며, 이 기간 동안은 제대로 된 약물 사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탑급 선수가 아닌 이상). 그렇기에 다시 훈련을 시작하는 메조 사이클, 그 이후 이어지는 메조 사이클들마다 약물 사용을 다시 시작한 기간에 맞추어 강도 구간을 설정, 약물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얻는 회복력으로 메조 사이클 내에서의 볼륨 증가를 통해 훈련 결과를 얻는 것이다.


- 적절한 약물 사용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볼륨의 증가를 사용하는 메조 사이클은 길이는 물론, 비슷한 방식으로 여러 번 사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 물론, Tsasouline이 대상으로 하는 사람들은 보통 케틀벨 48kg을 한 팔로 들지도 못하는 사람들이기에, 볼륨을 증가시키는 메조 사이클이 제법 오랜 기간 먹히긴 할 것이다. 약물 없이도 말이다. 하하.


-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케틀벨 48kg 한 팔 프레스는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110kg 정도의 벤치 프레스를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아무런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실 어떤 방법으로 훈련하든, 쇳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하기만 하면 기록이 느는 수준이라고 하겠다.


- 이전에도 기재한 바, 근비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장력(tension)의 과부하를 가해야만 한다.


- 근력에 대해 묻는가? 그 전에 당신이 말하는 ‘근력’이 무엇으로 측정되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과제를 위한 ‘근력’인지를 분명히 해주길 바란다.


- 근력이란 주어진 과제나 목적 등에 대해 특수한 방식으로만 정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흔히 인터넷에서 이야기하는 근력은 파워리프팅 종목의 1rm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를 전제로 이야기해보자.


- 파워리프팅 종목 1rm으로 표현되는 근력을 결정하는 요소들 중 대부분은 생득적이다.


- 골격과 뼈에 근육이 어떻게 붙어있는지에 따라 유리한 레버리지가 결정되며, 이는 타고나는 것이다. 근섬유의 비율 역시 타고난다. 훈련에 얼마나 반응하는지도 생득적이다.


- 결국, 훈련을 통해 후천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 중 파워리프팅 종목의 1rm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겨우 세 가지인데, 1) 운동 기술 습득, 2) 신경계 적응으로 인한 운동 단위 동원 능력 증가, 3) 근비대가 그것이다.


- 1)의 경우는 파워리프팅에 특화하여 훈련한 기간이 3년 정도만 되어도 크게 향상될 여지가 적다(장비 파워리프팅이 아닌 이상). 2)의 경우는 '파워리프터'인 이상 계속해서 파워리프팅 종목의 1~3회를 훈련하기에 이미 누구나 하고 있는 훈련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훈련을 통해 유의미한 향상을 계속 얻으려면 3)에서라도 계속 긍정적 훈련 효과를 얻어야 한다.


- 간단하게 생각에서, 왜 스테로이드를 쓰는 파워리프터들의 기록이 오르는 거라고 생각하나? 스테로이드 사용을 통해 얻은 추가적인 근육 덕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 사실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었다: 그냥 취미로 쇠질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근력 향상은 근비대를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 위에 반박하며 소위 ‘보디빌딩’식 운동으로는 파워리프팅 종목 기록이 잘 오르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지진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당연하게도 훈련자가 ‘보디빌딩’식 운동을 한답시고 어깨 운동, 등 운동, 이두 운동, 종아리 운동 같은 것을 열심히 하며 파워리프팅 종목과 별 상관없는 근육을 훈련하느라 피로를 쌓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 파워리프팅 종목에 특화된 근비대 훈련을 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물론 보기엔 전혀 예쁘지 않은 몸이 되겠지만 ‘#파워리프팅’을 달고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되니 힘내길 바란다.


- 근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근비대가 필요하다는 내용과 함께 다시 점진적인 장력의 과부하가 필수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사실, 엄밀히 얘기하면 ‘필수’까진 아니다. 약물 사용도 근비대에 대한 자극이 되기에, 훈련 볼륨과 강도를 고정하고 약물 사용만 늘려도 어느 수준까진 근비대가 일어날 것이니 말이다.


- 그러나 내추럴이면,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훈련 목표는 점진적인 장력의 과부하가 일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이 되어야만 한다.


- 문제는 이것이다: 약물 사용이라는 추가적인 요인이 있는 진짜 운동 선수/리프터들은 같은 훈련법(볼륨, 빈도, 강도의 차원에서)을 계속해서 사용해도 점진적 장력의 과부하를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이룰 수 있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약물 사용 자체가 자극이니까.


- 그렇기에 주기화가 ‘사이클Cycle’을 기초로 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반복해서 사용한다는 의미로 말이다.


- Boris Sheiko의 훈련법이 좋은 예시인데, Sheiko는 4~6주 단위의 메조 사이클로 이루어진 12~16주의 매크로 사이클을 사용 후 기록에 상승이 있는 경우 똑 같은 사이클을 새로운 기록에 맞추어서 그대로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볼륨, 빈도, 강도 아무 것도 바꾸지 않고 말이다.


- 왜냐고? 약물을 사용하는 진짜 리프터들은 수축성이 있는 조직이 계속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통해 체중이 증가하고,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레 약물 복용량도 증가하기 때문이다(스테로이드든 테스토스테론이든 의약품이며, 체중을 기초로 처방된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그리하여, 볼륨, 빈도, 강도 모든 것인 동일한 사이클을 다시 돌리더라도, 물리적으로 무거운 무게를 다루어 새로운 수준의 장력을 계속 제공할 수 있게 된다.


- 하지만 ‘내추럴’ 훈련자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사이클을 ‘Cyclical’하게 사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지속적인 약물 사용 없이는 첫 3~5년의 급성장 후 근비대는 물론 긍정적 훈련 효과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긍정적 훈련효과의 곡선을 그리면 기울기가 매우 완만해질 것이다).


- 이론적으로는 아예 같은 메조 사이클을 똑 같은 중량을 가지고 몇 번이고 반복하고, 아주 약간의 성장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취미에 대해 굴라그 강제 노역처럼 접근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물론, 본인이 사실 상 인간이 아니라 로봇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면 Sheiko 훈련법을 해도 좋다.


- 로봇이라면 합리적으로 사고를 해서, 약물을 쓰겠지만 말이다.


- 그렇기에 일전에 내추럴 리프터인 경우 Tuchscherer와 그 영향 하에 있는 훈련 방식만을 참고하라고 한 것이다. 훈련 블록 내에서 훈련 목표와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을 뿐, 훈련 자체는 세션 내에서든, 세션 간이든 굉장히 사후-대응적(Reactive-)으로 이루어진다. 왜냐고? 약물이 없으니 리프터의 컨디션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으니까!


- 사후-대응적인 훈련도 특수한 훈련 목표가 있는 경우에는 매우 지루해질 것이다. 결국 훈련 특수성을 고려해야만 하니까.


-  그리고 그 어떤 극단적인, 보기에 흥미로운 훈련 방식도 적용할 수가 없다. 극단적인 훈련법들은 특수한 약물 사용법을 전제로 하니까.


- 이에 더해 꾸준히 사용하는 중량을 증가시키며 5년 정도 훈련했다? 이젠 체급을 늘리지 않는 이상 기록이 거의 늘지 않을 것이다. 웃긴 건 체급을 올리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는 거지만. 혹시 누가 아는가, 유전적으로 타고난 게 좋아 세계 수준 리프터가 될지.


- 리프팅에 정말 진심이면, 그냥 약을 빨아라. 물론 약을 빨아도 추가적인 7~10년 정도의 성장이 약속되는 게 전부지만.


- 10년은 참고로 내 의견이 아니다. Tony Montgomery의 견해이며, 그는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파워리프터가 진지하게 아나볼릭을 사용하며 훈련을 시작한 뒤 대부분 10년 이내에 개인적인 정점을 찍게 된다고 주장한다.


- 쓰고 보니 아무런 맥락이 없는 글이 되었는데, 제목에 걸맞으니 괜찮을 것이다.


2022년 10월 25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5

 - ‘내추럴 보디빌딩’이니, ‘내추럴 파워리프팅’이니 마케팅적으로는 훌륭한 전략이나, 실제 훈련법으로서는 성립되지 않는 말이다.


- ‘내추럴 보디빌딩’이 아니라 보디빌딩인데 PED를 안 쓰는 것(혹은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만 쓰는 것)일 뿐이며, ‘내추럴 파워리프팅이 아니라 파워리프팅인데 PED를 안 쓰는 것(혹은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만 쓰는 것)일 뿐이다. 


- 20세기 중반 이전 보디빌더들은 ‘내추럴’이라고? Sandow가 활동하던 시절엔 코카인을 약국에서 살 수 있었다.


- 코카인은 고통을 줄여주고, 신진대사를 올린다. 쇠질과 괜찮은 시너지가 있을 것 같지 않나?


- 그리고 20세기 중반 이전 보디빌딩은 지금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디빌딩과는 다르다. Dorian Yates 이후를 사는 우리는 보디빌딩에 대해 어느 정도 ‘스포츠’로서 접근하나, 20세기 중반까지의 보디빌딩은 그 본질에 충실하게도, 미인 대회였단 말이다.


- 이를 테면, AAU의 Mr. America 시합은 근육질인 것에 더해, 가장 잘 생긴 청년이 1등을 하는 시합이었다. 가장 근육질인 보디빌더는 ‘Most Muscular’ 상을 받았다.


- 심지어 미인대회 시절 보디빌딩은 헐리우드 영화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 헐리우드는? 주유소에서 약 빨며 난교 파티를 벌이던 곳이었다. Mr. America 출신 Steve Reeves에게도 이와 관련된 추문이 따라다녔다. 몸 좋고 잘 생긴, 영화 배우까지 겸업하는 보디빌더들의 약물 사용과 사생활이 어땠을지 생각해보라.


- 과연 보디빌딩에서 PED를 뺄 수 있는가? 아니, PED가 없는 것이 보디빌딩인가?


- 파워리프팅은? 파워리프팅은 애초에 미국에 디아나볼이 상용화된 이후에나 성립된 스포츠다.


- 만약 누군가가 스테로이드 제제 상용화 이전에 파워리프팅을 만들려고 했다면? 비만아들 10명이 모여 바벨을 들었다 내려놓은 시합이 되어 사라졌을 것이다.


- 다행히 미국인들은 정상적 사고를 할 수 있었기에, 스테로이드 재제 상용화 후, 근육질이 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정립되었을 때가 되어서 파워리프팅을 만들었다. 그래야 돈이 되니까.


- 파워리프팅 역시 태생적으로 PED와 뗄래야 뗄 수가 없다.


- 일전에 썼던 것처럼, ‘주기화’라는 것은 PED, 그 중 특히 아나볼릭 관련 재제들의 사용에 따라 성립한 개념이다. 


- 퍼포먼스의 기준도 모두 PED 사용을 전제로 한다.


- 만약 PED를 사용하지 않으며 보디빌딩이나 파워리프팅을 하는 경우,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접근 없이, 피상적인 흉내만을 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물론 취미로 할 때는 내추럴로 하든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내추럴’이라는 수식어에 홀려 돈을 내는 멍청이들의 눈먼 돈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위의 내용을 애써 반박하며 비판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먹고는 살아야지.


- 물론 ‘내추럴’로 마케팅 장사를 하는 경우에도 적당한 PED 사용을 통해 남들보다 약간 앞서가는 것이 보다 우월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 흔히 진짜 보디빌딩을 하는 사람들에게 별 것 아닌 것으로 취급 받는, DHT 계열 약물들 중심으로만 사용하는 것으로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3~5kg 정도 많은 근육량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해당 계통 약물을 저 정도 사용하는 것은 흔히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여유증 등 부작용조차 없을 확률이 높다.


- 괜히 Duchaine이 남성을 위한 가장 안전한 조합으로 Maxibolin과 Primobolan Depot의 조합을 추천한 것이 아니다. 


- 물론, 80년대 이야기이고, 지금은 당시 사용하던 약물과 비슷한 품질의 카피라도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일 것이라 추정해본다. 그래도 ‘내추럴’ 팔이를 하시고 싶다면, 위 내용에 더해 스스로 연구를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하하.


- Maxibolin의 흥미로운 점은 이 약이 프로게스테론으로부터 유래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라는 것이다.  그러니 안드로게닉 효과도 적고, 적은 복용량에서는 방향족화도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흔히 이야기하는 여유증 같은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다.


- ‘내추럴’ 팔이들에게 추가적으로 조언을 해보자.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다닐 수 있게 도와주자.


- 이를 테면, 누군가가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냐고 물어봤다고 치자. 현재 일종의 ‘Cruise’ 기간이어서, 테스토스테론만 (영미권 애들이 농담으로 이야기하는 용어로)‘Sport TRT’ 수준 용량만 사용하고 있는 경우, 엄밀히 이야기하면 흔히 이야기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게 된다.


- ‘테스토스테론’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다른 것이니 말이다. 의심하지 말고 사전에서 정의를 찾아보시라.


- 위의 연장선으로 누군가가 남성호르몬을 쓰고 있냐고 물어보는 경우라고 치자. 이 경우엔 70년대 보디빌더들처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만 쓰는 경우, 아니라고 답변해도 거짓말은 하지 않은 것이 된다.


- 이렇게 길게 썼지만, 정작 나는 카페인을 제외하면 PED를 쓰지 않는다. 비용 대비 보상이 터무니없이 적다. 물론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올림픽 도핑에는 걸릴 수준인 것 같지만 말이다.


- PED를 사용해 몸을 만든다면, 이를 통한 사업 계획 역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 그렇지 않다면 그저 약간 덩치가 더 커지고, 중량이나 좀 더 드는 정도로 끝날 것이니 말이다.


- 사업 계획하니, 한국에 들어온 파워리프팅 관련해서 이야기해보자.


- 한국에서 파워리프팅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 아직 남아 있으니 말이다.


- 바로 PED를 사용하는 트루 파워리프팅이다. PED를 사용한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하여 파워리프팅 시합을 열고, 그 과정을 소셜 미디어로 공유하는 것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 IPF나 USAPL은 단체의 본부 수준에서 이미 도핑 테스트를 중시하며, 표면적으로는 약물 사용을 거부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으니 해당이 되지 않지만, WPC 브랜드의 경우에는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 대체 왜 안 하는 걸까?


- 약물과 파워리프팅하니 또 하나 생각난 것이 있다.


- 개인적으로는 파워리프팅 훈련에서 고빈도가 상용화된 여러 이유 중 하나는 USAPL을 중심으로 여성 ‘내추럴’ 파워리프팅이 주요한 시장으로서 부각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왜냐고? 남성호르몬이 운동 기능(Motor skill)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 파워리프팅 종목 세 가지는 매우 단순한 동작이지만, 가능한 한 최대 무게를 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동작에 숙련되는 것이 필요하긴 하다.


- 남성호르몬을 외부에서 주입 받지 않는 ‘내추럴’ 여성 파워리프터라면 결국 약간이라도 더 빈도를 늘려 동작 숙련을 위한 연습을 더 많이 하는 것이 필요해질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 반대로, 남성호르몬이 넘치는 상남자라면 각 종목 당 주 1회만 해도 된다. 적어도 기술 연습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Ed Coan이나 Kirk Karwoski를 생각해보라. 약쟁이 아니냐고? Coan과 Karwoski는 진짜 파워리프터, 아니 파워리프팅의 신 같은 존재들이다. 당연히 약을 빨았겠지!


2022년 10월 20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4

 -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유감스럽게도, 운동 ‘프로그램’이라는 용어는 애초에 서커스 스트롱맨들의 공연 목록, 그러니까 오늘의 장기자랑 ‘프로그램’은 이렇습니다 하고 소개하는 책자들에서 유래한 것이다. 입력값, 산출값이 있는 ‘프로그램’을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 물론, 언어의 역사성이라는 게 있어, 20세기 중~후반을 거치며 특정한 훈련 효과를 보기 위해 만든 주~월 단위의 쇠질 계획표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지만 말이다.


- 하지만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사용되는 맥락의 변화가 운동 프로그램이라는 개념의 문제를 숨겨주진 않는다. 운동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어떤 과학적인 결과물이라는 인상을 훈련자들에게 심어준다는 것이다.


-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쇠질 관련해서 그 어떤 운동 프로그램이든 엄밀히 이야기할 때 ‘과학적’으로 ‘최적’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 사실, 엄밀하게 ‘과학적’으로, ‘근거 기반’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쇠질 훈련 관련 명제는 단 하나다: ‘훈련 계획 내에 점진적 과부하가 있고, 일정 기간 동안 쌓인 피로에서 회복하는 경우에 훈련 효과(부정적이든, 중립이든, 긍정적이든)를 기대할 수 있다.’ 정도가 될 것 같다.


- 선형 주기화가 더 좋네, DUP가 더 좋네, 소련 식의 Wave loading이 좋네 하는 것은 다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주장에 불과하다.


- 그리고 주기화 모델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Mental gymnastic이다. Israetel과 Nuckols가 탁월하게 주장한 바, 결국 모든 주기화 모델은 별 차이가 없으니 말이다.


- 모든 주기화 모델은 선형성(Linearity)를 가진다.


- 그리고 모든 주기화 모델은 일종의 파형(Wave)를 가진다. 선형 주기화라고 다를 것 같나? 80년대 파워리프팅 프로그램들을 보라. 12~16주 사이클 여러 개를 반복함으로써, 결국 매크로 사이클 단위에서는 강도와 볼륨에 있어 파형을 가진다.


- 모든 주기화 모델은 다양성을 가진다. 다시, 80년대 파워리프팅 훈련 프로그램을 보라. 오프시즌에는 로우바 장비 스쾃 대신 노 벨트 하이바 스쾃을 한다거나, 스모 데드리프트 대신 디피싯 컨벤셔널 데드리프트를 한다거나 하며 다양성을 가진다.


- 엄밀히 말해, 각 주기화 모델들은 서로 구별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 물론 누군가는 Zourdos의 연구들을 반례로 제시할 수도 있겠다. DUP가 유의미하게 훈련효과가 좋다고 나온다는데? 그리고 DUP 계획 짤 때도 근비대-파워-근력 순으로 짜는 게 효과가 더 좋다는데?


- 맞다. ‘과학적 방법론’에 따른 실험에서 6주의 기간 동안은 말이다. 그 다음은? 누가 알겠는가.


- 그리고 ‘과학적’으로 검증할 필요도 없이, 다년 간의 훈련을 할 때 한 가지 방식만 고수하는 경우 결국 같은 훈련을 계속 해서 얻는 한계효용이 유의미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오랫동안 쇠질을 한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알 것이다.


- DUP 관련해서 개인적으로는 Hedlesky의 견해를 즐겁게 들은 바, ‘동시적’ 주기화는 결국 웨스트사이드 바벨 및 컨주게이트(Conjugate) 훈련법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오히려 Hedlesky는,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을 따를 때엔 훈련 다양성 덕에 부상 확률이 적지만, DUP의 경우 결국 무조건 부상으로 끝나게 될 거라고 주장한 바 있다.


- 여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뭔지 아는가? Hedlesky는 DUP를 유명하게 만든 Zourdos에게 직접 코칭을 받았다는 거다.


-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사실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은, 이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평범한 파워리프팅 훈련법과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장비 파워리프팅에 특수하게 조정이 되어 있을 뿐이다.


- Max effort는 사실 요즘 USAPL 팬보이들이 하는 탑 싱글과 목표하는 훈련 효과가 같다. 더 재미있는 점은, Matt Wenning 같은 경우는 4주에 1번 Max effort마다 시합 종목을 진행하고, 사이클 내에서 시합 종목 Max effort에 선형 주기화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 Repetition effort? 고반복으로 볼륨을 쌓는 것을 보통 사람들은 그저 볼륨 훈련이라고 부른다. ‘Repetition effort’라는 말을 새로이 만들어 붙이지 않고 말이다.


- Dynamic effort는 사실 흥미롭다. 근육이 어떻게 수축하는지를 생각하면, F=MA를 들먹이며 Dynamic effort를 강조하는 것이 멍청한 짓임을 알 것이다.


- 그러나, Dave Tate의 의견이 일리가 있다. Tate는 Dynamic effort가 셋업과 테크닉을 훈련하는 방법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 아울러, 만일 리프터가 벤치 셔츠와 스쾃 브리프, 수트를 사용하는 경우엔 Dynamic effort가 보다 정당화된다. 바닥 구간에서는 셔츠와 브리프, 수트의 장력을 이용해 바벨을 들어올리고, 이게 거의 없어지는 구간에서 바로 근육의 힘으로 움직임을 이어가야 하니 말이다.


- 그래서 Rate of force development가 장비 파워리프팅에서는 중요해질 수 있는 것이다.


- 사실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은 Max effort, Dynamic effort, Repetition effort의 마법 같은 조화로 인해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 그렇다기보다는, 경쟁적인 환경에 여러 리프터들을 몰아넣었기에 결과를 낸 것이라고 봐야 한다.


- Matt Wenning 같은 경우엔,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을 논리적인 동시적 주기화 모델로 승화시켜 성과를 거둔 것이다. Dave Tate도 이 맥락에서 훈련법을 이야기한다.


- 반면 Chuck Vogelpohl을 생각해보라. Vogelpohl은 언제나 결국 Dynamic effort도 Max effort로 바꿔버렸다고 한다. 


- Travis Mash도 위와 비슷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Dynamic effort 훈련 후 최대한 들 수 있는 무게를 더 시도하는 식으로 훈련했다고 한다.


- 결국 잘난 리프터들이 제멋대로 해서 효과를 본 것이란 말이다.


- 다시, 프로그램이 ‘과학적’이라는 것을 공격해보자.


- 쇠질 관련해서 20세기, 그리고 2000년대 초반에 먹혔던 마케팅 중 하나는 소련-러시아 이미지를 파는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Louie Simmons가 Bud Charniga가 번역한 소련 역도 매뉴얼들에 영향 받은 것도 상기 흐름을 보여주는 여러 사례 중 하나다


- 물론, 이 마케팅으로 가장 성공한 사람은 단연 Pavel Tsatsouline일 것이다.


- 쇳덩이를 가랑이 사이로 흔드는 동작을 오래 반복하는 것이 러시아인들 근력의 비밀이라고 떠들고 다녔으니 말이다. 물론 그 덕에 요가맘들에게 쇠질을 팔았다는 점에서 대단한 수완가라고 하겠다.


- 하지만 소련의 소위 스포츠 과학이라는 것이 정말 과학적인 것인가? 사실, 적어도 역도와 관련된 텍스트들은 코치들의 블로깅 수준에 가깝다.


- 샘플이 극단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며(역도 선수를 대상으로 하니), 그 어떤 가설 설정도, 변인 통제도 없다. 그저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훈련해서 이런 효과를 거뒀다 하는 관찰에 대한 기록일 뿐이다.


- 가치 있는 자료인가? 당연하다. 과학적 자료인가? 당연히 아니다.


- 사실 역도가 과학적이니 하는 주장은 그 화자가 그다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알려줄 뿐이다. 


- 그저 바닥에 있는 긴, 무거운 봉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종목이 다른 종목에 비해 과학적일 이유가 있는가?


- 간단하게, 불가리아 역도 훈련법을 생각해보라.


- 정말 과학적이고 어려운 스포츠라면, 디아나볼 복용량만 주기화를 해가며 무조건 최대 중량만 들어올리는 선수들이 기록을 깨거나 메달을 딸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현실은? 80년대 불가리아팀이 했던 ‘주기화’는 PED 섭취량에 대한 주기화가 전부였고, 훈련은 그저 스내치, 클린 앤 저크, 스쾃 최대 중량 도전으로만 이루어졌으나, 소련 역도팀과 함께 역도 기록과 메달을 양분해갔단 말이다.


2022년 10월 11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3

 - ‘내추럴’ 리프터에겐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다. 설령 당신이 내추럴 리프터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 내추럴 리프터가 결과를 내기 위해 통제할 수 있는 변인은 결국 세 가지에 불과하다: 휴식, 영양, 그리고 훈련법.


- 휴식은 어려울 게 없다. 하루 8시간 정도의 수면과 수면의 질 (빛, 온도, 소음 여부, 호흡 등)의 중요함은 상식이고, 세상 모두가 스트레스를 줄이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안다.


- 영양! 많은 사람들이 영양 관련된 부분을 어렵다고 말하지만, Justin Harris가 말한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어떤 것이 영양학적으로 옳은 선택인지를 상식으로서 잘 알고 있다. 근육질이 되려면? 단백질을 많이 먹고, 야채와 다른 소위 ‘클린 푸드’들을 골고루 먹으면 된다는 걸 우리 모두 만 15세 정도 때부터 알고 있단 말이다. 보디빌딩 시합을 나가는 게 아닌 이상, 결코 어려울 것이 없다.


- 결국, 많은 리프터들이 훈련법에 과하게 집착하게 된다. 상기한 것처럼, 휴식과 영양은 이미 상식 수준에서 어느 정도 해결되니까 말이다.


- 하지만, 훈련법도 결국 상식선에서 정리된다: 점진적인 퍼포먼스 증가가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열심히, 자주 훈련하고, 피곤하면 쉰다.


- 테스토스테론이 인공적으로 합성되기 전, 20세기 초반 리프터들은 다 저 ‘상식’에 따라 운동했다. 매일 열심히 덤벨이든 바벨이든 들고, 더 무겁게 들 수 있을 것 같으면 더 들고, 힘들고 피곤하면 쉬고.


-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에서 맥주와 소시지를 먹으며 하하호호 운동하던 사람들이 세운 저크 기록들을 찾아보라. 위에 적은 ‘상식’ 선에서의 운동만으로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 거기다가 요즘은 구글링만 해도 훈련 프로그램 엑셀이 쏟아져 나온다. 자신의 스케줄에 맞는 것을 하나 골라서 따르기만 하면 되는 세상인 것이다.


- 결국, 쇠질에서 어려울 것은 단 하나도 없다. 토하거나 코피가 날 정도까지 열심히 했고, 영양과 휴식도 챙겼는데 옆에 놈보다 몸이 안 좋거나 무게를 못 든다? 그냥 타고난 것 차이인 거다. 백날 테크닉을 고쳐봐야 애당초 유전자 수준에서 앞서 간 상대들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장담해줄 수 있다.


- 세상에 그 누구도 키가 163cm인 경우에는 프로 농구선수가 되려는 꿈을 꾸지 않으며, 타고난 것의 차이가 스포츠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웃기게도, 쇠질에 대해서만 제외하고 말이다.


- 쇠질도, 그냥 타고나길 잘 하는 사람이 있다. 


- 다시, 내추럴 리프터에겐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다는 주장으로 돌아가자.


- 훈련, 영양, 휴식 모두 단순히 쇠질만 할 거라면(그리고 내추럴답게 진짜 쇠질 시합에서 이길 생각이 딱히 없다면) 별로 어려운 것이 없다. 그럼 무엇이 어려울까?


- 당연히, 약물 사용이 어렵다.


- 약물 사용은 ‘상식’ 선에서 해결될 수 없으니 말이다.


- 그리고 약물을 사용하면, 사용하는 약물의 종류, 약물의 양에 맞추어 훈련, 영양, 휴식을 재점검해야 한다.


- 그렇다. 쇠질조차 프로페셔널하게 바꿔주는 것이다. 하하.


- 내추럴 리프터들은 이 ‘프로페셔널’한 수준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다. 그저 열심히 운동해서 타고난 수준 내에서의 결과만을 얻을 뿐이다. ‘상식’들을 적용해서 말이다.


- 하지만 상식이 상식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희소성이 없는 정보는 큰 가치가 없다. 물론 큰 가치가 없는 정보를 파는 능력자들도 있지만,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마케팅 전략뿐일 것이다. 내추럴 리프터에게 쇠질에 대해 배우려고 돈을 지불할 생각이 들었다면, 스스로의 지성을 다시 한번 의심해보길 바란다.


- Duchaine은 간단명료하게 밝힌 바 있다: 잘 훈련된 운동 선수는 결국 퍼포먼스 향상에 있어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고강도 훈련에 의한 코르티코 스테로이드의 이화 작용의 효과를 겪게 되니 말이다. 이를 해소하는 방안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사용뿐이다.


- 만약 스포츠에 진지하다? 목숨을 걸었다? 그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면 약물을 쓰고 안 걸릴 방법을 생각해야지, 약을 안 쓴다고 이야기 하는 건 스포츠에 진심이 아니라는 뜻으로 밖에 안 들리지 않나?


- 곁다리로, 누군가가 소련 역도 훈련법이니, 중국 역도 훈련법이니, 불가리아니 이야기하며 프로그램을 팔려고 한다면, 그 사람이 각 국가 대표팀의 PED 사용법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지 우선 물어보길 바란다. 약물 프로토콜에 대한 정보 없이 훈련법에 대한 정보만을 팔려고 한다면 걸러라. 결국 헛소리나 할 것이니 말이다.


- 만약 위의 사람이 내추럴이기까지 하다? 진짜, 진심으로 걸러라.


- 위의 내용은 재미있는 잡담거리는 될 수 있어도, 당신의 쇠질 인생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까우니 말이다.


- 정말, 정 프로그램에 대해 내추럴의 의견을 듣고 싶다? 다음 내용들에 집중하는 사람들에게 주목하라: Reactive- (사후적? 이라고 해야 하나?), 피로도와 그에 대한 분명하고 일관된 평가 기준(설령 과학적인 게 아니고, 실천적인 부분에서라도), 마이크로 사이클~메조 사이클 단위에서의 지속적인 평가 등등. 아니, 그냥 Tuchscherer 이후 전개된 IPF 쪽 무장비 파워리프터들의 훈련법과 비슷한 방식인 경우만 듣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 내추럴 코치의 경우에: 정크 볼륨일 수밖에 없는 운동량에 집중? 병신이다. Westside Barbell 관련 자료에서 본 것 같은 GPP 강조? 진짜 상종도 못 할 사기꾼이다. 역도? 역도? 내추럴 리프터의 근비대나 근력 훈련에 거의 컨센트릭 동작으로만 이루어진 빌어먹을 빨갱이 약물 스포츠를 인용한다고?


- 아, 아니다. 내가 틀렸다. 위의 논의를 전개할 때에, 한국 역도에 대한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 한국 역도 훈련법에 대해 보도된 내용들에 따르면, 곰탕, 번데기탕, 보약, 홍삼 등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사용에 준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이러한 내용은 2000년대에 한국 역도 선수들이 보여줬던 세계적 수준의 퍼포먼스들로 훌륭히 뒷받침되기까지 한다.


- 위의 내용이 수박도에 그려져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이다.


2022년 10월 7일 금요일

의식의 흐름 #2

 - 흔히 사람들이 Ronnie Coleman 훈련법을 ‘파워-빌딩’이라고 부르곤 하나, 개인적으로는 고전적인 3분할 볼륨 훈련법이라고 생각한다.


- 다만, Ronnie Coleman이 프리웨이트 운동을 선호했고,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보디빌더 중 하나였기에 엄청난 중량을 다룰 수 있었던 것(또는 그 정도 근육량을 쌓기 위해 엄청난 중량을 다루어야만 했던 것)일 뿐이다.


- 강도(Intensity)를 논할 때, 8~12회 가능한 무게는 훈련자 당사자에게 ‘고중량’이 아님을 기억하라


- 생각해보면, 근육량과 근력은 어느 정도 정의 비례 관계가 있지 않나? 거대한 보디빌더들은 필연적으로 엄청난 중량을 다룰 수 있다. 아니, 엄청난 중량을 들어야 그 정도 근육을 만들 수 있다.


- 보디빌더들 중에 템포를 강조하거나, 볼륨을 중시하는 경우도 물론 많다. 그러나 이 경우도 보디빌더 개인의 전체 생애 훈련 과정을 볼 때에, 어느 시점까지는 다루는 중량의 지속적인 증대를 통한 과텐션 과부하가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다. 그 이후에 더 이상 중량을 늘리는 것이 리스크 대비 보상이 적을 때(그러니까 너무 무거운 중량을 다루게 되어 부상 위험이 너무 커질 때), 다른 과부하 방법으로 템포나 볼륨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 이와 관련해서, Dante Trudel은 재미있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뭘 해도 근육이 크는, 축복받은 유전자를 가진 흑인 보디빌더들(Paul Dillett 같은)을 제외하고, 근육량과 크기로 유명한 모든 백인 보디빌더들은 점진적으로 무거운 중량을 다루는 것을 통해 기본적인 크기를 만들었고, 그에 비추어 볼 때 대부분의 훈련자들은 계속적으로 다루는 중량을 올려야 비로소 커질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 하물며 코카시안 코치가 코카시안 보디빌더가 거대해지려면 중량의 점진적 과부하가 있어야만 한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 그런데 몽골로이드인 너, 나, 우리는 어떻겠는가?


- ‘파워-빌딩’! 사실 바벨로 하는 3대 운동은 훌륭한 운동들이다. 애초에 파워리프팅 종목 3가지가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로 정해진 이유는, 파워리프팅 성립 이전부터 무수히 많은 리프터들이 이들 종목을 통해 근비대, 근력 훈련을 해왔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 다만, 3대 운동을 섞어가며 근비대 훈련을 하는 것을 ‘파워-빌딩’이라고 부를 이유는 없다. 애초에 보디빌더들도 옛날부터 3대 운동을 해왔으니까.


- 그리고, 파워리프팅 훈련의 목적은 근비대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파워리프팅 훈련의 목적은 신경계 적응을 통한 1rm 기록 증가, 궁극적으로 파워리프팅 합계의 증가이다. 근비대는 부수적인 결과, 또는 최종 목표를 위한 단기 목표에 지나지 않는다.


- 한편, 근비대 훈련을 할 때에 1rm을 올리는 것을 신경 쓰는 건 그닥 똑똑한 짓이 아님을 우리 모두 안다. 근비대 효과? 당연히 있다. 운동 단위를 많이 동원하고, 속도도 느려지니까! 그런데 더럽게 위험한 짓거리이기에, 보상 대비 리스크가 정당화되지 않는 것이다.


- 완벽한 자세로 수행하면 된다고? 완벽한 자세로 6~8rm을 수행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근비대가 일어나도록 하는 자극은 1rm 에 가까운 무게 싱글을 6세트 하나, 6rm 실패지점 세트를 1세트 하나 비슷하지 않은가? 적어도 Chris Beardsley의 ‘Effective Reps’ 모델을 따르는 경우엔 말이다.


- 적당한 패션 근육 수준의 몸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데드리프트나 스쾃의 1rm의 90%만 되어도 동작 수행 중 사소한 실수가 리프트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그런데 굳이 이 짓을 여러 세트 하고 싶나?


- Ronnie Coleman의 사례로 돌아와서, Dave Tate는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사람들이 Ronnie Coleman이 과격한 훈련으로 부상을 당했다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으나, Coleman의 어깨, 팔꿈치, 무릎은 멀쩡하다는 것이다.


- Coleman의 척추는 잘못된 수술로 인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으며, 고관절의 경우도 가족력이라는 말이 있음을 생각해보자.


- 또한, Coleman의 훈련은 지극히 보디빌딩 관점에서 올바른 가동범위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나? 락아웃을 하지 않고, 근섬유의 길이가 길어진 상태를 유지하는 식으로 운동을 하니 말이다.


- 그렇다, 락아웃을 강조한 Pavel Tsatsouline과, 그 의견을 무지성으로 수용한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근육의 길이가 늘어난 상태에서의 텐션이 근비대에 중요하다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고, Coleman이나 그 외 다른 보디빌더들이 했던 것처럼, 락아웃 없이 반복을 하는 게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 방법론 하에서 계속 검증되고 있는 것이다.


- 애초에 Tsatsouline을 왜 신봉하는 걸까? 어째서 러뽕과 일뽕을 놓지 못하냔 말이다.


2022년 9월 29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1

 - 만약 파워리프팅이나 크로스핏, 역도 등을 하는 게 아니고, 건강과 미용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바벨보다는 머신이 훨씬 낫다.


- ‘하지만 안정화 어쩌구 저쩌구는?’ 모든 근육은 관절을 움직이며, 또한 움직일 때의 안정화를 수행한다. 길항근이라는 개념이 왜 있는지 생각해봐라.


- 그러니까 터키시 겟업 같은 거 할 시간에 케틀벨과 바벨 운동 다 버리고, 케이블하고 머신으로 팔 운동, 등 운동, 어깨 운동, 가슴 운동 싹 다 하는 게 낫다.


- 몸의 기능을 이야기하는 트레이너가 위와는 달리 얘기한다고? 기능 중시하는 트레이너들의 공통점은 허리든 목이든 어깨든 다쳐본 경험이 있고, 살이 엄청나게 쪘거나 말랐으며, 심지어 데드리프트나 스쾃 같은 운동에서조차 살면서 단 한번도 20kg 원판을 다섯 장씩 꽂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 PED를 사용하는 게 아닌 이상, 주기화에 열을 올릴 필요가 없다. 애초에 주기화 개념은 PED 사용의 역사와 함께 가는 것이다. Dave Ashman이나 John Kuc, Broderick Chavez 같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했던 이유가 있다.


- 내추럴의 한계는 정의할 수 없으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운동하는 경우, PED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신의 유전자가 허락하는 수준의 근육량의 9할 정도는 첫 1~3년 동안 다 얻을 수 있다. Lyle Mcdonald가 하는 말이 거의 정확하다는 말이다.


- 저반복, 고반복, 볼륨 등에 마법은 없다. 근비대만을 고려할 때, 결국 점진적인 장력(tension)의 과부하만이 중요하다.


- 위 두 가지 사항 관련해서 Dorian Yates는 모든 것을 현명하게 진행했다. 운동 시작하고 1년 반 뒤에 PED를 시작했고, 계속해서 장력 과부하를 진행했다.


- 사실, Dorian Yates가 근비대 관련해서 진행한 것은 거의 대부분 맞다.


- PED를 쓰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근육량이란 너무 적어서, 최적의 분할법이나 훈련 프로그램 최적화 따위가 필요 없을 정도다. 3년이 걸리냐 5년이 걸리냐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 내추럴 보디빌더들은 대부분 시합 체중이 80kg 전후에 지나지 않는다. 디볼을 사탕처럼 씹어먹던 Arnold Schwarzenegger도 시합 체중이 107kg였다. 키는 188cm였는데 말이다. PED를 쓰지 않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근육은 결국 뻔할 뻔 자다.


- 이에 더해 영양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 PED를 쓰지 않는 사람이 붙일 수 있는 근육량은 기껏해야 1년에 1kg 전후인데, 이를 위해 필요한 추가적인 칼로리나 단백질의 양은 별로 대단치 않기 때문이다. 적당히 매크로와 칼로리나 맞추면 된다. 보디빌딩 시합을 나가는 게 아닌 이상 더더욱.


- 사실 영양과 훈련법이 중요해지려면 PED를 써야 한다. PED를 사용하는 경우, 여러 약물의 작용도 작용이지만, 우선 근육량 자체가 늘어나기에, 모든 자극들의 반응이 더 증대되기 때문이다.


- 쇠질에 새로운 게 없는 이유는 새로운 PED가 더 이상 안 나오기 때문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아무리 최신의 것이더라도 1970~80년대, 성장호르몬 관련 약품들은 1980년대의 기술이며, 인슐린을 쓰는 것도 90년대 중반에 이미 다 퍼진 것으로, 매우 오래된 기술들이다.


- 반면 피임약 같은 것을 생각해보라. 지속적인 R&D로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이 되었는지 말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들에 대한 R&D가 계속되었다면? 훨씬 나은 세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 테스토스테론은? 테스토스테론 프로피오네이트라는 약물은 1930년대에 나온 기술을 통해 나왔다.


- 애초에 쇠질은 첫 3~5년의 제대로 된 훈련 이후에도 과부하를 통해 더 성장하려면 PED가 필수이다. 3대 운동 기록이 계속 는다고? 그건 신경계 적응으로 동작에 더 효율적이 되는 것뿐이지, 이미 당신이 성취할 수 있는 근력의 상방으로서 근육의 양은 이미 거의 다 갖추어진 상태이다. 기록이 늘어봐야 이제는 1년에 5% 정도 늘면 대단한 성취일 것이다.


- 사실 쇠질 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수 년 간의 정상적 훈련 이후에는 PED 없이는 훈련 자극의 과부하가 어렵다.


- 그렇다. 모든 운동 선수다운 운동 선수들은 결국 어느 시점에 PED를 쓸 것이라는 것이 나의 의심이다.


- 대체 왜 1980년도를 기점으로 30대 후반 ~ 40대까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운동선수가 늘어난 거라고 생각하는가? 성장호르몬의 장기적인 사용 때문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가?


- 주기화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결국 모든 주기화는 일정 기간 동안의 선형성을 가진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싸이클 내에서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PED 사용량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라는 의심은 들지 않는가? 12~16 사이클 내에서 지속적으로 약물의 양을 늘리는 것을 통해 주기화 하에서의 훈련 사이클 하나가 성립하게 되는 것 같지 않나?


- 오히려, 대중적으로 성공한 훈련 프로그램들, 특히 파워리프팅 프로그램들에 주목하라. 12~16주의 선형적인 형태보다는 DUP나 RPE 사용 등으로 선형성을 줄이거나, 그때그때 컨디션에 더 집중하는 형태가 많다. PED를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퍼포먼스 자체가 들쑥날쑥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애초에 주기화를 정립한 건 소련놈들이다. 그리고 소련에서 나온 내추럴 훈련법이라는 표현은 매우 모순적으로 들리지 않나?


- 쇠질은 결국 PED가 없는 경우에, 1) 점진적인 장력 과부하, 2) 1)을 이루기 위한 피로 관리가 전부이다. 그리고 이건 상식 수준에서 모두 가능하다.


- 물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파워리프팅이나 크로스핏, 역도 등을 하는 경우 해당 종목들의 시합에서 이루어지는 동작들에 대한 반복 숙달이 필요하기에 볼륨이나 빈도, 강도를 약간은 더 신경써야 하겠지만, 이것도 적절한 자세를 익힌 뒤 3~5년 가량 지나면 큰 의미가 없다. 결국 사용되는 동작들에 어느 정도 다 숙달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엔 일관성만이 문제가 될 뿐이다.


- 다시 근비대로 돌아가서, 분할법은 정말 의미가 없다.


- 아니, ‘과학적’, ‘근거 기반’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째서 Brad Schoenfeld 의 2021년 연구는 어째서 빼놓는 것일까? 분할법은 종적 연구 상 근비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말이다. (PMID: 30558493)


- 2분할로 빈도를 늘리든, 5분할로 주요 근육군을 주 1회만 훈련하든, 내추럴은 아무 상관이 없다. 빈도를 늘린다고 근육이 빨리 붙지 않으니까 말이다.


- 그리고 볼 때마다 눈알을 뽑아버리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다이어트하며 고반복 고빈도로 운동하는 사람들을 볼 때다.


- 간단하게, 지방이 몸에 쌓이는 상태는 동화작용 중인 거고, 지방을 쓰는 상태는 이화작용 중인 거다. 이화 중인 상태에서 고반복? 근육을 태우고 싶어 안달난 지진아라는 뜻이다. PED를 쓰지 않는 이상 말이다. 장력을 유지하는 것이 그나마 근육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시즌에 볼륨과 반복수를 늘리는 보디빌더들은 뭐냐고? 걔들은 진짜 보디빌딩을 하며, 시즌에 맞춘 PED 사이클을 같이 진행한다.


- 사실 ‘내추럴’ 보디빌딩 컨셉 자체가 오히려 몸에 안 좋다.


- 정상적인 보디빌딩을 한다면, 다이어트를 하며 기아 상태에의 적응(동화 작용을 하는 호르몬들은 줄어들고, 이화 작용을 하는 호르몬은 늘어난다)을 외부 호르몬 주입으로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내추럴’ 보디빌딩은?


- 지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Dan Duchaine의 조언대로 오프시즌에는 과부하를 이룰 수 있는 적당한 양의 PED만을 가지고 식단과 훈련으로 몸을 불리고, 다이어트를 할 때에는 외부에서 호르몬을 주입 받아 건강과 퍼포먼스를 모두 지키는 것이 합리적인 일임을 알 것이다.


- 더 좋은 방법은? 어차피 시합 나가고 할 거 아니면, 그냥 체지방률 10% 정도까지만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다. 체지방 10%만 되어도, 적어도 성적으로 써먹기는 충분하니까 말이다.


- 사실 내추럴이 쇠질을 즐기는 가장 훌륭한 방법 중 하나는 조기축구회 같은 마음가짐으로 친구들과 1rm 내기나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취미가 즐거워야지, 취미에서 최적화를 추구하는 건 너무 조선인스러운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생각해보니 최적화 추구는 영미권 인터넷 리프터들도 열심히 하는데, 그냥 인터넷 망령들의 공통점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