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4일 토요일

의식의 흐름 #13

 - 최근 Lyu Xiaojun의 도핑 적발이 이슈가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발견된 약물이 EPO라는 것이다. 


- EPO는 적혈구 증가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며, 보통 지구력 중심의 스포츠에서 사용된다고 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EPO 사용 이유가 분명해진다.


- 왜냐하면, 2022년 역도 세계선수권이 Colombia의 Bogota  지역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 그냥, 고산지대이기에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게 논리적이다.


- 이 사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탑급 역도선수가 EPO를 사용할 만한 훈련법적인 요인이 있다'가 아닌, 국가 단위의 시스템적인 도핑을 하는 탑급 운동 선수들은 심지어 컨디션 조절 목적으로도 약물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 자신이 수행하는 종목과 직접 관련된 체력 요소 외의 목적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적인 약물까지 쓴다는 말이다.


- 사족이지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나 테스토스테론 사용도 적혈구를 늘린다. Boldenone 같은 것이 적혈구 증가가 두드러져, 한때 지구력이 많이 필요한 종목들에서 사용했었고, 흔히 '옥시'로 유명한 Oxymetholone 역시 적혈구를 많이 늘려, 펌핑에 미친 보디빌더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Anadrol말이다, 하하).


- 물론, EPO 사용이 활성화된 이후, 적혈구를 늘리는 목적으로 위의 약물을 빠는 건 딱히 똑똑한 짓이 아니게 되었지만 말이다.


- 그래도, 이 사건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이해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약물 사용이 필수라는 것이다.


- 이는 너무 자명한 것인데, 많은 이들이 부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 물론, 역도는 다른 쇠질들보다는 최적의 퍼포먼스를 위한 약물 사용의 절대량 자체는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스피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 말이다.


- 개인적으로는 70~80년대 불가리아의 역도 선수였던 Valentin Khristov의 사례에서 상위권 역도 선수들의 약물 사용량의 상방을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선수의 성적은 http://www.chidlovski.net/liftup/l_athleteResult.asp?a_id=94 를 참조하라).


- Khristov는 1976년 올림픽(이 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 도핑 테스트가 시작되었고, Khristov는 약물 중단 타이밍을 놓쳐 도핑 테스트에 적발 당한다) 전 주 당 5mg Dianabol을 180정, 그리고 주 당 Retabolil(이 약물은 Nandrolone 그러니까 흔히 'Deca Durabolin'으로 알고 있는 약물이다) 주사 한 번을 맞았다고 한다.


- '180정'이라는 것 때문에 양이 많아 보이지만, 합산해보라. 주 당 1,000mg 전후에 불과하다.


- 이 시리즈 중에 적었던 것처럼, 상위권 피지크 스포츠 선수들의 오프 시즌 최대 용량이 체중 1kg 당 10~12mg까지 가는 것을 생각할 때, 절대량 자체가 다른 쇠질들보다 많은 편은 아닌 것 아닌가? 물론 요즘 세상에는 저런 식으로 Metandienone과 Nandrolone만 1,000mg 씩 쓸 사람은 없겠지만, 하하.


- 멀리 갈 것도 없이, 70년대 보디빌더였던 Anold Schwarzenegger 는 Dianabol, Deca Durabolan, Primobolan을 사용했으며, 사용량을 합치면 주당 1,000mg을 넘게 사용하는 코스들도 충분히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니 말이다.


- 생각보다 불가리아가 별로 '하드코어'한 것 같진 않은데 말이다, 하하.


- 써놓고 보니 여전히 맥락 없는 글만 나오는데, 별 상관은 없을 것이다.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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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근데 루를 왜 이제와서 약물 적발한걸까요!? 루의 스타성이 이제 예전같지 않아서일까요 그게 아니면 중국과 ioc 사이의 관계가 틀어디기라도 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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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찾아보니 Xiaojun은 2022년 세계선수권 출전 예정이 아니었고, ITA가 중국 내에서 ‘기습적으로’ 실시한 테스트에서 적발된 것이더군요. 그러니 이 글의 추정은 틀린 것이 되겠습니다.

      2) 그러나 여전히 EPO 사용은 훈련 효과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PO 사용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기껏해야 훈련 볼륨의 증가인데,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들을 사용해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효과이며, 당분간 국제 시합에 출전하지 않는 경우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되지, 굳이 EPO를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3) 결국, 저는 이 상황을 볼 때, 음모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Xiaojun이 시합 외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되는 경우, 손해보는 것은 Xiaojun 개인 뿐이니까요. 도핑 방지 기구 입장에서는 Xiaojun만한 거물을 중국 본토에서 적발했다는 것이 큰 실적이 됩니다. IWF 입장에서도, 역도라는 종목 내에서 반도핑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IOC 등에 호소할 때, Xiaojun이 중국 내에서 테스트에 적발되었다는 실적이 매우 도움이 되겠죠. 중국 역도팀도 손해 보는 것은 없습니다. 어차피 Xiaojun은 다 늙은, 심지어 몸도 한번 녹았다가 다시 채워야 하는, 만 40세에 가까운 선수에 불과하니까요. 대체할 선수들은 많습니다.

      4) 이에 더해, 중국 역도팀이 반도핑기구나 IWF, 혹은 둘 다와 커넥션이 있는 경우에는, 도핑 적발 건수 관련 거래조차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이건 지나친 음모론이지만요.

      5) 그리고 EPO는 대부분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들이 근육 주사인 것과 다르게, 피하 주사나 정맥 주사로 놓고, 몸에 머물며 도핑 테스트에 적발되는 기간도 매우 짧습니다. 운동 선수가 본인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은 적이 없다고 생각해도, 언제든 팀 레벨에서 몸에 넣을 수 있는 약물이죠. 테스트 일자에 맞추어 넣어도 되겠네요. 하하. 사실 저는 공산권의 ‘스포츠 정신’을 믿지 않거든요.

      6) 물론 위에 기재한 것은 절대 사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며, 제가 위의 일들이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저런 일이 일어나면 실로 영화 같은 일이니까 재미있겠구나 하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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