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4일 월요일

마빈 필립스와 샘 버드 – 당신이 언제나 무겁게 훈련할 필요가 없는 이유


이 글은 최근 이용수 관장의 훈련법을 보고 쓰게 된 글이다. 100kg 이하의 무게만 가지고 몇 주 간 훈련하다가, 다시 200kg으로 반복 훈련을 했다는 글이었다. 이에 더해 이용수 관장이 데드리프트 훈련의 경우에도 20~30%로 고반복 및 70% 정도로만 훈련한다는 내용의 영상도 유투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언제나 무겁게, 또는 극단적으로, 자기 맘대로 훈련하는 리프터들의 사례를 추종하는 편이나, 이용수 관장의 사례는 시합 시 목표 중량에 비해 매우 가벼운 무게로 하는 훈련 또한 중시하는 사례들을 파워리프팅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을 새삼스레 다시 기억해내게 해주었다. 또한 얼마 전 적은 글이 고강도 및 저빈도로 훈련하는 리프터들을 다룬 것이었기에, 이들과 대비되는 사례를 소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빈 필립스와 샘 버드는 모두 백 스쾃 종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던 리프터들이며, 공통적으로 자신의 시합 중량에 비해 매우 낮은 중량으로 긴 기간 동안 훈련하는 방식을 고수하였다. 이들의 사례를 통해 비단 메인 종목에서의 강도를 높게 가져가는 것만이 전부는 아님을 환기하고자 한다.


마빈 필립스Marvin Phillips

마빈 필립스는 70년대 중반~80년대 초반에 상위 성적을 내던 미국의 리프터이다. 필립스의 스쾃 개인 최고 기록은 1980110KG 체급에서 싱글 플라이 장비를 착용하고 세운 382.5KG이다 (Openpowerlifting, https://www.openpowerlifting.org/u/marvinphillips).
Openpowerlifting에서는 확인이 안되지만, 테리 토드Terry Todd에 따르면 필립스는 1978년경에 806파운드 (365.5KG)의 스쾃을 성공시켰으며, 당시까지 몇 년 동안 같은 루틴을 사용했다고 한다 (To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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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몇 년 간 사용해온 스쾃 루틴을 사용하며, 누구든 Marv가 스스로에게 이상적일 정도로 효과가 있는 시스템을 어설프게 바꾸는 것은 바보짓임에 동의할 것이다. 그는 주 별로 화요일과 토요일 이틀 스쾃을 훈련하며, 한 번은 가볍게, 다른 한 번은 무겁게 훈련한다. 그는 루틴을 순환해가며 훈련하며, 만약 다가오는 시합이 없는 경우에는 화요일에 405파운드로 5회를 넘지 않고, 토요일에는 625파운드로 5회를 넘지 않으며 훈련한다. 이를 설렁설렁하는Coasting” 루틴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이 루틴은 다음과 같다.

화요일: Marv는 매 워크 아웃을 220 야드 (200미터) 달리기 (조깅도, 스프린트도 아닌 달리기)로 시작한다. 만약 날씨가 좋으면 밖에서, 날씨가 좋지 않으면 터널에서 달린다.

135 x 몸이 풀릴 때까지 가능한 한 많이.
135 x 10 – 첫 두 셋에서 그는 최대한 바닥까지 내려가는데, 이는 고관절, 대퇴, 그리고 등 하부의 근육들을 스트레치하기 위함이며, 좁은 스탠스(발꿈치 간 거리가 14인치, 35.5센티미터)를 사용한다.
225 x 8 – 역시, 14인치 스탠스로, 발끝은 밖을 향한다.
315 x 5 – 일반적인 스탠스 (22인치, 55.8센티미터를 넘지 않는다)
405 x 5 – 일반적인 스탠스
315 x 10 또는 12 – 다시 좁은 스탠스로 수행하며, 최대한 바닥까지 앉아 허벅지와 둔근이 펌핑되게 한다.

토요일: 두 번의 220 야드 달리기로 시작한다.
135 x 몸이 풀릴 때까지 가능한 한 많이.
135 x 10 – 화요일처럼 깊게.
225 x 8 – 화요일처럼 좁은 스탠스로.
325 x 5 – 이 세트부터는 일반적인 스탠스로
425 x 5.
525 x 5.
625 x 5.
315 x 10 or 12 – 화요일처럼 좁은 스탠스로

다가오는 시합 일자를 알고 있는 경우에는 목표일로부터 12주 전에, 그는 언제나 같은 중량으로 훈련하는 설렁설렁하는루틴을 버리고, 시합 전 사이클을 시작한다. 설렁설렁하는 루틴과 시합 전 사이클의 가장 큰 차이는 다루는 무게를 극적으로 늘리려고 시도한다는 것에 있다. 세트수와 반복수는 거의 비슷하게 유지되나, 중량을 크게 올린다는 말이다.

12주 사이클의 첫 4주 간 그는 매주 5 파운드씩 훈련 중량을 늘려가며, 4주 차가 끝났을 때 화요일에는 405파운드 대신 425파운드를, 토요일에는 625파운드 대신 645파운드를 다룬다. 이 시점에서 그는 B-12 투여량과 비타민 섭취량 (C, E, )을 늘려가며, 이 시점부터 시합까지 8주 간 매주 10파운드씩 훈련 중량을 늘려갈 것을 계획한다. 이에 따라 시합 전 마지막 화요일에는 505파운드로 5회를, 토요일에는 725파운드로 5회를 수행한다. 마지막 8주 간, 그는 100파운드 원판을 사용해 시합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려 하며, 마지막 무거운 훈련 주는 하기와 같게 된다.

화요일: 220 야드 달리기 두 번으로 시작한다.
135 x 몸이 풀릴 때까지 가능한 많이
135 x 10 – 좁은 스탠스
245 x 8 – 좁은 스탠스
335 x 5 – 이 세트부터는 일반적인 스탠스
445 x 5.
505 x 5.
335 x 10 or 12. – 좁은 스탠스

토요일: 220 야드 달리기 두 번으로 시작한다..
135 x 몸이 풀릴 때까지 가능한 많이, 좁은 스탠스
135 x 10 – 좁은 스탠스.
245 x 8 – 좁은 스탠스.
335 x 5 – 이 세트부터는 일반적인 스탠스.
445 x 5.
535 x5.
645 x 5.
725 x 5.
335 x 10 or 12 – 좁은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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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합이 없는 경우 필립스는 가벼운 훈련일에는 50% 정도의 중량으로, 무거운 훈련일에는 77.5% 정도의 중량으로만 훈련했으며, 여기에서 딱히 강도를 더 올리거나 하지 않았다. 연간 2회의 시합을 한다고 가정할 때에, 1년 중 24주를 제외한 28주 정도를 상대적으로 저강도를 가지고 훈련했다는 뜻이다. 12주 사이클 역시 첫 4주 간에는 무거운 훈련일에도 훈련 중량이 80% 정도 이하이기에, 12회 시합 시 필립스는 36주 동안 80% 이하의 무게로 훈련했다는 뜻이 된다.
물론 오프시즌을 가지다가 시합 12~16주 전 선형 주기화 훈련을 시작하는 것은 70년대 중, 후반에는 이미 흔히 사용되던 훈련법이다. 다만 필립스의 훈련법이 다른 리프터들에 비해 특이한 지점은 낮은 강도에 있다. 필립스는 위의 훈련법을 통해 연 중 내내, 휴식기 없이훈련할 수 있었다 (ibid). 이는 결국 테크닉 연습, 볼륨 축적, 그리고 스쾃에 필요한 근비대가 가능케 하였으며, 스쾃 리프트에서 필립스가 좋은 결과를 얻게끔 해주었던 것이다.


샘 버드Sam Byrd

파워리프팅 스쾃에 있어 샘 버드 이상의 성과를 낸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샘 버드는 현재 100KG 체급에서 멀티플라이 스쾃 세계 기록 499KG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2019.08.30) 유리 벨킨Yuri Belkin416KG로 갱신하기 전까지 100KG 체급에서 니랩 스쾃 415KG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샘 버드가 스쾃을 잘하는 법을 알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샘 버드의 훈련법에서 흥미로운 점은, 샘 버드가 훈련 중 백 스쾃 강도를 매우 낮게 가져가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중량으로 최대한의 가속을 노리는 방식으로 훈련한다는 것이다 (Byrd)
**최대한의 가속을 통해 근력 훈련을 하는 것은 소위 CAT (Compensatory Acceleration Training)이라 불리는 방법론이다. 이는 한때 스쾃 세계 기록 보유자였던 Dr. Frederick C. Hatfield가 주창한 것으로, 관심 있는 사람은 더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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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가장 기본적인 5x5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Training Max (실제 Max90% 정도)60% 정도 무게를 사용한다. 내 세트/반복수는 무게를 증가시킬 때마다 바뀌지만, 여전히 가능한 한 훈련을 단순하게 유지한다. 너무 많은 변수가 있으면 무엇이 효과가 있고 효과가 없는지 알기 어렵게 된다.

60% x 5×5 = 25

70% x 5×4 = 20

80% x 5×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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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훈련의 대부분은 Training max60%로 이루어진다. 이 무게는 훈련 당일 최대치의 60%일수도, 아닐수도 있으며, 이를 확실히 구별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어떤 날에는 중량이 내 등에서 튀어 올라갈 것 같고, 또 어떤 날은 스쾃이 땅콩 버터를 헤쳐 뛰어가는 거북이처럼 느리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는 것이다. 중량이 매우 가볍게 느껴지는 날에는 휴식 시간을 줄여 훈련을 더 어렵게 한다. 힘든 날의 경우 휴식 시간을 늘린다. 여기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훈련의 목표가 단순히 중량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매 반복수마다 가속을 통해 중량을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라는 점이다. 어떤 날은 다른 날보다 가속이 더 잘되겠지만, 이 목표는 언제나 같게 유지된다.
나는 매 반복마다 지속적으로 바를 가속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전까지는 중량을 올리지 않는다. 가장 마지막 반복도 첫번째 반복만큼 빠르게, 또는 더 빠르게 바닥 자세부터 락아웃까지 가속되어야 한다. 나는 또한 이 기간을 내 컨디셔닝을 늘리기 위해 이용한다. 바에 중량을 늘리기 전까지 휴식 간격을 바꾸어간다. 만약 30분 동안 5x5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 경우, 내 컨디셔닝은 매우 안 좋은 상태인 것이다. 내 목표는 우선 보다 폭발적인 되는 것이다-매 반복마다 가속을 통해서 말이다. 일단 이를 달성하면, 나는 세트 간 휴식 시간을 줄인다. 모든 세트를 15분 내에 수행할 수 있고 마지막 반복 후에도 여전히 상쾌하고 기운이 남아있는 상태일 수 있게 되기 전까지 바에 무게를 더하지 않는다. 물론 땀은 나고, 약간은 지치겠지만, 여전히 남은 운동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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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샘 버드는 위의 훈련만을 하지는 않는다. 버드는 주 2회 하체 훈련을 하며, 하루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가벼운 백 스쾃을, 다른 하루는 프론트 스쾃을 수행한다 (Lew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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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의 주 당 2회 스쾃 훈련:

메인 스쾃 훈련일
스쾃 – 5회 반복으로 이루어진 세트들을 상기의 방식으로 수행
데드리프트 (보통 스티프레그 데드리프트를 수행하거나, 스피드 풀과 비슷한 방식의 세트/반복수로 수행) – 스티프레그 데드리프트의 경우 3 x 106 x 5, 스피드 풀의 경우 1RM60%6~8 x 3.를 세트 간 1분 휴식하며 수행
글루트 햄 레이즈- 3-4 x 10-15
복근
윗등

프론트 스쾃과 랙풀 훈련일
프론트 스쾃- 3x5. 마지막 세트(3번째 세트)에서 실패지점까지 가며, 8회 성공하는 경우 중량 늘림.
랙풀 (무릎 바로 아래)- 더 이상 5회 반복을 못할 때까지 계속 무게를 올려가며 5회 반복 세트를 수행, 그 후에는 무거운 31세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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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중량을 다루는 날에도 프론트 스쾃을 통해 백 스쾃에 비해 절대적 기준에서는 낮은 중량을 사용하는 것이 주목하라. 유투브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버드의 프론트 스쾃은 600파운드 정도로, 시합 기록의 70% 미만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hRgX6MoUuuA, https://www.youtube.com/watch?v=910tpXys4KM). 버드의 훈련은 시합 중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를 사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백 스쾃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중량을 최대한 가속함으로써 무거운 무게를 사용하는 것만큼의 효과를 얻으려 하며, 프론트 스쾃을 통해 절대 중량은 가볍게 가져가면서도, 불리한 레버리지를 통해 근력을 길렀던 것이다.


결어

이상에서 세계 기록을 세우는 수준의 리프터 중에도 시합 중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중량으로 훈련하는 사례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위와 같은 훈련 방식은 오랜 훈련 경력 및 어느 정도 높은 기록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두 사례 모두 오랜 훈련 경력을 통해 자신의 컨디션을 나름대로 확인하고, 설령 리프터 본인에게는 상대적 저중량이라 하더라도 절대적으로는 아주 가볍지는 않는 중량을 다루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다양한 훈련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알아두어 나쁘지 않은 사례들이라 본다.


참고 문헌

Byrd, Sam, 2013, ‘Squatting Big’, https://www.jtsstrength.com/squatting-big/
Lewis, Jamie, 2012, DESTROY THE OPPOSITION – The Definitive Guide to Elite Powerlifting.
Todd, Terry, 1978, ‘The Squat’, Web, 2011, https://ditillo2.blogspot.com/search?q=marvin+phill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