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9일 일요일

탑스터 및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곡들 몇 곡



뻔하디_뻔한_탑스터.jpg


이하는 위의 앨범 중 기억에 남은 몇 곡들. 각 앨범에서 모두 뽑는다거나 하지는 않음. 또한, '기억에 남은' 곡이지, '다른 곡들 보다 좋은' 곡인 것은 아님.


2020년 4월 9일 목요일

대부분의 메탈코어 밴드가 감흥을 주지 못하는 이유

 리듬이 강조된 음악을 듣고 싶은 경우에, 대부분의 '메탈'코어 밴드들보다 훨씬 멋들어진 곡을 쓴 하드코어 밴드들이 넘쳐나기 때문. 대표적 예시인 The Bad Luck 13 Riot Extravaganza. 이들은 다 자란 성인들인 주제에 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세상 모든 공연장에서 공연 금지 당하는 것이 목적인 것마냥 폭력을 일삼고 있다만, 적어도 대부분의 메탈 코어 밴드들보다는 나은 곡을 쓴다. 아래 곡이 매우 분명한 예시.




2020년 4월 2일 목요일

양극단의 경험

**음악글, 메탈 듣는 것도 쇠질이다..?


1. Ares Kingdom

 미국 미주리의 캔자스 시티에서 1996년 결성된 스래시/데스 메탈 밴드. 무려 Order From Chaos에 있었던 Mike Miller와 Chuck Keller가 1996년부터 지금까지 쿵짝거리고 있다. 장르와 구성원만 봐도 짐작하겠지만, 매우 지적인 음악을 하고 있는 팀. 특히 Chuck Keller는 본인의 역사학 전공을 살린, 메탈 역사 상 가장 뮤지션십 넘치는, 대부분의 진지한 스래시 메탈과 데스 메탈의 주제 의식을 관통하는 하기 발언을 한 적이 있다.

///
전쟁과 폭력에 대해 인류가 느끼는 매력의 이면에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What do you think lies behind mankind's fascination with war and violence?

저는 아쉽게도 그게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반응인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네요. 역사가 말해주는 건 문명의 겉치장이라는 것은 지극히 얕은 것이어서, 언제나 세상이 힘의 폭력적인 사용에 의해 지배되어 왔다는 것이죠. 이런 현실과 인류의 경쟁적인 본성이 합쳐져서, 논리와 이성에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세계가 있는 겁니다 - 아레스의 왕국말이죠.
I'm not sure it's a fascination so much as simply a reflex, sadly. History tells: the veneer of civilization is very thin, and the world remains governed by the aggressive use of force. Mix that with humankind's competitive nature and, despite appeals to logic and reason, you get our world—the kingdom of Ares (Vice, 2015, https://www.vice.com/en_us/article/ryznex/ares-kingdom-interview-stream-2015).
///

 음악들은 데스 메탈의 색채를 띤 스래시 메탈이라고, 그러니까 딱 1996년이라는 결성 시점에 해당 장르들의 자양분을 다 흡수한 음악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스래시 메탈 특유의 다양한 리프 사용 및 선동적인 보컬 라인에, 풍부한 멜로디와 서사성까지 챙기려는 욕심 많은 음악을 한다. 2, 3, 4번째 풀렝쓰만을 들어보았지만, 사실상 미국 지역 스래시 메탈, 데스 메탈 계보에 속하는 음악들의 속성들에 대해 완전히 통달한 사람들이 하는 음악이라는 것이 개인적 감상. 심지어 가사도 매우 지적이다...! 음악 감상이라는 행위 자체만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2. Myocardial Infarction

 2012년 일본 도쿄에서 결성된 슬램 데스 메탈 밴드. 사실상 장르 자체가 볼장 다 본 후 나온 밴드이긴 하다. 슬램 데스 메탈이라는 장르 자체가 리듬만을 극단적으로 강조한, 사실상 메탈이라고도 보기 어려운 장르임을 생각할 때(오히려 브루탈 데스 메탈의 음향적 방법론만을 빌린 하드코어나 그루브 메탈 아닌가 하는 게 개인적 의견), 앞서 소개한 Ares Kingdom과는 극단에 서있는 밴드라고 하겠다. 적어도, 이들의 음악을 '감상'하기란 쉽지 않다. 한 많아야 두 세 곡 들으면 질려버릴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음악, 그러니까 리듬 중심인 음악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리프팅 시에 배경음악으로 완벽하다는 것이다. 이 밴드는, 만약 당신이 슬램 메탈의 음향적인 부분에 익숙하다면, 그야말로 귀를 통해 섭취하는 프리워크아웃이다. 1, 2번째 풀렝쓰만을 들어보았으나, 이들은 깔끔한 슬램 메탈을 한다. 즉, 블래스트 비트 중심인 부분과 슬램 부분을 적절히 넘나들며 돼지 멱따는 소리로 랩 비스무리한 것을 제법 잘 지껄인다. 그리고 프로듀싱 측면에서도 보컬라인의 볼륨이 약간 과하게 잡혀, 무식한 기타 라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덩실덩실할 수 있게 해준다. 좀비 댄스 음악을 들으며 하는 이두 삼두 운동에는 무언가 특별한 즐거움이 있어, 도저히 이런 밴드를 아예 안 들을 수가 없다.

 혹자는 다른 리듬 중심의 음악을 추천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하우스를 듣기엔 너무 찌질하며, 요즘 데스코어를 듣기엔 너무 늙었다. 결국 때늦게 나온 슬램 메탈을 듣고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