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31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6

 - 쇠질에서의 향상을 이루는 방법은 항상성을 깨기 위한 자극, 이로 인한 피로와 그것에서의 회복이 전부다.


- 다만 이 때의 ‘자극’에는 훈련법 관련된 요소들-강도, 볼륨, 빈도 등-의 변화 외에도 영양의 변화, 약물 사용의 변화 등도 포함된다.


- 일전에 나는 주기화가 약물 사용의 결과로 파생된 것이라 적었다. 이에 더해, 나는 쇠질을 하는 대중이 알고 있는 모든 훈련법은, 일종의 맥락으로서 해당 훈련법을 사용한 사람들의 약물 사용과 함께 고려될 때에, 진실로 이해될 것이라 생각한다.


- 예를 들어, 나는 Westside Barbell의 Louie Simmons가 동시적 주기화로 큰 효과를 본 것은, 그가 약물 사용에 대해 제법 멍청한 방식으로 접근해, 약물 사용량과 종류에 있어 주기화-적인 접근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 Greg Panora의 인터뷰를 보아도, Westside Barbell은 약물 사용에 있어 정립된 절차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Duchaine의 표현대로 ‘shotgunning’, 그러니까 그때 그때 가지고 있는 약물들을 몰아서 사용해버리는 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니 말이다.


- 이 경우엔 당연하게도, 12~16주 선형 주기화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계속 컨디션이 바뀌니까 말이다. 결국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어 가능한 한 훈련 자극을 얻는 수밖에 없는데, 이러니 동시적 주기화가 강제될 수밖에 없다.


- 개인적으로는 매우 좋아하는 저자이지만, Jamie Lewis가 주기화 무용론을 펼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을 것이다. 애초에 Lewis는 공공연하게 아나볼릭 약물들을 ‘shotgunning’ 방식으로, 적은 용량만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당연하게도 몇 주 간에 걸친 훈련 계획을 짜는 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 다시, 약물 사용도 자극이라는 관점에서 다른 운동법들도 점검해보자.


- Pavel Tsasouline이 떠들고 다니는 내용 중 ‘Step-load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메조 사이클 내에서 강도를 유지하며 볼륨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 이 방식은 Tsasouline이 소련 역도 매뉴얼에 나온 수치들을 기초로 매우 단순화해서 주장하는 것인데, 당연히 역도 선수들이 실제 훈련하던 방식과는 거리가 있을뿐더러(역도 선수들은 메조 사이클 내에서 일정 강도 구간을 고정하여 사용하는 것도 맞고, 볼륨을 늘려가는 것도 맞지만, 언제나 같은 강도를 사용하진 않는다-구간을 사용하지), 숨겨진 전제가 있다.


- 바로, 메조 사이클 내에서 볼륨의 증가를 주요한 자극과 피로의 기준으로 삼는 프로그래밍 자체가 메조 사이클 내에서 아나볼릭 사용량의 점진적인 증가를 전제하는 프로그래밍 방식이라는 점을 말이다. 이건 나의 개인적 주장이 아니며, 약물 사용하는 훈련자만을 대상으로 코칭을 진행하는 Broderick Chaves의 주장에 기초한다.


- 어째서 강도 구간을 고정하는가? 이는 소련 역도팀의 훈련 방식과 연관되어 있다. 주요한 시합 이후엔 훈련 캠프를 진행하지 않으며, 이 기간 동안은 제대로 된 약물 사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탑급 선수가 아닌 이상). 그렇기에 다시 훈련을 시작하는 메조 사이클, 그 이후 이어지는 메조 사이클들마다 약물 사용을 다시 시작한 기간에 맞추어 강도 구간을 설정, 약물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얻는 회복력으로 메조 사이클 내에서의 볼륨 증가를 통해 훈련 결과를 얻는 것이다.


- 적절한 약물 사용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볼륨의 증가를 사용하는 메조 사이클은 길이는 물론, 비슷한 방식으로 여러 번 사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 물론, Tsasouline이 대상으로 하는 사람들은 보통 케틀벨 48kg을 한 팔로 들지도 못하는 사람들이기에, 볼륨을 증가시키는 메조 사이클이 제법 오랜 기간 먹히긴 할 것이다. 약물 없이도 말이다. 하하.


-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케틀벨 48kg 한 팔 프레스는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110kg 정도의 벤치 프레스를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아무런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실 어떤 방법으로 훈련하든, 쇳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하기만 하면 기록이 느는 수준이라고 하겠다.


- 이전에도 기재한 바, 근비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장력(tension)의 과부하를 가해야만 한다.


- 근력에 대해 묻는가? 그 전에 당신이 말하는 ‘근력’이 무엇으로 측정되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과제를 위한 ‘근력’인지를 분명히 해주길 바란다.


- 근력이란 주어진 과제나 목적 등에 대해 특수한 방식으로만 정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흔히 인터넷에서 이야기하는 근력은 파워리프팅 종목의 1rm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를 전제로 이야기해보자.


- 파워리프팅 종목 1rm으로 표현되는 근력을 결정하는 요소들 중 대부분은 생득적이다.


- 골격과 뼈에 근육이 어떻게 붙어있는지에 따라 유리한 레버리지가 결정되며, 이는 타고나는 것이다. 근섬유의 비율 역시 타고난다. 훈련에 얼마나 반응하는지도 생득적이다.


- 결국, 훈련을 통해 후천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 중 파워리프팅 종목의 1rm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겨우 세 가지인데, 1) 운동 기술 습득, 2) 신경계 적응으로 인한 운동 단위 동원 능력 증가, 3) 근비대가 그것이다.


- 1)의 경우는 파워리프팅에 특화하여 훈련한 기간이 3년 정도만 되어도 크게 향상될 여지가 적다(장비 파워리프팅이 아닌 이상). 2)의 경우는 '파워리프터'인 이상 계속해서 파워리프팅 종목의 1~3회를 훈련하기에 이미 누구나 하고 있는 훈련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훈련을 통해 유의미한 향상을 계속 얻으려면 3)에서라도 계속 긍정적 훈련 효과를 얻어야 한다.


- 간단하게 생각에서, 왜 스테로이드를 쓰는 파워리프터들의 기록이 오르는 거라고 생각하나? 스테로이드 사용을 통해 얻은 추가적인 근육 덕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 사실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었다: 그냥 취미로 쇠질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근력 향상은 근비대를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 위에 반박하며 소위 ‘보디빌딩’식 운동으로는 파워리프팅 종목 기록이 잘 오르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지진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당연하게도 훈련자가 ‘보디빌딩’식 운동을 한답시고 어깨 운동, 등 운동, 이두 운동, 종아리 운동 같은 것을 열심히 하며 파워리프팅 종목과 별 상관없는 근육을 훈련하느라 피로를 쌓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 파워리프팅 종목에 특화된 근비대 훈련을 하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물론 보기엔 전혀 예쁘지 않은 몸이 되겠지만 ‘#파워리프팅’을 달고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되니 힘내길 바란다.


- 근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근비대가 필요하다는 내용과 함께 다시 점진적인 장력의 과부하가 필수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사실, 엄밀히 얘기하면 ‘필수’까진 아니다. 약물 사용도 근비대에 대한 자극이 되기에, 훈련 볼륨과 강도를 고정하고 약물 사용만 늘려도 어느 수준까진 근비대가 일어날 것이니 말이다.


- 그러나 내추럴이면,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훈련 목표는 점진적인 장력의 과부하가 일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이 되어야만 한다.


- 문제는 이것이다: 약물 사용이라는 추가적인 요인이 있는 진짜 운동 선수/리프터들은 같은 훈련법(볼륨, 빈도, 강도의 차원에서)을 계속해서 사용해도 점진적 장력의 과부하를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이룰 수 있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약물 사용 자체가 자극이니까.


- 그렇기에 주기화가 ‘사이클Cycle’을 기초로 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반복해서 사용한다는 의미로 말이다.


- Boris Sheiko의 훈련법이 좋은 예시인데, Sheiko는 4~6주 단위의 메조 사이클로 이루어진 12~16주의 매크로 사이클을 사용 후 기록에 상승이 있는 경우 똑 같은 사이클을 새로운 기록에 맞추어서 그대로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볼륨, 빈도, 강도 아무 것도 바꾸지 않고 말이다.


- 왜냐고? 약물을 사용하는 진짜 리프터들은 수축성이 있는 조직이 계속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통해 체중이 증가하고,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자연스레 약물 복용량도 증가하기 때문이다(스테로이드든 테스토스테론이든 의약품이며, 체중을 기초로 처방된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그리하여, 볼륨, 빈도, 강도 모든 것인 동일한 사이클을 다시 돌리더라도, 물리적으로 무거운 무게를 다루어 새로운 수준의 장력을 계속 제공할 수 있게 된다.


- 하지만 ‘내추럴’ 훈련자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사이클을 ‘Cyclical’하게 사용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지속적인 약물 사용 없이는 첫 3~5년의 급성장 후 근비대는 물론 긍정적 훈련 효과 자체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긍정적 훈련효과의 곡선을 그리면 기울기가 매우 완만해질 것이다).


- 이론적으로는 아예 같은 메조 사이클을 똑 같은 중량을 가지고 몇 번이고 반복하고, 아주 약간의 성장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취미에 대해 굴라그 강제 노역처럼 접근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물론, 본인이 사실 상 인간이 아니라 로봇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면 Sheiko 훈련법을 해도 좋다.


- 로봇이라면 합리적으로 사고를 해서, 약물을 쓰겠지만 말이다.


- 그렇기에 일전에 내추럴 리프터인 경우 Tuchscherer와 그 영향 하에 있는 훈련 방식만을 참고하라고 한 것이다. 훈련 블록 내에서 훈련 목표와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을 뿐, 훈련 자체는 세션 내에서든, 세션 간이든 굉장히 사후-대응적(Reactive-)으로 이루어진다. 왜냐고? 약물이 없으니 리프터의 컨디션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으니까!


- 사후-대응적인 훈련도 특수한 훈련 목표가 있는 경우에는 매우 지루해질 것이다. 결국 훈련 특수성을 고려해야만 하니까.


-  그리고 그 어떤 극단적인, 보기에 흥미로운 훈련 방식도 적용할 수가 없다. 극단적인 훈련법들은 특수한 약물 사용법을 전제로 하니까.


- 이에 더해 꾸준히 사용하는 중량을 증가시키며 5년 정도 훈련했다? 이젠 체급을 늘리지 않는 이상 기록이 거의 늘지 않을 것이다. 웃긴 건 체급을 올리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는 거지만. 혹시 누가 아는가, 유전적으로 타고난 게 좋아 세계 수준 리프터가 될지.


- 리프팅에 정말 진심이면, 그냥 약을 빨아라. 물론 약을 빨아도 추가적인 7~10년 정도의 성장이 약속되는 게 전부지만.


- 10년은 참고로 내 의견이 아니다. Tony Montgomery의 견해이며, 그는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파워리프터가 진지하게 아나볼릭을 사용하며 훈련을 시작한 뒤 대부분 10년 이내에 개인적인 정점을 찍게 된다고 주장한다.


- 쓰고 보니 아무런 맥락이 없는 글이 되었는데, 제목에 걸맞으니 괜찮을 것이다.


2022년 10월 25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5

 - ‘내추럴 보디빌딩’이니, ‘내추럴 파워리프팅’이니 마케팅적으로는 훌륭한 전략이나, 실제 훈련법으로서는 성립되지 않는 말이다.


- ‘내추럴 보디빌딩’이 아니라 보디빌딩인데 PED를 안 쓰는 것(혹은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만 쓰는 것)일 뿐이며, ‘내추럴 파워리프팅이 아니라 파워리프팅인데 PED를 안 쓰는 것(혹은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만 쓰는 것)일 뿐이다. 


- 20세기 중반 이전 보디빌더들은 ‘내추럴’이라고? Sandow가 활동하던 시절엔 코카인을 약국에서 살 수 있었다.


- 코카인은 고통을 줄여주고, 신진대사를 올린다. 쇠질과 괜찮은 시너지가 있을 것 같지 않나?


- 그리고 20세기 중반 이전 보디빌딩은 지금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디빌딩과는 다르다. Dorian Yates 이후를 사는 우리는 보디빌딩에 대해 어느 정도 ‘스포츠’로서 접근하나, 20세기 중반까지의 보디빌딩은 그 본질에 충실하게도, 미인 대회였단 말이다.


- 이를 테면, AAU의 Mr. America 시합은 근육질인 것에 더해, 가장 잘 생긴 청년이 1등을 하는 시합이었다. 가장 근육질인 보디빌더는 ‘Most Muscular’ 상을 받았다.


- 심지어 미인대회 시절 보디빌딩은 헐리우드 영화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 헐리우드는? 주유소에서 약 빨며 난교 파티를 벌이던 곳이었다. Mr. America 출신 Steve Reeves에게도 이와 관련된 추문이 따라다녔다. 몸 좋고 잘 생긴, 영화 배우까지 겸업하는 보디빌더들의 약물 사용과 사생활이 어땠을지 생각해보라.


- 과연 보디빌딩에서 PED를 뺄 수 있는가? 아니, PED가 없는 것이 보디빌딩인가?


- 파워리프팅은? 파워리프팅은 애초에 미국에 디아나볼이 상용화된 이후에나 성립된 스포츠다.


- 만약 누군가가 스테로이드 제제 상용화 이전에 파워리프팅을 만들려고 했다면? 비만아들 10명이 모여 바벨을 들었다 내려놓은 시합이 되어 사라졌을 것이다.


- 다행히 미국인들은 정상적 사고를 할 수 있었기에, 스테로이드 재제 상용화 후, 근육질이 되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정립되었을 때가 되어서 파워리프팅을 만들었다. 그래야 돈이 되니까.


- 파워리프팅 역시 태생적으로 PED와 뗄래야 뗄 수가 없다.


- 일전에 썼던 것처럼, ‘주기화’라는 것은 PED, 그 중 특히 아나볼릭 관련 재제들의 사용에 따라 성립한 개념이다. 


- 퍼포먼스의 기준도 모두 PED 사용을 전제로 한다.


- 만약 PED를 사용하지 않으며 보디빌딩이나 파워리프팅을 하는 경우,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접근 없이, 피상적인 흉내만을 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 물론 취미로 할 때는 내추럴로 하든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내추럴’이라는 수식어에 홀려 돈을 내는 멍청이들의 눈먼 돈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위의 내용을 애써 반박하며 비판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먹고는 살아야지.


- 물론 ‘내추럴’로 마케팅 장사를 하는 경우에도 적당한 PED 사용을 통해 남들보다 약간 앞서가는 것이 보다 우월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 흔히 진짜 보디빌딩을 하는 사람들에게 별 것 아닌 것으로 취급 받는, DHT 계열 약물들 중심으로만 사용하는 것으로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3~5kg 정도 많은 근육량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해당 계통 약물을 저 정도 사용하는 것은 흔히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여유증 등 부작용조차 없을 확률이 높다.


- 괜히 Duchaine이 남성을 위한 가장 안전한 조합으로 Maxibolin과 Primobolan Depot의 조합을 추천한 것이 아니다. 


- 물론, 80년대 이야기이고, 지금은 당시 사용하던 약물과 비슷한 품질의 카피라도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일 것이라 추정해본다. 그래도 ‘내추럴’ 팔이를 하시고 싶다면, 위 내용에 더해 스스로 연구를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하하.


- Maxibolin의 흥미로운 점은 이 약이 프로게스테론으로부터 유래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라는 것이다.  그러니 안드로게닉 효과도 적고, 적은 복용량에서는 방향족화도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흔히 이야기하는 여유증 같은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다.


- ‘내추럴’ 팔이들에게 추가적으로 조언을 해보자.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고 다닐 수 있게 도와주자.


- 이를 테면, 누군가가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냐고 물어봤다고 치자. 현재 일종의 ‘Cruise’ 기간이어서, 테스토스테론만 (영미권 애들이 농담으로 이야기하는 용어로)‘Sport TRT’ 수준 용량만 사용하고 있는 경우, 엄밀히 이야기하면 흔히 이야기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게 된다.


- ‘테스토스테론’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다른 것이니 말이다. 의심하지 말고 사전에서 정의를 찾아보시라.


- 위의 연장선으로 누군가가 남성호르몬을 쓰고 있냐고 물어보는 경우라고 치자. 이 경우엔 70년대 보디빌더들처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만 쓰는 경우, 아니라고 답변해도 거짓말은 하지 않은 것이 된다.


- 이렇게 길게 썼지만, 정작 나는 카페인을 제외하면 PED를 쓰지 않는다. 비용 대비 보상이 터무니없이 적다. 물론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올림픽 도핑에는 걸릴 수준인 것 같지만 말이다.


- PED를 사용해 몸을 만든다면, 이를 통한 사업 계획 역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 그렇지 않다면 그저 약간 덩치가 더 커지고, 중량이나 좀 더 드는 정도로 끝날 것이니 말이다.


- 사업 계획하니, 한국에 들어온 파워리프팅 관련해서 이야기해보자.


- 한국에서 파워리프팅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 아직 남아 있으니 말이다.


- 바로 PED를 사용하는 트루 파워리프팅이다. PED를 사용한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하여 파워리프팅 시합을 열고, 그 과정을 소셜 미디어로 공유하는 것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 IPF나 USAPL은 단체의 본부 수준에서 이미 도핑 테스트를 중시하며, 표면적으로는 약물 사용을 거부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으니 해당이 되지 않지만, WPC 브랜드의 경우에는 이것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 대체 왜 안 하는 걸까?


- 약물과 파워리프팅하니 또 하나 생각난 것이 있다.


- 개인적으로는 파워리프팅 훈련에서 고빈도가 상용화된 여러 이유 중 하나는 USAPL을 중심으로 여성 ‘내추럴’ 파워리프팅이 주요한 시장으로서 부각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왜냐고? 남성호르몬이 운동 기능(Motor skill)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 파워리프팅 종목 세 가지는 매우 단순한 동작이지만, 가능한 한 최대 무게를 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동작에 숙련되는 것이 필요하긴 하다.


- 남성호르몬을 외부에서 주입 받지 않는 ‘내추럴’ 여성 파워리프터라면 결국 약간이라도 더 빈도를 늘려 동작 숙련을 위한 연습을 더 많이 하는 것이 필요해질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 반대로, 남성호르몬이 넘치는 상남자라면 각 종목 당 주 1회만 해도 된다. 적어도 기술 연습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 Ed Coan이나 Kirk Karwoski를 생각해보라. 약쟁이 아니냐고? Coan과 Karwoski는 진짜 파워리프터, 아니 파워리프팅의 신 같은 존재들이다. 당연히 약을 빨았겠지!


2022년 10월 20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4

 -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유감스럽게도, 운동 ‘프로그램’이라는 용어는 애초에 서커스 스트롱맨들의 공연 목록, 그러니까 오늘의 장기자랑 ‘프로그램’은 이렇습니다 하고 소개하는 책자들에서 유래한 것이다. 입력값, 산출값이 있는 ‘프로그램’을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 물론, 언어의 역사성이라는 게 있어, 20세기 중~후반을 거치며 특정한 훈련 효과를 보기 위해 만든 주~월 단위의 쇠질 계획표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지만 말이다.


- 하지만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사용되는 맥락의 변화가 운동 프로그램이라는 개념의 문제를 숨겨주진 않는다. 운동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어떤 과학적인 결과물이라는 인상을 훈련자들에게 심어준다는 것이다.


-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쇠질 관련해서 그 어떤 운동 프로그램이든 엄밀히 이야기할 때 ‘과학적’으로 ‘최적’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 사실, 엄밀하게 ‘과학적’으로, ‘근거 기반’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쇠질 훈련 관련 명제는 단 하나다: ‘훈련 계획 내에 점진적 과부하가 있고, 일정 기간 동안 쌓인 피로에서 회복하는 경우에 훈련 효과(부정적이든, 중립이든, 긍정적이든)를 기대할 수 있다.’ 정도가 될 것 같다.


- 선형 주기화가 더 좋네, DUP가 더 좋네, 소련 식의 Wave loading이 좋네 하는 것은 다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주장에 불과하다.


- 그리고 주기화 모델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Mental gymnastic이다. Israetel과 Nuckols가 탁월하게 주장한 바, 결국 모든 주기화 모델은 별 차이가 없으니 말이다.


- 모든 주기화 모델은 선형성(Linearity)를 가진다.


- 그리고 모든 주기화 모델은 일종의 파형(Wave)를 가진다. 선형 주기화라고 다를 것 같나? 80년대 파워리프팅 프로그램들을 보라. 12~16주 사이클 여러 개를 반복함으로써, 결국 매크로 사이클 단위에서는 강도와 볼륨에 있어 파형을 가진다.


- 모든 주기화 모델은 다양성을 가진다. 다시, 80년대 파워리프팅 훈련 프로그램을 보라. 오프시즌에는 로우바 장비 스쾃 대신 노 벨트 하이바 스쾃을 한다거나, 스모 데드리프트 대신 디피싯 컨벤셔널 데드리프트를 한다거나 하며 다양성을 가진다.


- 엄밀히 말해, 각 주기화 모델들은 서로 구별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 물론 누군가는 Zourdos의 연구들을 반례로 제시할 수도 있겠다. DUP가 유의미하게 훈련효과가 좋다고 나온다는데? 그리고 DUP 계획 짤 때도 근비대-파워-근력 순으로 짜는 게 효과가 더 좋다는데?


- 맞다. ‘과학적 방법론’에 따른 실험에서 6주의 기간 동안은 말이다. 그 다음은? 누가 알겠는가.


- 그리고 ‘과학적’으로 검증할 필요도 없이, 다년 간의 훈련을 할 때 한 가지 방식만 고수하는 경우 결국 같은 훈련을 계속 해서 얻는 한계효용이 유의미하게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오랫동안 쇠질을 한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알 것이다.


- DUP 관련해서 개인적으로는 Hedlesky의 견해를 즐겁게 들은 바, ‘동시적’ 주기화는 결국 웨스트사이드 바벨 및 컨주게이트(Conjugate) 훈련법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오히려 Hedlesky는,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을 따를 때엔 훈련 다양성 덕에 부상 확률이 적지만, DUP의 경우 결국 무조건 부상으로 끝나게 될 거라고 주장한 바 있다.


- 여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뭔지 아는가? Hedlesky는 DUP를 유명하게 만든 Zourdos에게 직접 코칭을 받았다는 거다.


-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사실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은, 이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평범한 파워리프팅 훈련법과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장비 파워리프팅에 특수하게 조정이 되어 있을 뿐이다.


- Max effort는 사실 요즘 USAPL 팬보이들이 하는 탑 싱글과 목표하는 훈련 효과가 같다. 더 재미있는 점은, Matt Wenning 같은 경우는 4주에 1번 Max effort마다 시합 종목을 진행하고, 사이클 내에서 시합 종목 Max effort에 선형 주기화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 Repetition effort? 고반복으로 볼륨을 쌓는 것을 보통 사람들은 그저 볼륨 훈련이라고 부른다. ‘Repetition effort’라는 말을 새로이 만들어 붙이지 않고 말이다.


- Dynamic effort는 사실 흥미롭다. 근육이 어떻게 수축하는지를 생각하면, F=MA를 들먹이며 Dynamic effort를 강조하는 것이 멍청한 짓임을 알 것이다.


- 그러나, Dave Tate의 의견이 일리가 있다. Tate는 Dynamic effort가 셋업과 테크닉을 훈련하는 방법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 아울러, 만일 리프터가 벤치 셔츠와 스쾃 브리프, 수트를 사용하는 경우엔 Dynamic effort가 보다 정당화된다. 바닥 구간에서는 셔츠와 브리프, 수트의 장력을 이용해 바벨을 들어올리고, 이게 거의 없어지는 구간에서 바로 근육의 힘으로 움직임을 이어가야 하니 말이다.


- 그래서 Rate of force development가 장비 파워리프팅에서는 중요해질 수 있는 것이다.


- 사실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은 Max effort, Dynamic effort, Repetition effort의 마법 같은 조화로 인해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 그렇다기보다는, 경쟁적인 환경에 여러 리프터들을 몰아넣었기에 결과를 낸 것이라고 봐야 한다.


- Matt Wenning 같은 경우엔, 웨스트사이드 바벨 훈련법을 논리적인 동시적 주기화 모델로 승화시켜 성과를 거둔 것이다. Dave Tate도 이 맥락에서 훈련법을 이야기한다.


- 반면 Chuck Vogelpohl을 생각해보라. Vogelpohl은 언제나 결국 Dynamic effort도 Max effort로 바꿔버렸다고 한다. 


- Travis Mash도 위와 비슷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Dynamic effort 훈련 후 최대한 들 수 있는 무게를 더 시도하는 식으로 훈련했다고 한다.


- 결국 잘난 리프터들이 제멋대로 해서 효과를 본 것이란 말이다.


- 다시, 프로그램이 ‘과학적’이라는 것을 공격해보자.


- 쇠질 관련해서 20세기, 그리고 2000년대 초반에 먹혔던 마케팅 중 하나는 소련-러시아 이미지를 파는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Louie Simmons가 Bud Charniga가 번역한 소련 역도 매뉴얼들에 영향 받은 것도 상기 흐름을 보여주는 여러 사례 중 하나다


- 물론, 이 마케팅으로 가장 성공한 사람은 단연 Pavel Tsatsouline일 것이다.


- 쇳덩이를 가랑이 사이로 흔드는 동작을 오래 반복하는 것이 러시아인들 근력의 비밀이라고 떠들고 다녔으니 말이다. 물론 그 덕에 요가맘들에게 쇠질을 팔았다는 점에서 대단한 수완가라고 하겠다.


- 하지만 소련의 소위 스포츠 과학이라는 것이 정말 과학적인 것인가? 사실, 적어도 역도와 관련된 텍스트들은 코치들의 블로깅 수준에 가깝다.


- 샘플이 극단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며(역도 선수를 대상으로 하니), 그 어떤 가설 설정도, 변인 통제도 없다. 그저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훈련해서 이런 효과를 거뒀다 하는 관찰에 대한 기록일 뿐이다.


- 가치 있는 자료인가? 당연하다. 과학적 자료인가? 당연히 아니다.


- 사실 역도가 과학적이니 하는 주장은 그 화자가 그다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알려줄 뿐이다. 


- 그저 바닥에 있는 긴, 무거운 봉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종목이 다른 종목에 비해 과학적일 이유가 있는가?


- 간단하게, 불가리아 역도 훈련법을 생각해보라.


- 정말 과학적이고 어려운 스포츠라면, 디아나볼 복용량만 주기화를 해가며 무조건 최대 중량만 들어올리는 선수들이 기록을 깨거나 메달을 딸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현실은? 80년대 불가리아팀이 했던 ‘주기화’는 PED 섭취량에 대한 주기화가 전부였고, 훈련은 그저 스내치, 클린 앤 저크, 스쾃 최대 중량 도전으로만 이루어졌으나, 소련 역도팀과 함께 역도 기록과 메달을 양분해갔단 말이다.


2022년 10월 11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3

 - ‘내추럴’ 리프터에겐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다. 설령 당신이 내추럴 리프터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 내추럴 리프터가 결과를 내기 위해 통제할 수 있는 변인은 결국 세 가지에 불과하다: 휴식, 영양, 그리고 훈련법.


- 휴식은 어려울 게 없다. 하루 8시간 정도의 수면과 수면의 질 (빛, 온도, 소음 여부, 호흡 등)의 중요함은 상식이고, 세상 모두가 스트레스를 줄이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안다.


- 영양! 많은 사람들이 영양 관련된 부분을 어렵다고 말하지만, Justin Harris가 말한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어떤 것이 영양학적으로 옳은 선택인지를 상식으로서 잘 알고 있다. 근육질이 되려면? 단백질을 많이 먹고, 야채와 다른 소위 ‘클린 푸드’들을 골고루 먹으면 된다는 걸 우리 모두 만 15세 정도 때부터 알고 있단 말이다. 보디빌딩 시합을 나가는 게 아닌 이상, 결코 어려울 것이 없다.


- 결국, 많은 리프터들이 훈련법에 과하게 집착하게 된다. 상기한 것처럼, 휴식과 영양은 이미 상식 수준에서 어느 정도 해결되니까 말이다.


- 하지만, 훈련법도 결국 상식선에서 정리된다: 점진적인 퍼포먼스 증가가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열심히, 자주 훈련하고, 피곤하면 쉰다.


- 테스토스테론이 인공적으로 합성되기 전, 20세기 초반 리프터들은 다 저 ‘상식’에 따라 운동했다. 매일 열심히 덤벨이든 바벨이든 들고, 더 무겁게 들 수 있을 것 같으면 더 들고, 힘들고 피곤하면 쉬고.


-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에서 맥주와 소시지를 먹으며 하하호호 운동하던 사람들이 세운 저크 기록들을 찾아보라. 위에 적은 ‘상식’ 선에서의 운동만으로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 거기다가 요즘은 구글링만 해도 훈련 프로그램 엑셀이 쏟아져 나온다. 자신의 스케줄에 맞는 것을 하나 골라서 따르기만 하면 되는 세상인 것이다.


- 결국, 쇠질에서 어려울 것은 단 하나도 없다. 토하거나 코피가 날 정도까지 열심히 했고, 영양과 휴식도 챙겼는데 옆에 놈보다 몸이 안 좋거나 무게를 못 든다? 그냥 타고난 것 차이인 거다. 백날 테크닉을 고쳐봐야 애당초 유전자 수준에서 앞서 간 상대들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장담해줄 수 있다.


- 세상에 그 누구도 키가 163cm인 경우에는 프로 농구선수가 되려는 꿈을 꾸지 않으며, 타고난 것의 차이가 스포츠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웃기게도, 쇠질에 대해서만 제외하고 말이다.


- 쇠질도, 그냥 타고나길 잘 하는 사람이 있다. 


- 다시, 내추럴 리프터에겐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다는 주장으로 돌아가자.


- 훈련, 영양, 휴식 모두 단순히 쇠질만 할 거라면(그리고 내추럴답게 진짜 쇠질 시합에서 이길 생각이 딱히 없다면) 별로 어려운 것이 없다. 그럼 무엇이 어려울까?


- 당연히, 약물 사용이 어렵다.


- 약물 사용은 ‘상식’ 선에서 해결될 수 없으니 말이다.


- 그리고 약물을 사용하면, 사용하는 약물의 종류, 약물의 양에 맞추어 훈련, 영양, 휴식을 재점검해야 한다.


- 그렇다. 쇠질조차 프로페셔널하게 바꿔주는 것이다. 하하.


- 내추럴 리프터들은 이 ‘프로페셔널’한 수준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다. 그저 열심히 운동해서 타고난 수준 내에서의 결과만을 얻을 뿐이다. ‘상식’들을 적용해서 말이다.


- 하지만 상식이 상식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희소성이 없는 정보는 큰 가치가 없다. 물론 큰 가치가 없는 정보를 파는 능력자들도 있지만,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마케팅 전략뿐일 것이다. 내추럴 리프터에게 쇠질에 대해 배우려고 돈을 지불할 생각이 들었다면, 스스로의 지성을 다시 한번 의심해보길 바란다.


- Duchaine은 간단명료하게 밝힌 바 있다: 잘 훈련된 운동 선수는 결국 퍼포먼스 향상에 있어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고강도 훈련에 의한 코르티코 스테로이드의 이화 작용의 효과를 겪게 되니 말이다. 이를 해소하는 방안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사용뿐이다.


- 만약 스포츠에 진지하다? 목숨을 걸었다? 그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면 약물을 쓰고 안 걸릴 방법을 생각해야지, 약을 안 쓴다고 이야기 하는 건 스포츠에 진심이 아니라는 뜻으로 밖에 안 들리지 않나?


- 곁다리로, 누군가가 소련 역도 훈련법이니, 중국 역도 훈련법이니, 불가리아니 이야기하며 프로그램을 팔려고 한다면, 그 사람이 각 국가 대표팀의 PED 사용법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지 우선 물어보길 바란다. 약물 프로토콜에 대한 정보 없이 훈련법에 대한 정보만을 팔려고 한다면 걸러라. 결국 헛소리나 할 것이니 말이다.


- 만약 위의 사람이 내추럴이기까지 하다? 진짜, 진심으로 걸러라.


- 위의 내용은 재미있는 잡담거리는 될 수 있어도, 당신의 쇠질 인생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까우니 말이다.


- 정말, 정 프로그램에 대해 내추럴의 의견을 듣고 싶다? 다음 내용들에 집중하는 사람들에게 주목하라: Reactive- (사후적? 이라고 해야 하나?), 피로도와 그에 대한 분명하고 일관된 평가 기준(설령 과학적인 게 아니고, 실천적인 부분에서라도), 마이크로 사이클~메조 사이클 단위에서의 지속적인 평가 등등. 아니, 그냥 Tuchscherer 이후 전개된 IPF 쪽 무장비 파워리프터들의 훈련법과 비슷한 방식인 경우만 듣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 내추럴 코치의 경우에: 정크 볼륨일 수밖에 없는 운동량에 집중? 병신이다. Westside Barbell 관련 자료에서 본 것 같은 GPP 강조? 진짜 상종도 못 할 사기꾼이다. 역도? 역도? 내추럴 리프터의 근비대나 근력 훈련에 거의 컨센트릭 동작으로만 이루어진 빌어먹을 빨갱이 약물 스포츠를 인용한다고?


- 아, 아니다. 내가 틀렸다. 위의 논의를 전개할 때에, 한국 역도에 대한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 한국 역도 훈련법에 대해 보도된 내용들에 따르면, 곰탕, 번데기탕, 보약, 홍삼 등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사용에 준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이러한 내용은 2000년대에 한국 역도 선수들이 보여줬던 세계적 수준의 퍼포먼스들로 훌륭히 뒷받침되기까지 한다.


- 위의 내용이 수박도에 그려져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이다.


2022년 10월 7일 금요일

의식의 흐름 #2

 - 흔히 사람들이 Ronnie Coleman 훈련법을 ‘파워-빌딩’이라고 부르곤 하나, 개인적으로는 고전적인 3분할 볼륨 훈련법이라고 생각한다.


- 다만, Ronnie Coleman이 프리웨이트 운동을 선호했고,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보디빌더 중 하나였기에 엄청난 중량을 다룰 수 있었던 것(또는 그 정도 근육량을 쌓기 위해 엄청난 중량을 다루어야만 했던 것)일 뿐이다.


- 강도(Intensity)를 논할 때, 8~12회 가능한 무게는 훈련자 당사자에게 ‘고중량’이 아님을 기억하라


- 생각해보면, 근육량과 근력은 어느 정도 정의 비례 관계가 있지 않나? 거대한 보디빌더들은 필연적으로 엄청난 중량을 다룰 수 있다. 아니, 엄청난 중량을 들어야 그 정도 근육을 만들 수 있다.


- 보디빌더들 중에 템포를 강조하거나, 볼륨을 중시하는 경우도 물론 많다. 그러나 이 경우도 보디빌더 개인의 전체 생애 훈련 과정을 볼 때에, 어느 시점까지는 다루는 중량의 지속적인 증대를 통한 과텐션 과부하가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다. 그 이후에 더 이상 중량을 늘리는 것이 리스크 대비 보상이 적을 때(그러니까 너무 무거운 중량을 다루게 되어 부상 위험이 너무 커질 때), 다른 과부하 방법으로 템포나 볼륨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 이와 관련해서, Dante Trudel은 재미있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뭘 해도 근육이 크는, 축복받은 유전자를 가진 흑인 보디빌더들(Paul Dillett 같은)을 제외하고, 근육량과 크기로 유명한 모든 백인 보디빌더들은 점진적으로 무거운 중량을 다루는 것을 통해 기본적인 크기를 만들었고, 그에 비추어 볼 때 대부분의 훈련자들은 계속적으로 다루는 중량을 올려야 비로소 커질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 하물며 코카시안 코치가 코카시안 보디빌더가 거대해지려면 중량의 점진적 과부하가 있어야만 한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 그런데 몽골로이드인 너, 나, 우리는 어떻겠는가?


- ‘파워-빌딩’! 사실 바벨로 하는 3대 운동은 훌륭한 운동들이다. 애초에 파워리프팅 종목 3가지가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로 정해진 이유는, 파워리프팅 성립 이전부터 무수히 많은 리프터들이 이들 종목을 통해 근비대, 근력 훈련을 해왔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 다만, 3대 운동을 섞어가며 근비대 훈련을 하는 것을 ‘파워-빌딩’이라고 부를 이유는 없다. 애초에 보디빌더들도 옛날부터 3대 운동을 해왔으니까.


- 그리고, 파워리프팅 훈련의 목적은 근비대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파워리프팅 훈련의 목적은 신경계 적응을 통한 1rm 기록 증가, 궁극적으로 파워리프팅 합계의 증가이다. 근비대는 부수적인 결과, 또는 최종 목표를 위한 단기 목표에 지나지 않는다.


- 한편, 근비대 훈련을 할 때에 1rm을 올리는 것을 신경 쓰는 건 그닥 똑똑한 짓이 아님을 우리 모두 안다. 근비대 효과? 당연히 있다. 운동 단위를 많이 동원하고, 속도도 느려지니까! 그런데 더럽게 위험한 짓거리이기에, 보상 대비 리스크가 정당화되지 않는 것이다.


- 완벽한 자세로 수행하면 된다고? 완벽한 자세로 6~8rm을 수행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근비대가 일어나도록 하는 자극은 1rm 에 가까운 무게 싱글을 6세트 하나, 6rm 실패지점 세트를 1세트 하나 비슷하지 않은가? 적어도 Chris Beardsley의 ‘Effective Reps’ 모델을 따르는 경우엔 말이다.


- 적당한 패션 근육 수준의 몸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데드리프트나 스쾃의 1rm의 90%만 되어도 동작 수행 중 사소한 실수가 리프트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그런데 굳이 이 짓을 여러 세트 하고 싶나?


- Ronnie Coleman의 사례로 돌아와서, Dave Tate는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사람들이 Ronnie Coleman이 과격한 훈련으로 부상을 당했다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으나, Coleman의 어깨, 팔꿈치, 무릎은 멀쩡하다는 것이다.


- Coleman의 척추는 잘못된 수술로 인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으며, 고관절의 경우도 가족력이라는 말이 있음을 생각해보자.


- 또한, Coleman의 훈련은 지극히 보디빌딩 관점에서 올바른 가동범위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나? 락아웃을 하지 않고, 근섬유의 길이가 길어진 상태를 유지하는 식으로 운동을 하니 말이다.


- 그렇다, 락아웃을 강조한 Pavel Tsatsouline과, 그 의견을 무지성으로 수용한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근육의 길이가 늘어난 상태에서의 텐션이 근비대에 중요하다는 연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고, Coleman이나 그 외 다른 보디빌더들이 했던 것처럼, 락아웃 없이 반복을 하는 게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 방법론 하에서 계속 검증되고 있는 것이다.


- 애초에 Tsatsouline을 왜 신봉하는 걸까? 어째서 러뽕과 일뽕을 놓지 못하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