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7일 월요일

의식의 흐름 #7

 - 거짓말! 거짓말의 흥미로운 점은 결국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진실을 모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하지만 쇠질과 관련된 거짓말은 약간만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거의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거짓말로 얻을 이익이 비용보다 큰 경우에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거의 맞을 테니 말이다.


- 쇳덩이 드는 놈들이 뻔하지 않나? 아님 말고.


- 예를 들어, 흔히 ‘로무새’라고 해야 할 사람들은 Ronnie Coleman이 29~30세 때부터 약물 사용을 시작했다는 것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 하지만 Coleman이 저런 거짓말을 해서 얻을 이익은 사실상 없다는 측면에서, 나는 Coleman의 주장을 믿는다.


- Coleman은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90년대 후반~2000년대에 Mr. Olympia를 8 번 우승했다. 약물 사용 시기로 거짓말을 할 유인 자체가 없다. 


- 왜냐고? Mr. Olympia는 사실상 모두가 약물을 최대한 사용하는 것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스포츠들에 비해서도 그나마 가장 공정한 경쟁의 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물론 보디빌딩은 스포츠이기보단 미인 대회에 가깝지만 말이다.


- 물론 Mr. Olympia도 소위 ‘정치’로 얼룩져있다. 마케팅적인 부분이 판정에 영향을 안 미친다고는 할 수 없고, 이전 Jay Cutler의 경우에서 보이듯 약물 관련 규정을 마음대로 적용해 정치적 공작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 그래도 올림픽보단 낫다. 올림픽에서 우승하려면 최상의 유전자에 열심히 훈련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라고, 약물 사용을 걸리지 않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로비와 정치를 진행해야 하니 말이다. 하하.


- 다시 Coleman의 경우로 돌아와서, 이미 Mr. Olympia에서 우승을 수 회 했다는 것에서 우리는 Coleman이 인류 역사상 알려진 보디빌딩을 위한 약물을 거의 전부 사용해봤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Coleman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데 굳이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지 않나.


- 반대로, 명목상 ‘아마추어’로 세계선수권을 나가는 보디빌더들은 약물 사용에 대해 일상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을 것이라 의심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중동이나 동북아에서의 ‘아마추어’ 보디빌딩은 돈까지 걸려 있다(국가에서 급여를 지급하니). 도핑테스트가 있는 시합에서의 성과를 통해 돈을 받는다? 테스트를 통과하고 약물 사용에 대해 거짓말을 할 유인이 이미 차고 넘친다.


- 피트니스 인플루언서의 경우는 어떠한가? 당연히 약물을 사용할 유인이 넘친다. 거짓말을 해도 다른 사람들이 알기는 어렵지만, 여러 인플루언서 워너비들 사이에서 운동 능력이든 몸이든 약간은 앞서나갈 수 있지 않나. 


- 거짓말을 할 유인이 없는 예시를 하나 더 들어보겠다. John Haack은 -90kg 체급에서 1005.5kg 토탈 기록을 세우기 전 사용한 시합 전 12주 약물 코스를 공개한 바 있다.


- 재미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심지어 시합 4주 전 복용량을 최대한 올렸을 때조차 주 당 테스토스테론 시피오네이트 300mg, 일 별 아나드롤 25~50mg만을 썼다는 것이다. 합쳐서 많아 봐야 주당 600mg 정도만을 사용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주당 TB-500을 5mg씩 추가로 박았지만.


- 물론 저것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할 사람도 있겠지만, Haack에게 굳이 약물 복용량에 대해 거짓말을 할 유인이 있는가? Haack의 기록은 약물을 얼마나 사용했는가는 무관할 정도의, 실로 엄청난 기록이란 말이다.


-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것이다: 결국 쇠질은 유전자가 전부다. 


- 아니라고?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그러면 주당 예나스테론 1cc를 맞고, DHT 계열 경구제만 먹으며 -90kg급에서 900kg 토탈을 찍어보길 바란다. Haack의 90% 정도되는 기록이니 펩타이드까진 필요 없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하.


- 아니면 90kg 시합체중을 지닌 내추럴 보디빌더를 목표로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평균 신장을 가진 사람인 경우엔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해줄 수 있다.


- Mr. Olympia가 그나마 가장 공정하다고 적었지만, 이건 좀 틀린 말이다. IFBB는 이제 보디빌딩의 본산 같은 곳이 되었지만, 보디빌딩 역사 전체를 통틀어볼 때 딱히 도덕적으로 칭찬 받을 만한 단체는 아니니까 말이다. 사실 Mr. Olympia가 다른 단체들의 시합과 비교할 때 확실히 우월한 수준의 시합이 된 시점은 Lee Haney 시대를 전후한 기간이다.


- 단적으로, Arnold Schwarzenegger가 7번의 Mr. Olympia를 차지할 때의 시합 수준에 대해 찾아보라. 2~4 명을 상대로 이긴 게 대부분이다. Schwarzenegger는 키 크고 잘 생긴 오스트리아 청년이었으니 말이다. 


- 70년대엔 오히려 AAU가 더 수준이 높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 그건 그렇고, 보디빌딩은 놀라울 정도로 다른 스포츠들에 비해 공정한, 소위 말하는 ‘Level playing field’가 갖추어진 스포츠라고 주장할 수 있다.


- 왜냐고? 참가자와 소비자 모두가 약물의 전면적인 사용을 긍정하니까!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누가 더 훌륭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가, 누가 더 똑똑하게 약물 코스와 훈련, 영양 계획을 짜는가 하는 것으로만 경쟁하는 것이다.


- 반면 올림픽 역도를 보라. 약물이 없으면 불가능한 기록을 세운 리프터들 간 출신 국가에 따라 도핑 테스트 결과가 달라진다.


- 실로 공정한 스포츠라 하겠다. 하하.


- 보디빌딩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실제 훈련에서 하는 동작들이 실제 시합에서 하는 동작들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벤치 프레스를 아무리 섬세하게 잘한다고 하더라도 보디빌딩 시합 포징이 좋아지진 않지 않나.


- 그렇기에 ‘주기화’를 고려할 때에 보디빌딩의 시합 준비 블록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훈련보다는 약물 코스와 유산소, 영양 등이 훨씬 중요해지게 된다. 훈련의 경우 대부분의 코치들이 오프 시즌과 동일한 방식의 훈련을 이어가는 것 정도만을 추천하는 것을 이러한 점에 기인한다.


- 물론 70년대 Schwarzenegger가 했다고 흔히 알려진 방식, 그러니까 오프 시즌에는 약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시즌에만 약물을 쓰며 시즌 중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을 늘리는 방식을 진행하는 경우엔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현대에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긴 한가?


- 너무 약물 얘기만 해서 훈련에 대한 내용을 조금 적어야겠다.


- 흔히 근비대에 있어 Mechanical tension, Metabolic stress, Muscle damage가 필요하다고 이야기된다.


- 그런데 충분히 무거운 쇳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하면, Mechanical tension이 당연히 있게 되고, 이걸 좀 더 반복하면 Metabolic stress와 Muscle damage가 있기 마련이다.


- 이미 당연한 사실을 굳이 다시 적는 것이란 말이다.


- 사실 쇠질 훈련에 대한 서술의 대부분이 저렇다. 이미 쇳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사람들에게 당연한 사실들을 다시 적는 것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굳이 과학적 방법론으로 검증을 하려 노력하며 말이다.


- 진짜 과학적 지식이 필요한 부분(약물)에 대해 언급 안 하고 헛물만 켜는 짓인 것이 단적으로 드러난다고 하겠다.


- 일전에 나는 머신 운동이 근비대에 있어 프리웨이트보다 낫다고 적었다. 당연하게도, 보다 안정성이 높기에 목표하는 근육군을 더 잘 동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나, 좋은 머신이 없는 경우에는 근비대가 어려운 것처럼 떠들어대는 의견은 헛소리라고 생각한다.


- 훈련자가 진짜 보디빌더, 그러니까 정상적인 수준에서 기를 수 있는 근육보다 훨씬 많은 근육을 기를 수 있는,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머신 사용이 의미가 있다.


- 예를 들어, Hammer Strength의 프레스 류 머신들은 사실 상 프레스 류 운동 중 유일하게 Shortened position을 강조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 말이다. 이를 통해 얻는 국지적인 근비대(‘Regional hypertrophy’의 번역이다) 효과가 있을 것이다.


- 그런데 ‘내추럴’ 훈련자라면? 저런 것을 걱정할 수준의 근육량을 애초에 가질 수가 없다! 머신 사용은 결국 훈련 다양성이나 관절 등의 건강을 위한 선택이 될 뿐, 독특한 근비대 훈련 효과를 노리는 것이 아니게 된다.


- 내추럴이면 그냥 월 2~3만원 수준의 동네 헬스장에서 프리 웨이트와 케이블 정도로 운동 해도 결국 결과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억울한가? 그럼 약물을 사용해 진짜 리프터가 되길 바란다.


- 물론 나는 내추럴과 진짜 리프터 간 훈련법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적어도 기본적인 원칙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긴 하다. 다만, 내추럴은 진짜 리프터들보다 훈련법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고 생각할 뿐이다. 상방이 정해져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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