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7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23

 - Louie Simmons는 여러 탁월한 문장들을 남겼지만, 만약 Simmons가 남긴 문장 중 단 한 가지만 남겨야 한다면, 단연 다음 문장이 될 것이다: “Everything works, but nothing works forever.”


- 그 말대로, 세상 모든 훈련법은 효과가 있다. 단지 영원히 효과가 있진 않을 뿐이다.


- 결국 언제나, 새로운 자극Novel Stimuli이 필요해지기 마련이니 말이다.


- 사족이지만, 이 시리즈를 읽어왔던 이들 중 몇몇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Westside Barbell의 훈련법에 대해 비판/비난을 해놓고 Simmons를 인용하는가?


- 그러나 나는 진심으로 Simmons가 위대한 리프터이며 코치라고 생각한다. 그의 방법론은 그가 스스로 훈련했던 당시의 조건과 맥락, 그리고 그가 훈련시켰던 이들이 가진 조건과 맥락을 고려할 때에 매우 훌륭한 것이며, 그가 남긴 지식과 유산, 미친 영향 모두 존경할 만한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Simmons의 방법론들이 맥락에서 벗어나 논의/적용되는 상황이다.


- 어찌 되었든, 다시 “새로운 자극”에 대한 논의로 돌아가자.


- 쇠질은 결국, 몸에 자극을 주고, 이에 대한 회복 과정에서의 적응을 노리는 것이다.


- 당연하게도, 같은 자극만을 계속 준다면, 결국 몸은 그 자극에만 적응한 채, 다시 그 상태에 대한 항상성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 그렇기에, 논리적인 결론으로서, 쇠질을 하는 경우에 계속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 여기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새로운 자극”의 새로움이 어느 정도여야 하냐는 것이 될 것이다.


- 아니, 그 이전에, “새로움”이 언제 필요해지는지부터 고민해봐야 하겠다.


- 우선 당연하게도, 현재 주고 있는 자극에의 적응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면, 굳이 “새로운 자극”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다.


- 근비대 목표로 훈련하는데, 같은 자세로 같은 횟수를 수행하면서 사용하는 중량이 계속 늘어난다면, 점진적 과부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며, 몸이 적응하는 것을 통해 원하는 훈련 효과를 얻고 있다는 뜻이다.


- 같은, 혹은 비슷한 구조의 훈련 블록들을 계속 수행하면서도 시합 때마다 파워리프팅 토탈이 늘어나고 있다면, 아니, 보다 트렌디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 “Developmental”, “Realisation”, 또는 “Strength” 블록 내에서 “e1RM”의 증가가 분명하다면, 이 역시 몸이 적응하는 것을 통해 원하는 훈련 효과를 얻고 있다는 뜻이 된다.


- 이 경우에는 아직 “새로운 자극”을 고민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 더 이상의 점진적 과부하가 일어나지 않을 때, 이 때 “새로운 자극”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 이제, “새로움”의 “정도”에 대해 생각해보자.


- 만약 훈련자가 분명한 훈련 목표가 있는 경우, “새로움”의 “정도”는, 당연하게도 다시 적응과 점진적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최소한으로 제한될 것이다.


- 왜냐고? “분명한 훈련 목표”는 훈련에서 특수성을 강제하니까.


- 근비대만을 목표로 하는 훈련자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1RM의 95% 이상 강도의 사용을 추천할 이유가 있을까?


- 아니면, 파워리프터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레그 프레스 트리플 드랍 세트 후 불가리안 스플릿 스쾃 트리플 드랍 세트와 바로 이어지는 아이소 홀드를 추천할 이유가 있을까?


- 분명, 위 두 가지 가정 모두에서, “새로운 자극”으로 인한 적응은 일어날 것이며, 이 적응은 결국 각 훈련자가 목표로 하는 훈련 효과에 긍정적 전이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그러나, 부정적 전이가 있을 확률도 낮지만은 않을 것이지 않나.


- 아주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움”을 제공할 수 있으며, 부정적 전이가 있을 확률도 크게 낮출 수 있음을 어렵지 않게 생각해낼 수 있다.


- 이를 테면, 근비대만을 목표로 하는 훈련자가,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볼륨이 높은, 피라미드 식 세트 구성의 5분할 훈련을 진행해왔다고 하자.


- 이 훈련자가 현재 훈련법에서 좋은 결과를 얻다가, 무언가 바꾸고 싶다고 느끼는 경우, 특정 요소를 약간만 바꾸는 것으로도 충분한 “새로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분할(그러니까 빈도)을 그대로 유지하되, Dorian Yates의 “Blood and Guts”처럼, 워밍업 후 1세트만 실패 지점으로 가는 식으로 바꾼다고 생각해보자. 


- 이 훈련자는 볼륨 한 가지만을 조정하게 되겠지만, 이 자체가 “새로움”이며, 이에 적응함으로 통해 다시 점진적 과부하를 맛보게 될 것이다.


- 이번에는, 파워리프터의 예시를 만들어보자.


- 이 리프터는 벤치 프레스와 데드리프트에서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스쾃에서 정체를 겪고 있으며, 소위 “힙슈팅”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해보자.


- 그리고 현재까지 사용한 볼륨 수준과 블록 구성 자체에서는 나름 좋은 성과를 거두어왔다고 해보자.


- 이 경우는, 볼륨(또는 리프터가 느끼는 피로도) 수준은 비슷하게 유지하며, 약점을 보완하는 보조 운동을 추가하면 해결될 것이다.


- 당연히, 이 경우에는 대퇴 사두 근력의 문제일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조, 이를 테면 벨트 스쾃 같은 것을 추가하면 될 것이다.


- 그 외에, 효과가 있었던 다른 부분들은 유지하며 말이다.


- 위의 예시가 작위적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Sean Noriega가 팟캐스트에서 밝힌 내용을 대략 옮긴 것이니, 하하.


- 결국 요점은 이것이다. 특수한 목표가 있는 경우, 특수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최소한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얻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 아예 훈련법을 완전히 바꾸는 것, 이를 테면 지금까지 Westside Barbell의 영향을 받은 “Conjugate” 방식으로 훈련해왔는데, 갑자기 RPE를 적극 활용하는 Block Periodization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지니고 하는 일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 물론, 상기한 내용은 모두 진지한 리프터들에 대한 것이다. 반대로, 개인적인 의견이다만, 순전히 취미로, 쇠질을 하며 얻는 도파민 분비를 참을 수 없어 계속 쇳덩이를 들었다 내려놓는 사람이라면, 아예 훈련 방식을 바꿔서, 완전히 “새로운 자극”을 통해 새로운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 본다.


- 애초에 큰 목표도 없는 사람들 아닌가? 그저 하루하루 조금 더 세지고 커지면 만족하는 사람들이지 않은가?


- 고빈도, 고강도, 저볼륨으로 훈련해왔다? 저빈도, 저강도, 고볼륨 방식을 시도해보라.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파워리프팅 토탈에 집중했었다고? 이제 흔히 이야기하는 “보디빌딩식” 운동을 몇 달 간 시도해보라. 이 역시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첫 몇 주는 토할 것 같거나, 근육통이 있겠지만, 몸은 금방 적응할 것이다. 그리고 그 “적응”이야 말로, “도파민 분비를 참을 수 없”는 이들(이 글의 필자를 포함)이 중독된 대상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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