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3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21

 - 최근에 지인과 이야기하다 나온 농담 중 하나는, 20~30대 때 현재의 헬스 붐을 겪은 의사들이 40~50대가 되어 개업을 한다면, (한국 일반 소비자들의 소비력이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TRT 용량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게 될 것이며, 몇몇은 HGH HRT까지도 팔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실손 처리를 할 수 있게, 지금부터 쇠질 하는 의사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 이미 해외에서는 TRT도 모자라, HGH HRT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이다.


- 사실 이는 흥미로운 현상인데,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목적이면 딱히 현명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 Testosterone을 외부에서 추가적으로 주입한다면? 혈압이 올라간다.


- HGH를 쓰면? 소량이더라도, 혈당이 올라가고,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지며, 심장의 비대가 일어난다.


- 결국 약간 높은 혈압, 약간 높은 혈당, 심장에의 부하의 증가가 있게 된다.


- 이에 더해, 저런 식의 (상대적) 고용량 HRT를 받는 사람들은 운동도 한다. 체중이 늘어나고, BMI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 정말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두 피하고자 하는 것들이지 않나.


-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돈이 제법 있는, 부유한 사람들이 HRT를 받고 있는 것이다. “웰-다잉”의 일환인 것일까? 나 같은 평민은 알 길이 없다.


- “오래 살고 싶은”과 관련하여 좀 더 이야기해보자.


- 사실, 심지어 내추럴로 운동하더라도, 제법 나이가 있는 경우엔 체중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지 않나? 칼로리 섭취를 어느 정도 제한하며 말이다.


- BMI는 쇠질의 관점으로 볼 때는 매우 멍청한 지표지만, 기대수명의 관점에서는 진지한 고려가 필요한 지표이니 말이다.


- 칼로리 섭취 제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Warren Buffett은 햄버거에 소금을 뿌린 뒤, 콜라와 함께 먹지만, 그것은 Buffet이 초인이기 때문이며, 일반적으로는 나이가 들수록 과한 칼로리 섭취는 안 좋은 것임을 우리 모두 안다.


- 문제는, 쇠질충들은 십여 년 이상을 BMI상 과체중 이상으로 사는 것과, 과한 칼로리 섭취가 필수인 취미를 하게 되며, 이것이 습관이 된다는 점이다.


- 결국,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쇠질충들은 자신들의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하는 시점을 맞이하지 않을까.


- 당장 떠오르는 것은 가정을 꾸리고 애를 낳는 경우이다. 정말 재능이 있는 리프터이며, 그 재능을 통해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이상, 쇠질은 차순위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 대신 건강과 장수, 시간 관리가 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 Wendler의 프로그램들을 읽으면서 즐거웠던 부분 중 하나는, 위의 경우에 적용될 만한 것이 매우 많았다는 것이다(정작 나는 5/3/1을 제대로 한 경험이 평생 딱 6주, “Building the Monolith” 프로그램을 따랐을 때뿐임에도, 최근 Wendler를 지나치게 빨아주고 있다, 하하).


- 이를 테면, 그의 “Krypteia” 프로그램, 그 중에서도 주 2일 프로그램을 보자.


- 바벨 운동(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프레스)는 5/3/1 “5’s Progression”과 “First Set Last”로 이루어지며, 한 주는 스쾃, 벤치 프레스, 다른 한 주는 데드리프트, 프레스를 해서 총 6주에 5/3/1 사이클이 한 번 돌아가는 식이다.


- 그리고 바벨 운동과 수퍼 세트로, 하체 리프트(스쾃, 데드리프트)를 할 때는 딥스와 친 업이 10회씩, 상체 리프트(벤치 프레스, 프레스)를 할 때는 고블릿 스쾃과 덤벨 루마니안 데드리프트가 10회씩 진행된다.


- 이를 테면 이런 식으로 말이다: 스쾃 TM 40%*5, 중량 딥스 10회, TM 50%*5, 중량 친 업 10회, TM 60%*5, 중량 딥스 10회, TM65%*5, 중량 친 업 10회... 이를 통해 총 11세트의 수퍼 세트를 한 세션에 수행하게 된다.


- 재미 있는 부분은? 수퍼 세트 11세트를 45분 내에 끝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 주 당 2 세션, 도합 90분으로 근력과 “컨디셔닝”, 어느 정도의 근비대까지 다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 전에 스트레칭이나 좀 하고, 가끔 회사든 어디서든 산책이나 좀 해주면서, 일상에서의 ‘활동’(“NEAT”라고 부르든 뭐하든 맘대로 하길 바란다)을 좀 늘리면 더더욱 좋을 것이고 말이다.


- 물론, 파워리프팅 토탈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6주에 한 번 “Training Max” 5~10 파운드 올리는 수준이니까(심지어 1RM도 아니고, 그냥 TM 말이다). 하지만, 바벨 리프팅과 보조 운동에서 점진적 과부하는 어느 정도 계속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 근비대에 있어서도, 보다 다양한 근육군들에 집중해서 운동하는 것에 비해서는 효과가 떨어질 것이다. 그래도 적어도 부정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 “컨디셔닝” (이게 뭔지는 사실 정의하기 어렵지만, 대충 우리 모두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는 안다, 하하)에 대해서도, 진지한 운동 선수 수준으로 기를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향상은 기대할 수 있다.


- 그리고 이게 건강을 위한 쇠질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하여, 가능한 한 점진적 과부하를 이끌어내는 것 말이다. 물론 특수한 훈련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는 부족할 수 있으나, 리프팅에 재능이 없고, 다른 책임질 것이 많은, 거기에 나이까지 들어버린 사람이라면, “특수한 훈련 목표”를 좇는 것 자체가 딱히 추천할 만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