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생각들
#1
성장호르몬 주사에 대해 아시는지? 기회가 있다면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집에 성장호르몬 주사에 대해 물어 보길 바란다. 적어도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만 들어보면 뉴스 기사(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20295877)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많은 가정에서 아이에게 성장호르몬 주사를 놓고 있다. 뭐랄까, 아주 돈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매달 현금흐름이 있는 집이면 고려해보는, 그런 것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이와 관련해 든 이상한 생각은 이것이다: 어릴 때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은 사람은 ‘라이프타임 내추럴’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라이프타임 내추럴을 말 그대로 해석하면 당연히 안 될 것 같지만, 어릴 때 키 좀 더 커지려고 한 것인데 무슨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가?
#2
누군가가 내추럴로 계속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맨즈 피지크 종목에 특화하는 경우 보디빌딩 종목에 특화하는 경우보다 상체에 더 많은 근육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내추럴로서 개개인이 가지는 한계가 있을 것인데, 맨즈 피지크에 특화하여 상체 특정 부위 근비대에 보다 특화하는 경우에, 보디빌딩 종목에 특화해 전신 근비대에 특화하는 것보다 더 많은 상체 근육량을 가지게 되는 것 아닌가? PED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하는 약물과 양, 기간이 달라질 테니 보디빌딩에 특화하는 것이 상체 근육량도 더 많을 것이지만 말이다.
벤치 프레스 종목에만 특화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라. 파워리프팅 세 종목 모두를 훈련하는 리프터들이 파워리프팅 시합에서 세우는 벤치 프레스 세계 기록보다, 벤치 프레스만 하는 사람들이 벤치 프레스 시합에서 세우는 벤치 프레스 세계 기록이 더 높다. 이에 더해, 같은 사람이 세 종목 모두를 할 때보다 벤치 프레스만 할 때 벤치 프레스 기록이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딱히 이상하진 않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내추럴 훈련자가 맨즈 피지크에 특화하는 경우 일어나지 않겠는가?
#3
기본 소득은 심심치 않게 나오는 논의이다. 경제학적 접근이든, 미래학적 접근이든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할 테니 딱히 깊은 생각은 하지 않긴 한다만, 노예 근성 때문인지 기본 소득이 노동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떤 강제된 행위에 대한 보상이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그런 시답잖은 생각은 한다. 시민이 가지는 의무 외에 추가적인 어떤 행위 말이다.
이를 테면, 주 당 4시간 가량의 존2 유산소와 금연을 해야만 기본 소득을 준다든가 말이다. 사람들의 건강 관련하여 쓰일 비용이 줄어드니 좋지 않을까?
#4
Dr. Peter Attia는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해 주 7일 운동한다. 주 당 4회의 한 시간 가량의 스트렝스 훈련(상체 중심 2회, 하체 중심 2회)에 더해 존2 유산소 한 시간 가량 3회, 그리고 존5에서의 VO2 max를 위한 운동 30분 가량 1회를 하며, 안정성 운동은 매일 10분 정도씩 한다. 당초엔 엄청나게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주 당 채 9시간도 안 되는 정도였다.
그리고, 위의 계획을 보면 알겠지만, 5/3/1과 비슷하다! 주 3~4회 웨이트를 하고, 하드 컨디셔닝 1~2회, 이지 컨디셔닝 2~4회 하면 된다. 아니면 Dan John의 여러 프로그램 중 하나를 해도 된다. Transformation Program 같은 것은 주 3회 웨이트, 스프린트 세션 2회, 그리고 스포츠 연습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스포츠 연습 대신 가벼운 유산소를 하면 될 것이다.
이쯤 되면 ‘스트렝스’ 훈련이라는 말 대신 장수 특화, 웰빙 훈련이라고 해도 되겠다.
#5
웰빙 이야기가 나온 김에 든 생각이지만, 어린이들 성장호르몬 주사와 마찬가지로, 아나볼릭 안드로제닉 스테로이드를 순전히 일종의 라이프 스타일로 사용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이들이 PED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합에 나와선 안 되겠지만, 아예 그런 것에 관심이 없고, 미용과 장수, 웰빙을 목적으로 이런 약물들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쇠질을 하는 사람들은 관련된 시합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아나볼릭 안드로제닉 스테로이드 사용자들은 딱히 스포츠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아는가? Cohen et al. 의 2007년 연구(PMID: 17931410,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131752/)가 유명한데,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백인에, 고학력이며, 좋은 직업을 가진 30세 전후의 사람으로, 평균보다 높은 급여를 받고, 스포츠에 참가하지 않으며, 골격근과 근력 증가, 그리고 외형적인 매력을 위해 약물을 사용한다.”
그러니까,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주인공 같은 사람들이 아나볼릭 안드로제닉 스테로이드의 주된 사용층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이제 어엿한 선진국에, 구매력 또한 높은 나라이다. 라이프 스타일로서의 아나볼릭 안드로제닉 스테로이드 사용 활성화가 머지 않았을 수도 있다. 유감스럽게도 최근 마약류 유행 등을 경고하는 기사나 캠페인들을 볼 때에, 불법 약물도 이미 널리 퍼져 있는 상태이니 말이다.
하지만 피트니스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새로운 피트니스 시장 아닌가? 불법이든 탈법이든 돈만 벌면 되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이미 영어권에서는 관련 시장이 Covid-19 유행 기간 전후해서 급성장했는데, 수년 내에 한국 피트니스 트렌드도 이를 따라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만약 기본 소득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특정한 사회적 의무(건강 관리)를 부여하는 것은 전체 사회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일정한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이는 사회적 연대와 공공 복지를 강조하는 사회주의적 가치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특정집단에게 공격받기 좋을것 같군요
답글삭제무지성으로 건강하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또다른 특정집단도 있을거 같구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건강활동으로 인한 노령인구의 증가로 사회적인 부담도 증가할거라고 보구요
사실 기본소득보단 캐나다처럼 안락사 권장이 답인거 아닐까요?(농담)
안락사도 어려운 문제이기에, 저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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