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9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14

 - 중국 역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물론 개인적인 주장에 그치겠지만, 단언하건대, 중국 역도 훈련법의 독창성이든, 특별함이든 파는 자가 있다면, 무시하길 바란다. 그저 마케팅에 지나지 않으며, 당신의 역도 기록이든 다른 리프트 기록이든 그 자가 말하는 것을 듣든 안 듣든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니 말이다.


- 개인적으로는 중국 역도의 ‘시스템’이라는 것은 Westside Barbell이 파워리프팅에 대해 가진 ‘시스템’ 정도 수준일 것이라 생각한다.


- 이것저것 성공 사례들에서 따온 요소들이 마치 키메라처럼 섞여, 일관된 논리나 과학이 없는 상태로서 말이다.


- 일단, 기록에 기초할 때에, 중국이 그나마 수용한 ‘체계’는 Medvedev를 위시한 소비에트의 역도 시스템으로 보인다. 그 이전에도 중국이 역도에서 메달을 얻은 적은 있었으나, 문화대혁명 등 여러 일들이 있었으니 제대로 된 스포츠 육성은 90년대 들어서야 가능했으며, 본격적으로 시스템이 들어선 것은 90년대 이후 Medvedev 초청 전후인 것이다.


- 그러나, 중국 선수들의 훈련에 대해 알려진 것을 종합해보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명 블록 주기화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시합 준비 블록에서조차 최대 근력과 근비대에 대한 집착 역시 함께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Louie Simmons가 흥분에 가득 차서, 중국 역도팀이 나처럼, Westside Barbell처럼 훈련한다고 외쳤던 이유가 있는 것이다.


- 이에 더해, 중국 역도 훈련법을 강조하는 자들의 또 다른 역겨운 부분 중에 하나는 중국 역도만의 특별한 테크닉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 정말 특별한 테크닉이 있다면, 훨씬 많은 인구와 보다 나은 도핑 시스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현대의 중국 리프터들이 80년대 동구권 리프터들의 기록을 넘지 못 하는가?


- 중량급은 말할 것도 없고, 경량급조차 불가리아나 불가리아-화되었던 지중해권 리프터들의 기록을 넘지 못하지 않나?


- 내 생각에, 중국 리프터들이 2000년대 들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 국가 차원의 지원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압도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 보다 많은 후보들 중 선수를 고르고,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보다 많은 약물을 사용하고, 도핑 테스트를 국가 단위에서 최대한 피한 것이 성적으로 나타났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 그리하여, 내 개인적 결론은 이것이다: 중국 역도 훈련법에서는 아무 것도 배울 것이 없다. 새로워 보인다면 당신이 멍청한 것이며, 80~90년대에 찾을 수 있는 자료들에도 이미 다 나와 있는 것이라 장담한다.


- 흥미로운 것은 중국 역도에 대한 숭상의 배경이 되는 멘탈리티이다.


- 중국 역도 훈련법이 특별한 양 포장해서 파는 입장의 멘탈리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 쪽은 전형적인 피트니스 시장에서의 마케팅이니까. FOMO를 자극하는 방향의 모범적인 사례이니 말이다.


- 물론 개인적인 편견이지만, 한국인 리프터들의 중국 역도 훈련법에 대한 숭상은 실로 역겨운 내셔널리즘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 ‘어째서 중국에 대한 숭상에 있어 내셔널리즘을 지적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20세기 초반에 이미 아시아 단위의 내셔널리즘이 성행했음을 지적하고 싶다. 그리고 이에 기초한 멘탈리티가 부분적이나마 현대 한국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


- 흔히 ‘서양 코쟁이’로 표상되는 집단을 타자화하는 성향 말이다.


- 여기에 더해, 현대 한국인들의 정신을 오염시킨 반미 사상과의 선택적 친화력도 지적할 만하다. 


- 애초에 마오이즘이 20세기 중후반에 국내 대학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보라. 이에 더해, 소련 붕괴 이후, 공교롭게도 중국이 부상하면서 반미 사상과 마오이즘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심어준 이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그리하여, 매우 유감스럽게도, 심지어 쇠질에서도 중국 역도를 숭상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과대망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 과대망상인 것을 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역도는 20세기 중반 이후 내셔널리즘에 경도된 스포츠가 된지 오래이니까 말이다. 역도가 그나마 사상적으로 순수했던 때는 다민족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미국 대표팀이 메달을 휩쓸 때가 아니었을까, 하하. 물론 그 때에도 냉전과 남성 중심적 세계관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 사족이지만, Chaves를 비롯한 PED 전문 코치들의 경험적인 구술에 따르면,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동양인 여성 운동 선수들이 백인 여성 운동 선수들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장기간 사용 시의 안드로제닉 부작용을 더 적게 겪는다는 주장이 있다.


- 그리고, 이 시리즈의 바로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세계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약물 사용이 필요하다.


- 올림픽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동양인 여성 리프터가 있다면, 여러분의 ‘로무새’적 감각을 잘 발휘해봐야 할 것이다. 하하.


2022년 12월 24일 토요일

의식의 흐름 #13

 - 최근 Lyu Xiaojun의 도핑 적발이 이슈가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발견된 약물이 EPO라는 것이다. 


- EPO는 적혈구 증가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며, 보통 지구력 중심의 스포츠에서 사용된다고 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EPO 사용 이유가 분명해진다.


- 왜냐하면, 2022년 역도 세계선수권이 Colombia의 Bogota  지역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 그냥, 고산지대이기에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게 논리적이다.


- 이 사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탑급 역도선수가 EPO를 사용할 만한 훈련법적인 요인이 있다'가 아닌, 국가 단위의 시스템적인 도핑을 하는 탑급 운동 선수들은 심지어 컨디션 조절 목적으로도 약물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 자신이 수행하는 종목과 직접 관련된 체력 요소 외의 목적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추가적인 약물까지 쓴다는 말이다.


- 사족이지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나 테스토스테론 사용도 적혈구를 늘린다. Boldenone 같은 것이 적혈구 증가가 두드러져, 한때 지구력이 많이 필요한 종목들에서 사용했었고, 흔히 '옥시'로 유명한 Oxymetholone 역시 적혈구를 많이 늘려, 펌핑에 미친 보디빌더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Anadrol말이다, 하하).


- 물론, EPO 사용이 활성화된 이후, 적혈구를 늘리는 목적으로 위의 약물을 빠는 건 딱히 똑똑한 짓이 아니게 되었지만 말이다.


- 그래도, 이 사건을 기점으로 사람들이 이해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


-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약물 사용이 필수라는 것이다.


- 이는 너무 자명한 것인데, 많은 이들이 부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 물론, 역도는 다른 쇠질들보다는 최적의 퍼포먼스를 위한 약물 사용의 절대량 자체는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스피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 말이다.


- 개인적으로는 70~80년대 불가리아의 역도 선수였던 Valentin Khristov의 사례에서 상위권 역도 선수들의 약물 사용량의 상방을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선수의 성적은 http://www.chidlovski.net/liftup/l_athleteResult.asp?a_id=94 를 참조하라).


- Khristov는 1976년 올림픽(이 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 도핑 테스트가 시작되었고, Khristov는 약물 중단 타이밍을 놓쳐 도핑 테스트에 적발 당한다) 전 주 당 5mg Dianabol을 180정, 그리고 주 당 Retabolil(이 약물은 Nandrolone 그러니까 흔히 'Deca Durabolin'으로 알고 있는 약물이다) 주사 한 번을 맞았다고 한다.


- '180정'이라는 것 때문에 양이 많아 보이지만, 합산해보라. 주 당 1,000mg 전후에 불과하다.


- 이 시리즈 중에 적었던 것처럼, 상위권 피지크 스포츠 선수들의 오프 시즌 최대 용량이 체중 1kg 당 10~12mg까지 가는 것을 생각할 때, 절대량 자체가 다른 쇠질들보다 많은 편은 아닌 것 아닌가? 물론 요즘 세상에는 저런 식으로 Metandienone과 Nandrolone만 1,000mg 씩 쓸 사람은 없겠지만, 하하.


- 멀리 갈 것도 없이, 70년대 보디빌더였던 Anold Schwarzenegger 는 Dianabol, Deca Durabolan, Primobolan을 사용했으며, 사용량을 합치면 주당 1,000mg을 넘게 사용하는 코스들도 충분히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니 말이다.


- 생각보다 불가리아가 별로 '하드코어'한 것 같진 않은데 말이다, 하하.


- 써놓고 보니 여전히 맥락 없는 글만 나오는데, 별 상관은 없을 것이다.

2022년 12월 22일 목요일

의식의 흐름 #12

 

- 위의 그림은 이미 쇠질을 어느 정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을 상정하고, 그가 쇠질에서 얻을 수 있는 성과의 수준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중요도에 따라 피라미드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물론 정해진 것은 아니고 내 의견에 불과하지만…


- 당연하게도, 유전자, 그러니까 타고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피라미드의 바닥을 이룬다. 다른 모든 요인에서 아무리 노력을 한다 해도, 타고난 것에 한계가 있으면 결코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할 수 없다. 마치 피라미드를 지을 때, 높게 짓기 위해서는 바닥이 넓어야 하는 것과 같다.


-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약물(PED)이다. 사용하는 약물의 종류와 양, 기간에 따라 훈련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은 약물 사용에 의해서만, 혹은 일정량 이상의 약물 사용, 혹은 일정 기간 이상의 약물 사용, 또는 이러한 것들의 조합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유전자 바로 위에 위치하게 된다.


- 그 위는 영양이 차지한다. 설령 PED 사용으로 신체가 섭취한 영양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영양 섭취가 부족해서는 안 되니 말이다.


- 훈련법이 약물과 영양보다 중요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약물이 없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열심히 하고, 지속적인 과부하와 회복만 있으면, 유전자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 금방 도달하게 되어있다.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결국 늦든 빠르든 사용하는 양과 기간 하에서 유전자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 도달하게 된다.


- 유전자로서 상방이 결정되는 이상, 훈련법이 주는 차이는 결국 3년이 걸리냐, 5년이 걸리냐 정도의 차이뿐인 것이다.


- 이 시리즈에서 계속 적었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훈련법’에 집중하는 마케팅이 결국 본질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내추럴’에게서 별로 배울 게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기도 하다.


- ‘훈련법’이 어렵다고? 전혀 아니다! 당신에게 ‘훈련법’을 가르치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코치들의 9할 이상은 웹 서핑을 통해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사람들임을 장담할 수 있다.


- 세미나에 돈을 투자한 것을 어필한다고? 그 세미나를 연 사람도 그저 유전자가 좋아서 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딱히 특별한 것, 새로운 것을 할 것 같은가?


- 오히려 반대다. 누군가가 ‘특별한 것’, ‘새로운 것’을 팔려고 하는데, 그 어떤 챔피언이나 상위권 리프터들도 하지 않던 짓이다? 당연하게도 사기꾼이다.


- 그리고, 애초에 재능이 없는 경우, 어째서 코칭을 받는가? ‘코치’가 당신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적어도 나는 시합에서 나를 누르고 이길 사람에게 돈까지 바치고 싶진 않은데 말이다.


- 물론 개개인이 자신이 가진 자원을 어떻게 쓰는지는 각자의 자유이니 내가 간섭할 것은 없긴 하다. 딱히 똑똑한 짓은 아님을 지적할 뿐이지.


- 그나마도, 나 스스로도 쇠질에 시간을 허비하는 멍청한 사람이기에, 지적하는 것조차 부끄러워지지만 말이다.


2022년 12월 6일 화요일

의식의 흐름 #11

 - 도핑을 반대하는 논의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물론 이 시리즈를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할 지 알겠지만 말이다.


- 소위 ‘안티-도핑’, 그리고 도핑 테스트는 오히려 공정한 경쟁을 약화시키는 것 같지 않나?


- 어째서냐고? 스포츠에서 약물을 제거하는 순간, ‘공정한 경쟁’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리 좋아하는 ‘노력’의 중요성이 스포츠에서 더 낮아지게 되는 것 아닌가? 오히려 약물의 완전한 사용을 허가하는 것이 ‘노력’이 더 빛나게 한다.


- 우선, 머릿속 유토피아에 사는 사람들의 망상과는 다르게, 아무리 철저한 도핑 테스트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약물을 스포츠에서 완전히 없앨 수 없다.


- 사고실험을 해보자: 만약, 정말로 완벽한 도핑 테스트 방법을 만들어 모든 스포츠에 도입한다고 하자(예산은 고려하지 말자). 그리고 테스트가 적발되는 사례마다, 공급처를 발본색원해 스포츠 참가자들에 대한 약물 공급을 거의 완전히 차단할 수 있게 된다고 해보자.


- 이로 인해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 바로 안티-도핑을 기치로 하여 도핑 테스트를 주관하는 조직에 속한 사람들이다. 


- 관료제의 속성을 상기하라. 안티-도핑 기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내에 항상 일정 수의 약물 사용자가 있어야만 한다. 관료제 기구는 필연적으로 유지를 위한 절차를 만들어내게 되어 있다.


- 어째서 몇몇 도핑 테스트들은 테스토스테론 양 자체를 검사하지 않고 T/E 비율을 검사하는가? 어째서 몇몇 에스터들만을 검사하는 식으로 도핑 테스트가 되어 있는가? 규정부터 적당히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 몇몇은 위의 사고실험에 이렇게 반박할 수 있겠다: 도핑을 완전히 차단하고, 이를 감시하고 감독하는 기관으로 계속 유지될 수 있지 않냐고.


- 그 경우에도 관료제 하에 있는 사람들을 언제나 유혹해오던 고전적 악마가 있다: 뇌물말이다.


- 약간의 뇌물을 받고 샘플 검사를 하지 않거나 미루면 되지 않나? 이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부를 생각해보라. 


- 너무 악의적 생각 아니냐고? 이미 현실에 만연해왔던 일이다. 2020년 ‘McLaren Report’ 스캔들을 기억하는가? (https://iwf.sport/wp-content/uploads/downloads/2020/08/CORRECTED-300720-FULL-REPORT-MASTER-FINAL-FOR-PUBLICATION-v2.pdf)


-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었다만, 다시 이어가자면,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스포츠에서 약물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 그리고 이러한 현실 속에서 도핑 테스트는 오히려 공정한 경쟁을 더 약화시킨다.


- 이를 테면 경제적 상황이 비슷한 국가 A와 B에서 각각 역도 선수 a와 b를 출전 시킨다고 생각해보라. 그리고 이 둘의 역도 관련 재능이 비슷하다고 가정하자.


- 그런데 국가 A는 엄격한 도핑 테스트를 진행하고, 여러 3rd party가 이를 감시한다고 하자. 아울러 선수 a도 우리가 흔히 생각할 만한 자유주의 국가 국민의 삶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 반면 국가 B의 경우 권위주의적 정부가 선수 b의 생활은 물론, 도핑 테스트 주관 단체를 통제할 수 있다고 하자.


- 이런 경우 우리 모두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선수 a가 아무리 얼마나 노력했든, 결코 선수 b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선수 b는 당연하게도 약물을 사용할 것이니까. 그렇지 않은가?


- 이전에 적은 바, 약물 사용은 어렵다. 각 스포츠의 특성 및 선수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코스 계획이 필요하며, 이것이 스포츠 훈련 계획에서 진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 그리고, 약물을 통해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도 ‘노력’을 통해 상위권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된다.


- Dorian Yates와 Nasser El Sonbaty를 생각해보라. 물론 El Sonbaty는 Mr. Olympia 무대에서 Yates를 단 한번도 꺾지 못 했지만, 만약 둘 다 ‘내추럴’이었다면 El Sonbary는 Yates 근처에도 가지 못 했을 것이다.


- Yates에 비해 압도적인 양의 약물을 사용함으로서, El Sonbary는 2위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 El Sonbaty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지 않았냐고? 그렇다. 그런데 이건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받은 것뿐 아닌가? 그는 그 선택 덕에 그는 심지어 2020년대 동북아 지역에서 이런 되도 않는 글줄을 쓰는 사람마저 아는 유명인이 되었단 말이다.


- 타인들이 왈가왈부할 만한 문제인가? 합리적 개인이 스스로에 대해 하는 선택은 가능한 한 존중 받아야 하지 않는가?


- 물론 약물 사용을 반대하는 쪽에서 또 하나의 근거 중 하나는 약물 사용이 타인의 이익에 해를 준다는 것이다.


- 이를 테면 약물 사용을 하는 이들 때문에 약물 사용을 안 한 사람들이 스포츠에서의 결과에서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은 나쁜 것이며, 이는 옳지 않는 것이 된다.


- 다른 모든 조건들을 배제하고 본다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에 적용은 불가능하다.


- 우선 위에 적은 것처럼, 약물이라는 것은 이미 쓰이기 시작한 순간, 완전히 없애는 것이 불가능한 것임을 상기하라.


- 그리고 현실에 적용되는 실천 윤리학적 명제로서 ‘약물 사용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일이다’라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 당연히 이는 입증이 불가능하다. 왜냐고? 스포츠에서 약물을 사용해 혜택을 보는 이들이 손해를 보는 이들보다 훨씬 많으니까!


- 대체 누가 내추럴 보디빌딩을 보고 싶겠는가? 그리고 보디빌딩이 약물을 사용해서 남성 동성애자들을 위한 미인 대회에서 드디어 벗어났을 때,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나 생각해본 적 있나?


- Mark Mcgwire나 Barry Bonds의 홈런 덕에 관련자들이 번 돈을 생각해본 적 있나? 이것의 경제적 효과는?


- 멍청해서 약물을 사용하지 못 하는 몇몇이 지는 것으로, 수없이 많은 가계가 행복해진다.


-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쉬쉬하는 것이 문제라고?


- 전적으로 동의한다. 스포츠에서 약물을 전적으로 허용하자. 그러면 더 이상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으니까.


- 사족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또 흥미롭게도 건강보험 관련해서 약물 사용자를 욕하는 사람들도 있다.


- 이런 사람들은 논리적 일관성을 위해 저소득층 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 고도비만으로 성인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 역시 건강보험에 기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하.


-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약물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서야!’


- 정말? 정말로?


- 펩타이드 계열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는 재활 코스를 생각해본 적 있나? 비효율의 극치 아닌가? 누군가의 인생이 걸려 있다! 똑바로 좀 하길 바란다.


- 그리고 애초에 스포츠 상위권에서 경쟁하는 것 자체가 건강에 좋은 짓이 아니다. 약물이 있든 없든 말이다.


- 오히려 약물 사용법의 발달로 선수 수명이 길어졌으면 길어졌지 않았을까?


- 이제 누군가는 약물 과용을 이야기할 것이다.


- 그렇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이미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무수히 본다. 스포츠에서의 약물 과용을 걱정해 약물 전면 금지를 주장하는 사람은 모든 위험자산에의 투자도 반대하는가?


- 물론 이 글은 약물 사용을 권장하는 글은 아니다. 우선 필자부터가 무능한 ‘내추럴’이니까. 다만 스포츠에서의 약물 사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논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며, 이를 기술한 것뿐이다.


- 아무래도 쇠질충은 약물 사용 자체에 무감각해지기 마련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