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하체 운동만을 골라야 한다면, 어떤 운동을 할 것인가?
흔히 나오는 질문이지만, 가장 멍청한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애초에, 단 하나의 운동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흔하진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쇠질을 하는 사람들은 특정 동작, 특정 종목에 소속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으니, 꼭 나오고야 마는 질문이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저 질문에 흔히 나오는 답변은 바벨 백 스쾃이다. 그간 사람들이 이 운동에 붙여놓은 ‘모든 운동의 왕’이니 뭐니 하는 권위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더해 보디빌딩을 하든, 역도를 하든, 파워리프팅을 하든 바벨 백 스쾃을 하게 되니 이 운동이 필수라는 식의 생각만 서로 오고 가게 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디빌딩, 역도, 파워리프팅을 하지 않는다.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이에 더해, 많은 이들은 결국 미용과 건강을 위해 쇠질을 한다. 그저 몸매가 좋아지고, 기분이 좋고, 몸이 더 잘 움직이는 것 같으면(‘펑셔널’하게 느껴지면) 만족한다는 말이다. 헬스장에 갔을 때, 상체 근육이야 미용을 위해 이것저것 여러 운동을 해야 하겠지만, 하체 운동은 적당히, 조금 하고 싶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 경우에 헬스장에서 할 만한, 단 하나의 하체 운동을 고르면 무엇이 될까? 내 생각엔 힙 쓰러스트, 특히 머신으로 하는 힙 쓰러스트가 될 것 같다. 해머 스트렝스의 글루트 드라이브 같은 머신 말이다.
우선, 배우기 쉽다. 머신 사용법을 주의 깊게 읽고, 브레이싱을 해서 허리를 과신전하지 않는 법만 익히면 누구든 바로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머신들은 실패하는 경우에도 안전하게 놓을 수 있게 설계되어 있기까지 하다. 프리웨이트나 스미스 머신으로 힙 쓰러스트를 하는 경우처럼 번거로운 준비도 필요 없다. 실로 사용자 친화적이다.
이에 더해, 힙 쓰러스트는 고관절을 접었다 펴는 동작이니 당연하게도 둔근의 근비대를 일으키며, 고관절을 펴는 힘을 키워준다. 사실 ‘펑셔널 스트렝스’니 뭐니 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고관절을 펴는 힘 아니던가? 그네들이 스쾃이든 데드리프트든 케틀벨 스윙이든 찬양할 때, 둔근을 길러준다는 부분을 가장 칭찬하지 않던가?
둔근만 길러서 무슨 소용이냐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오히려 보디빌더가 아닌 이상 대퇴사두나 대퇴이두의 크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가? 어차피 남자든 여자든 일상 생활에서 옷을 입고 다닐 때 하체에서 눈에 띄는 부위는 엉덩이가 전부 아닌가? 굳이 따지면 종아리도 있겠지만… 이에 더해 약물을 쓰지 않는 이상, 몸의 균형을 해칠 정도로 특정 부위가 커지는 것도 어렵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힙 쓰러스트가 대퇴사두를 자극을 아예 안 주는 것도 아님도 상기할 만하다.
아울러, 힙 쓰러스트 머신들은 보통 둔근 근육 길이가 줄어든 부분, 그러니까 락아웃 부분에서 가장 힘든 식의 스트렝스 커브를 가지고 있어, 다른 고관절을 접었다 펴는 하체 운동들보다 피로가 적다. 더 많이, 더 자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락아웃에 실패하는 경우에도, 부분 반복을 한다면 그 자체가 ‘Lengthened partial’이다(요즘 유행이라 넣어보고 싶었다).
고볼륨, 고빈도가 가능하다는 것에 더해, 요즘 머신들은 밴드를 추가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도 있다. 또, 한 다리로 해도 된다. 머신 하나로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가능하며, 이는 유연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게 한다.
보디빌딩, 역도, 파워리프팅, 크로스핏 등을 하지 않는다면, 헬스장에서 하체 운동은 그냥 힙 쓰러스트 머신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꼭 스쾃이든 뭐든 해야 한다는, 또는 '남자는 하체지' 하는 되도 않는 마초이즘, 또는 ‘3대 500’이 필수라고 하는 식의 마케팅에 놀아나고 있는 것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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