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락의 중요성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자.
- Dr. Verkhoshansky는 자신의 포럼에서 누군가가, “역도 시합 동작의 speed (“Rate of Force Development”)를 위해 매 세션 마지막 1RM의 35%로 3회 3 세트를 수행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인가” 라고 질문했을 때, 실로 탁월한 문장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해당 훈련 수단Training mean이 포함된 훈련 절차Training process 전체의 관점에서 벗어나 하나의 훈련 수단의 효용에 대해 의견을 가질 수 없다”라고 말이다.
- 이제, 위의 문장을 읽고 의기양양해져, 나 같은 소위 “안락의자 평론가”들이 사소한 것을 물고 늘어지는 것을 비판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만약 현실에 있다면) 알아야 하는 것은, 누군가가 자신이 홍보하고 싶은훈련 수단을 떠들어대기 위해선, 우선 그 수단이 적용되는 전체 맥락을 설명해야 하는 (논리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 “의무”는 너무 강한 표현이니, 본인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 수단이 적용되는 전체 맥락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하자.
- 최근 내가 전해 들은 “훈련 수단”의 예시를 이야기해보겠다.
- 근력 증가가 목표인 훈련자에게 처방되는 20~30회 이상의 고반복 세트(때론, 부분반복을 더해)가 그것이다.
- 사실, 소위 “Concurrent” 한 방식의 프로그래밍을 선호하는 리프터/코치들을 볼 때 해당 훈련 수단을 적용하는 경우를 찾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 Matt Wenning이 대표적으로, 그의 “Wenning Warm-up”은 세 가지 종목을 25회 2~4세트 서킷으로 진행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 Swede Burns의 경우도, 벤치 프레스 근력 향상을 위해 와이드 그립 벤치 프레스 25회 2세트, 또는 인클라인 덤벨 프레스 30~35회 2세트를 처방한다.
- 그리고 둘의 공통점은, 해당 훈련 수단을 정당화하기 위한 맥락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 Wenning은 본인이 벤치 프레스 시합에서는 600파운드 벤치 프레스를 했지만, 그 이후 Raw 파워리프팅 시합에서는 스쾃 후 584파운드 벤치 프레스만이 가능했었고, 이것이 근력의 문제가 아니라 소위 “GPP”라 불리는 것의 문제임을 인식해 해당 훈련 수단을 고안해냈음을 항상 언급한다.
- 이에 더해, 리프터 개개인의 약점 부위 보강 및 각 세션의 주요 동작들에 사용되는 근육군에의 “Potentiation”을 위해 수행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 “약점 부위 보강”이라는 관점에서도, 단기간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세션마다 가벼운 고반복 동작(“워밍업”이므로, RPE는 매우 낮게 처방된다)을 수행하는 것이 연 단위로 쌓이는 것을 이야기한다.
- 그리고, 이러한 설명은, Wenning이 소비에트 시스템에 기초해 재구성한 Westside Barbell 방식을 따른다는 점에서 보다 설득력을 얻는다. 소비에트 시스템의 관점에서는 결국 사이클 내, 사이클 간 “Tonnage”를 쌓는 것이 필수적이며, “Wenning Warm-up”은 부상 위험을 줄이며 이를 이룰 수 있는 전략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 Burns의 경우는 보다 고전적인, 미국-적이라고 할 “파워빌딩” 방식에 가깝기에, 고반복 세트가 다른 맥락을 가진다. Burns의 처방에 따르면 고반복 세트는 마이크로 사이클 내에서 아예 별도의 훈련일을 가지며, RPE도 매우 높게 처방된다.
- 그리고 Burns가 이를 통해 노리는 것은 당연히 동작에 특화된 근비대이다.
- 지나친 반복수와 RPE가 아니냐고? Burns는 상기 고반복 세션을 9일 마다 한 번씩 진행하도록 처방한다(이 9일 간, 벤치 프레스 세션은 총 두 번이며, 그 중 한 번이 고반복 세션이다). 회복 및 과부하가 가능한 빈도인 것이다.
- 위 두 가지 예시의 경우, 훈련 수단으로서 고반복 세트가 적절한지 아닌지 평가할 수 있다. 전체 훈련 절차와 맥락이 설명되기 때문이다(그리고 아마 두 경우 모두 “적절”할 것이다).
- 문제는, 이러한 맥락이 설명되지 않을 경우이다. 혹은 의도적으로 누락되거나.
- 만약 누군가가 기존 훈련하는 방식에 고반복 훈련을 얹는다고 생각해보자.
- 이건, 그냥 멍청한 짓이다.
- 애초에 “디로딩”을 왜 하는가? 사이클 내에서 쌓인 피로를 관리하기 위함 아닌가?
- 사이클 내에서 피로가 왜 쌓이는가? 부분적으로는 근육 내 글리코겐이 힘든 훈련 사이클 내에서는 다 채워지지 못 하기 때문 아닌가?
- 그리고 사이클 내에서 일어나는 신경내분비계의 변화 역시 피로가 쌓이는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은가?
- 결국, 사이클 내에서의 “볼륨”이야말로 피로가 쌓이는 직접적인 원인이지 않나?
- 이를 고려할 때, 맥락 없이 볼륨을 늘리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 수 있나?
- 물론 6개월~1년 정도의 장기적인 적응이 있는 경우 효과가 있을 것이다.
- 그러나 보다 목적에 특수한 훈련 수단을 사용하여 얻을 수 있는 훈련 효과(이를 테면 근지구력,또는 근비대)를 위해, 그다지 특수하지 못한 수단을 사용해, 그것에 적응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가?
- 그리고 제발 “GPP”를 주장하지 말아라. 애초에 쇠질과 관련해 “GPP”가 왜 유명해졌는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Louie Simmons가 A. S. Medvedyev의 “Multi-Year Training” 예제를 너무 감명 깊게 읽어서 그런 것이다. “Class III” 수준의 리프터로서, 여름철 몇 달 간 GPP를 위한 블록을 계획해 스프린트와 점프, 투포환을 할 것이 아니라면, 그냥 근육이나 붙여라(그렇다, “보디빌딩식” 운동이나 해라).
- 물론, 기존 운동하는 것에 고반복 세트를 더했을 때, 바로 효과를 보는 상황도 상정해볼 수 있다.
- 바로, 훈련자가 상대적으로 초보자이거나, 훈련 경력이 짧아, 기존에 하던 것과 다른 자극역을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새로운 자극에 적응하는 경우이다.
- 이 경우라면 어떤 훈련 수단을 추가하더라도 단기간에 훈련 효과를 볼 수 있다.
- 이에 더해, 가동 범위를 제한하는 경우, 실제 기록 측정에서도 불필요한 가동 범위를 줄이게 되어(일종의 테크닉 개선), 기록이 느는 것을 유도할 수 있다.
- 결국, 상대적으로 초보자이거나 훈련 경력이 짧은 사람에게 고반복 세트를 처방하는 경우, 1) 새로운 자극에 대한 (상대적으로) 빠른 적응, 2) 잠재적인 테크닉 개선을 통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 이것이 훈련자의 훈련 생애 전반에 걸쳐 유의미한가? 그렇지는 않다. 결국 늦든 빠르든 목표하게 될/얻게 될 훈련 효과이니까.
- 하지만 이것이 품팔이에 유의미한가? 그렇다. 단기간에 훈련 효과가 나와야 마케팅이 가능하니까.
- 그리고, 이 경우 맥락을 누락하는 것이 필요해지는가? 그렇다. 그래야 무언가 비밀이 있는 줄 알고 사람들이 돈을 낼 테니.
- 만약 이 글을 읽은 독자라면 하기를 명심하라:
- 어떤 훈련 수단을 보았을 때, 1) 그 훈련 수단이 적용되는 맥락이 우선 고려되어야 하며, 2) 이미 성공한 리프터/코치들이 해당 훈련 수단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
- 만약 상기의 과정에서 무언가 누락, 오류, 불일치 등이 있는 경우, 믿지 말아라.
- 쓰고 보니 중언부언이 지나친 글이 되었으나, 언제나 그래왔으니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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