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훈련 효과를 ‘더’ 빨리 얻는 것이 가능한가?
Biological individuality는 실재한다. 그리고 훈련 효과라는 것은 결국 훈련이라는 자극에의 적응, 그러니까 생리적 현상이다.
이 적응의 속도 또한 개인마다 다른, 고유한 성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각 훈련자 개개인마다 훈련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 걸리는 기간은 다 다르고, 이것을 ‘더’ 단축 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오히려 좋은 훈련 계획, 프로그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은 각 개개인이 타고난 적응의 속도에 맞추어 훈련 효과가 일어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전부 아닐까? 타고난 적응 속도에 맞추어 훈련 효과가 일어나는 데에 방해가 되는 병목Bottleneck들을 제거해주는 것이 계획, 프로그램의 효용인 것 아닐까? 애초에 약하고 성장이 더딘 사람이 강해지고 ‘더’ 빨리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아니라 말이다.
2. 생존자 편향에 기초한 의심이 적용되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생존자 편향은 피트니스 산업 종사자들이 가장 즐겨 쓰는 말 중 하나이다. 재미있는 것은 자신이 주장하는 것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에만 생존자 편향에 기초한 의심을 적용한다는 것이지만.
사실, 생존자 편향에 기초한 의심을 말 그대로 모든 피트니스 유행에 적용할 수 있지 않나?
주기화? 사실 동구권 스포츠 시스템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기초로 나온 것 아닌가?
선형 주기화? 사실 PED 사용량을 계속 늘려가며 근육량도 늘려갈 수 있는 리프터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부상을 입지 않은 이들을 기초로 나온 것 아닌가?
비선형/동시적 주기화? 여러 요소들을 한번에 훈련해도 모든 부분에서 긍정적 훈련 효과를 보는 타고난 이들을 기초로 한 것 아닌가?
고볼륨? 결국 피로와 오버트레이닝의 주된 요인은 높은 볼륨인데, 고볼륨에서 살아남은 이들만 볼륨을 찬양하는 것 아닌가?
고반복? 고볼륨과 마찬가지로, 피로를 버티고 살아남은 이들만 이것을 지지하는 것 아닌가?
저볼륨? 훈련을 통해 얻는 긍정적 효과가 워낙 커서, 적은 훈련으로도 큰 효과를 얻는 이들만 지지하는 것 아닐까?
저반복? 1년 365일 고중량을 사용해도 부상을 입지 않는 이들만 살아남아 이걸 지지하는 것 아닐까?
대체 생존자 편향에 기초한 의심은 어떤 수준에서 멈추어야 하는 것인가?
3. 훈련 계획이 ‘과학적’일 수 있는가?
사람들이 식습관과 관련된 연구들을 보고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할 때에, 가장 흔히 드는 근거 중 하나는 연구 샘플들이 자신의 식습관에 대해 직접 보고한다는 점이다. 당연히, 자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얼마나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많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RPE는 그 개념 상 훈련자가 직접 보고하는 지표이다.
과학적 방법론에서 중요한 것은 변수들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쇠질 훈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은 너무도 많아 통제가 어렵다. 심지어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동료나 친구와의 다툼, 연인과의 이별 같은 것도 훈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변인 통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도무지 ‘과학적’일 수는 없을 것 같다.
결국, 누군가 느낌 따라 잘 하고, 잘 가르치는 게 전부인, ‘기예’의 영역에 있는 것 아닌가?
4.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사실 가장 쉬운 것 아닌가?
특히, 근력 수준이 딱히 높지 않은 경우, 쇠질을 ‘열심히’ 하는 것만큼 쉬운 게 없지 않나? 다루는 절대 중량이 낮은 경우에 0~2 RIR 세트도 엄청나게 많이 할 수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도 평생 무거운 무게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주당 세트 수를 엄청나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익히 안다.
그리고 Broderick Chavez는 PED를 사용하는 보디빌더의 주당 세트 수에 대한 일반적인 추천 사항으로 80~120 세트 정도를 이야기한다. 모든 부위, 모든 운동을 합쳐서 80~120세트이다. 주 5일 하면 일별 16~24세트 정도가 된다. 내추럴에, 딱히 타고난 재능이 없는 이가 이보다 많이 할 이유가 있을까? ‘열심히’ 하겠다는 이유만으로?
5. 어째서 쇠질을 하는 사람들은 더 ‘과학적’인 척하려고 노력하는가?
이 질문은 사실 ‘Stress Index’ 개념을 보고 든 생각이다. 정말 ‘과학적’이고 싶다면 그냥 4~6주마다 혈액 검사를 해서 ALT, AST 수치 같은 것을 보면 되는 것 아닌가? 혈액 검사를 할 재정적인 여유가 없다면, 애플 워치 같은 것으로 HRV라도 계속 기록해서 추이를 지켜보면 되는 것 아닌가?
아니면 그저 쇠질이라는 것이 애초에 잘할 사람이 느낌 따라 잘 하는 ‘기예’임을 부정하고 싶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