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쇠질과 관련해 스스로가 “과학적”임을 뻗대어 대는 이들을 증오한다.
- 대부분은 “과학”이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 하는 이들로, 그저 당대에 유행하는 학자 몇몇의 논문 몇 편, 책 한 두 권을 인용하는 것이 자신들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는 자들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이를 테면, “과학적”인 근비대 관련 컨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Brad Schoenfeld를 인용하곤 한다.
- 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자신들이 숭배하다시피 하는 Schoenfeld가 2019년 논문(PMID: 30153194)에서 체성분 초음파 검사를 모두 본인이 직접(!) 수행해서 맹검법 따위를 아예 무시해버렸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는 몇이나 되는가?
- 그리고 사람들이 이에 대해 지적하자, 자신은 “믿을 만한” 연구자이기에, 괜찮다고 답변했었다는 것은 아는가? 맹검법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믿을 만한” 연구자라! 실로 대담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 물론 상기한 건 하나만으로 Schoenfeld의 모든 연구와 저작들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참고할 만한, 활발히 활동하는 저자임을 안다.
- 하지만, 진정으로 “과학적”인 것을 추구한다면, 비판적으로 보아야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 “과학적”인 움직임을 이끄는 “핏플루언서”들부터가 사업과 관련해서는 자신들이 학위를 딸 때엔 절대 하지 않았을 짓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 “과학적”, “근거-기반”을 외치면서, 결국 자신의 방법이 가장 좋다고 단언해야 하는 모순을 껴안고 사는 것이 그들 “핏플루언서”들이니 말이다.
- 나는 아직까지도 이들 “핏플루언서”들이, 그리도 “과학”을 좋아하면서, 교과서를 강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흥미롭지 않나? 모두들 Kuhn을 읽어보긴 한 걸까?
- 물론 나도 이런 말을 할 처지는 안 되는 걸 알지만 말이다.
- 사실, “과학적” 마케팅을 하는 심리를, 한편으로는,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 대부분은 그저, 너무 약한 것이다. 본인은 약한데, 지금까지 쇠질에 들인 시간은 아깝고, 그러니 돋보이고 싶을 때 찾는 것이 “과학적” 컨텐츠인 것이다(물론 소수의 예외들은 있다 – Dr. Hatfield나 Nuckols가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 하지만, 본인 스스로 잘 하지 못 하는 것을 잘 하는 “척”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 Aristotle은 아니라고 할 것 같은데 말이다, 하하.
- 스스로 구원할 수 없는데 남을 구원할 수 있는가?
- 이 글은 사실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조차 아니다. 오히려 자기반성에 가깝다.
- 모든 게 효과가 있다, 모든 게 좋다(“Anything goes”). 무언가를 더 많이 안다고, 그것이 근육량을 늘려주지도, 근력을 올려주지도 않는다.
- 기록을 갱신하는 것은 정말 특출난 아웃라이어들이며, 20세기 중반부터 평균적인 리프터들의 수준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파워리프팅의 예시를 들어보자.
- 60년대 파워리프팅이 시작될 무렵, 주 2회 운동을 하며, 그 중 하루는 거의 1rm 근처를 꾸준히 훈련하는 식이었던 초창기 파워리프터들도 어느 정도는 다들 강해졌다.
- 70년~80년대에 러시아의 “주기화”를 오해한, 선형 주기화와 오프 시즌, 시즌 블록으로 이루어진 미국의 파워리프팅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만한 리프터들을 만들었음은 물론, 중급자 수준의 파워리프터들에게도 좋은 성과를 가져다 주었다.
- 80년대 이후에 Westside Barbell은 동시적 주기화를 유명하게 만들었고, 이 역시 엘리트 리프터들 뿐 아니라, 여러 다른 리프터들에게 효과가 있었다.
- 90년대에는 역도 프로그램에 기초한 접근법을 통해 유럽 쪽의 여러 IPF 리프터들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
- 러시아를 위시한 구소련 국가들은 이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데, 1980년대 후반 파워리프팅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러시아 리프터들은 모두 하이바 스쾃과 컨벤셔널 데드리프트만 수행하고 있었다고 한다(Coan의 말이다). 역도 시스템에 기초해 불과 수 년 내에 파워리프팅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뜻이 된다(Boris Sheiko는 애초에 역도 코치였다).
- 2000년대엔 어떤가? 5/3/1을 위시해 E-Book과 소위 “쿠키-커터” 프로그램들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엘리트 리프터들은 몰라도 일반적인 리프터들은 충분히 효과를 봤다.
- 2010년대 초~중반에는? 유튜브 중심의 피트니스 문화가 활발해지기 시작하며, 특수성을 극한까지 강조하는 DUP가 유행했고, 여전히 엘리트 리프터들이든 보통의 리프터들이든 강해졌다.
- 그 이후, 현재에는? “Accessory” 운동이 보다 강조되고, 소위 “개인화”가 강조되며, 여전히 엘리트 리프터들이든 보통의 리프터들이든 열심히 하면 강해진다.
- 언제나, 모든 것이 효과가 있었다.
- 약한 것은 나의 잘못이다. 유전자, 그러니까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그걸 확인하려면 결국 실제 쇠질을 계속 해봐야 하는 것이다.
- 미국의 “Physical Culture”의 대부라고 할, Bernarr Macfadden은 실로 탁월한 말을 남겼다.
- “Weakness is a crime.”
- 약함은 범죄이며, 적어도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이 시리즈는 당초에 이 필자 스스로 읽어보고 싶은 글을 아무도 쓰지 않아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의식의 흐름”이라는 제목답게 실로 일관성이 없는 시리즈였음을 안다.
- 그리고 나의 “의식의 흐름”은, 이 시점에서 이 시리즈를 마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단락 지어지는 것 같다.
"나는 특별하지 않다 아무것도 아니다 길거리의 돌 같은 흔함이다"를 인지하고 인정하는게 힘들죠
답글삭제근육을 키우던 스트렝스를 늘리던 정답은 모두 알듯 꾸준히 점진적 과부하라는걸 알지만 이런 지루하고 보상이나 성과도 확인이 힘든 행위를 버티는것 역시 힘들구요
당연히 인간이란 누구나 특별하고 싶고 투자대비 큰 이득을 얻고싶어 하니까요
시리즈 마무리를 축하드립니다!
31개의 글을 보며 나름 많은걸 느꼈습니다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 시리즈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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