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4일 수요일

'피킹'과 Long-term Delayed Training Effects에 대한 소고

 쇠질 관련한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에서 항상 보게 되는 질문 중 하나는 다음과 같다:

“피킹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질문은 사실 답변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피킹' 블록, 또는 사이클에 대한 계획은 전적으로 '피킹' 전까지 어떻게 훈련해왔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우선, '블록 주기화'라는 표현은 쇠질 커뮤니티에서나 흔히 쓰이는 말이며(물론, Issurin의 책도 있지만), 결국, 여러 저자들의 언급들을 볼 때에, Dr. Verkhoshansky의 Block Training System의 영향 하에서 나온 것임을 지적해야겠다. 이는 지나친 단순화이긴 하나(이를 테면, 엄밀히 따졌을 때, 대부분의 파워리프팅 프로그램들은 Concurrent Training이나, Dr. Verkhoshansky의 Block Training System과 Conjugate Sequence System은 그렇지 않다), 쇠질 커뮤니티는 지나친 단순화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하하. 어찌 되었든, 이 맥락에서 결국 '피킹', 또는 '피킹 블록/사이클'은 결국 Long-term Delayed Training Effects(LDTE) 개념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집중적인 근력 부하는 최대 근력과 폭발적인 근력 패러미터들의 일시적인 감소를 야기하고, 집중적 부하의 사용이 끝난 이후, 근력 패러미터들은 최초 수준으로 돌아왔다가, 이후에 운동 선수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 했던 새로운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LDTE의 기간은 집중적인 근력 부하의 볼륨과 길이에 따라 결정된다”.

 그렇다. 결국 피킹 블록/사이클은 그 전까지 훈련해 온 볼륨과 기간에 따라 계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만약 훈련자가 쿠키-커터 프로그램을 가지고 훈련해왔다면, 그 쿠키-커터 프로그램의 저자가 그에 맞추어 계획한 피킹이 필요하며, 만약 훈련자가 특정 코치와 함께 계속 훈련해왔다면, 그 코치로부터 지금까지의 훈련 내용에 맞춘 피킹 계획을 제공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피킹”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훈련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를 테면, 가장 유명한 쿠키-커터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5/3/1에도 나름의 피킹 템플릿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Strength Challenge”라는 이름으로,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1RM 기록 측정을 목표로 하는 12주 계획이 존재한다(그렇다, Strength Challenge는 프레스 1RM 기록 측정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Wendler의 말에 따르면, 하기 템플릿은 3개월 간의 5/3/1 훈련(3번의 사이클) 이후 시작하는 것을 가정한다. 이를 테면, “Boring But Big” 같은 것을 3개월 간 진행 후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이 경우에, 총 24주 간 훈련 계획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쇠질 커뮤니티” 식 “지나친 단순화”를 기초로 이야기하자면, 12주 간의 'Accumulation' 후, 다시 12주 간의 'Intensification'(혹은, 'Realization'), 'Transformation' (혹은, 'Peaking')을 거쳐 기록을 측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 년 동안 이러한 일종의 '매크로 사이클'을 두 번 반복하는 것을 상정하면, 일 년 간의 훈련 계획을 얻게 된다.

**사족이지만, 5/3/1 관련하여 한국어로 검색을 하며 '야들러'라는 표현을 계속 발견하였는데, Wendler의 특정 템플릿만을 맥락 생략 후 엑셀로 만들어 배포한 것이었다. 무려 자신의 닉네임을 붙여서 말이다. 참으로 진정성 있는 일이라 하겠다, 하하. 맥락 생략 덕에 훈련자들은 겨우 '메조 사이클'이라 할 것  몇 가지를 별 다른 장기적 계획 없이 반복하는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 무리 없이 가정할 수 있다.


///

**”Main lifts”만 옮김. Assistance는 생략.


1주차 – TM70%*3, TM80%*3, TM90%*3+, TM100%*1(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0%*3+까지만 진행함)


2주차 – TM65%*5, TM75%*5, TM85%*5


3주차 – TM75%*5, TM85%*3, TM95%*1+, TM100%*1(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5%*1+까지만 진행함)


4주차 – 디로드 5회 3세트


5주차 - TM70%*3, TM80%*3, TM90%*3, TM100%*1+(TM100% AMRAP 세트는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0%*3까지만 진행하되, AMRAP 가능)


6주차 – TM65%*5, TM75%*5, TM85%*5


7주차 – TM75%*5, TM85%*3, TM95%*1, TM100%*1+(TM100% AMRAP 세트는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5%*1까지만 진행하되, AMRAP 가능)


8주차 – 디로드 5회 3세트


9주차 - TM70%*3, TM80%*3, TM90%*3, TM100%*1, TM110%*1(마지막 싱글 세트 두 세트는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만 수행, 프레스는 TM90%*3까지만 진행하되, AMRAP 가능)


10주차 – TM65%*5, TM75%*5, TM85%*5


11주차 – TM75%*5, TM85%*3, TM95%*1 (Assistance 수행 하지 않음)


12주차 – 훈련일마다 스쾃, 벤치 프레스, 데드리프트 1RM 측정, 또는 11주차에 측정해도 무관(개인의 느낌에 달려 있음)

///


 물론, 프레스 동작을 “Main Lifts”로 끼워 넣고, 심지어 스모 데드리프트보다는 컨벤셔널 데드리프트 사용을 추천하는 쿠키-커터 프로그램을 파워리프팅 목적으로 하는 이는 없겠지만, 적어도 참고할 만한 정보는 될 것이다. 특히, 딱히 코칭을 받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느껴, 쿠키-커터 프로그램들을 따라 운동하는 이의 경우에, 이 글을 통해 쿠키-커터 프로그램 사용 시에도 해당 훈련법에 맞춘 "피킹" 및 제법 장기적(적어도 0.5~1년 단위의)인 계획이 중요함을 상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 2개:

  1. 감사합니다 프로그램 이론이나 전형적인 프로그램들을 읽어보면서도 제대로 해보지 않아서 참 이상하게 했네요 개인화 중요하지만 적절한 강도, 볼륨, 피킹기간, 휴식, 디로드 등 전형적인 프로그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저에게 더 맞는 방식이 뭘까 자꾸만 시험해보고 이상한 짓 많이 하지만… 결국은… 이제는 쿠키커터 프로그램들이 왜 그렇게 만들어진지 조금이나마 몸소 알게 됐습니다 훈련 계획에 맞는 피킹방식.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