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inability! '훈련 가능성'이라 번역해야 할 것 같은 이 용어는, 적어도 피트니스 산업 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사용이 뜸한 말이다. 무려 Supertraining의 제 1장에 나오는 용어인데도 말이다. Trainability란 “특정 훈련 체제에 대한 근력 발달 잠재력을 가리키며, 주로 유전적 요인과 사전 훈련 상태에 의존한다. 유전적 요인은 근비대 발달의 잠재력, 각 관절의 레버리지 특성, 다양한 근육 군에 있는 빠른 섬유와 느린 섬유의 분포, 대사 효율성을 결정”한다. Block Peridization을 쓴 Issurin은 Trainability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강하게 말하자면, 훈련 가능성은 특별히 조직된 목적지향적인 훈련을 통해 선수의 작업 잠재력을 향상시키는 능력으로 특징 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Issurin은 Trainability에 대해 세 가지 방면에서 탐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 Trainability에 대해 주는 영향, 운동 선수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Trainability가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성별이 Trainability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이 글에서는 앞선 두 가지에 집중할 것이다(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정상급의 여성 운동 선수의 퍼포먼스는 남성 호르몬이나 그 유도체들의 사용을 통해 여성 선수들을 어느 정도 '남성화'하는 것을 통해 이루어지니 말이다; 물론 당신이 프로 스포츠 관련 지분,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여성 선수를 코칭 하는 것이 직업이라면 성별 차이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나에게 쇠질은 순전히 '덕질'의 대상에 불과하며,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여성 운동 선수나 리프터, 그리고 이들이 남성 운동 선수나 리프터와 다른 점에 대해서는 도무지 관심을 가질 수 없다).
우선, 유전적인 것에 대한 Issurin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결론적으로, 최고의 선수들은 몇 가지 신체적 및 생리학적 이점과 함께 훈련에 잘 반응하는 능력을 물려받은 개인들이다. 이 두 가지 요소의 조합이 스포츠 기술의 마스터 수준에 도달하는 가능성을 결정하며, 스포츠 재능의 주요한 선천적 요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스포츠 훈련의 최종 결과(기술 및 운동 숙련도)는 주로 장기적인 준비에 달려 있다. 이는 코치들의 창의력에 많은 자유를 부여하며, 유전적 한계를 (부분적으로라도) 보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또한, 훈련 가능성을 지원하는 관련 요인으로서 생활 조건도 언급되어야 한다: 영양, 충분한 휴식, 생체 회복, 전문적인 활동을 위한 정상적인 환경, 적절한 심리적 분위기 및 사회적 조건 등 말이다.”
그리고, 운동 선수의 훈련 수준에 따른 Trainability에 대해, 훈련 초창기에는 다양한 훈련 자극이 모두 새로운 것이기에, 상대적으로 Trainability가 높게 나타나나, 이 조차도 개인차가 있어, high-responder와 low-responder로 나뉨을 이야기한다. 이에 더해 이런 말도 한다: “실제로, 장기간의 조사 결과는 성인 선수들의 성취에 있어, 훈련 초기 단계의 준비로부터 받은 데이터가 높은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내용들을 요약하면, 사실 다음과 같다: Trainability는 우리가 흔히 쇠질을 하며 '유전자'가 타고났다고 표현하는 것을 세련되게 쓴 말이다. 기술적인 부분, 그리고 운동 스킬에서의 숙련도는 “장기적인 준비”, 즉 훈련 계획에 따라 개선시킬 수 있지만, “스포츠 재능의 주요한 선천적 요인”을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이 용어가 어째서 피트니스 산업 내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지 알 수 있다. 당연하게도, 타고난 것으로 상방이 결정된다는 것을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 발달 이후, 모두가 '시합'에 나가고, 이에 대한 코칭이 피트니스 산업의 주요 돈벌이 중 하나가 된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코치들의 창의력으로 개선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당당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 않겠나.
'타고난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수십 번 써놓지 않았는가? 이제 와서 다시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도대체 이게 '개인화'와는 무슨 관계란 말인가? 오히려 사람마다 타고난 역량이 다르기에 “개인화”를 옹호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선, 맞다. 이미 의식의 흐름에서 적었듯, 나는 PED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 소위 '생물학적 개별성biological individuality'이라 할 것이 더 중요해지기에, Tuchscherer의 Emerging Strategies가 훌륭한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그리고 이 주장에 있어 사실 내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도핑 테스트를 진행하는 파워리프팅 단체들의 거의 모든 상위권 리프터들과 그 코치들은 사실상 Emerging Strategies 개념의 영향 하에서 프로그래밍을 진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좀 더 강하게, 과장되게 말한다면, Trainability의 차이는 결국 어느 정도 개인화를 오히려 강제한다는 말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Trainability가 낮은 개인에게 있어, 개인화의 효용이, 그에 대한 비용보다 클 수 있는가?
Emerging Strategies의 멋진 점은, 아예 훈련 계획 자체를 개인화시킨다는 점이다. Tuchscherer는 Bondarchuk로부터 영감을 얻어 해당 개념을 만들었고, Bondarchuk의 주기화 모델은 개인화된 주기화로서 특징지어지는 것이니 당연하다 하겠다. 이에 더해, 현대 파워리프팅의 사회적 특수성(시합이 매우 자주 있어, 리프터의 일정에 시합 일정을 맞출 수 있음)에 부합하기까지 한다(개개인의 TTP-Time to Peak에 기초해, 블록 한 두 개만 넣는 것을 통해 시합을 나갈 수 있음 – 사실 이는 '블록 주기화'가 전통적인 주기화에 비해 가진 강점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현대 리프터들은 각자에게 개인화된 발달 '블록'들을 여럿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이게 쌓여 이전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상기한 멋진 점은 운동 선수로서의 재능이 있는 리프터들에게 국한되어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당연하게도, 훈련에 대한 반응이 적은 경우(그러니까, Trainability가 낮은 경우) 애초에 리프터 본인과 코치 모두 무언가 개인화된 패턴을 끌어내는 것이, 그렇지 않은 이에 비해 훨씬 어려울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다. 이에 더해, 개인화된 패턴을 이끌어낸 이후에도, 이것의 효용은 실로 별볼일 없을 것임을 짐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 경우에 만약 당신이 재능이 없는데 개인화에 비용을 크게 들이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물론 흔히 말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에는 돈 많은 사람이 넘쳐나며, 나만 가난한 것임을 알지만, 제한된 가처분 소득으로 생활하는, 재능이 없는 이에게 비용이 수반되는 개인화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것 아닐까?
'아님 말고'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