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역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 물론 개인적인 주장에 그치겠지만, 단언하건대, 중국 역도 훈련법의 독창성이든, 특별함이든 파는 자가 있다면, 무시하길 바란다. 그저 마케팅에 지나지 않으며, 당신의 역도 기록이든 다른 리프트 기록이든 그 자가 말하는 것을 듣든 안 듣든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니 말이다.
- 개인적으로는 중국 역도의 ‘시스템’이라는 것은 Westside Barbell이 파워리프팅에 대해 가진 ‘시스템’ 정도 수준일 것이라 생각한다.
- 이것저것 성공 사례들에서 따온 요소들이 마치 키메라처럼 섞여, 일관된 논리나 과학이 없는 상태로서 말이다.
- 일단, 기록에 기초할 때에, 중국이 그나마 수용한 ‘체계’는 Medvedev를 위시한 소비에트의 역도 시스템으로 보인다. 그 이전에도 중국이 역도에서 메달을 얻은 적은 있었으나, 문화대혁명 등 여러 일들이 있었으니 제대로 된 스포츠 육성은 90년대 들어서야 가능했으며, 본격적으로 시스템이 들어선 것은 90년대 이후 Medvedev 초청 전후인 것이다.
- 그러나, 중국 선수들의 훈련에 대해 알려진 것을 종합해보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명 블록 주기화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시합 준비 블록에서조차 최대 근력과 근비대에 대한 집착 역시 함께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Louie Simmons가 흥분에 가득 차서, 중국 역도팀이 나처럼, Westside Barbell처럼 훈련한다고 외쳤던 이유가 있는 것이다.
- 이에 더해, 중국 역도 훈련법을 강조하는 자들의 또 다른 역겨운 부분 중에 하나는 중국 역도만의 특별한 테크닉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 정말 특별한 테크닉이 있다면, 훨씬 많은 인구와 보다 나은 도핑 시스템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현대의 중국 리프터들이 80년대 동구권 리프터들의 기록을 넘지 못 하는가?
- 중량급은 말할 것도 없고, 경량급조차 불가리아나 불가리아-화되었던 지중해권 리프터들의 기록을 넘지 못하지 않나?
- 내 생각에, 중국 리프터들이 2000년대 들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이유는 딱 한 가지이다 – 국가 차원의 지원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압도적인 수준이기 때문이다.
- 보다 많은 후보들 중 선수를 고르고,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보다 많은 약물을 사용하고, 도핑 테스트를 국가 단위에서 최대한 피한 것이 성적으로 나타났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 그리하여, 내 개인적 결론은 이것이다: 중국 역도 훈련법에서는 아무 것도 배울 것이 없다. 새로워 보인다면 당신이 멍청한 것이며, 80~90년대에 찾을 수 있는 자료들에도 이미 다 나와 있는 것이라 장담한다.
- 흥미로운 것은 중국 역도에 대한 숭상의 배경이 되는 멘탈리티이다.
- 중국 역도 훈련법이 특별한 양 포장해서 파는 입장의 멘탈리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 쪽은 전형적인 피트니스 시장에서의 마케팅이니까. FOMO를 자극하는 방향의 모범적인 사례이니 말이다.
- 물론 개인적인 편견이지만, 한국인 리프터들의 중국 역도 훈련법에 대한 숭상은 실로 역겨운 내셔널리즘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 ‘어째서 중국에 대한 숭상에 있어 내셔널리즘을 지적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20세기 초반에 이미 아시아 단위의 내셔널리즘이 성행했음을 지적하고 싶다. 그리고 이에 기초한 멘탈리티가 부분적이나마 현대 한국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
- 흔히 ‘서양 코쟁이’로 표상되는 집단을 타자화하는 성향 말이다.
- 여기에 더해, 현대 한국인들의 정신을 오염시킨 반미 사상과의 선택적 친화력도 지적할 만하다.
- 애초에 마오이즘이 20세기 중후반에 국내 대학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보라. 이에 더해, 소련 붕괴 이후, 공교롭게도 중국이 부상하면서 반미 사상과 마오이즘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심어준 이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그리하여, 매우 유감스럽게도, 심지어 쇠질에서도 중국 역도를 숭상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과대망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 과대망상인 것을 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역도는 20세기 중반 이후 내셔널리즘에 경도된 스포츠가 된지 오래이니까 말이다. 역도가 그나마 사상적으로 순수했던 때는 다민족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미국 대표팀이 메달을 휩쓸 때가 아니었을까, 하하. 물론 그 때에도 냉전과 남성 중심적 세계관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 사족이지만, Chaves를 비롯한 PED 전문 코치들의 경험적인 구술에 따르면,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동양인 여성 운동 선수들이 백인 여성 운동 선수들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장기간 사용 시의 안드로제닉 부작용을 더 적게 겪는다는 주장이 있다.
- 그리고, 이 시리즈의 바로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세계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약물 사용이 필요하다.
- 올림픽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동양인 여성 리프터가 있다면, 여러분의 ‘로무새’적 감각을 잘 발휘해봐야 할 것이다. 하하.